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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5/11 18:22:28
Name 김인태
Subject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
조교를 맡고 있는 학부 수업 때문에 밤을 새웠더랬습니다.
아침 쯤 일을 끝내고 잠들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pgr를 들락거리며,
그렇게 세상에서 젤 무거운 눈꺼풀과 사투를 벌이는 아침이었습니다.
침대에 누우면 잠이 들까봐, 계속 의자에 앉아서 깨작거리다가,
결국은 참지 못하고 몸이 먼저 잠들어버려서 졸게 되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꿀맛같은 10여분의 시간을 보내게됐죠.

"엄마~ 나 30분 있다가 깨워줘~, ZZZZZzzzzzzz....."
"엄마~ 내일 오전에 약속있으니까 7시 쯤에 깨워줘~."
"엄마~ 나 혹시 공부하다 잠들면 때려패서라도 깨워줘. 1s4t5t6t8o9i~~~~유 니드어 메디컬 이머전시? 고고고"
"엄마~ 새벽에 박찬호 공 던지니까 4시에 깨워줘~."

문득 엄마가, 그리고 가족이 너무 보고싶었습니다.
석탄일~일요일 연휴를 간만에 고향에서 보냈는데도 너무 보고싶더랬습니다.
피곤할 때, "1시간 있다가 깨워줘"라는 말을 남기고,
어김없이 1시간 후에 절 깨워줄 엄마를 믿으며 잠들 수 있었던 그런 모습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객지에서 지낸지 만 6년이 지났네요.
갑자기 한 번씩, 아빠, 엄마, 누나가 가슴에 사무치도록 보고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고향에 두고온 영희 순이 은영이 진경이 선주 은숙이 민아...... 도 너무 보고 싶.. 컥! 헉! <- 삭제

저처럼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아가시는 분들은 오늘 제 기분 잘 아시겠죠.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 제가 믿을 수 있고, 저를 믿어주는 그런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
붙어 있으면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1시간도 안 돼서 같이 웃을 수 있는 그런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 얼마나 소중한 축복인지 느끼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가정의 달이라 그런가요? ㅆㄹ부대에 입대해서 그런가요?
엄마랑 아빠랑 누나랑 같이 살던 흙투성이 어린 시절이 많이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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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rizzle
06/05/11 18:33
수정 아이콘
음... 저는 '깨워주세요~' 는 못해봤지만... 그래도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떨어져 살면서 느끼게 되네요.

특히 밥을 먹을때, 그리고 아플때 가장 가족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우리집의 김치맛, 된장맛... 이런것들이 그립고...[그래서 항상 집에 내려가면 된장과 김치만 잔뜩 먹고 옵니다.]
夢[Yume]
06/05/11 18:35
수정 아이콘
객지생활 하는도중에
몸도 마음도 힘들때
어머님의 "아들~"목소리가 너무나 듣고싶은적이 있었답니다..
Silent...
06/05/11 18:39
수정 아이콘
전 아직 가족과 떨어져 있서 본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글쓴님의 심정을 알것도 같네요... 그나저나 인태님의 유게글은 정말 이해안되요 --;;
아레스
06/05/11 18:49
수정 아이콘
제 애인이 엄마가 없습니다..
간혹, 공익광고같은데서라도 "아무리 힘들지만, 엄마가 있어서 행복해요"라는 문구만나와도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가족의 소중함은 없을때 더 표시나는것같아요..
느림보
06/05/11 19:03
수정 아이콘
저는 부모님과 떨어져 5년넘게 지났는데..솔직히 처음 1달정도 제외하면 아무렇지도 않더군요..;; 불효자라 그런가..ㅡㅡ
06/05/11 19:14
수정 아이콘
덕분에 부모님께 안부 전화 드렸네요..
이럴때만 생각나는 불효자..ㅠㅠㅠㅠ
김인태
06/05/11 19:25
수정 아이콘
Silent...님, 이해하려 하지 마세요. 이해하는 순간 주변사람들로 부터 유머 없다고 '따'당하실 지도 몰라요.
밀가리
06/05/11 20:14
수정 아이콘
유학생입장으로 공감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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