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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8/01 13:06:25
Name 깐따삐야
Subject "괴물"을 보고나서...조금은 이기적인 얘기(내용 있어요. 영화안보신 분은 무시하세요.)
영화계의 신드롬이다 시피한 영화 한편이 있다. 웹에서는 온통 괴물괴물 거린다.
그 영화는 다른 사람도 잘 아는 바로 "괴물"이라는 영화이다.
이 영화가 개봉하기 전 해외 영화제에서 기립박수를 받을 때 난 괴물이 원 뜻인 괴상한물체가 아닌 내 안에 내제되어있는.. 내 안에 숨어있는... 인간의 본성으로서의 괴물로 예상하고있었다. 그와 동시의 이외수의 "괴물"이란 책도 동시에 떠올랐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까보니. 진짜 괴물이 나오는 것!!!?
어라? SF는 내 취향이 아닌데.. 아 이런...그때 때마침 인터넷신물 기사에
"괴물은 헐리우드 SF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풀어가고있다."
다른 방식? 독창적이란 말이지.. 이토록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온 매체가 떠들썩할 정도면
이 영화 뭔가 있다란 생각을 가지고 언젠가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찰나에.



바로 어제 요즘 사회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괴물" 보러갔다.
봉준호는 어떻게 만들었길래 기립박수를 받고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있는 것일까.
오... 이 영화 이것은 좋은데?

1. 시도 좋았다.

봉준호는 자신의 옛 기억을 살려 그것을 한국의 미개척 분야인 SF장르로 살려내었다.
이건 대단히 힘든 시도다. 모든 시도가 그렇듯이 남들이 걷지않는 길을 자신이 걷기에는
많은 위험부담을 안고가야한다.
하지만 봉준호는 멋지게 해냈다.


2. 장르가 따르던 방식을 깼다.

일반적으로 괴수영화는 무지막지한 괴물에 대항하는 인간의 약한 힘으로 그려져왔다.
영화의 초점도 영화의 이야기보다는 괴물에 무자비한 살인에 맞춰져있었고 그것에 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긴박하게 그려왔다.
하지만 영화 "괴물'은 괴물에 대항하는 인간의 약한 힘보다는 그 상황의 주위상황을
더 표현하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를 묘사하고 있다고 해도 봐도 되겠다.
그리고 언론에 휘둘리는 우리를 얘기하고 있다. 영화는 시각적영상보다는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있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있는 것이다.


3. 희망을 주었다.

그동안 안다뤄져왔던 장르를 다뤄줌으로써 우리도 할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되었다. 괴물의 성공으로 앞으로 영화계의 다양한 시도가 되지 않을 까 예상한다.




하지만 이것은 아쉬웠다.



1. 연기부분... 너무 아쉽다.

영화에서의 연기부분 너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죽을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사랑스런딸의 생을 확인하고 의사에게 그 사실을 말하는 장면에서 나는 의아함과 동시에 거부감을 느꼈다.

자신에겐 사랑스런 손녀인 변희봉.
자신에게 사랑스런 딸인   송강호.
자신에겐 사랑스런 조카인 박해일.배두나.

그런 딸을 잃어버렸기에 그들은 너무 슬펐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걸..? 딸이 살아있네. 핸드폰으로 생생하게 딸의 목소리가 들려오네.
근데 뭐야 이거. 가족들 행동이 왜이렇게 소극적이고 미비해.
장난하는거야? 이 영화 사실적인 영화가 아니어서 그냥 넘어가야 하는거야?
왜 그사실을 의사에게만.. 그것도 극에서도 모자란 캐릭터로 설정되어있는 송강호가 얘기하는건데. 거기다 왜이렇게 침착한거야? 사회를 까발리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해도 이야기의 기본을 무시하면 쓰나.  초반에 형성된 가족애.. 무너질려 하는데?

박해일이 만난 통신회사 그 선배는 마지막에 왜 화이팅하라는 듯이 주먹을
불끈 드는데? 박해일이 도망가는데 도움을 줬나? 줬다는 장면이 있었어도 난 그냥 넘기기가 힘이 드네...

그리고 박해일이 깨어난 곳에 있던 이름모를 행인. 심심하다고 왜 따라나서는건데?
도대체 왜 따라나서는건데? 심심해서? 이거 너무 억지 스러운거아냐?
이것말고도 더 있는것같은데 생각나는 연기는 이것밖에 없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너무 초라하지 않아?
괴물이 한강에서 그렇게 활개를 쳤는데. 왜 사회는 가만히 있는 건데...
주인공들에게 초점을 맞추려고 그런거야?
아님 사회의 무관심함. 은폐함을 보여주려 그러는거야? 노란방구 끼면 자연스러울껏 같아? 여태까지 코미디 하고 있는건 아니지?



물론 연기자체는 좋았다. 대사처리도 자연스러웠고 표정도 자연스러웠다. 연기자체에
거부감을 느끼진 않았다. 하지만 상황.. 상황.. 이건 너무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영화에 집중할 수 없고 영화는 내게 기대감을 주는 영화에서 끝나기만을 바라는 영화로 변모했다.



2. 이야기 부분이 많이 아쉽다.

"괴물"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이성의 가려운 부분은 긁어줬을 지 모르나 인간의 감상이자 본성에 이야기 호소하는 부분이 약간은 아쉬웠다.
"괴물"의 초점이 거기에 맞춰져있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조금만 더 세세하게 다뤄줬으면
좀 더 괜찮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님에게 일단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의 시도는 놀랍고 대단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조금 더 나아진 모습으로 다음 후속작 "설국열차" 를 만들것 같기를 기대하기에 봉준호 감독님에게 미래가 기대된다.












내게 상반기 최고의 영화는 비열한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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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치는아콘
06/08/01 13:12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셨네요... 저도 영화를 보면서 '아니,왜 저 부분에서 생뚱맞은 행동과 결과가 나올까? 원인은 어디로 갔지?' 이런 생각 참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억지스러운 느낌도 많이 들더군요. 그래도 한국영화로써는 참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난다앙마
06/08/01 13:15
수정 아이콘
허걱....마지막줄 반전??? ^^;; 반박 부분 첫번째는 연기 문제가 아니라 시나리오상의 설정 문제라고 하는게 맞겠네요..
문제??? 첫번째 딸의전화를 받고 경찰과 얘기하는부분에서 송강호는 정신치료경력이 있기때문에 경찰과 의사는
송강호가 어떤얘기를 해도 믿지 않았겠죠.. 그것이 문제라고 보이지는 않는대..^^;;
난언제나..
06/08/01 13:45
수정 아이콘
마지막줄 공감.....
초록나무그늘
06/08/01 13:51
수정 아이콘
저도 비열한거리가 아직은 올해 최고의 영화입니다. 너무 재밌게 봤어요. 조인성씨의 연기는..정말 대박
06/08/01 14:43
수정 아이콘
제 개인적이 느낌으로는 좀 희극적인 느낌이 많이 나던걸요. 일부러 그런식의 유머를 연출한 것 같았습니다. 진지하고 슬픈 장면인데도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부분이 몇 컷 있잖아요.
다른 부분은 몰라도 박해일을 도와준 선배. 파이팅의 의미로 든 손이 아니지 않나요? '어, 어, 저녀석!' 하는 느낌으로 전 봤었는데. 실제로도 그런 의미였을 거구요. 파이팅의 의미는 정말로 말이 안되잖아요^ ^
저 같은 경우에는 마지막에 시위장면이 좀 어색했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괴물이 출현하고 있는데 출현장소인 한강 바로
옆에서 시위를 할 사람이 있을까요;;
06/08/01 15:00
수정 아이콘
혹시 괴물은 맥거핀? 호홋
06/08/01 15:14
수정 아이콘
괴물은 장르 자체가 없다고 보는데,따지고 든다면 코메디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상반기 저도 최고는 비열한 거리라고 생각합니다
06/08/01 15:57
수정 아이콘
진지하고 암울한 분위기에서도 웃음을 줄수있다는점에서, 감독 배우 모두 대단하단걸 느꼈습니다. 정말로~ 주연 네분 모두의 연기가 하나같이 살떨리게 리얼하더군요 후덜덜
송강호씨가 딸 이야기 할때 그런것은, 음, 주변에도 약간 정신적으로 문제를 앓고 있는 친구가 있는 저로써는 그럭저럭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일도 믿지 못할정도로 소심하고 적극적이지 못한면이 있더라구요. 그나저나 박해일씨가 도망칠때 그 뚱뚱하신 형이 주먹을 치켜올려주는 행동은 정말 도무지 이해가 안가더군요 -_-
06/08/01 16:37
수정 아이콘
제가 이해했던 부분으로 반론을 하겠습니다.

가족의 대처가 미비하다? ------
핸드폰을 듣고 가족들의 대처에 대해 의문점을 주시는데
뭐가 미비한가요? 통곡을 하면서 생판 난리를 쳐야합니까?
아시다 싶이 영화를 보셨으면
핸드폰에 잡음이 많아서 집중하지 않으면 들을 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조용히 한 것이고 들은 것이죠.
(극 초반에 핸드폰 문제로 투덜대죠.)
왜 의사에게만 말했나?------------
처음에 의사에게 말했지만 다음에는 경찰에게도 말했습니다.
위치추적을 해달라는데 복잡하고 어렵다고 안해주죠.
그리고 뇌 검사 받기전에 양키 의사가 송강호가 호소 했던 부분을
한번 물어보죠 진짜 살아있냐고? 그러면 그 이야기가 퍼졌다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다들 그뒤로 관심을 갖지 않죠. 정신치료에 대한 근거로 믿질 않죠.
(가족들이 직접 찾겠다고 결심하게 되는 계기)
그래서 가족들이 찾아가는 겁니다.

통신업체 선배는 왜 화이팅 포즈를 취했나?---------------------

통신업체 선배는 애초에 배신할 생각이 없지 않았나 추측합니다.
통신업체 그 삼엄한 경비아래 전혀 관련없는 타인에게 회사에 잡임시켜
위치 추적을 알려주는 것은 모가지입니다. 때문에 경찰을 이용한 것이죠.
패스워드가 눈앞에 있는 놓친 것은 말도 안되죠 일부로 다른 패스워드를 알려주고
다가갑니다. 그때 박해일은 눈앞에 있는 패스워드를 보게되고 위치를 알아낸 것이죠
그래서 그 선배도 자연스럽게 죄가 없는 것이 되는 것이죠.
"도바리의 천재"라는 말이 언급됩니다. 도라비의 뜻은 "도망"이라는 뜻이 되죠.
-
심심해서 거지가 따라다닌가?---------
심심해서 따라다린다기에는 소주병으로 박해일 머리를 때리는 것은 말이 된지않습니다.
제가 보기엔 박해일이 그뒤에 좀 팬 다음에 도움을 강제로 요청한 것이 아닐까요?

사회는 가만이 있다?---------

무관심, 은폐를 하려고 연출한 것은 영화를 보면서 전 1g도 못 느꼈습니다.

혹시 탱크나 최신병기로 괴물을 제압하는 강력한 대처가 없었다로 이야기하시면
영화를 집중하지 않아서 본 것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듭니다.
괴물은 바이러스로 인해서 만들어졌다고 미국에서 밝히고 그게 사실화가 됩니다. 그래서 미국쪽에서 직접 나서게되죠.
(나중에 간부급들은 바이러스 발견이 안된것을 알게되죠)
하지만 옐로우 에이전트 사용을 압박을 하게되고 사회에서도 병기를 사용해서 죽이지 않아도 빠르게 잡히는(미국측)
옐로우 에이전트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검증화되지 않았고 오염등으로 시민단체가 반발한 것이구요.

아이러니한 대처와 미국의 압박에 쩔쩔매는 정부에 대해서 트집을 잡은 것이 아닐까요

-
마지막으로 제 말도 봉준호 감독님 생각과 다를 수 있지만 님께서 말씀하신 지적들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이 영화는 제게 있어서 상반기 최고입니다.
06/08/01 19:21
수정 아이콘
//Hydeist

제 생각엔 그 통신사 선배는 배신을 한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걸 단적으로 이야기 해주는게 카드빚이 6000이라는 말과..
중간에 형사들에게 현상금의 세금을 얼마나 떼느냐 물어 보는 부분에서, 경제적 곤궁으로 인해
박해일을 배반했다고 보는게 옳을 것 같고요.. 도라비의 천재라는 말을 언급하는 것은,
경찰들이 박해일을 놓칠까봐 주의를 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주먹 쥔 팔을 높이든 모습은 파이팅 포즈가 맞는 것 같습니다..
이건 그냥 코미디적 요소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봉준호 감독식 코미디적 요소라 하겠네요..

그리고 박해일을 도와주었던 부랑자는.. 흠.. 이것 역시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앞서 언급한 선배의 경우 직장도 있고, 이미 우리 사회의 물질주의에 물들어 결국 후배를 배신하지만,
그 부랑자는 소주병을 돈으로 계산하려는 박해일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후려치죠..
돈이면 단줄 아냐고.. 그러면서 결과적으로는 대기업에 다니던 선배도 배신 했지만, 아무것도 없이 한강에 살던
이 부랑자가 바 로강두네 가족에 가장 실질적으로 큰 도움을 준 가족 외 사람이 됩니다..
뭐 굳이 영화의 논리성을 따지자면, 약간 뜬금없는 부분일 수 있겠지만..
한강에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보러가서, 이러한 논리성의 여부가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진 않네요..

어쨌든 전 괴물을 상반기 최고의 영화로 꼽고 싶습니다..
헐리웃 괴물영화의 엄청난 특수효과와, 제작비가 아닌, 나름 한국 괴물영화의 새로운 지표를 제공했다고 할까요..
곳곳에 들어난 우리 사회의 단면과, 그속에서 느껴지는 짙은 페이소스나.. 너무 범상치가 않네요..

초반에 이 영화가 너무 과도한 기대치를 모아서..
이러한 기대치가 영화가 개봉됬을때 오히려 역효과가 나진 않을까 했는데..
이 정도면 그러한 역효과를 최대한 선방할 수 있는 영화라 봅니다..

예전에 살인의 추억이 상업성과 작품성이 매우 적절히 혼합된, 웰메이드 영화로 평가 받은 걸 본적이 있는데..
괴물도 역시 그 살인의 추억에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잘 만든 영화고요.. 개인적으로 제 상반기 최고 영화는 괴물이 될 것 같습니다..

P/S
배우 모두들의 연기 정말 멋졌습니다.. -_-b..
06/08/01 19:43
수정 아이콘
선배의 파이팅 포즈는 연기죠~(영화속에서..)
박해일에게 자기가 신고해서 경찰들이 들이닥친게 아니라고 전하는거죠
단순한 인간심리 아닌가요?
배신하고 신고했는데 경찰들이 잡질 못하고 도망을 갔다..
그럼 자신이 배신한게 아니라고 거짓말해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게
당연한거죠
박민수
06/08/01 21:23
수정 아이콘
괴물 보고 느낀것은 그 괴물이 괴물이 아니고 바로 우리 , 인간들 보고 ''괴물'' 이라 지칭한것 같습니다.
06/08/01 22:52
수정 아이콘
너무 기대를 하고 봐서인지...이야기가 좀 억지스럽다는 느낌과...
특히 끝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원래 사람 잡아먹는 스타쉽 트루퍼스 같은 종류를 안좋아해서...음...
생각보단 그냥 그런 영화인듯합니다.
마지막 딸 잡아먹히는거 너무 안타까워서..ㅜㅜ
06/08/02 00:13
수정 아이콘
전 재미있게 봤어요. 강두가 다리 위를 죽어라 뛰면서 현서를 물고 가는 괴물을 쫓아갈 때는 아빠 생각이 나서 눈물이 찔끔 나대요.
봉준호 감독에게, 이야기를 정말 그럴듯하게, 치밀하게, 꽉 짜서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는 건 이미 살인의 추억에서 보았습니다. 그런 능력을 이미 입증해 보인 사람이 굳이 이렇게 느슨한 영화를 만들었다면, 아, 이제 한물갔구나, 라는 생각도 할 수 있는 한편, 무슨 다른 의도가 있었겠거니 추측해 볼 수도 있는 일이죠. 제 의견으로는 이 영화에서 스토리의 현실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사실은 좀 안 어울리는 일인 것 같습니다. ^^ 이솝 우화를 읽으면서 학과 여우가 어떻게 대화를 할 수가 있냐... 하는 듯한. 물론 절대 틀린 질문이 아니고, 그것을 기대하고(특히 이 감독은 그런 면에 있어서 특히 뛰어난 감독이니까!) 비싼 영화표를 사서 본 관객이라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지요.

다행히도 저는 그런 건 '괴물'이 나온다는 말을 들어서 그런지 애초에 별로 기대하지 않았고, 그저 따뜻하게 뒤통수 치는 유머를 보고 싶어서 갔는데, 만족했습니다. 전재산 털어서 가족 찾으러 나온 사람에게 뇌물 뜯는 공무원, 믿고 도움 청하러 온 후배 등쳐먹는 타락한 386 // 공무원에게 100원짜리 동전 모은 컵라면통 내주고 갈 길 가는 할아버지, 생뚱맞게 등장했지만 역할은 제일 컸던 노숙자아저씨...
봉감독님이 인터뷰에서, 강자들이 자기 짐을 더 약한 자에게 계속 떠넘기고 배설하는 악순환의 고리, 그리고 약자들이 더 약한 자를 서로 거두어 주고 먹여주고 지켜주는 선순환 고리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이 계속 머리에 남네요.

보고 와서도 영화 장면이 자꾸 생각나고,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제가 놓친 것들이 많더군요. 무슨 괴수영화 장르의 법칙을 뒤틀었다는 얘기는 제가 그 장르에 별 관심이 없으니만큼 영원히 알 길이 없겠지만. ^^; 결론은 괜찮은 영화!

p.s. 박해일씨 이젠 유부남이지만 넘 멋져용. ^^ 화염병 던지는 모습 작살!
(물론 화장실 휴지 정말 50m인지 재보는 봉감독님이 뭔가를 멋있어지게, 엄숙해지게, 진지해지게 놔둘 리가 없죠. 파이날 샷을 날리려는 순간 덜렁 깨져버리는 화염병~ 호홋!)
아름다운달
06/08/02 11:22
수정 아이콘
괴물!!히어로 준우승 기념 자축 행사로 해운대 모극장에 갔더니 감독이하 주연배우들의 무대인사가 있더군요. 전 애키우는 아줌마라 그런지 여러장면에서 눈시울을 붉혔고요. 반면 제 아들은 연신 신이 낫더군요. 그 이후 지금까지 눈만 마주치면 엄마는 괴물하고 에어리언하고 싸우면 누가 이길 것같어? 괴물하고 히드라는? 괴물하고 울트라는?......어젯밤에는 온갖 괴물들이 지구를 장악한 시나리오를 저에게 읊어주며 커서 과학자가 안되면 자긴 영화감독이 되어있을거라는군요. 아이에게 꿈을 가지게 한 영화...많은 이야깃거리를 던진 영화..이 하나만으로 저에겐 최고의 영화인듯 하네요. 다른분들에게는 또 다른 시각이 있듯이....
미네랄은행
06/08/02 16:52
수정 아이콘
이해할수 없고 황당한 설정의 연속...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날리 없다고 누가 자신할수 있을까요?
당장 티비만 틀어도 어처구니 없고 황당한 일들이 너무나도 많이 일어납니다.

왜 정신이 멀쩡한 많은 사람들이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있을까요?
왜 수십년이나 섬에 갖혀 돈도 못받고 노예같은 삶을 살고 있을까요?

송강호씨의 멍청하고 답답한 행동에 웃기기보다는 답답하고 짜증나는것은...
그러한 상황이 나에게도 닥칠수 있는...
황당한 설정이 아닌 너무나 현실적인 설정이었기 때문이었던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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