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8월 말의 일입니다. 06년도 9월에 첫만남을 가진 곳이 요환 선수의 생일파티 현장이었는데 07년도와 08년도에는 아쉽게도 한 번은 없었고 한 번은 못 갔기 때문에 오랜만에 찾아 온 기회를 잃을 수 없어 주일 일찍 예배를 마치고 종로로 향했습니다. 지하철로 2시간 반을 타고 도착했을까요? 기분 좋은 느낌이 저를 반기고,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저를 알아보시곤 인사도 해주셨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고 여러 가지 게임을 했습니다. 그러나 전 한 마리 옵저버가 되었습니다. 이유는 혹여 제가 오신 분들한테 피해가 되면 안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두 가지 게임이 종료 되었을 때쯤이었을까요? 요환 선수는 저를 발견하고
“어?! 지슈~왔네. 게임 같이 못해서 심심하지? 행사 끝나고 보자.”
저는 흐뭇하게 웃으며
“알았어. 형. 신경 쓰지 말고 거기 그 분들 이기시게 잘 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어. 알았어.”라고 답하고 게임에 열중하더군요.
한참이 지나 행사가 끝날 무렵 팬 카페 운영진들은 온 분 모두에게 장미꽃을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행사의 피날레 타이밍이 왔음을 직감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피날레 때는 늘 요환 선수가 무대 중앙에 있고 팬 분들이 앞으로 나와 장미꽃을 나누어주곤 했습니다. 그러면 요환 선수가 팬 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허그를 해주었습니다. 많은 인파 속에 저를 잠시 잊고 있던 형은 저를 발견하곤
“지수야! 참…”
제 곁으로 다가와서는
“언제 왔어?”
“어. 새벽부터 준비해서 오늘 주일이니 예배드리고 온 거지 바로. 형 보려고.”
“에이. 내가 뭐라고 네가 이러냐… 에휴 이리 와 봐.”
그리고선 저를 꽉 안아주었습니다.
많이 흔들렸지만 전 이 사진을 좋아합니다. 형 손에 들린 종이는 응원 글입니다. 안아 주면서 요환 선수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안해. 항상. 못 챙겨줘서…”
“무슨 소리야. 내가 미안하지…”
행사가 마무리 되고 인원이 다 빠져나간 후 저는 요환 선수에게 말했습니다.
“형, 밥이나 먹을까?”
“어. 좋지”
밥 먹으러 가서는 본인은 먹는 둥 마는 둥 저만 주느라 바쁜 바보 요환 선수. 저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힘들었지?”
“어, 조금…”
“그래도 힘을 좀 내 봐. SKT도 중요하지만 나한테는 임요환이 본진이야.”
한참을 있더니 알았다고 했습니다. 아니,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후 요환 선수는 자유의 날개를 준비했고 열정을 다했습니다. 그 열정에 본인도 후회 없길 바라고 저는 박수를 보내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이 미안합니다. 그의 선수 생활에 압박을 넣은 것 같아서요. 가연 누나의 마지막 글에 묘사 된 요환 선수의 말이 맘이 아픕니다.
“형. 미안해. 정말 미안해. 다만 어떤 식으로든 형이 이 판에 대한 열정을 회복했으면 해. 그리고 혹여 그렇지 못하더라도 형이 행복하기만 바랄 뿐이야…”
Written by Love.of.Tears.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11-04 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