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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1/24 19:16:14
Name 이재석
Subject '장인'을 무시하는 우리나라..
  
"LG에 온몸을 바친 나에게 옷을 벗으라고 하는 것은 야구인에 대한 모독이다."
 
김성근 감독은 훈련캠프로 떠나기 하루 전인 23일 LG 유성민 단장을 만난 자리에서 해임 통보를 받은 뒤에도 당당했다. 이 자리에서 김감독은 구단으로부터 "먼저 사퇴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나는 LG를 맡은 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구단이 원한다면 물러서겠지만 내가 먼저 그만두지는 않겠다."
 
김감독이 바늘방석 같았던 LG 감독직을 떠나며 구단에 남긴 마지막 말이다.
 
―사퇴할 의사가 있었나.
 ▲구단이 돕지 않으면 내년시즌이 어렵다는 생각은 했다. 그러나 사퇴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코칭스태프 조각 때문에 좌절은 했지만 구단의 안을 받아들이고 훈련지로 가려고 했다. 두산·기아 등이 일찌감치 내년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는 특별히 전력을 보강할 길이 없어 또 하나의 팀 전력이 될 수 있는 코칭스태프 조각에 신경을 많이 쓴 것이다.
 
―일본인 코치 2명이 문제가 됐는데.
 ▲세이케와 가토는 꼭 필요했다. 올시즌 투수들이 성장한 것은 양상문 코치의 힘도 컸지만 이들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감독이 힘이 없으면 선수단이 단합하기 힘들다. 내가 내놓은 코칭스태프 구성안이 구단으로부터 거부당한 뒤에는 이것이 걱정이었다.
 
―LG 라는 구단에 대해 말해 달라.
 ▲팬이 많고 관심이 많아 매력적인 팀이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누가 와도 소신을 펴기 힘들 것 같다. 내가 아니라 LG 감독직을 맡을 다음 사람을 위해서라도 LG는 바꿀 것이 많다.
 
―팀 성적은 좋지만 해임됐는데.
 ▲시즌 전부터 구단에서 나를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4강에서 떨어지면 해임될 것으로 생각했다. 힘들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야구 인기가 살아나도록 응원해 주신 팬들의 사랑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p.s  요번에 김성근 감독님을 엘지가 몰아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것 같습니다. 4-5위 전력을 준우승 시켰는데 해임이라니요.. 야구만을 생각한 한 장인을 홀대하는 우리나라.. 문제가 있는거 아닐까요.. 코리안 시리즈에서 김응룡 감독님이 김성근 감독님을 신이라고 추켜세우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삼성팬이기 전에 한국프로야구 팬으로써 이번 일은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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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석
02/11/24 19:17
수정 아이콘
그리고 코치 개편은 감독의 고유권한인걸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실버랜서
02/11/24 20:36
수정 아이콘
제목에서 문화재 복원을 진두 지휘하던 도편수들이 정치인들에게 밀려 복원 완공식에서 제대로 착석하지조차 못했다는 일화가 떠오르는군요.
조선시대 나랏님도 그들을 우대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인데 말입니다. ^^
Blackthought
02/11/24 22:29
수정 아이콘
참 아쉽고 너무 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LG 창단때부터 팬인데.. ^^;
이번 김성근 감독님 야구 참 좋은 바람이었던 듯한데.. 아쉽습니다.
확인사살
02/11/25 01:30
수정 아이콘
코치개편이 감독의 고유권한인건 메이저리그고요
한국은 아직 그런게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거 같네요
예전에 루머로 선동렬선수의 SK감독직 조건에도
코칭스태프의 배치권한을 달라한것만 봐도 없는거 같네요
한국야구도 그런 게 보장되었으면 하네요
황무지
김성근감독... 쌍방울때나 엘지때나...
참, '가난한' 팀, 제대로 선수 운용이 불가능한 팀만을 맡아서 시즌을 보낸 것 같군요... 엘지 구단이 감독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여건이나 만들어 준 적이 있었던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상대적으로 김응룡감독은 복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군요... 해태 타이거즈 시절의 살인타선에 그보다 더 살인적인 투수진... 지금은 최강의 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판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두 감독의 행로는 이렇게 다릅니다.
요 근래 스포츠계에 안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립니다.
아이스하키 선수의 경기중 사망 건, 여자축구의 대들보 숭민팀의 해체
(박종환감독이 팀을 떠나며 '자연스럽게' 해체되었답니다... 세계적으로 여자축구가 새로이 인기를 끌고 여자축구 월드컵에도 대비해야 하는데... 참 거꾸로 간다 싶네요),
이번의 김성근 감독 경질,
그리고 그거 아십니까? 한국 여자 프로복싱 챔피언이 받은 대전료는 '150만원'이랍니다... 허허...
이천수선수랑 유상철선수가 해외진출에 성공해야 할텐데... 울산현대 구단에선 안 보낼 심산이랍니다... 쳇.
우연이라도
02/11/25 17:05
수정 아이콘
한국의 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결과중시풍조와 위계질서의 타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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