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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6/04 02:33:11
Name 비롱투유
Subject 21 살 .. 그 상실의 시대
━ 1

혹시 검은 바다 아세요?
여름이든 겨울이든 상관없이 깜깜한 밤에 바다에 가면 무척이나 쓸쓸합니다.
파도가 밀려오는 곳.
육지와 바다 그 경계선까지만 걸어가서 먼 바다를 바라보면 한없이 검은 바다만 보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스물거리는 검은색만 가득 보입니다.
밀려오는 파다소리에 단지 그게 바다일 것이라고 믿을 뿐이죠.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금의 모습이 꼭 그렇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진 않지만 그게 나일꺼라 그저 믿으며 위로할 뿐이죠.















━ 2


━━━━━━━━━━━━━━━━━━━━━━━━━━━━━━━━━━━━━━━━━━━


"당신, 지금 어디 있어요?"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는 수화기를  든 채 얼굴을 들고  공중 전화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는 지금 어디 있는 것인가?
  그러나 그곳이 어딘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대체
여기가 어딘가? 내 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랄 것도 없이 걸어가는 무수한 사람들
의 모습뿐이었다. 나는  아무데도 아닌 공간의 한 가운데에서 미도리를  계속 부
르고 있었다.


━━━━━━━━━━━━━━━━━━━━━━━━ 상실의 시대  ━━━━━━━━━━━━━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태어나고 누군가 사랑한다는 사실처럼 믿기진 않지만 믿을 수 밖에 없는 꿈.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 같이 절대불변의 진리이지만 믿기 싫은 그러나 믿을 수 밖에 없는 현실.


21살 .
이런 책을 읽기에 가장 적합한 나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 사춘기인 것 같습니다.
21살에 찾아온 사춘기.    
그래서 더 지독하고 씁쓸한 사춘기..          
















#
말의 의미와 삶의 의미는 다르다. 그것은 말은 꿈이며 삶은 현실인 까닭이다.
그래서 말이 만들어내는 꿈이 삶을 어루만져주지 않는다면 아마도 삶은 좀더 쓸쓸할 것이다.
우리가 삶의 쓸쓸함을 견딜 수 있는 것은 말이 만들어내는 저 불투명한 희망때문이다.


















ps 1 : 글을 쓸때마다 오랜만이라는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참 오랜만입니다 ^ㅡ^..



ps 2 : 이 글은 고민상담글이 아닙니다.
어떤 답을 바라는 글도 아닙니다.
왜 이런 사족마져 달아야 하는 회의감도 들지만, 이글은 그런 글이 아닙니다.
그냥 그렇게만 알아주길 바란다면 너무 무책임한걸까요?

만약에 그렇다면 쪽지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ps 3 : 항상 다 쓴글을 읽어보며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글을 과연 몇이나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주절주절 써놓은 글을 이리저리 잘라버리고 머리 속 이미지만을 쫒아 글을 쓰다보면 항상 알 수 없는 한편의 추상화같은 글이 되어버립니다.

가장 마지막 부분인 #은 일종의 설명서라고 보셔도 무방할 것입니다.
어떤 책을 읽다가 기억에 남는 문구여서 적었는데 정확한 출처는 흐릿하군요.
누군가 정확히 아신다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 4 : 좋은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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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이
06/06/04 02:36
수정 아이콘
가슴한켠에 좋은말 담아두고 갑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06/06/04 03:22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저는 21살때 군대에 있었답니다.. ㅠㅠ
06/06/04 03:31
수정 아이콘
저번에도 한번 말씀드렸지만 저와 참 많이 닮으셨네요.
사춘기를 빨리 벗어나셨으면 합니다. 전 느즈막한 나이임에도 것때문에 고생이군요.

조금은 비롱투유님이 걱정이 되기도 하고 저 자신을 채찍질하는 의미에서 댓글 남겨봤습니다...

쓰라고 생긴게 쓸데 없으면 안되지 않습니까.. ^^;
하얀그림자
06/06/04 09:21
수정 아이콘
후암, 저도 고등학생 때 상실의 시대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당시의 어떤 책 보다 포스가 강했죠. 지금도 상당히 기억에 많이 남는 책인데, 그 때에는 진짜 최고의 소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난해한 책이라고도 생각되네요.
래토닝
06/06/04 10:09
수정 아이콘
상실의 시대... 꼭 한번 접해보고 싶은 책이네요...요즘은 시험기간이라서 도저히 엄두가...
06/06/04 13:49
수정 아이콘
이 책 꼭 읽어보려고 하는데 저도 시간이 나질 않네요. 고등학생의 압박이...
7월 초에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꼭 읽어봐야 겠네요...저도 요즘 사춘기가 가속되고 있어서...
사춘기가 2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점점 가속되는 사람은 아마 흔치않을 텐데...
06/06/04 16:59
수정 아이콘
십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는 정말 책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습니다.
이 시점이 지나가면, 이 시점에만 얻을 수 있는 느낌을 더 이상 얻을 수 없을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이 그렇게 만들더군요.

.... 확실히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휴우.
CoNd.XellOs
06/06/04 21:03
수정 아이콘
항상 비롱투유님 글 기다리고 잇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검정색
06/06/04 23:13
수정 아이콘
"퍼렇게 온통 다 멍이든 억지스런 온갖기대와 뒤틀려진 희망들을 품고살던 내 20대..."

"혼돈과 질주로만 가득한 터질듯한 내 머리 속은 고통을 호소하는데 내 곁엔 아무도..."

이승환의 '붉은 낙타'의 한 소절입니다. 개인적으론 20대를 가장 잘 표현한 멘트가 아닐까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사자가 누구인지 확인해보지 않았습니다만 어쩜 저리 잘 뽑아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음악을 들을 때마다 감탄 또 감탄하곤 합니다. 비롱투유님께서 올려주신 건 상실의 시대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라 생각했었던 부분이네요. 예전에 읽었던 최인훈의 '광장' 마지막 부분과 분위기가 많이 흡사하다는 생각을 했었죠.
바람이
06/06/05 00:21
수정 아이콘
아..저는 20살때 그책을 읽었고 지금도 집에 있군요..

21살때 군대를 가서..그보다 훨씬큰 상실을 느끼고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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