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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4/06 13:28:17
Name 여망
Subject [일반] [정치문학] 블리자드, 그리고 한국의 야권

"오늘은 아무개의 만용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하네."

소위 '선거' 카테고리로 엮여 있는 이 글에서 '블리자드'라는 단어는 다소 낯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워크래프트'에서부터 최신의 '오버워치'까지 다양한 웰메이드 게임을 만드는 게임 제작사인 블리자드의 게임들은 나름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이 세계관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현재 우리나라의 야권과 오버랩되는 면이 있어서 그 세계관과 캐릭터들을 차용하여 오늘날 한국 야권의 상황을 살펴보는 글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글을 전개하기에 앞서, 최근 발표된 와우 크로니클에서 절대악의 대명사였던 살게라스조차 스스로의 정의와 동기를 가지고 행동하듯이 본 글에 등장하는 모든 세력과 캐릭터들의 선악 구별은 무의미합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자신과 자신이 속한 그룹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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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타리온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불타는 군단과의 기나긴 싸움의 시작, 즉 약속의 날을 대비하기 위하여 아제로스에 왔지만 계약직인 자신의 처지는 딱히 달갑지 않습니다. 옴짝달싹하기 힘들 정도로 꽉 짜여진 자신의 역할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자신에게 힘을 부여한 티탄들을 생각합니다. 티탄... 아제로스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고대신과 티탄의 싸움은 아직도 회자될만큼 처절한 사투였습니다. 고대신의 지리하고 끈적끈적한 공격에 티탄 동료들은 하나, 둘 치명상을 입고 무대 밑으로 떨어져 나갔지만, 홀로 남은 티탄의 수장 아만툴은 끝끝내 그 모든 공격을 견뎌냈습니다. 아만툴의 맷집에 놀란 고대신 무리들은 한편으로는 아제로스를 떠나 잠시 다른 차원에 몸을 숨겼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제로스에 봉인된 것처럼 잠잠해졌습니다. 고대신과 티탄 중 그 누구도 승자는 아닌 듯 했고, 싸움이 처절했던만큼 아제로스 역시 황폐해졌습니다. 그러나 약속의 날은 시시각각 다가왔고, 황폐해진 아제로스를 복구하기 위해 용의 위상들이 선택되었습니다.

넬타리온 역시 이 시기에 용의 위상으로 선택받아 아제로스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큰 임무 그리고 그에 따른 큰 권한... 약속의 날을 생각하면 그 무게감에 짓눌리면서도 자신의 위치에 약간의 희열을 느낍니다. '그런데, 약속의 날 다음은?' 약속의 날이 주는 무게감이 큰만큼 그 다음날에 대해서는 티탄들 역시 어떤 언급이 없습니다. 다만, 약속의 날의 결과에 따라 계약기간이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시 넬타리온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자신보다 먼저 아제로스에 서식했던 알렉스트라자나 말리고스는 자신과 같은 고민은 없어 보였지만, 자신은 그들과는 처지가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넬타리온..." 누군가가 넬타리온을 부릅니다. "느조스인가?" 이 존재는 티탄과 싸웠던 고대신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다른 차원으로 몸을 피한 고대신 무리를 따라가지 않고, 스스로 봉인된 것처럼 조용히 아제로스에 머물렀습니다. 다만 아직 다른 차원의 고대신들과 교감이 끊어지지는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고민하고 있군. 재밌어. 이렇게 큰 힘을 갖고 있으면서도 고민을 하다니..." 느조스가 빙긋이 웃으며 넬타리온에게 접근합니다.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는 법이지..." 넬타리온은 별 일 아니라는 듯 시치미를 떼지만, 느조스는 이미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네 고민의 실체를 알고 있어. 약속의 날, 그 날 이후... 왜 힘을 가지고도 행사하지 않는거지? 힘이 부족한가? 그렇다면 더 큰 힘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지."

어느 날 넬타리온은 아제로스의 모든 세력들을 불러모아 [용의 영혼]을 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약속의 날이 주는 무게감과 불타는 군단의 강력함을 피력하면서 그에 대적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모두들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용의 영혼]이라고 하는 강력한 권능이 넬타리온에게 주어졌고, 이 사건이 아제로스의 운명을 뒤흔들게 됩니다.

[용의 영혼]을 얻자마자 넬타리온은 평소 껄끄러웠던 알렉스트라자를 아제로스에서 추방합니다. 그와 동시에 이제 자신의 조언자가 된 느조스의 숙적이었던 말리고스 역시 힘을 잃고 권좌에서 내려오게 됩니다. 많은 반발이 있었지만 [용의 영혼]을 가진 넬타리온 아니 데스윙의 권세에 저항할 수 없었고, 그는 내친김에 다른 차원의 고대신들을 배려해서 아제로스 한켠에 자리를 마련해주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옭아매던 약속의 날과 관련된 계약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큰 일이 벌어졌습니다. 약속의 날의 결과와 상관없이 아제로스에는 대격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격변의 끝에 아제로스가 어떻게 재편될지는 아직 섣불리 추측할 수 없지만, 누군가의 출현은 예측 가능합니다. 약속의 날이 지나고 대격변이 오면 그 분께서 다시 나타나실 것입니다. 그리고 별빛으로 속삭이시겠죠.

"나는 은퇴를 경험한 적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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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깽이
16/04/06 13:31
수정 아이콘
넬타리온은 김종인 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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