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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26 00:15:53
Name 극연
Subject [LOL] 피글렛의 눈물
SKT T1 K의 진정한 황제등극이 펼쳐졌던 이번 롤챔스 윈터.

다소 싱겁게 끝나는 듯 했지만.. 우승자 인터뷰때의 피글렛의 눈물이 기억에 남아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1. 멋진 썩소의 주인공 피글렛, 그가 눈물을 보이다.

인터뷰를 보신 분들이라면 다 놀랐을 겁니다. '와 피글렛이 눈물을 보여..?'

아주 얌전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 팀원들 중에 유일하게 '도발적인 패기가 돋보이는' 선수는 피글렛이었습니다. 실제로 그가 보인 KT전에서 보인 썩소는 피글렛의 스타성을 만들기도 했죠.

작년 서머 4강 오존전을 승리한 뒤 보였던 인터뷰에서의 혀굴림도 그의 캐릭터가 SKT K에선 가장 '쎈' 캐릭터로 보이기 충분했었습니다.

그런 그가 정말 서러워하며 울더군요. '압살하는 경기를 펼쳐놓고' 서러워서 울더랍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얘기하셨던 이유가 있습니다. '돋보이기 힘든 AD 캐리의 현실'

그러나 작년 서머 결승전을 보신 분들이라면 1경기 피글렛의 베인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그는 결코 못하는 원딜러가 아님을.

오히려 팀이 힘들때 가장 잠재력이 터지는 선수라는 것을.

그런 그가 오늘 우승자 인터뷰에서 울었습니다.

'자기가 너무 못하는 것 같아서 팀원에게 미안하다고..'

그의 심정이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경기만 봐도 밴카드 3장을 모두 페이커에게 쓴 오존에게 '이것들 보게?'하는 것 마냥 1,2,3경기의 주역들은 페이커가 아닌 다른 라이너들이었습니다. (1경기 푸만두의 레오나, 2경기 임팩트의 쉬바나, 3경기 벵기의 엘리스)

페이커가 조금이라도 힘을 못쓰는 상황이 생긴다면 다른 라이너들이 페이커 급으로 게임을 캐리해버립니다. 이런 최고의 팀원들이 어디있습니까. 행여나 원딜의 입지가 좁아져가는 추세인데, 뭘 좀 해보지도 못하고(실제로 RQ만 쓰고 이긴 기분이라고 했죠..) 승리를 얻게 되었죠.

그렇기에 스스로는 '팀에게 아무것도 해준게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고, 그게 그렇게 훈훈했던 인터뷰 자리에서 그만 터지고 만 것이죠.

오늘만큼은 눈물있는 우승자리가 아닐거라 생각했는데 '전무후무한 최강 전력의 눈물'이라는 값진 눈물을 이렇게 보게 되어서 기쁩니다.

마치 그런 느낌입니다. 아내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남편이 '좀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듯한, 그런 훈훈한 장면이었습니다.

'전승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내고서도 '아직 굶주려있다'고 하는 팀원들의 마인드와 그리고 팀원들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선수가 있는 그런 팀.

STK T1 K. 아직 '갈 길이 먼' 진정한 최강의 팀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피글렛의 눈물은 정말 값진 것이었습니다.


2. 팀 게임이라는 것의 묘미

'눈물'하니 떠오릅니다. '옴므의 눈물'. 실제로 결승전 오프닝 영상에서도 옴므의 눈을 클로즈업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온게임넷에서는 옴므는 눈물캐릭터로 완전히 컨셉을 잡아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네요.

옴므의 눈물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지만, 역시나 LOL이 '팀 게임'이라는 것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감정이라는 것이 가장 의미를 가집니다. 당시 옴므는 다른 탑 라이너들에 비해 기량적으로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고, 실제로 엄청난 기량을 보여주지도 못했죠. 그렇기에 팀에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던 것입니다. 그 눈물을 바탕삼아 결국 그 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구요..

피글렛의 눈물도 마찬가지로 '팀 게임'이라는 것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옴므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만.. 공통된 점이라면 결국 '팀원과의 자기 비교'를 통해 쓰라림을 느꼈다는 것이죠.

'팀원들과 공통된 위치에 서고 싶다.' 이것은 강팀에서 가장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느끼는 조급함입니다. 1:1 성질의 대결에서는 얻기 힘든,  오로지 팀 플레이 성질의 대결에서나 느낄 수 있는 그런 조급함이죠. '내가 다른 팀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이 팀원들 사이에서 주목받을 수 있을까?' '팀원들이 나를 원하지 않게 되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갖가지의 불안함들.

함께 하는 팀원들이 있어 보일 수 있는 '팀에게 미안한 눈물'. 이런 것들이 있기에 진정한 팀 게임의 묘미가 보여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3. 오늘의 눈물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종류의 눈물

각 종 스포츠에선 경기와 시상식뒤엔 많은 눈물들이 있어 왔습니다. 방송이나 신문등 언론매체는 물론, <슬램덩크> 같은 스포츠를 다루는 작품들에서도 승자와 패자들의 눈물, 아주 다양한 사람들의 눈물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눈물들이 인상 깊은 이유는, 경기를 끝낸 이들의 생생한 눈물이기 때문이고, 그것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피글렛의 눈물은 정말 색다른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그 어떤 매체를 통해서도 보지 못했던 눈물이었거든요.

전승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다가, 압도적인 결승전 내용. 이제는 정말 그들을 이길 팀이 없을것이라 증명하는 듯한 자리에서

'더 잘하지 못했어서' 흘리는 눈물..

하.. 이게 뭐랄까요. 별 감흥없이 본 인터뷰에서 뒤통수를 냅다 후려맞는 기분이었습니다. (전 직관을 갔었습니다.)

말그대로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렇게 압승의 경기력을 펼쳐놓고 뭔가 매너리즘에 빠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피글렛 정도의 캐릭터라면 엄청난 도발적인 발언을 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했구요.

그런 그가 눈물을 보이더군요. 참고로 SKT K에서는 김정균 코치 외에 눈물을 보였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이 그런 자리에서 눈물을 보일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는데, 전혀 예상 외의 인물이 눈물을 보였던 것입니다. 그것도 정말 서럽게..

그 눈물은 '무서운 눈물'이었습니다. 왜냐구요? 이 선수, 얼마나 더 강해질지 도저히 감도 안잡히거든요.. 감히 엄두도 못낼 최강의 자리에 서서, 아직 진짜 하늘을 보지 못했다며 슬퍼하는 눈물이었단 말입니다. 보통, '최강은 고독하다' 며 상대가 없어서 슬퍼하는 눈물을 많이 들어봤어도 이런식의, 정말 어이없을 정도의 이런 눈물을 듣도보도 못했습니다.

이제 피글렛 이 선수는 다른 팀을 이기는 것보다는, 팀원들을 캐리해주는 것에 주된 목표를 삼을 것 같습니다. '상대가 없어서 고독하다'는 적어도 이 SKT T1 K에서는, 그리고 피글렛 채광진이라는 선수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절대, 매너리즘이라는 단어는 단 한치도 보이지 않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피글렛의 눈물은
팀 게임이라는 특징과 최강 전력의 팀원들, 그리고 더욱 강해짐에 대한 욕구가 맞물려 만들어낸 뜨거운 눈물이었습니다..

이런 값진 눈물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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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개장수
14/01/26 00:18
수정 아이콘
'쟤들은 다 만점인데 전 하나 틀렸어요ㅠㅜ'
차원관문
14/01/26 00:19
수정 아이콘
오늘 인터뷰 보기 전엔 피글렛이 이렇게 프로의식이 강한 선수인지는 몰랐습니다.
오랫동안 롱런 할거같네요.
14/01/26 00:32
수정 아이콘
소름돋는 프로의식이었습니다.
이지스
14/01/26 00:28
수정 아이콘
진정한 프로게이머죠.
불대가리
14/01/26 00:29
수정 아이콘
전교 1등이 음악하나 틀려서 우는 정도?
마인에달리는질럿
14/01/26 01:20
수정 아이콘
만점 맞았는데 몇 문제를 찍어서 맞췄기 때문에 우는 정도?
14/01/27 15:30
수정 아이콘
이게 더 그럴싸하네요
一切唯心造
14/01/26 00:29
수정 아이콘
오늘 피글렛의 플레이를 보면서 우승인터뷰에서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 한 두마디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수가 전혀 없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울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본인은 실수가 있었지만 팀게임이고 팀은 승리했으니까요
우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 발전할지 아닐지 모르지만 떨어지진 않겠다는 생각은 들었네요
낭만토스
14/01/26 00:29
수정 아이콘
저평가의 눈물이죠
이미 세체원인데
모두가 sk가 이기는데 불안요소는 봇 라인이라고
하니 얼마나 악에 받쳐서 연습했을까요
그 긴장이 풀리면서 눈물이 왈칵 나온거죠

저평가하면 따라오는 임팩트도
오늘 데스윙 쉬바나 보여주면서
캐리를 해줘서 기쁩니다

이쯤 했으면 이제 인정받겠죠

스프링 섬머 롤드컵까지 화이팅 입니다
14/01/26 00:31
수정 아이콘
아쉬웠던게, 그 흔치않은 결승전 MVP 소감의 인터뷰를

전용준 캐스터가 1,2경기를 헷갈려서 물어보는 바람에 제대로 좀 진행이 안되었죠..

하프드래곤이 아니라 완전체 드래곤을 보여주었던 2경기 쉬바나가.. 1경기 문도로 둔갑해버린.. (물론 1경기 문도도 엄청 잘했지만요.)
아저게안죽네
14/01/27 15:15
수정 아이콘
불안요소가 봇이라고 했다기보다 마타가 오존의 핵심이라 오존이 이기려면 마타가 뭔가 해야 된다는 의미였죠.
14/01/26 00:32
수정 아이콘
피글렛은 이미 전에도 운 적은 있죠. 그때는 기쁨의 눈물이었지만..
14/01/26 00:34
수정 아이콘
아 생각해보니, 오존 전때 승리하고 울었던 적이 있었네요. 인터뷰때가 아니라서 까먹었습니다;
단지날드
14/01/26 00:32
수정 아이콘
피글렛은 근데 저 평가 하기에는 주요무대 서로 '합이맞는' 팀과의 경기에서 캐리하는 모습을 한두번도 아니고 엄청 많이 보여줬죠.
무무반자르반
14/01/26 00:34
수정 아이콘
이젠 명실상부 세체원이죠...
14/01/26 00:42
수정 아이콘
피글렛의 눈물을 보니 짠하더라구요
항상 잘해주는 선수인데...

최고의 자리에서 자주 폄하 당하면서
더 이상 보여줄것도 없는데
가상의 상대를 놓고 항상 스스로 비교하면서 압박받는게 아닌가 싶었네요
도로로
14/01/26 00:43
수정 아이콘
은근히 눈물많은 피글렛선수..
오늘 눈물은 상대팀이나 다른팀 입장에서 보면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황당해 보였을거 같긴 합니다.
피글렛 선수가 그 동안 원딜이 캐리해줘야 하는 판에서는 실수 없이 캐리해내는 모습 많이 보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말들이 마음에 맺혀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SKT 팬이지만 오늘 피글렛 선수 다시 보이더군요.
박근혜
14/01/26 00:49
수정 아이콘
압살하는 게임에서 원딜은 그냥 존재감이 없죠 원래...
저평가 당하는게 불쌍할 지경...
14/01/26 01:00
수정 아이콘
피글렛 입장에선 그동안 보여줄만큼 보여주고 서머4강에서 오존바텀 라인전이기고 결승에서 KT 라인전이기고 롤드컵에서 나진소드 라인전이기고 로얄클럽 라인전이기고 이번 4강에서도 슈퍼캐리하고 그냥 계속 잘했는데도 저평가당해서 제대로 다시 한 번 보여주겠다 했는데 원딜이 뭔가 보여주기 전에 게임은 끝나고 자기 플레이는 잘하긴 잘했는데 완벽하진 않고 그런데 거기다가 인터뷰 질문이 저평가 관련 질문이라 억울함이 빵 터졌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요 ㅠ.ㅠ

다만 여기서 제가 피글렛을 정말 높게 평가하는 건 그동안 캐리도 많이 했고 오늘 플레이도 좀 아쉬운 적이 몇 번 있었을 뿐 분명 잘했는데 그 와중에 '오늘의 내 플레이'를 냉정한 기준으로 돌아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여태까지 그랬듯 이 억울함을 다시 긍정적인 에너지로 만들어서 더 강해질 거라는 겁니다. 응원 안하는 입장에선 재수없을 수 있지만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좋아하지 않기가 힘든 것 같아요. 페이커선수와는 약간 다른 형태지만 피글렛 역시 프로로서의 멘탈이 S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게시판
14/01/26 01:03
수정 아이콘
궁금한게 저평가는 도대체 어디서하나요? pgr만 해서 그런지 저평가를 본적이 없는데 sk팀에 관해서는 이런 글과 내용이 자주 보이네요
14/01/26 01:28
수정 아이콘
인벤이랑 천상계에서...
바스테트
14/01/26 01:28
수정 아이콘
여타 롤커뮤니티에선 바득바득 피글렛이 구멍이라고 우기는 사람이 몇몇 있습니다.
쇼미더머니
14/01/26 02:28
수정 아이콘
pgr에서도 저평가하는 분들이 있긴 합니다;
낭만토스
14/01/26 02:45
수정 아이콘
피글렛이 SK구멍이다
SK가 이길거 같지만 오존이 이긴다면 그건 봇에서 부터 시작할 것이다

임팩트는 탱커챔프밖에 할 줄 모른다
지금 탱탱메타 끝나면 캐리챔프 할 줄 모르는 샤이 플레임에 뒤쳐지는 탑플레이어다
피즈더쿠
14/01/26 01:11
수정 아이콘
그나마 오존 대 스크에서 비벼볼만한게 봇라인이다. 라는 말때문에 그랬겟죠. 뭐 실제로도 결승전에서 그나마 합이 맞았던게 봇밖에 없었고...정말 이선수는 프레이보다 더 한단계 위의 완전체라고 보여집니다. 한 2년 후에 다시 미친고딩들이 나오지 않는한 이 선수는 1년 정도는 계속 이대로 갈거 같아요
NovemberRain
14/01/26 01:19
수정 아이콘
생방못보고 지금 다시보기로 봤는데..
아 소름끼치는 프로의식이네요.. 이 선수들 오래가는건 물론이고 뭘해도 잘할것 같습니다.
다다다닥
14/01/26 01:24
수정 아이콘
'그나마' 대항할만한 게 봇이라는거였지.. sk듀오가 못한다는 말이 아니었는데도..
바스테트
14/01/26 01:30
수정 아이콘
이 선수 보고 처음 놀랐던건 블레이즈와의 대결 오프더 레코드가 나왔을 때입니다. 제일 장난기 많은 것 처럼 보였는데 중간에 선수들이 웃고 떠드니깐 아직 이긴거 아니니깐 집중하자고 했을 떄 이 선수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싶더군요..그떄 정말 놀라웠어요 (당연히 좋은 의미로)
오늘 우는거 보고 순간 황당하면서도 허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안들더군요
스카웃가야죠
14/01/26 01:37
수정 아이콘
다른 프로팀들이 3:0은 예상할 수도 있었겠지만....피글렛의 눈물에는 충격 먹었을 듯 합니다....진짜 모두 열심히 할 것 같네요
다리기
14/01/26 01:49
수정 아이콘
임프와 피글렛. 건방진 이미지 때문에 별로 안좋아했는데

오늘 피글렛은 인터뷰만으로 주인공!

이게 프로죠.. 프로 오브 프로. 오버프로.
막장의춤
14/01/26 02:31
수정 아이콘
태클거는건 아니지만 2경기 임팩트나, 3경기 뱅기보다도
사실 2,3 경기 전부 푸만두 하나가 한타 지배해서 게임 끝난거죠
1경기야 딱히 한타라 할것도 없었고요

사족이지만
결승 당일 새벽 3시까지 불양이랑
노멀 즐겜하던 푸만두가 결승을 지배하는걸 보니
프로 즐겜러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곧내려갈게요
14/01/26 02:35
수정 아이콘
오늘 바빠서 인터뷰를 못봤는데 피글렛이 눈물을 보였군요 -_-
세상에. 들어본적도 없는 종류의 눈물입니다.
어디까지 갈까 기대가 될 정도네요.
비버비버
14/01/26 05:16
수정 아이콘
보통 최고 정점에 올라간 선수들은
여자친구가 생겼거나 자만에 빠져 나태해지거나 게임 패치에 적응 못해서 정점에서 내려오는데
여자친구도 원래 있었고! 전승우승했는데 실수 몇번 했다고 분해하고! 하는 모습 보면서
이팀은 최소한 걱정없이 계속 전진해 나가겠구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카오스 시절부터 코치 아이디를 쓴 푸만두 선수 때문에 skt k 응원했는데
이젠 어느새 skt k 선수들 모두가 자랑스럽고 팬이 되었네요.
윈터시즌 전승우승 축하하고 휴가때 충전 잘해서 다음 경기에서도 계속 좋은 모습 부탁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14/01/26 10:27
수정 아이콘
글 너무 좋네요.
저도 피글렛 눈물 보면서 소름 돋았거든요.
와 진짜 프로다......
14/01/26 12:35
수정 아이콘
짠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직관 자리가 무대와 꽤 멀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설움이 전해져왔어요. 그 때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4/01/26 11:12
수정 아이콘
4강 경기도 1경기는 캐리했는데도 3경기 실수한 것만 생각난다고 했었죠. 그리고 오프 더 레코드에서도 한타 대승하고 승기를 거의 잡았는데도 아직 이긴거 아니라고 집중하자고도 했었고요. 그러는 것 보고 아 이 선수는 정말 크게 되겠다 싶었습니다. 이미 큰 선수긴 하지만 앞으로 더 기대됩니다. 아마때 잘못이 많다고 해서 색안경을 껴고 봤었는데 프로의 모습은 정말 멋진 것 같습니다.
14/01/26 12:42
수정 아이콘
그때와 맞물려 생각해볼 수 있었네요.. 잘한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못했던 것을 생각해서 고치려 한다, 이것은 완벽함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큰 지를 나타내는 척도인 것 같습니다.
14/01/26 11:51
수정 아이콘
경기끝나고 도중도중 피글렛 비춰줄때 유심히 봤는데, 표정이 좋지 않더라구요.
왠지 상대를 찍어누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불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더니.. 인터뷰때 그게 터졌나봐요.
가끔보면 피글렛은 베지터같아요. 절대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스타일..
그래서 피글렛은 원탑일때보다 뭔가 다른 원탑한명이 있을때가 더 무서울 것 같기도 해요. 그 원탑을 뛰어넘기위해 무섭게 올라가는..?
지금은 대체불가능할정도로 SKT K 5명이 다 원탑이지만, 결승전 자체는 원딜기량차이보단 서폿기량차이가 오히려 더 보였으니까요.
특히 한타, 운영에서요. 원딜 포지션차이도 게임이 길어질수록 차이가 나 보였고요.
14/01/26 12:46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그런 점 때문에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졌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뛰어난 기량의 팀원들이 있어서 발생하는 아이러니한 문제..
SuiteMan
14/01/26 13:08
수정 아이콘
그래도 용준이 형님이 잘해주시더라고요
14/01/26 14:16
수정 아이콘
글쎄요. 지나친 강박관념에 열등감때문에 좋은날 인터뷰 태도는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14/01/26 14:47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만..
아무래도 프로게이머중에(특히나 롤판에서) '프로'로써의 마인드를 보여준 선수가 매우 드물다보니..
시청자들이 '프로'게이머에 대한 소망같은게 있었다고 보기에, 그냥저냥 이반응 저반응 다 이해하며 보게 되더라구요.
게다가 어젠 수상소감을 7명이 했는데, 1명정도때문에 분위기가 완전 급다운 되는 느낌도 아니긴 했구요. 살짝 이상해질뻔하긴 했지만..
14/01/26 15:05
수정 아이콘
프로의식이라는건 겸손과 자존심만이 다가 아니라고 봅니다.

승부욕과 자기자신의 대한 불만족도 좋지만 팬들 몇천명 데려다 놓고 대축제 분위기에서 흥을 꺨뻔하는게

할떄 안할때 구별을 했어야 됬다고 봅니다.
14/01/26 14:42
수정 아이콘
피글렛 선생님이라고 불리죠

남의 잘못된 플레이를 잘 아는만큼 자신의 플레이가 잘못되면 더욱 잘 알겠죠
14/01/26 14:47
수정 아이콘
보통 자신에게는 그 잣대를 느슨히 하기 마련인데, 이 선수는 오히려 자신이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빗대더군요..
14/01/26 22:23
수정 아이콘
자신이 아는만큼 보인다고 피글렛이 워낙 보는 눈이 뛰어나서 그런거겟죠

팀에 도움이되지 못했다 상대 라이너가 나보다 더 게임에 기여하고있다 라고 느끼는건 그렇게 쉬운일이 아닙니다

보통 솔랭만 돌리면 스트레스로 자연스레 저런 생각은 사라지기 마련인데

피글렛은 좋은시기에 좋은 팀을 만나서 그 마인드를 이어갔다는게 현재의 T1팀을 만드는거겟죠

푸만두랑도 찰떡궁합이라고도 생각하구요
맞습니다맞고요
14/01/26 14:57
수정 아이콘
.
14/01/26 15:05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3:0의 압도적인 승리였기에 더 진정성있게 다가왔어요. 전혀 예상치 못한 눈물이기 때문에야말로 진정성이 돋보였다 생각합니다.
문영재
14/01/26 19:07
수정 아이콘
인터넷 댓글들도 보면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봤으면 싶은 사람들 많죠. 생판 타인에겐 엄격하고 자신에겐 한없이 관대한 사람들. 그런데 피글렛 선수는 자신에게 굉장히 엄격한 사람 같아요. 그리고 사랑받고 자란 사람 특유의 솔직함과 당당함이 보기 좋다고 늘 생각했어요. 다만 세상엔 자신과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많다는 걸 그냥 받아들이고 이런 저런 피글렛 선수를 둘러싼 사람들의 입방아에 대해서 초연해질 수 있길 바랍니다. 그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겠지만 바꿀려고 노력하는 것이 안쓰러울 때도 있어요. 때론 원인이 피글렛 선수가 아니라 그냥 그런 네티즌들 자체의 문제일 수 있으니까요.
바나나안바나나
14/01/27 16:20
수정 아이콘
갓지니야의 눈물은 못해서..라기 보단 열등감의 표출이 아니었나...싶습니다.
그 열등감의 대상은 페이커나 임프가 아니라 여론(이라는 이름의 까들).. 이었을 것 같구요.
찍어 누르지 못한데서 오는 분함 + 우승해도 까일 것들을 생각하니 화남 + 이런데도 인정받지 못하는데서 오는 서러움
갓지니야는 진짜 갓이었죠..작년부터 항상 세손가락 안에 드는 원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대단한 선수가 '너무 못한것 같아서' 울었다고 하니 그동안 까들 때문에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가 느껴졌습니다.

피글렛 선수가 진정으로 자신의 실력에 의구심을 품고 미안해서 울었다면 정말정말 다행이지만 분해서, 서러워서 울었다면 너무 걱정스럽네요.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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