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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3/07/28 00:59:26 |
Name |
캐리어가모함한다 |
Subject |
[스타2] 하루 늦었지만 스타크래프트2의 생일을 축하한다! |
원래는 캠페인 공략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_-;; 뜬금없이 글을 하나 쓰고 싶어서 몇 자 남깁니다.
지금부터는 다소 중2병(?)스러운 글을 쓸 예정이니 손발이 버티기 힘드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누르셔도 되겠습니다;;
안녕, 스타크래프트2. 하루 늦었지만 너의 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해.
오늘 하루 종일 PGR을 돌아봐도 너의 3주년을 축하하는 글이 없어서 섭섭해할까봐 친구인 내가 몇 자 남긴다.
너무 슬퍼하지는 마;; 지금 최고의 위치를 달리고 있는 다른 친구가 부러울 수도 있겠지만 너는 너만의 색깔이 있는 거니까.
나도 너만의 색깔이 좋아서 이렇게 같이 친구먹고 있는거 아니냐.
가만 있자, 3년이라는 시간이 참 짧았지? 문득 3년 전에 너랑 첫만남이 어땠나 추억해 본다.
그 얘기를 하려면 너의 형 얘기를 안 할수가 없겠다.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97년이었을거야.
그 때 나는 컴퓨터 처음 사서 축구하는 애들과 놀고 있었는데, 어느 날 누가 네 형을 소개시켜 주더라고.
"요즘 이놈이 짱인데 넌 축구하는 애들과 놀고만 있냐?" 라는 비아냥 섞인 말과 함께 -_-;;
어리둥절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은 철저히 무시하고...다짜고짜 네 형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각인시켰지.
한번은 뭔가 막 미친듯이 몰려오는데 건물을...특히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모습의 그놈...을 니은자로 짓더니 다 막고 큰 폭탄을 하나 던지대?
또 한번은 다이아몬드 같이 생긴게 짠 하고 나타나더니 뭔가 뿌지직 뿌지직 하더니 또 짠~~~하고 뭔가 생기더라고?
오오오오~~~저게 뭐지 하고 있는데 마지막으로는 보라색의 물결이 막 뒤덮으면서 기괴한 소리와 더불어 눈알(?)이 보이더라고?
나중에 네 형이랑 절친이 되고, 모든 것을 다 알게 되었을 때는 "뭐야~ 별거 아니네?" 싶었지만 그 때의 충격은 지금도 잊지 못하지.
동생인 네가 처음 나랑 만났을 때의 충격도 이에 못지 않았어. 아직도 기억나는데 난 아직 너의 매력과 색깔을 잘 모르다 보니
네 형과 놀던 모습 그대로 너를 이해하려고 했어. 한번은 폭염 사막에서 토스vs테란전을 하는데 입구 막는거 뚫겠다고 추적자로 푸쉬하다가
거신을 차원 분광기에 태워서 끝내려고 한 적이 있어 크크크크;; 차원 관문이 뭔지도 모를 때고, 거신이 언덕 걸음 한다는 것도 모를 때였지...
참 다행인건 상대방이 불곰을 한 마리도 뽑지 않았어 -_-;; 반대로 로템에서 내가 테란할 때는 토스 잡겠다고 메카닉 병력과 108 터렛으로
센터 장악한 적도 있어. 역시 다행인건 상대방이 불멸자를 한 마리도 뽑지 않았어 -_-;; 더 대박은...센터가 안 뚫리니까 캐리어를 가더라고...
그럼 완전 땡큐로 이겼냐고? 아니야...난 그 때 바이킹이 뭔지도 모르고 골리앗이 토르인줄 알고 그것만 뽑았다가 시원하게 망했어 하하하하^^
뭐 처음엔 다들 이런식으로 시작하는 거잖아. 안 그래?
그렇게 나는 너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고, 너 또한 너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
그러나 너도 알다시피 지난 3년이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어. 일단 네 형은 중, 고등학교 때부터 전교 1등을 밥먹듯이 하더니
대학교도 수석입학과 수석졸업을 했지. 그 누구도 네 형의 업적에 대해서 절대 부정하지 못하지. 그리고 이렇게 얘기하고 기대했지.
그 업적을 이어받을 놈은 바로 너라고. 하지만, 넌 기대보다 주목을 많이 받지 못했고...특히 형과 널 두고 본의 아니게 벌어진
갈등의 골이 결정타였지. 결국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던 곳에서 과거의 네 형이 누렸던 영광은 다른 친구가 가져갔잖아.
내가 너무 가혹한 말을 했나? 그렇다면 미안해. 하지만 내가 사는 삶도 그래...크크크크 최고를 꿈꾸지만 현실은 참 힘들어 ㅠㅠ
생일 축하한답시고 술자리에서 해야 할 얘기를 꺼낸 것 같군...내가 말주변이 없다 ㅡㅡ;;
그래도 잘하고 있어. 정말 바닥까지 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았는데 요즘 들어서는 너랑 재밌게 놀 수 있는 맛이 난다^^
한가지 아쉽다면 네 아버님께서 조금만 더 현명하셨다면 좋았을텐데...뭐 그건 과거의 일이니까 넘어가자. 당장 내일 생각하기도 바쁘다.
난 요즘 네 모습을 보면 흐뭇한게, 더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거야. 요즘 경기들 봤냐? 그야말로 퀄리티가 장난 아니야.
한 때는 날빌이다, 한방이다, 순삭이다, 글로벌 평타 게임이다 (이건 웃자고 하는 얘기긴 하지만) 등등 안 좋은 소리만 가득했는데
요즘은 정말 치열하고 눈치 싸움이 보통이 아니야. 극한에 가는 피지컬은 보는 사람 눈 돌아가게 만드니까.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절대 본좌의 라인...특히 택뱅리쌍 체제가 바뀐 것도 놀라운 결과라고 생각해.
이번에 우리 마을 어르신인 엄옹께서 혁벽대전이라 이름 붙였던 두 선수 대결은 정말 재밌었어. (철벽이 무너져서 좀 슬프긴 하다 ㅠㅠ)
누가 뭐래도 난 너를 친구로 둔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피지컬이 딸려서 좀 힘들기는 하지만, 뭔가 머리 싸움을 신나게 하고
그 결과를 내 손 끝으로 표현하는 것에 참 희열을 느끼거든. 여기에 사적인 얘기를 해서 좀 주책바가지인데...네가 없었다면 PGR21에
추천 게시물을 올리는 건 헛된 꿈이었을지도 몰라...하하하하하 지금도 너 덕분에 부족한 실력에도 연재글을 쓰고 있잖냐...
네가 앞으로 목표가 더 큰지, 지금 이 상태로도 만족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난 너를 옆에서 지켜 볼 것이고
때로는 응원하고 때로는 질책할거야. 그게 진정한 친구의 역할 아니겠냐? 앞으로 더 열심히 하자고!
다시 한번 생일 축하한다.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추신 : 아참! 이번 기회에 한마디만 하자. 지뢰 어떻게 좀 안되겠냐? 요즘은 네 형이 보여줬던 마인보다 더 독하다...ㅠㅠ
다시 한 번 손발 오글거리는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팬의 입장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히 써봤습니다. 이제 캠페인 영상 녹화하러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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