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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12 14:34:18
Name 하얀나비
Subject 진정한 팬이란 무엇일까요?
예,  많은 분들이 선수가 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꾸준히 응원해주며 부진할 때는 부활을
바라며 기도해주고, 약진할 때는 갈채를 보내주는 그런 팬이라 말씀하시겠지요.

물론 제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팬들만 진정한 팬일까요? 선수
가 오랜 부진을 면치 못한다고 해서 그 선수를 질책하고, 혹은 은퇴를 말한다고 해서
그들이 정말 팬이 아닌걸까요?

팬들은 선수에게서 이상을 찾곤 합니다. 또한 선수는 팬에게서 일종의 영웅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접하기 쉬운 E-sports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지금도 어리지만 제가 더욱더 어렸을 적, 학창 시절엔 강도경 선수가 전성기를 맞이하
고 있었습니다. 제 성도 강 씨고, 연고지가 부산이다 보니 자연스레 강도경 선수를 응
원하게 되고 팬이 되었습니다.

하는 게임이라곤 스타밖에 없던 저는 프로토스였던 종족을 단지 '강도경'선수 하나
때문에 저그로 바꾸고 끊임없이 그의 플레이를 연습하며 그를 따라하려고 했었습니
다. 어느 경기든 응원했고,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강도경 선수는 점점 부진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점점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시
작합니다. 그때는 괴로웠습니다. 제가 응원하던 선수가, 제가 팬이 되었던 선수가 점
점 약해져서 패배로 시름하는 것을 보기가 힘들었지요. 그래서 스타에 대한 흥미마저
점점 사라지더군요.

에,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아주 열혈한 팬이었던 터라 그가 부
진하니 스타 경기 자체를 보기 싫었습니다.

아 살짝 말이 세었군요. 예, 그렇듯 선수는 종 팬의 영웅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영
웅은 영웅으로 남아있을 때 빛을 발하는 겁니다. 아무도 자신만의 영웅의 몰락이나 추
락을 바라진 않을 겁니다.

김동수 선수는 시기적절한 은퇴로 프로토스의 영웅이 되었고, 언젠가는 군대로 가게
될 임요환 선수도 이미 2번의 전성기를 맞이하여 은퇴한다고 해도 빛이 바래진 않을
겁니다.

선수가 고전을 면치 못해도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는 팬들도 참된 의미의 팬이지만 그
렇게 영웅은 영웅으로 계속 남아있으면 하는 바람을 간직하신 분들도 엄연히 팬의 일
원입니다. 결코 안티이기 때문에, 팬의 도리를 몰라서 그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
니다.

물론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런 바램을 드러내는 것은 결고 옳은 행동이 아니지만 그런
'소수'의 팬들에게, 아니 팬일지도 모르는 분들에게 진정판 팬분들은 너무 흥분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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狂的 Rach 사랑
06/01/12 14:42
수정 아이콘
한가지는 확실하죠. 은퇴란 소린 절대 못합니다. 은퇴는 선수가 가슴에 새길수 있는 충고,비판이 아닙니다. 그저 씁쓸한 상처만이 될뿐이죠. 은퇴란 소리는 그저 자기 만족을 위한 발언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네요.
06/01/12 14:53
수정 아이콘
굉장히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이런 공개적인 게시판에 '은퇴'를 바라는 글은 확실히 바람직히 않습니다. 그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현할 수 있지만...
일부 리플들이 아쉬움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인신공격에 가까운것들도 있네요... 아쉽습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표현의 방법이 바람직하지 못했지만...) 너무 몰아세우지 마세요.
06/01/12 14:57
수정 아이콘
개인적 전달이 아닌 공적 게시판에 은퇴하란 글을 팬을 사칭해서 올릴 수 있는 인간의 머릿속이 궁금할 뿐입니다.
나르샤_스카이
06/01/12 15:02
수정 아이콘
좋은글입니다..
하지만 이런글 아무리 올리셔도 씨도 안먹힙니다. 다들 먹잇감 하나 물었으니까요. 이런글 읽고 다시한번 생각해 볼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요?
저도 이런글 많이 썼는데 지치더군요. 오히려 악플까지 달리고..
저는 디씨를 보면 정말 노는게 가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이곳도 마찬가지네요. 차라리 겉포장없는 디씨가 더 나아보이기까지 하군요.
이곳은 너무 가식적이에요.
은하수
06/01/12 15:13
수정 아이콘
아름답게 떠날수 있다는것도 용기라고 생각해요.하지만 대부분 한계에 도달했을때 어쩔수 없이 떠나는 것 같아요
06/01/12 15:20
수정 아이콘
팬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선수의 입장은
다르죠. 팬은 영웅으로 남아달라면서 이야기하는 것일 수 있겠지만 선수
에게는 은퇴라는 말이 그렇게 다가오지는 못할 것입니다. 프로라는 말은
그 직업에 자신의 인생을 걸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니까요. 그러므로
그 바램을 함부로 내보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06/01/12 15:24
수정 아이콘
표현이 안좋았다라... 그걸 지적하면서 지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표현에 전혀 신경도 안씁니다.
핸드레이크
06/01/12 15:52
수정 아이콘
은퇴가 왜 못할말인지.. 자기 좋아하는거 소장하려는 욕구랑 비슷하다고 보는데.. 추하게 끝까지 게기다가 퇴출당하는거 보기싫은 사람들은 진정한 팬이 아니라는건 어디서 나온 발상인지..
영웅's물량
06/01/12 15:54
수정 아이콘
나르샤_스카이// 확대해석하시지 마십시오.... 몇몇 분들의 행동가지고 사이트가 가식적이니.. 하는 소리를 하실 자격이 없다고 보는데요?
나도가끔은...
06/01/12 16:02
수정 아이콘
사람이 가장 좌절하는 순간이 어느때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정말로 하고 싶고 바라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리고 자신의 열정과 노력을 남들이 몰라줄 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고시절 세상이 온통 유도 하나밖에 없는 줄 알았던 제 사촌동생은 허리부상으로 국대의 꿈을 접어야 했을때
몇 년동안을 폐인처럼 생활해야 했습니다.
자신의 재능이자 천직인줄 알았던 전공이 막상 사회에서는 흔하디 흔한 비인기 학과일 뿐이라는 사실에 좌절하고
사랑으로 키웠던 자식이 집안에 돈이 없음을 이유로 부모를 무능력자로 낙인찍을때 좌절하는 겁니다.

영웅이라...좋습니다.
어떻게 해야 영웅이 되던가요?
그들이 영웅이 되고자 그 길을 선택했단 말입니까?
멋진컨트롤로 엄청난 물량으로 수 많은 카페 회원들을 거느리고 싶어 프로게이머가 되었을까요?

그냥 좋아서 입니다.
요즈음은 프로게이머가 어린나이에 돈도 많이 벌고 게임만 해도 된다니까 어린마음에 동경의 대상인지는 모르지만
1~2세대의 그들은 정말 순수하게 게임이 좋고 그걸 하고 있으면 행복하니까...가 이유 아니었을까요?

가식이라고 표현 하셨나요?
내가 당사자라면 정말 마음아플것 같은 글이기에 어떻게 이렇게 말 할 수 있냐고 말하는게 가식으로 불리울 만한 일인가요?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은퇴해서 코치로 있는게 장래를 위해 좋을것이다?

나중에 자녀를 가지셔서 공부에 재능이 안보이면 공장 보내실건가요?
해보나 마나 뻔하니까?
프로게이머 하겠다고 나서면 흔한 말로 '다리몽뎅이'분질러 포기하게 만드시구요?

적어도 인간사이에 감정은 이성적으로만 해결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팬은 단순히 좋아한다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생각하기에 전 누구의 팬이라는 말을 쉽게 쓰지 않습니다.

물론 아니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그러나 권리에는 의무가 따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팬으로서의 '요구'라는 권리만을 생각하고 팬으로서 '지켜주어야' 할 의무를 생각지 않는다면
팬이라는 이름처럼 이기적인 집단은 없을겁니다.
진리탐구자
06/01/12 16:07
수정 아이콘
팬이란 것에 '진정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을만한 이유가 있을까 싶습니다.
진정한 팬이 아니라는 것은 결국 팬으로서 취해야할 자세라던가 의무를 이행치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팬에게는 그러한 것이 없습니다.
06/01/12 16:13
수정 아이콘
나도가끔은...// 감성만 내세우는 케이스가 문제지요
06/01/12 16:26
수정 아이콘
사람들은 자기 혼자말할 땐 용기가 없다가도
다른사람들이 같이 욕하면 자기도 용기를 얻어서 더욱 힘을내서
욕을 하는거 같더군요 군중심리인가..
포켓토이
06/01/12 16:54
수정 아이콘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신의 자식에게 평범한 길을 강요합니다.
특별한 길은 성공했을때 그 보상도 보람도 크겠지만 그만큼 실패의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리고 이미 인생이란걸 충분히 경험해보신 부모님들은 성공보단 실패가 인생에서 훨씬 더 가깝다는걸, 그리고 실패의 아픔과 고통을 알기에 애초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길로 가지 말 것을 자식에게 원하는거죠.
김정민 선수가 계속 프로게이머로 남아서 언젠가 불사조처럼 부활하는 것을 바라는 팬도 당연히 있겠지만, 그리고 그건 김정민 선수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소위 진정하든 진정하지않든) 다 마찬가지겠지만, 그건 객관적으로 봤을때 위험한 길입니다.
프로게이머라는게 아직 안정된 직업이 아니고 만약 떠날거면 빨리 떠나서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모색하는 편이 인생을 길게 봤을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김정민 선수의 부활은 보고 싶지만 그 위험한 길을 강요하기보다는 이제는 좀더 평안한 인생을 모색하면서 쉬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팬의 마음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김정민선수도 자기에게 기대하는 팬들 때문에 프로게이머의 길을 쉬이 포기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자기라도 나서서 만약 은퇴하고 싶으면 은퇴해도 괜찮다- 너는 할만큼 했다- 라고 말해주는게 어쩌면 김정민선수의 부담을 덜어주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옳다 그르다 이전에 이런걸 이해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게.. 역시 어려서 그런걸까요? 회원정보 좌악 한번 훝어보니 역시 80년대 후반생이 좀 많더군요.
나도가끔은...
06/01/12 17:16
수정 아이콘
포켓토이님//일리있는 말씀이라 생각합니다만...
위험한 길이기에 조금더 안정적인 무엇인가를 권유했다고 하기엔 마음아플만한 글이었죠.

인생에서 실패가 더 가깝기에 안정적인 직업, 직장을 바라고 그것을 얻기위한 교육을 바라는 건 맞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을 목표로 사는 자녀는 바라지 않습니다.
적어도 인생의 황혼기에서 무모하리만큼 도전적이었고 열정적이었던 때를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어...라고 말할 무언가가 없다면 너무 삶이 건조할것 같군요.

물론 김정민선수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세월이 흐른뒤 "그때 은퇴했어야 했어"라고 생각할 만큼 현재의 모습이 아름답지 못한건 절대 아니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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