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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1/27 23:18:08
Name 허클베리핀
Subject 좋은 해설을 이야기하다.
제가 E스포츠를 보기 시작한 것은 어느날 돌리던 케이블티비에서
기욤패트리선수와 국기봉선수의 결승전을 본 것이 처음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물론야 스타크래프트야 오리지널시대부터 했었지만,
솔직히 이게 이런식으로 발전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그때 맨처음 느꼈던 감정은 '우와~ 게임잘한다'
이런게 아니었습니다.

어? 게임을 가지고 해설을 하네?

라는 부분이 가장 컸습니다. 그게 가장 신선하게 느껴졌고, 큰 재미였지요.
권투라도 중계하듯이 어느선수가 이랬느니 이선수가 저랬느니 하면서

열을 올리는 캐스터와 게임을 분석하고 정리해주는 해설자들의 입담이
아직까지도 바쁠때에도 계속  E스포츠를 보게 만들어준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도 작업해야하는데;;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오늘, 슈퍼파이트 해설진들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었지요.
솔직히 우승기씨가 네이버 검색어 1위를 하리라곤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김양중씨도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다해도 아직까지는 큰 기별이 없는 느낌이네요.



이 해설분들이 부족했기에 오늘의 경기가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데...

그럼 과연 어떤 해설이 좋은 해설일까요?



저는 가장 첫번째로 들고 싶은 것이 역할 분담입니다.

캐스터는 전하는자의 입장이 되어야하고 해설자는 분석하는 자의 입장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캐스터는 경기를 이끌고 흥분시켜야 합니다. 물론 게임을 전하는 것은
기본이 되어야하고요. 그러나 캐스터가 시청자보다 더 흥분해선 안됩니다.
시청자보다 흥분하는 캐스터는 쉽게 이해받기 어렵겠지요.


그리고 두 해설자는 그 무게추가 적절해야한다고 봅니다.

보통 게임의 맥을 짚어주는 내적인 해설과
게임을 둘러싼 스토리를 짚어주는 외적인 해설이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내적인 해설은 빌드오더의 유불리, 중요포인트, 우세와 열세의 판단, 주목할만한 장면등을
짚어주어야 하고,
외적인 해설은 경기하는 선수들간의 이야기와 맵, 데이터 자료등을 토대로 드라마를
구성해야 하지요.

물론 분리해서 이야기 할 수 없는 전천후급 해설자들도 있지만 이런식의 역할 분담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역할 분담이 첫번째로 중요하다면 저는 두번째로는 적절한 화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 막청승조합의 예'오버로드를 찢어버려야해요!'를 들자면


1. 캐스터 매우흥분하면서 선수들의 움직임 설명
'아! 오버로드가 마구 잡히고 있어요!! 커세어의 움직임이 어쩌고 저쩌고
아~ 오버로드를 찢어버려야 해요!"

>>>  2. 해설자(갑)  흥분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을 설명하며 강조!
"그렇죠! 오버로드를 찢어버려야 하죠! 찢어버려서 저그유닛이 못나오게 해야해요!!"


>>> 3. 해설자(을) 흥분을 누르면서 각 선수들이 해야할 플레이를 언급
"아 방금 오버로드를 찢어버리라는 말은 오버로드를 산개해서 피해를 줄여야한다는
이야기죠."



란 식으로 풀이할 수 있겠지요.


오늘의 슈파 해설진들을 보면...

1. 아! 벌쳐 들어갔습니다!!
2. 망했어요!!! 망했습니다!!
3. 벌쳐계속 오고있어요!!!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한쪽이 무거운 소리를 내면 다른 한쪽은 가벼운 소리를, 한쪽이 기울어지면 다른 한쪽은
다른 쪽으로 기울어지는... 그런 화음이 존재하는 것이 적절한 해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밖에도 목소리의 음높이, 유머감각, 미니맵 확인, 올바른 명칭사용등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해설진을 이루는 요소에 있어서

경기의 포인트를 짚어내고 해설해주는 능력은 포함시킬 필요가 없단 생각에
언급을 안했습니다.


경기를 짚어내지 못하면 '해설자로서의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좋은 해설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해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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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띠아모
07/01/27 23:23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더불어 해설이라면 언어구사 능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맞게 적절한 단어를 구사하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이 경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 줄 수가 있거든요..
예전에 스타크래프트 이외의 해설들(카트나 FPS)을 보면서 '소리만 질러댄다고 해설이 아닌데..'라는 생각을 한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지금은 좀 나아졌는지 모르겠네요)
아레스
07/01/27 23:27
수정 아이콘
그렇죠.. 지금 슈파해설은 해설이라고 부를수준도 아닙니다..
그냥 소리치는사람과 중얼거리는사람 두사람이 있을뿐이죠..
07/01/27 23:31
수정 아이콘
아레스님말대로 정말 이건 해설이아니라.. 그냥 락공연인지.. 뭔지
캐리어순회공
07/01/27 23:37
수정 아이콘
김양중씨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김양중씨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대한 이해는 둘째치고라도...'말을 조리있게 잘 하는' 재주를 타고나시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적어도 현재 온겜과 엠겜에서 해설하시는 분들중에서 김양중씨처럼 말 못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해설하는 분께서는 기본적으로 적절한 언어구사능력을 가지고 계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김양중씨는 그게 해결이 안되니까, 게임내적인 부분에 대한 해설도 더욱 초라하게 느껴지시는 것 같네요. cj는 자신들이 무슨 실수를 한건지 잘 파악해야 할 것 같습니다.
信主NISSI
07/01/28 00:03
수정 아이콘
우선적으로 슈파가 좀더 정식적인 대회진행을 해야할 것이며, 그것을 토대로한 정식 해설진이 있어야겠죠. 솔직히 한달에 한번, 그것도 할지 안할지가 불확실한 해설을 위해 노력하라는 건 좀 그러니까요.

CJ쪽에서도 아직 게임방송쪽의 갈피를 못잡고 있어서 뭔가를 시작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지금과 같은 진행이라면 그만두는 쪽으로 갈피를 잡게 될 겁니다. 승부수도 없이 먹힐지를 판단하는건 말도안되죠.
제3의타이밍
07/01/28 00:05
수정 아이콘
김양중씨는 머리속으로 생각한 말들을 내놓을 타이밍을 읽지 못하는게 제일 큰 것 같습니다.. 게임맥을 짚는다거나 발음은 둘째치고 치고 나오실 타이밍을 재질 못하시니.. 버로우 타는 건 시간문제밖에 안되죠.
낭만토스
07/01/28 00:39
수정 아이콘
언어구사능력이 뭐든 역할분담이든..... 해설자의 목소리가 시청자에게 부담이 되고 듣기 싫은 정도면 말 다한거죠....
글루미선데이
07/01/28 00:52
수정 아이콘
적어도 양방송사에서 신인급 해설이나 캐스터 나왔을때 생소함은 있어도 거북함은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죠
차라리 양사에 협조를 구하고 비번인 해설들을 특별섭외를 하던지 해야지 원..
07/01/28 10:11
수정 아이콘
"경기의 포인트를 짚어내고 해설해주는 능력은 포함시킬 필요가 없단 생각에언급을 안했습니다. " - 순간 움찔했습니다만 아래글을 보고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keyworks
07/01/28 14:28
수정 아이콘
어제의 경기를 오늘 곰TV로 봤습니다만, 5분보고 소리끄고
그냥 무음으로 봤습니다. 어지간하면 그냥 보겠는데...아..
그야말로 잡음이라고 밖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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