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배너 1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9/10/19 00:20:42
Name 양치기
Subject 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 구두 만드는 일에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결혼도 안하던 초식남 구두장인이 있었습니다.
그 구두 장인은 죽음을 1년 앞둔 어느날 너무너무 예쁜 유리구두의 디자인을 생각해냈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그 유리구두의 디자인을 보여줬지요.

마을 사람들은 유리구두의 디자인을 보며 감탄하였고, 예쁜 공주님이 유리구두를 신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마을로 오는 길은 너무나도 험해서 예쁜 공주님들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지요.
마을 사람들은 조바심이 났어요.

"노인이 죽기 전에 어서 공주님이 와야할텐데.."

그러던 어느 날 이웃나라에서 마재연이라는 참한 공주님이 이 마을에 놀러 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그 유리구두의 주인은 마재연 공주가 되어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유리구두 장인은 사람들에게 얘기했습니다.

"난 내 혼신의 힘을 다해 이 유리구두를 단 한 켤레만 만들고 숨질걸세."

유리구두 장인은 마재연공주의 발사이즈에 맞춰 유리구두를 만들었습니다.

마재연공주는 그 유리구두가 무척 마음에 들어 유리구두를 신고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녔고,
나라마다 마재연공주님의 아름다움을 빛내어주는 유리구두를 보며 감탄하였고,
어느새 유리구두는 공주보다 더한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유리구두를 자랑하며 여러 나라를 빨빨거리며 기돌아다닌 마재연공주는 발이 팅팅~부어 죽었습니다.

마재연공주의 죽음을 슬퍼하던 왕은
어느 누구라도 저 유리구두를 신는 모습을 보면 그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유리구두에 발이 꼭 맞는 처녀가 나타나면 유리구두를 주고 공주로 삼겠다!!!!!"라고 온 나라에 선포합니다.

그러자 유리구두의 주인이 공주가 된다는 말에 온나라가 들썩이게 됩니다.
유리구두의 사이즈는 온나라로 알려지게되고, 유리구두와 발사이즈가 비슷한 처녀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처녀들에게는 공주가 되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자처하는 후원자들이 달라붙게됩니다.
후원자들은 권력을 노리고 달라붙는 것이 뻔해보였지만,
처녀들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지요.


결국, 왕의 의도와는 달리 유리구두는 단지 '예쁘다'라는 차원은 이미 훌쩍 뛰어넘어 권력을 상징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극성을 떨며, 유리구두의 주인임을 주장했지만,
아직 유리구두와 꼭 맞는 발사이즈의 주인은 나타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나타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이 나라의 왕은 박태민이기 때문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sun-horus
09/10/19 00:41
수정 아이콘
셋...셋팅!!
09/10/19 00:45
수정 아이콘
유게..?크크
Why so serious?
09/10/19 00:51
수정 아이콘
저그 왕국 팬픽인가요 크크
SCVgoodtogosir
09/10/19 00:58
수정 아이콘
어헣.....
ChojjAReacH
09/10/19 01:09
수정 아이콘
어헣..... (2)
Chizuru.
09/10/19 01:09
수정 아이콘
왼발 새끼발톱 오른쪽 끄트머리가 0.00001mm 튀어나와서 유리구두 끝을 건드리잖나. 이 여자도 아니야!

분명히 언중유골이 있는 글이기는 한데, 그걸 못느낄 정도로 막판 반전이 세서 그냥 유머글 같아지는 이 독특한 느낌 (..)
09/10/19 01:16
수정 아이콘
내가 난독증인가 ~~~
09/10/19 01:16
수정 아이콘
본좌론에 대해 제대로 찌른 글이네요.

가벼운 듯 하면서도 이야기 하고자 하는바는 전부 전달 되네요.

좋은 글입니다

Like it!!
一切唯心造
09/10/19 01:32
수정 아이콘
푸핫.

문제는 왕뿐 아니라 전 국민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
게다가 근접한 공주에게는 끊임없이 독사과가 배달될지도.
초록추억
09/10/19 03:33
수정 아이콘
마지막 한줄은 과연 개그인가, 아니면 심오한 뜻을 담고 있는건가!!?

패배해주실분...?
블랙독
09/10/19 03:55
수정 아이콘
이스포츠의 팬들은 본좌론에 관해 스스로 박태민이 되어간다는.. 그런 글인가?

어헣...(3)
회전목마
09/10/19 03:59
수정 아이콘
이 글을 위해 그동안 난 추천을 아꼈나보다
ㅠㅠ
정말 좋은글이네요^^
히로하루
09/10/19 04:04
수정 아이콘
추....추게로!! -_-!!;; (진지함)
흡혈귀
09/10/19 04:44
수정 아이콘
박태민이라 함은.. 그 만큼 본좌론에 대해 시청자들이 예민하고 까다롭다라고 생각하면 되는거죠?
09/10/19 05:22
수정 아이콘
진지함과 해학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지만 의도가 전혀 희석되지 않은 멋진 글이네요 ! 크크
Go_TheMarine
09/10/19 05:28
수정 아이콘
이야 글 잘쓰시네요~
09/10/19 06:2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정말 재미있네요. 페부를 찌르는 글이네요.
장세척
09/10/19 08:31
수정 아이콘
여인들이 얼마나 예쁜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줄어들고
단지 유리구두의 규격에 맞는지의 여부만이 관심사가 되는 것

즉 주객전도라고 할수 있겠죠. 선수가 주인공이 아닌 일개 논리가 주인공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이권국
09/10/19 09:37
수정 아이콘
정말 제대로 '본좌론'에 대해서 정곡을 찌르는 글이군요. 초강추~!
09/10/19 10:57
수정 아이콘
오 글에 리플 잘 안다는 편인데, 흥미로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진실된 소리
09/10/19 11:2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스타판에서 꺼내들 수 있는 요소와 외부적인 요소에서 나올 수 있는 비유가 촌철살인이네요.
09/10/19 11:40
수정 아이콘
재미있다라는 표현은 이 글의 느낌을 잘 살리지 못할 것 같지만, 어쨌거나 일단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아하~!라는 감탄어가 절로 구사되는군요.
09/10/19 12:06
수정 아이콘
아하...
09/10/19 12:16
수정 아이콘
멋진 비유입니다!
09/10/19 12:43
수정 아이콘
이 페이지에 있는 이 주제 관련글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네요. 가입이래 두번째로 추천 누르고 갑니다.
09/10/19 13:35
수정 아이콘
기절하겠네요 웃겨서 크크크크
BoSs_YiRuMa
09/10/19 14:23
수정 아이콘
촌철살인..최고이십니다..크크큭;;
09/10/19 19:02
수정 아이콘
짧지만 임팩트가 강하네요
the hive
09/10/19 19:25
수정 아이콘
마지막 반전이로군요 크크킄크
아카펠라
09/10/19 22:07
수정 아이콘
진지하게... 무슨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설명좀 부탁....;;
09/10/19 22:40
수정 아이콘
촌철살인이군요. 정말...
잘 읽고 추천합니다.
먼산바라기
09/10/19 22:54
수정 아이콘
아.. 짧은 글로도 이렇게 핵심을 짚어낼 수 있군요.

정말 재밌고도 여러모로 교훈적입니다.
대세는훈훈
09/10/20 00:14
수정 아이콘
본좌론의 허와실을 제대로 꿰뚫은 글이네요
마지막 반전 센스까지 크크크
추천하고 갑니다!!
lost myself
09/10/20 11:40
수정 아이콘
근래에 읽은 글 중 가장 반전이 충격적이었네요. 오아~
09/10/20 11:43
수정 아이콘
아..반전이 너무 멋진데요~ 재밌게 잘 읽었어요. 마재연 ^^ 보통 (순)자를 붙이는데, 이름도 귀엽게 잘 지었네요.

추천합니다~
09/10/20 13:50
수정 아이콘
추천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9089 091024 기록으로 보는 경기 - 프로리그 3주차 1경기 [2] 별비4686 09/10/24 4686 0
39088 [Oops]Reach..박정석..당신의 부활은 가능한가.. [17] 선미남편5277 09/10/24 5277 2
39087 KOR의 미러클 보이, 이제 그 희망을 버려라. [17] lost myself6081 09/10/24 6081 1
39086 EVER 스타리그 2009 F조 중계게시판 - 2 (MATCH 2000 - 6) [222] Alan_Baxter5295 09/10/23 5295 1
39085 [부고] 국제e스포츠연맹 유두현 대리 본인 사망 [47] 김진태6851 09/10/23 6851 2
39084 EVER 스타리그 2009 F조 중계게시판 (MATCH 2000 - 9) [241] Alan_Baxter4349 09/10/23 4349 1
39083 091023 기록으로 보는 경기 - EVER 스타리그 2009 F조 [11] 별비4316 09/10/23 4316 0
39082 사장된 3해처리 강제맵 부활은 어떤가요 [35] 대한건아곤6184 09/10/23 6184 0
39081 댓글잠금 다들 너무 다크아칸에만 집착하시는 듯한 모습을 보이시는데요. [147] 양치기9282 09/10/22 9282 38
39080 다크아칸은 이제 저그전 입스타가 아닌 필수다... [6] 처음느낌3999 09/10/22 3999 0
39079 다크아칸 활용에 대한 저의 마지막 글-몇가지 수정 [35] 프리티카라승5592 09/10/22 5592 0
39078 [불판] 오늘의 msl 서바이버 토너먼트 8조 [70] 100원의기적4407 09/10/22 4407 0
39077 teamliquid.net에서 강민 선수/해설 인터뷰 [4] ez2boy6411 09/10/22 6411 1
39076 [불판] 오늘의 msl 서바이버 7조 [279] 100원의기적5194 09/10/22 5194 0
39075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1R 3주차 엔트리 [36] SKY924939 09/10/22 4939 0
39074 091021 기록으로 보는 경기 - MSL 서바이버 7,8조 [7] 별비4550 09/10/22 4550 0
39073 투표를 이용해 EVER 스타리그 2009 16강 진출자를 예상해봅시다. [14] Alan_Baxter4213 09/10/21 4213 0
39072 - EVER 스타리그 2009 - 36강 남은 조들 예상해보기 [20] 칼 리히터 폰 4486 09/10/21 4486 0
39071 EVER 2009 스타리그 36강 3회차(2) [359] SKY924907 09/10/21 4907 0
39070 반갑습니다, 전상욱 선수 [12] 빵pro점쟁이5168 09/10/21 5168 0
39069 WCG2009 각 종목별 조 편성이 완료되었습니다... [13] 잘가라장동건4996 09/10/21 4996 0
39067 EVER 스타리그 2009 D,E조 중계게시판 [291] Alan_Baxter5089 09/10/21 5089 2
39066 프로리그 2주차 팀별 간단리뷰 [12] noknow4004 09/10/21 400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