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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17 17:39
노무현 대통령 시절 나온 경제 정책들은 대부분 삼성연구소에서 나온 거라는 얘긴 들었어요. 10년의 민주정권이 상대적으로 청렴했고, 절차적 민주화나 복지에 신경쓰긴 했지만 한나라당과 정책이 과히 다르지 않은 걸로 보입니다. 노회찬 대표가 쓴 '덜 나쁜 보수'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건 진보적인 정치관을 가진 사람에게나 와닿는 말일것 같긴 하네요.
10/05/17 17:51
제가 이따가 집에 가서 시간이 나면 좀 더 자세히 쓰겠습니다. 일단 실랄히 - > 신랄히가 맞구요. 우리나라의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 출신이 많습니다. 자연스레 미국 중심의 경제를 생각하게되죠. 한국이 미국 의존도가 높고 제도나 사회정책, 정치구조 등 미국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하준 교수는 미국의 실증주의 중심의 경제계에서는 인정을 못 받는 편입니다. 대신 유럽 학계에서 명성을 떨치고 계신 분이죠. 관료를 비롯하여 경제인까지 대체로 미국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미국을 스탠다드로 생각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장하준 교수 역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비판하시지요. 한미 FTA 현상을 주관하신 대표분이 지금 삼성에 가 있습니다. 그 분만 보더라도 그 분이 미국을 본받아야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계셨고 그 신념을 바탕으로 한미 FTA를 추진하셨지요. 관료가 은퇴한 뒤에 기업의 자문 혹은 이사자리를 얻는 것 역시 미국에서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한미 FTA를 찬성하든 찬성하지 않던 한미 FTA의 본질은 경제 - 사회제도의 미국화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미국의 경제구조와 사회제도가 우리가 지향해야할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FTA에 찬성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장하준 교수도 인정하는데요, 다만 국민들에게 신자유주의-FTA 안하면 쇄국주의고 우리나라가 FTA안하면 더 이상 수출 못할 것 같이 호도하는 모습을 많이 비판하시지요. 미국스탠다드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둔갑하는 현실에 대해 날을 세우시는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에는 미국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그럴바에는 적극적으로 그것을 추진하자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했던 정태인씨의 말을 들어도 한미FTA는 한일, 한중, 한EU FTA 다음에 마지막 순서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을 무리하게 앞당긴 것이지요. 그 일이 노무현 대통령이 신자유주의를 찬성했다는 일의 가장 큰 논거로 쓰이는데, 아마도 임기 전에 치적을 남기고 싶었던 것으로 정태인씨는 해석합니다. 이라크 파병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 명분으로는 맞지 않더라도 실리를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실행에 옮기는 것이 노무현식 실용적 우파 노선이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라크 파병은 실리도, 명분도 없는 것이라 생각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실용 우파로 규정하는 것은 제 용어, 제 생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하기에 한미 FTA도 실행해야 실리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겠죠. 유럽식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것은 우리의 현실에 맞지 않다. 따라서 미국식 경제정책을 추진해야한다는게 참여정부의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지난 10년간 집권했던 국민의 정부 - 참여정부의 노선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기간에 비정규직이 본격적으로 양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각자가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겁니다. 역사가 판단해줄 일이지만, 한국이 미국방식을 따른 것이 옳을 수도 있고 그를 수도 있는 겁니다. 신자유주의라고 무조건 악을 매도할 순 없습니다. (현실에선 신자유주의에 찬성하는 세력이 더 많죠.) 저는 기본적으로 장하준 교수의 의견을 지지하는 편입니다만, 악의로 참여정부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 역시 삼성으로 대변되는 재벌세력-경제계 세력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소신있게 정책을 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에 반해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기득권 옹호적이라는 인상(몇 가지 근거가 있는)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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