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7/27 18:04:23 |
Name |
레인 |
Subject |
워3를 하는 이유... |
워3가 출시된 첫날만 해도 전 워3를 살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친구를 통해 얻은 와레즈판(?)을 해본 결과 싱글 플레이는 재미있고 잘 만들었지만..멀티 플레이는 그다지 재미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5만원이나 되는 가격도 부담스러웠구요. 그러나 그 다음날..전 바로 용산으로 달려가서 워3를 구입했습니다. 어차피 언젠가는 사게 될 거 같다는 불안감때문이었습니다.
그런 불안감의 근거는 스타크래프트와 관련된 저의 경험이었습니다. 98년 봄 스타가 처음 나왔을 때..전 동생이 친구에게 스타 씨디를 빌려와 집에 까는 것을 보고..그런 재미도 없는 걸 왜 까냐고 구박을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재미로 저런 게임을 하냐고 했었죠. 그러다가 98년말..스타가 인기가 많다는 소문에 한 번 해볼까..하는 생각으로 스타를 조금씩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해가 바뀌어 대학에 입학을 했는데..다들 스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는 사람 중에 스타를 안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스타가 기본 상식이 되어버린 분위기에 못 이겨 저도 남들따라 무한맵 팀플 위주로 스타를 했습니다. 그러나..무한맵에서 드래군만 맨날 뽑으니..금방 질릴 수 밖에 없었고..99년 1학기가 끝날 때쯤엔 스타를 거의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스타는 남들이 하니까 상식으로(?) 해두는 것이지 재미있어서 하는 게 아니었죠.
시간은 흘러 2000년 여름..디아블로2가 나왔습니다. 디아2가 나온 이후 몇 달동안 스타는 완전히 머리속에서 잊혀져버렸습니다. 당시 스타 길드 오프 모임에 나간다는 친구한테 아직도 스타 하냐고 물었던 기억도 나고(요즘은 제가 이런 소릴 듣죠-_-;;)겜방에서 제 옆에서 스타 하는 사람들 보면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스타에 무관심했던 제가 스타에 빠져들게 된 결정적인 걔기가 발생하는데..그것은 임요환 선수의 등장입니다. 임요환 선수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면서 스타라는 게 이렇게 재미 있는 것이구나라고 느꼈고..스타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1:1의 묘미를 알게 된 것도 스타에 빠져들게 된 한 요인이구요. 티비 드라마 보듯이 스타 중계 꼬박 꼬박 챙겨 보고...맨날 몇 시간씩 스타하고...늦바람이 참 무섭더군요. 늦바람이 나서 열심히 스타를 하다보니..스타에 무관심했던 지난 2년이 참으로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몇 년동안 스타를 빡세게 해온 고수 친구들과의 내공 격차는 너무나 크게 느껴졌고...스타 초기의 뒷 얘기들이나 예전 프로게이머들의 활약상...전략의 발전 양상..래더 시절 이야기 등을 친구들한테 듣거나 게시판에서 글을 보면 진작에 스타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스타의 역사를 직접 체험하지 못했다는 게 안타까웠죠.
워3에서는 스타에서와 같은 경험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전 요즘 워3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디아블로2처럼 나오자 마자 사람을 확 잡아끄는 느낌은 없지만...언젠가는 깊이 빠질만한 게임이라는 예감은 들거든요. 지금 워3를 하는 건 나중에 워3에 푹 빠졌을 때 후회하지 않기 위한 일종의 보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워3를 하는 이유는 혹시라도 늦바람 들까봐..미리 미리 해두는 것이다..이거 한 마디만 쓰기엔 머쓱해서 주절거려봤는데..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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