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
2009/02/10 12:42:06 |
Name |
epic |
Subject |
이재호 선수 정말 멋졌습니다. |
어제 6룡 둘을 포함한 T1의 에이스 카드 셋을 싹쓸이한 이재호 선수. 포모스에서는 여전히 투명댓글로 응대하고 있습니다만
어제 정말 헹가래 받을만 했죠. 경기 내용도 좋았는데, 사실 1, 3경기는 빌드가 갈려서 비교적 쉽게 이긴 감이 있습니다만
수많은 역전 경기를 이뤄낸 S급 선수들을 상대로 역습을 침착하게 방어해내고 유리한 타이밍에는 과감하게 들어가 끝낼 때
끝내는 모습이 좋았고 2경기에서는 병력 운용과 장기전 능력을 보여주면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1경기 도재욱 선수와의 대결은 2팩 올인인데 상대방이 앞마당을 가주는 바람에 탱크 3대와 벌처, 마린들로 거침없이 진격한
첫 번째 진출에서 앞마당을 취소시키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사실 이 때 벌처 마인이 한 두 번만 터져줬으면 벌처로 프로브를
다수 잡아내어 승기를 굳힐 수 있었지만 도재욱 선수가 역시 괴수답게 침착하게 마인을 제거해 별 피해 없이 막아내면서
불리하지만 경기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요. 이재호 선수 역시 드래군 1~2기 더 잡겠다고 무리하지 않고 침착하게
병력을 살려오는 모습이 돋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때 상대의 리버 셔틀 역습을 예상하고 적절한 터렛 배치로 막아낸게 결정적이었죠. 사실 운도 좀 따랐는데, 앞마당 터렛이
아직 덜 지어진걸 보고 도재욱 선수가 과감하게 덮쳤는데 딱 그 타이밍에 완성되는 바람에 셔틀이 많이 맞아서 마음대로 운용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터렛이 조금만 늦게 지어지거나 아예 미리 지어져 있었다면- 이라고 가정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첫 번째 러쉬에 피해를 입고 멀티가 늦어진 도재욱 선수 입장에서는 조급할 수 밖에 없긴 했죠.
결국 어느 정도 탱크를 모으자마자 진출한 병력에 무난히 앞마당이 털리면서 GG를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3경기는 교묘한 위치에 숨겨 지은 전진 배럭을 김택용 선수가 바로 정찰해내면서 초반부터 꼬여 버립니다. 마린을 많이 뽑으면서
테크도 늦게 되었는데 베테랑 답게 그 상황에 맞춰 바로 심리전을 건 김택용 선수. 2게이트 올리고 질럿을 3기 뽑아서
탱크가 늦는걸 추궁하는 척 하면서 정찰 SCV 잡자마자 바로 아둔과 로보틱스를 올립니다. 일격필살의 다크드랍.
그런데 이재호 선수가 SCV 잡히자마자 바로 정찰 SCV를 보내고 이게 성공하면서 바로 전략을 파악해 냅니다. 돌이켜보면
이 때 김택용 선수가 비록 전략에 많은 자원과 기회비용을 소모하긴 했지만 상대 역시 수비에 자원을 투자할 것을 감안하고
트리플 가면서 병력 모아서 수비할 생각을 하는게 나았을텐데, 그냥 내친 김에 다크 드랍을 감행하는데요.
최근 테란전 10승 무패의 자신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터렛 피해서 건물 때리다가 컴셋 떨어지자마자 달아나는 등
드랍간 다크의 컨트롤은 좋았습니다만 워낙 탄탄하게 수비를 준비한 이재호 선수에게 무난히 막히고 어쩔 수 없이
질럿, 드래군까지 태워가며 계속 다크를 밀어넣지만 별 피해를 못주면서 첫 번째 진출에 GG를 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리고 거의 1시간을 소비한 2경기. 후반에 역전을 거듭하면서 정명훈 선수의 지나치게 신중한 병력 운용 때문에
잊혀진 감이 있는데, 중반까지의 이재호 선수 플레이도 정말 놀라웠습니다. 첫 경기 승리에서 자신감을 얻었는지
과감하게 언덕 뒤로 돌아가 2:2 벌처 싸움에서 1기를 남기는 성과까지 거둔 이재호 선수는 멀티를 좀 늦추고 병력에 집중해서
과감하게 상대의 멀티를 공략하는데, 언덕 탱크 옆에 마인을 붙이는 등 전술적인 플레이와 함께 거의 성공을 거두나 했지만
때마침 나온 추가 병력 때문에 막히면서 위기를 맞게 됩니다. 그리고 정명훈 선수 역시 T1 테란의 에이스 답게 우세를
유지하고 차이를 벌리는 요령을 잘 알았습니다. 계속 상대의 약점을 찔러가면서 멀티 늘리고 테크 타서 드랍쉽을 먼저
모았는데요. 이 상황에서의 이재호 선수 플레이가 이 날 가장 빛났다고 생각합니다. 보통은 자리 잡고 탱크 라인 유지해서
다소 소수의 병력으로 상대의 진격을 막은 채 어떻게든 멀티를 따라갈 생각을 하거나 아니면 벌처를 다수 생산해서 마인 박고
SCV 잡고 해서 시간을 끌텐데요. 이재호 선수는 멀티가 뒤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멀티 타격 받고 하면서 자원의 격차가 커졌는데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멀티를 더 늦추고 팩토리에 몽땅 애드온을 달아 탱크를 꾸역꾸역 모읍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은 탱크를 가지고
상대를 끊임없이 압박 합니다. 테테전인데 프로토스가 저그전 하는 것 처럼 퉁퉁포 탱크가 부대 단위로 돌아다니면서
이쪽 저쪽을 계속 치면서 병력을 갉아먹으니까 정명훈 선수는 드랍쉽을 먼저 3대나 모았는데도 불구하고 방어에 급급할 뿐
마음대로 공격을 떠날 수 없게 됩니다. 그 사이에 비로소 멀티와 드랍쉽을 따라가고 결국 감행한 드랍 공격을 잘 막아내면서
기어이 반땅 싸움을 만들어 냅니다. 정명훈 선수가 딱히 실수한 부분이 없었는데도 이런 상황을 이끌어낸 이재호 선수의
탄탄함은 충분히 앞으로를 기대하게 합니다.
후반에도 본진 공격 받자마자 바로 포기하면서 상대 멀티 둘을 말리는 과감함을 보여주었고 첫 번째 배틀 교전에서
베슬을 야마토로 잡아내어 승리를 거두게 되는데요. 이 때 바로 치고 나갈 수도 있었지만 자원에서 크게 앞서기 때문에 무리하게
진출해서 배틀을 골리앗들과 새로 생산된 배틀에 잃기 보다는 탱크를 지속적으로 추가해서 전진하면서 멀티만 끊어주는
안전한 선택을 합니다. 모든 상황을 보고 있던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냥 배틀로 밀어붙여도 됐을텐데 할 만한 상황이었지만
이재호 선수는 다소 위험 부담이 있다고 판단했겠죠. 순조롭게 어마어마한 배틀을 모아서 센터에서 빙빙 돌면서 탱크와 함께 상대의
배틀 + 골리앗 조합을 계속 밀어내어 상대 목전까지 진출하는 플레이도 훌륭했습니다. 거기에 소수 배틀을 빼서 멀티를
견제하는 견실한 플레이까지 다 좋았습니다만 상황을 너무 낙관했는지 결국 교전시에 그렇게 조심하던 EMP를 연달아 맞고
야마토와 함께 한동안 탱크 사거리 밖에서 골리앗에게 맞는 등의 실수가 겹치면서 그많던 배틀을 다 날려먹고 위기에 처합니다만
워낙 자원 상황에서 앞서 있었기 때문에 바로 클로킹 레이스를 모아가면서 결국 자원이 말랐던 정명훈 선수의 소심한 역습을
언덕 탱크와 함께 막아내면서 기동성 떨어지는 배틀을 배제하고 소수 탱크가 돌아다니면서 스캔을 집중적으로 부수는 플레이를
통해 레이스로 최후의 일격을 날리게 됩니다. 정명훈 선수가 베슬 터지고 마지막 스캔 깨지고 배틀 부대가 종이 비행기 밥이 되는
상황이 오기 전에 과감하게 공격을 해서 어떻게든 피해를 줬어야 했지만 미네랄 0으로 병력 추가가 안되는 상황에 다수 터렛과
끊임없이 생산되는 레이스를 감안할 때 결국 승리를 거두기는 힘들었을 거라고 봅니다.
이재호 선수의 후반 난전 능력을 정평이 나있었지만 초중반에 불리하게 시작하면서 무너지거나 신만 내다가 결국 지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는데요. 어제는 선제공격이 막히고 나서도 탄탄한 수비와 과감한 병력 운용으로 위기를 잘 넘기고 경기를
주도적으로 풀어나갔습니다. 여러 차례 보이는 예리한 상황 판단은 이 선수의 감각과 연습량을 보여주었구요. 엠비씨 히어로가
한 번 기세를 타면 걷잡을 수 없는 팀이니만큼 이재호 선수의 선전을 바탕으로 염보성, 박지호 선수 등이 살아나서 다시
선전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