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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3/10 18:24:06
Name 래쉬가드
Subject [일반] 지난번 대선부터 묵혀온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이네요
선게니까 가벼운 글 끄적입니다.

지난 대선, 많은분들이 마찬가지이셨겠지만
출구조사가 발표되고, 결과가 확정되고 나서의 결과는 말 그대로 '멘붕'이었지요.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수 있을까 참담해하면서
당선인의 신분으로 위풍당당하게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박근혜를 보며 마음이 꺼져내려가는 것 같았습니다.
이건 뭔가 잘못된것 같은데.

그러면서 결국 체념하며 현실을 받아들이고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어보기를
내가 모르는 어떤 것을 다른 수많은 국민들은 믿고 맡겼으리라 생각하며 위안삼으려 했습니다.

그렇게 온나라가 유례없이 반반으로 좍 갈라져 팽팽하고 치열하게 맞서던 선거였죠.
세대와 시대의 대척점에 있던, 우리나라의 모든 분열과 갈등의 상징과도 같은 선거였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그 승리자가 완전히 소멸했습니다.
그날부터 마음속에 자리잡았던 불편한 응어리들이
헌재의 주문과 함께 후련하게 녹아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Pgr에서도 그런 말이 나온적 있었죠.
과연 박근헤가 대통령이 되지 않고서도 나중에 그 추함을 낱낱이 드러낼수 있었을까
구시대의 썩은 정치세력을 단죄하고 국민적 심판을 받게 할수 있었을까

어쩌면 지난 대선의 뼈아픈 패배는
대한민국에 뿌리깊이 박혀있던 유신의 망령과
지저분한 정경유착 구세대정치의 암덩어리같은 저열함과 부정함을 수술해내기 위해
생살 깊숙히 메스를 찔러넣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좀 다른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합니다.
박근혜의 부역자들은 지금 당장까지는 호흡기를 붙이고 살아간다 하더라도
구심점도 없고 명분도 없이 쪼그라들 가능성이 큽니다.
보수와 진보라는 용어로 대립했던 정치지도도 점차 새롭게 씌여져서
이름은 같더라도 다른 보수와 다른 진보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것 같습니다.

오늘 커다란 암덩어리를 수술한 대한민국이
쉽지않은 항암의 과정을 버텨내며 보다 상식과 정의가 살아있는 국가로 회복되기를 비랍니다.
다시는 이런 국가적인 암덩어리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민은 끊임없이 경계하고 감시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박근혜를 뽑지 않았지만 민주주의 절차를 거쳐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의 한사람으로
그 책임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명백하게 잘못한것이 드러나는 뻔뻔한 대통령인데도 끌어내는게 이토록 힘들고 어려울 정도로
민주주의는 녹록한것이 아닙니다. 국민이 고생한건 선택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을 진 것이기도 합니다.

다음 대선에서는 이번에 호되게 당했던것 기억하고
정말 심사숙고해서 바른 사람에게 권력을 줄 수 있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의식의 흐름에 따른 조잡한 글을 이만 맺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축하한다 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조금 더 나아진 대한민국에 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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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테트
17/03/10 18:41
수정 아이콘
지난 4년간 너무나 많은걸 잃었습니다
소중한 국민의 목숨을 잃었고
외교는 고립되었고 민주주의는 후퇴했으며 무능과 부패로 사회는 갈등이 극에 달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점이라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됨으로써 그의 부패와 그의 민낯이 공개되었고 보수라고 자칭하는 가짜보수들의 민낯이 한꺼번에 확 드러났고 그 적폐를 청산할 확실한 명분과 아직은 국민이야말로 이 나라의 중심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7/03/10 18:47
수정 아이콘
대선기간이랑 대선직후 비아냥대던사람들 다 어디갔나요
Been & hive
17/03/10 20:52
수정 아이콘
그분들 박리을혜의 실체에 기겁하면서 같이 정권욕하는 걸로 압니다.
최근 박근혜 지지자는 물론이고 자한당 지지자조차 찾기 힘들죠. 적어도 피지알에서는요.
김테란
17/03/10 20:05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입니다.
단순히 박근혜를 찍은 사람들만의 책임이 아니라 그런 사람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게 가능했던 사회 자체가 문제였던거죠.
조순제의 말이 묻히지 않는 사회였다면, 폭로하는데 목숨을 걸 만큼의 용기가 필요한 사회가 아니였다면,
양심있는 비주류 언론들에 좀 더 힘을 실어줬더라면, 우리들 각자 조금씩 더 관심을 더 기울였어야 했다 반성할 부분이 있습니다.
마치 세월호 유가족들이 사고 전에 사회문제들에 대한 자신들의 무관심을 스스로 질책하듯 말이죠.
17/03/11 09:31
수정 아이콘
아..대선 직후 여기저기서 기어나왔던 사람들 보고 싶다. 지금은 또 다른데서 쿨한척 박근혜 까는 척 하고 있겠지. 그러고 또 선거때는 문재인은 싫어 하겠지. 어쨌건 최후 승리는 이쪽인듯. 끄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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