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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6/25 23:09:32
Name Figu
Subject 오늘 처음 인생이란게 허무하다는것을 깨달았군요..
제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쭉 그래왔지만

인생이란게 한번도 허무하다는걸 못느껴보고 살아왔습니다.

단순히 할아버지 할머님들이 말씀하시는 인생무상이라는거..

오늘 처음 깨달은것 같군요...

오늘은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해서 오늘 오후 까지 외박을 좀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데 아버지의 불호령이 생각이 났습니다.

학생시절 한때 공부에 전념하지 않고 놀기 바빳던 시절

그때는 아버지가 무슨 괴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 반대를 하셨거든요.

그 이후로 말 잘듣는 아들이 되어 여태까지 살아왔는데

오늘 아버지께 혼날일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에는 나도 나이도 있고 나름대로 핑계 꺼리를 만들고

집에 갔습니다. 불호령을 생각하면서요

그런데... 아버지는 저에게 아무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잘 놀다 왔냐는 말씀

만 하시고.. 그 순간 전 눈물이 쏟아질뻔 했습니다.

어느새 하얗게 변하신 아버지의 머리카락

그리고 그렇게 저에게 혼내시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으시고

어느 힘없는 노인으로 보이는 아버지..

도데체 내가 아버지를 위해서 이때까지 한게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때까지 살아온 20여년..

내가 무엇을 했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나에게 있는건... 나에게 있는건 ....

피지알 여러분 제가 이글을 쓰는동안에도 몇분이란 되돌릴수 없는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저처럼 25살이나 먹어서야 느끼지 마시고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최대한 보람있게 인생을 사시기 바랍니다..

p.s: 두서 없는 글이라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저에게 온 느낌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안타깝고 후회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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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yNight
06/06/25 23:14
수정 아이콘
허..... 글쓰신 분 옛날의 아버지가 지금21살인 저의 아버지입니다. 도무지 저는 이해 할수가 없는데 나이가 들면 이해하게 되고 철이 드는 걸까요? 이런글 보니 참 생각이 많아지네요 ^^ 지금이라도 늦지않으셨네요 25살이니까요 도전하시는일이 있다면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김우진
06/06/25 23:15
수정 아이콘
아... 역시 그 모든걸 해내시던 부모님은 시간 앞에서는 어쩔수 없군요....
내일 모래가 시험인데 pgr에 빠져있다니.... 저도 얼른 공부하러 가야겠어요~
TheAnswer
06/06/25 23:28
수정 아이콘
HolyNight//님 무슨말인지 이해가;;; 제가 언어능력이좀 많이딸려요
한동욱최고V
06/06/25 23:35
수정 아이콘
TheAnswer// 글쓰신분의 옛날의 아버지가 holynight 분의 지금 아버지시라는 말인듯합니다.
저도 느낍니다. 흰머리가 생겨도 절대 염색안하겠다고 다짐하시던 분이 몇일전에 염색을하고 오셨더라고요. 흰머리있는게 보기 싫다면서..
검었던 머리가 하얘지는 걸 보면서 얼마나 생각이 많으셨을까요
세월을 돌아보면서 후회되고 가슴칠 일들 정말 많으셨을텐데
검은색으로 가리시려는 모습에 눈물이 나서 혼자 방으로 들어갔더랬습니다.

이 글을 보니까 지금 주무시는 부모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어요
기본3시간
06/06/25 23:36
수정 아이콘
예전엔 한해가 지날때마다 '내가 또 한살 먹는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언젠가부턴 '부모님께서 또 나이를 한살 드시는구나'라는 생각에 조금 서글퍼지곤 합니다.
06/06/25 23:38
수정 아이콘
'인생이 허무하다'라는 것이 아닌
'그동안 내가 이룩한것이 보잘것 없던것이 아닐까"를 터득하셨군요..
미래에 더 한발자국 나가셨다고 생각합니다.
06/06/25 23:56
수정 아이콘
HolyNight님 리플 보고, Figu님의 동생인 줄 알았던 사람(1) ...-_-;;;;;
사라만다
06/06/26 04:15
수정 아이콘
HolyNight님 리플 보고, Figu님의 동생인 줄 알았던 사람(2)
06/06/26 09:46
수정 아이콘
제 나이 서른.. 아버지는 작년에 환갑을 지나셨고, 어머니도 환갑을 코앞에 두고 있으십니다. 얼마 전에는 어머님이 "나나 니 아버지나 이제 몇년이나 더 살겠냐?" 하시더군요.
외아들이고,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집안을 지탱하는게 힘이 들어서 좀 투덜거렸더니 바로 돌아온 말씀입니다. 제가 능력이 없어서, 잘나지 못해서 부모님 호강도 못 시켜드렸고, 돌아가시기 전에 손자, 손녀도 보셔야 하고, 효도관광이라도 다녀오시고, 넓고 편한 집과 근사한 차도 안겨드리고 싶지만, 월급쟁이의 형편에서는 역부족이군요. 글 쓰신 분은 아직 늦지 않았으니 부모님께 더 효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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