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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1/06 10:58:46
Name 나라키야
Subject [잡담] 선수목격담 ㅡ,.ㅡ
어제 회사 근처 중국집에 갔다가 김성제선수와 김현진선수를 보았습니다.
들어가면서 김현진선수와 잠깐 눈이 마주쳤는데 일단 드는 생각..

'어.. 모르는 사람인데 왜 얼굴은 아는 얼굴이지.. ㅡㅡ;;'

그런 의아함에 약간 길게 빤히 쳐다보았는데 나중에 김현진선수라는 걸 알아차리고 어찌나 민망하던지요.

카페나 여러 사이트에 올려진 '선수목격담(??)'을 보면서는 뭐 그런 걸 일일이 글로 올릴 것까지야 있나.
..라고 생각해왔었는데 말이죠.(그러면서 재미있게 보긴 했습니다. ^^;;)

실제 이런 일을 경험하니 정말 신기하더군요.
같이 밥 먹으러 간 회사동료들이 알아주지 않는 게 억울할 정도였습니다. ㅠ_ㅠ

경기를 직접 가서 본 적은 없지만 아마 선수를 경기석에서 보는 것은 새삼 신기할 게 아니겠지요.
그런데 내가 일상을 사는 공간에서 우연히 TV나 여타 매체를 통해서만 보던 인물을 마주친다는 것은..
어쩐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설레임을 주는 특별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TV에 나올 때 정말 세상의 욕은 다 뒤집어 쓰는 것만 같던 국회의원.님들이나 여러 정치인.분들도 말이죠.
선거철 때 시장거리에 나가 유세라도 할라치면 여기 저기서 악수하려 내미는 손길을 많이 받으시더군요.
그 분들조차도 일반인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한 부류라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이 먼저 생기는 가 봅니다.
(음.. 실제로 그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경험상.. ^^;;)

하물며 좋아하고 응원하는 이를 실제로 만났을 때의 그 기쁨은 어떠하겠습니까.
어제부로 왜 그런 옷이며 신발은 뭐였는지 뭘 했는지 누구랑 있었는지 등등.
이런 스토커성(??) 목격담이 줄줄이 올라오는지를 1000% 이해하게 되버렸습니다.

아무튼 같이 간 사람들이 저의 이런 반가움(??)을 제대로 이해해 주지 못하니 속이 상했더랬죠.
그래서 참다 못해 저한테 스타를 가르치려 무지 애썼던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나 오늘 점심에 프로게이머 봤어!!"
"진짜?? 누구??"
"김현진하고 김성제!!" <- 평상시 말을 할 때는 거의 호칭을 붙이지 않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ㅡㅡ
"나는 모르는데, 유명해??"
"........................."

그녀는 하는 스타를, 저는 보는 스타를.. 이런 취향 내지는 관점의 차이가 나타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역시 나의 반가움에 동참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더군요. 슬슬 집착의 조짐이..

"너의 자기는 겜방송 많이 보지?? 걔한테 얘기해서 대신 자랑해줘!!" 라고 했습니다. ㅡㅡ;;
".......................... 바보."
"이따 만나서 확인한다. 꼭 얘기해!!" 라고 꼭꼭 집어 당부까지 했습니다. 하하.. ㅠ_ㅠ

저녁에 만난 친구 그제서야 애인과 통화를 하더니 마구 웃습니다.

"야, 왜 싸인 안 받았냐고 그러는데?? 얘 굉장히 좋아한다."
"으하하~ 거봐~ 걔는 알아줄 거라고 믿었어!! 으하하~ 그렇게 유명한 선수들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

갑자기 후련해지면서 기분이 새삼 좋아졌습니다. 왕단순모드입니다.
그러면서 나를 능가하는 관심도를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자 다시 조신모드로..

"에이~ 그래도 나이가 있는데 어떻게 싸인을 받아~"
"나이가 뭐 어때서 걔는 저번에 강도경 싸인도 받았어." <- 역시 회화라 호칭생략.. ㅡㅡ
"진짜?? 아 그래도 식사 중인데 방해 되자나~" <- 라고 하면서도 자꾸 기분이 좋았습니다.

왜. 왜 기분이 좋았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아는 유명인을 실제로 봐서 기분이 좋았던 것보다.. (물론 이것이 일차적이지만요.)
나의 이런 특별한 경험을 이해해 주고 부러워해 주고 나의 오바에 동참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더 기뻤습니다.

아마 그래서 다른 분들도 이런 종류의 경험담을 올리시는 것이겠지요?? 아닌가요.. ㅡㅡ;;

흠흠.. 어쨌거나.. 단지 조용히 식사하셨을 뿐인데도 저에게 이런 즐거움을 주신 두 선수분께 고마움을..
그리고 시력이 약간 안 좋은 관계로 계속 째려봐서 역시 두 선수분께 죄송함을.. 전합니다. ㅡㅡ;;

그리고 진짜 잡담인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도 꾸벅~ 인사를 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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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06 11:09
수정 아이콘
김현진 선수와 김성제 선수가 무얼 먹었나요??
어느 중국집인지도 궁금합니다..(찾아갈것도 아니면서 스토커성 질문을..^^;)
나라키야
03/11/06 11:17
수정 아이콘
천토님/저도 스토커성 답변을.. 제 맞은편에 앉으신 이사님께 가려서 정확히는 못 보았지만 4분이서 요리를 하나 가운데 놓고 각자 식사를 시켜 드셨습니다. 김성제선수 여자친구분이 자장면 드시는 것만 확실히 봤네요. 그리고 그 중국집은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천부기'라는 곳인데 보통 중국집보다 깔끔하고 특이한 분위기여서 단골로 자주 가는 곳입니다. 주방장님이 중국분이시죠. 요리가 맛있어요. ^^
Terran_Mind
03/11/06 11:41
수정 아이콘
저..는 주로 동양선수들은 지하철에서 자주 목격하곤 합니다. 하지만 역시 소심하여..싸인은..;;(주로..몰래 도촬-_-v을 하곤...유유히 지켜보기만 하죠..;; )
지붕위1004
03/11/06 11:41
수정 아이콘
이런 얘기 들으면 저두 상경하고 싶어지는군요ㅜ.ㅜ
김성제 선수의 미모-_-를 실제로 보셨다니 그저 부러울 나름입니다.
근데 나라키야님은 올해 춘추가 어떻게 되시는데 계속 나이타령이신지...
그리고 스타를 즐기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
나이는 그냥 숫자일 뿐이지요^^;;
나라키야
03/11/06 11:50
수정 아이콘
지붕위1004님/나이라는게 상당히 상대적인 것이라 말씀하신 대로 즐기는데 아무 상관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카페 중고등학생 팬들을 보면 어쩐지 자꾸 제 자신이 작아집니다.. ㅠ_ㅠ
아 그리고 김성제선수는 정말 아이돌틱한 미모더군요. 등지고 앉은 모습에 김성제선수인가?? 하다 나가실 때 확실히 보았는데 얼굴에서 빛이 나더이다. ^^;;
자유지대
03/11/06 12:34
수정 아이콘
저는 저번달에 길거리에서 대니얼 리 감독을 한번 본적이 있죠.
정확히 말하면 이감독이 빠리 바케트 빵집에서 샌드위치를 먹을려고 한입에 왕하는데 창문너머로 지나가던 저와 눈이 딱 마주친겁니다.
처음에는 어서 많이 본 사람인데 하면서도 눈이 마주친 시점이 좋은 일이 아니었기에 그냥 지나갔다가 볼일을 보고 다시 지나가다가 빵잡앞에서 버스 기다리던 감독님을 다시 볼수 있었습니다.
그때도 어서 본 사람인데 하면서 옆눈으로 슬쩍보다가 다시 한번 눈이 마주쳤죠.
그 사람이 누군지는 한 20분후에 딱 생각이 나더군요.
03/11/06 14:07
수정 아이콘
전...김현진선수의 손가락을 실제로 보고싶습니다만.ㅠ_ㅠ 정말 이런얘기들을때마다 너무 부럽네요. 좋으시겠어요.흑..
매직핸드
03/11/06 16:16
수정 아이콘
저도 예전에 강남역에서 기욤패트리 선수를 보고는 어찌나 반갑던지
나도 모르게 "안녕하세요."란 인사를 했더랬죠 -,.-;;;;
정말 이상한 녀석이군 하는 표정의 기욤 선수...
무지 쪽팔렸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좋더군요~~
나라키야 님 기분 이해합니다 ^^
나라키야
03/11/06 16:52
수정 아이콘
매직핸드님/저도 다가가 인사하고 싶은 충동을 무지하게 느꼈습니다. 이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BlueZealot
03/11/06 19:36
수정 아이콘
정말 뜬금없는 소리겠지만 저 UFO 봤습니다.;; 친구들이 그러더라구요 그거 딴거본거 아냐?? 그건 구름도 비행기도 연기도 봉다리도 아니였습니다. 그건 UFO였습니다....
냉장고
03/11/06 23:38
수정 아이콘
저는 메가박스앞 스타벅스에서 kor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모임을 갖는것을 우연히 보고 무척이나 들떴었는데 같이 있던 친구는 그런 절 신기하게 보더군요...하기야 이 나이에 연예인도 아니고, 그 친구에게는 그저 젊은이(?)에 불과한 남자애들을 보며 소란을 떠는 제가 걱정스러워 보였겠지만요...^^;
바다위를날다
03/11/08 00:09
수정 아이콘
아흑..ㅜ_ㅜ 대체 어디서 보는 겁니까..저도 보고 싶다고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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