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아빠가 재미있는 이야기 들려줄게"
1.
A는 평범한 소년이었단다.
다만, 한 가지에 몰두하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끝을 본다는 승부사 기질을 타고 났지만,
보통 학생들처럼 그것을 공부에 사용하지 못했지. 참고로 너는 그러면 안 된다.
그러나 그는 하나의 게임을 만났고,
준수한 외모, 승부욕, 노력,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 뛰어난 스승, 시기 적절한 주변 상황의 변화 등이 상호작용하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름을 지닌 청년으로 성장하였지.
"에이, 아빠, 무슨 만화도 아니고!"
2.
그리고 또 B라는 평범한 소년이었어.
준수한 외모, 승부욕, 재능, 그리고 A를 만났고, 이 둘은 평생의 라이벌이라는 어찌보면 남자로서 가장 부러운 호칭을 얻었지.
평생의 라이벌, 멋있지? 남자라면 누구나 원하,, 라이벌이 뭐냐고?
아무튼,
그리고 그 라이벌의 마지막 승부가 될지도 모르는 중요한 자리에서,
3번 연속 같은 전략에 당하며,
B는 절망에 빠졌고, A는 다시 한 번 평생의 라이벌에게 승리하였단다.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평생을 두고 싸워야 하는 라이벌, 멋있지?
"에이, 아빠 그게 뭐야! 유치해!"
3.
그런데 거기엔 A하고 B만 있었던 것이 아니란다.
C라는 하늘에서 내려주신 재능을 타고난 남자와
D라는 또다른 하늘에서 내려주신 재능을 타고난 남자가 등장했어.
A와 B는 서서히 최강의 자리에서 밀려나게 되었단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 나타났을 때, 이 세계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지.
이 두 사람이 패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두 사람을 시기하고 질투해도 꿋꿋하게 둘은 이겨나갔고,
최고의 실력을 가진 자만 얻을 수 있다는 호칭을 얻었단다.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사람들은 두 사람이 언제 질까, 언제 질까, 이렇게 기대하고 있었어.
"그래서?"
그랬는데 말이지,
4.
E라는 사람이 등장한거야.
사람들은 처음에 E를 무시했었다. 착하고 순진하게 생겼었거든. 처음엔.
그런데 이 어린 소년이 갑자기 마구마구 적들을 물리치기 시작한거야. 심지어 세상을 끝낼 것만 같았던 C와 D마저.
사람들은 처음에 현실을 부정했어. 그리고 E 앞에 여러 가지 장애물을 놓았지. 인정할 수 없었던 거야.
그런데도 결국 E가 그 장애물을 하나하나씩 다 물리친 거야. 세상을 지배하기 직전에 놓인 거지.
"뭐야, 갑자기 그런 법이 어딧어. 만화도 아니고."
5.
들어봐.
그런데 E가 세상을 지배하고 일주일 후,
어디서 잘 생긴 미소년 한 명이 나타났어. 마치 미래에서 온 트랭크스처럼 말이야.
"트랭크스가 뭐야?"
아, 너네 학교 가면 국어시간에 배울거야.
아무튼,
이 잘 생긴 소년이 E에거 공개적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내가 당신을 완벽하게 무찌르겠다고 선언을 했어.
E는 코웃음을 치면서,
"가서 엄마젖 세 번 더 먹고 오시지."라고 했단다. 사람들은 다들 이 미소년을 비웃었어.
그런데,
정말로 E가 세계를 지배하고 일주일 후에,
이 미소년이 E를 무찔러버렸어. 그것도 한 번도 상처입지 않고.
"아, 뭐야! 재미없어. 유치해, 아빠!"
6.
그래, 아들 말이 맞다.
뭐 만화도 아니고, 유치하다. 진짜.
그래도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야.
아빠가 내일 또 이 얘기 해줄게.
"아, 다른 거! 재밌는 거 해줘!"
내일은 더 재미있을 거야.
- 세상에서 가장 유치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