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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0/09 10:46:58
Name 미남불패
Subject [레슨]땡땡이
프로터스를 수행중인 친구와 대 테란전을 논합니다.

테란하는 다른 친구와 한참 게임중인 친구는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 마린 메딕 드랍에 프로브가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넥서스와 몇몇 건물에 불이 붙은 걸로 봐선 이미 수차례 드랍에 당해온 것 같았다. 드랍온 병력을 막으러 온 친구의 병력은 공발업 질럿... 대 테란전 상성관계를 모르는 친구로선-테란하는 그 친구도 마찬가지지만...-대 저그전에서 꽤나 강력한 모습을 보이던 공발업 질럿을 사용했던 것이다.

나 : 친구. 땡땡이(옵져버)는 왜 안뽑나?
친구 : 아까 드랍와서 터져버렸네.(로버틱스 팩실리티를 말함인듯...) 어차피 젤럿으로 쓸어버리면 되네. 기지 아작나는데 또 드랍오나 보자고.

상대 테란친구는 입구를 막지 않았다. 대신 바락과 서플라이로 이쁘게 둘러쌓인 벙커두개와 시즈 몇기로 탄탄하게 방어가 되어 있었다. 벙커주위에서 강강술래하다 죽어가는 질럿... 흥분하는 친구... 그 와중에 또 드랍이 떨어졌고 친구의 흥분도는 치사량에 육박하고 있었다.

나 : 친구 여유를 가지시게. 지나친 흥분은 조루로 가는 지름길일세.
친구 : 아... 미치겠네... 어쨌든 저색히 기지앞 멀티도 없으니까 조만간 말라 죽을걸세. 죽기전에 맘것 발악해 보라고 해...
나 : 상대가 드랍을 하거든 섬멀티를 의심해 보는게 좋네. 저 친구 필시 11시 섬멀티 먹었을게야.
찬구 : 아... 어떡하지?
나 : 말했잖나. 땡땡이가 필요하다고.
친구 : 흠...

친구는 옵져버 보유하는데 들어가는 돈을 몹시 아까워 하는것 같았다.

나 : 자네 공포영화가 왜 무서운줄 아나?
친구 : ......?
나 : 변태 살인마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일세.
친구 : 헐...
나 : 자네가 드랍이 언제 어디로 떨어질 줄 몰라 느끼는 압박감을 즐기는게 아니라면 땡땡이 띄우시게. 땡땡이는 럴커나 다크 보이게 하는데만 쓰는게 아니거든. 어둠에 잠긴 자네 미니맵을 보시게나. 뭔가 두려움이 밀려오지 않나?
친구 : ...그렇군.

친구는 여전히 옵져버 보유하는데 들어가는 돈을 굉장히 아까워 하는것 같았다. 전방 소초에서 기나긴 섹터를 거닐며 근무시간의 대부분을 잡담으로 보냈던 친구에게 정찰의 중요함은 그리 와닿지 않았던 것일까? 나는 부득이 친구의 마우스를 빼앗을 수 밖에 없었다.

나 : 자네가 주력으로 쓰는 질럿은 가스를 먹지 않네. 사실 대 테란전에 주로 쓰이는 질럿 드라군 조합을 하다보면 가스가 남기 마련이지. 이 남아도는 가스로 땡땡이든 템플러든 어렵잖게 뽑을 수 있다네. 하템 한마리만 대기하고 있어도 마린 매딕드랍은 무의미 해지지.
친구 : 그렇군.

테란친구의 기지를 땡땡이로 환히 밝힌 뒤...

나 : 역시 11시 섬을 먹었군. 여기 드랍할라고 마린매딕 대기중인거 보시게. 어... 태우는군. 역시 본진으로 날아오는구만. 마중나가 줘야 겠지?      드라군들아... 손님 받아라.
친구 : 허허... 내리도 못하고 죽었군.
나 : 이제 땡땡이의 효용을 알겠나?
친구 : 엉... 땡땡이도 정말 필요한것 같네.
나 : 땡땡이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건 상대방이 뭐낼줄 알고 가위바위보 하는 거랑 똑같네. 머 물론 역량이 비슷하다는 가정하에 말이야...
친구 : 알겠네 친구. 앞으로 땡땡이 애용해야 겠어.

그 게임은 알비터의 리콜로 멋스럽게 끝냈고, 이어서 친구에게 프로터스의 대 테란전 정석플레이가 왜 드라군 옵져버인지, 테란이 왜 탱크 벌쳐인지 설명을 해 나갔다. 친구에게 정석 플레이에서 질럿과 마린매딕이 생략되는 이유를 설득시키는건 꽤나 힘든 작업이었다. 아... 친구. 테란안보고 살 순 없잖나...


짜투리 하나. 친구들과 술을 거하게 마시고 노래방을 갔을 때였습니다. 전 호기스럽게 "오늘 노래방 오빠가 쏜다"고 외쳤죠.(아.. 여자일행은 없었습니다.) 덧붙이기를 나혼자 다 쏘면 너네가 부담스러워 할테니까 조금씩만 성의를 보이라고 했죠. 같은날 아침 잠에서 깨고 지갑을 확인해보니 제가 노래방에서 쓴돈은 천원이더군요. 단돈 천원으로 그리 크게 생색내다니...(순풍산부인과의 박영규도 아니고..)
헐헐... 인생 별거있습니까..

짜투리 둘. 오늘 이 미남불패라는 아이디를 즐겨쓰던 왕자병 보균자 친구넘이 휴가를 나옵니다. 나이어린 고참들한테 맞아 죽을줄 알았는데 용케 살아서 휴가를 나오네요. 어제 마신 술이 덜깨서 속도 안좋은데 큰일입니다. 더 큰일은... 그친구가 휴가 나오기 전에 여자 장만해 놓으라고 전화로 하도 닥달을 해서 '오빠만 믿으라'고 큰소리 쳐놨는데 세상에 믿을 오빠 하나도 없게 생겼다는 겁니다. 누가 군바리 아니랄까봐... 휴가나오기 전부터 여자 찾는건 어쩜 내 군바리적하고 똑같은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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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여우
03/10/09 10:53
수정 아이콘
아으....조루 조심해야 하죠..........
잘 봤습니다.
03/10/09 11:22
수정 아이콘
언제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땡땡이... 멋집니다. 로보틱스 퍼실리티에서 나오면서 [땡땡땡땡....]
아... '어떻하지->어떡하지' 입니다. [어떻게] [어떡해]가 올바른 용법이지요.
항즐이
03/10/09 11:41
수정 아이콘
빼았 -> 빼앗 입니다.
TheMarineFan
03/10/09 11:54
수정 아이콘
-> : 이것을 이것으로 ^^; 그냥 개그로 봐주세요..
03/10/09 15:39
수정 아이콘
땡땡이라고 해서 수업을 포기하고 나가는 내용인 줄 알았습니다...재미있네요~
석양속으로
03/10/10 00:13
수정 아이콘
하하...오늘도 웃고야 말았습니다. 요즘 올라오는 글들이 많아서 제가 좋아하는 분들의 아이디만 보고 들어가는데 미남불패글도 꼭꼭 챙겨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는 글이 조회수와 댓글이 많지 않은게 저로서는 진짜~~ 이해되지 않네요.. 저같은 팬을 위해 꼭꼭 계속 연재해 주세요...^^
보드카 레몬
03/10/10 00:26
수정 아이콘
미남불패님의 '스타 가르치기'에 대한 글을 무척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옵저버를 땡땡이라고 지칭하시다니~ 하하하하! 짜투리 하나를 보니 제가 술마시고 난 후의 일화가 기억나네요. 후배들에게 술 사준다고 한 다음날...제 지갑 속에는 돈 한푼 나가지 않았더군요. 술 마시고 뻗은 선배의 지갑에 손을 대기 미안해서 자기들끼리 돈을 낸 겁니다. 정말 순진하고 착한 후배들이죠? 웃음~
사고뭉치
03/10/10 19:19
수정 아이콘
저도 땡땡이가 옵저버일꺼라는 것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항상 미남불패님과 친구분과의 대화체는 독톡합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지요.

그나저나 한글날을 기준으로 한글 사랑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데,
맞춤법이면 맞춤법, 띄어쓰기면 띄어쓰기... 둘다 형편없는 저는 점점 설곳이 없어지는군요. 흑흑...
(게다가 과한 ... 의 사용까지. 티 밖에 없네요. 에휴~)
미남불패
03/10/10 19:43
수정 아이콘
맞춤법 교정했습니다.
술독에 빠져서 댓글을 미쳐 확인 못했네요..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한글날 지나고난 리플이니까 이모티콘 용납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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