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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9/15 11:00:10
Name lovehis
Subject 메카닉 유닛 예찬
  집단의 강함이란 멀리 있는 산처럼 홀로 고귀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단순한 그러나
어딘가 부족한 구성원들이 응집력 있게 결합 되었을 때 나타나는 천박한 아름다움이다.
이런 천박한 아름다움의 극을 보여주는 메카닉 테란을 보면서 그 우연적이고, 위태롭지만
단단한 조합이 보여 줄 수 있는 강함을 난 동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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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의 어머니의 품에도 안길수 없는 날개 꺾인 하늘의 제왕(1). 인간에게 불의 마력을
알게 해준  프로메테우스의 간(2)을 탐한 죄 값 일까요? 왜 당신에게는 어머니의 품도
허락되지 않았을 까요? 잠시라도 안주할 수 없어 이리로 저리로 전장을 누비는 당신의
치열한 모습을 보면 난 차라리 당신이 잠시 쉬어갔으면 합니다. 그런데 우숩지요? 당신
이 잠시 당신의 태어난 곳에서 쉴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면 당신의 친구들은 멀리 망각의
레테를 건너 하데스의나라(3)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비록 당신이 당신 전우
들의 나약함의 죄를 대속 하기 위해 태어났지만, 당신의 죽음이 당신 친구들에게는 구원
이라는 것을 알기에, 비록 짧은 생명을 사는 당신이지만 자랑스러워 하시겠죠. 메카닉
의 완성자 Saint Eagle(4) 도 당신 을 경배하는 마음으로 당신의 가족이 되고 싶어 하였
으니까요. 당신은 왕위를 찬탈 당한 제왕에서 꽃(5)이된 것이니까요.


  신화시대부터 내려온 최강의 전사. 테트라그라마톤(6) 이름의 군대에 대한 도전자.
하지만, 당신은 그 조약한 돌팔매(7)에 생명을 빼앗긴 이교도 장군의 이름을 공유 하고
있어서 일까요? 아니면 그의 업보를 대신 하기 때문 입니까? 대지를 뒤덮은 상대 앞에서
한없이 작아 보이는 커다란 당신을 보면 서글퍼 지기까지 합니다. 또한 당신이 가진
케리어에 대한 스토커적 사랑을(8) 보면 차라리 당신은 지금 당신의 모습이 아니라 하늘을
나르는 그 무엇이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곤 합니다. 하지만, 달려오는 상대의 독수리
때(9) 앞에 자랑스럽게 두 발로 서서 당신보다 강할 수도 있는 당신 전우들을 지켜
주는 당신의 모습은, 당신의 다른 친구들은 보여 줄 수 없는 당신만의 자랑(10) 이라는
것은 당신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당신은 비록 상황에 의해 당신의 의지가 아닌 필요
조건(11) 때문에 전장에 끌려 나오곤 하지만, 이제 당신에게 말하겠습니다. 당신은
아름다운 조연 이라는 것을.


  순수한 힘의 발연. 반역과 충정의 역설의 이름(12). 공성(13)을 한다는 것이 무엇 일까요?
그건 어쩌면 왕위 찬탈을 위한 반역의 행위를 의미 하는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에게 주어진 반역자의 오명 보다는 당신의 강함을 즐거워하시는 군요. 당신
의 낙천적인 모습에서 나오는 경쾌한 Ride of Valkyries(14)의 선율 속에 당신에게
달려드는 적들은 참담함을 느끼겠지요. 당신은 분명 강합니다. 하지만, 난 당신도 잘아는
당신의 강함 속에 숨겨져 있는 당신의 위태로움을 바라봅니다.(15) 그리고, 당신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당신이 가진 그 위험한 능력(16)에 괴로워 하는 당신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슬퍼하거나 최책감에 휩싸이지는 마세요. 모르고 계셨나요? 당신의 친구
들은 당신의 그런 당신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당신이
쏘아 올린 천둥에 맞으면서도 당신을 절대 원망하지 않는 다는 것을. 왜냐하면 당신의
순수한 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 입니다.


  날개를 꺾인 제왕, 돌팔매에 쓰러진 이교도의 장수, 그리고 반역과 찬탈의 이름을 가진
그 세 친구들은 지금도 어느 곳에서 서로에게 의지해가며 살아 가고 있겠죠.  

----------------------------------------------------------------------------------------------------------


  비록 당신의 혈관에는 뜨겁고 검붉은 피 대신 정류된 베스핀 게스가 흐르고 있고,
당신의 눈에는 눈물보다는 당신이 무너트린 적의 피가 흐르지만 난 당신의 모습을
동경하고 당신의 순수한 폭력적 에너지에 대한 끝없는 믿음을 보냅니다.(17)




주.
(1) 벌쳐(vulture) : 독수리, 콘도르.
(2) 신화에 의하면 인간에게 불을 알려준 죄로 프로메테우스는 날마다 낮에는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 먹히고, 밤이 되면 간은 다시 회복되어 영원한 고통을 겪게 되었다고 한다.
(3) 신화의 의하면 인간이 죽으면 망각의 강 레테를 건너 히데스의 나라, 즉 저승에 간다고
    전해 진다. 경기 중 벌쳐가 갈 곳이 없어지면 그 경기는 지는 것이라는 의미.
(4) Saint Eagle: 메카닉의 완성자(혹은 창시자) 김대건선수의 아이디. 본문에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거짓말 일수도 있다.
(5) 벌쳐는 메카닉의 꽃으로 불린다.
(6) 하나님의 이름.
(7) 성경의 따르면 골리앗은 다윗의 돌팔매에 죽고 만다. 그런 이유일까? 골리앗은
     지상 유닛에게 유독 약점을 보인다.
(8) 골리앗이 케리어를 따라다니며 공격하려 하는 것을 표현
(9) 비행 유닛
(10) 다른 메카닉 유닛은 공중 공격력이 없다.
(11) 메카닉에서 골리앗은 필수 유닛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상황에 맞게 생산하곤 한다.
(12) 시즈 탱크는 죄고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자랑하는 유닛이다.
(13) 중세시대의 공성의 의미는 어쩌면 왕위를 노린 반역이 아니였을까?
(14) 시즈탱크를 수없이 클릭하면 시즈 운전병이 행진곡을 부른다.
(15) 시즈탱크는 대공 능력도 없고, 시즈 모드에서는 근거리 공격도 불가능 하다. 또한
     연사력도 떨어져 다수의 HP약한 저글링 같은 상대에게는 비교적 약한면을 보인다.
(16) 시즈탱크의 스프레쉬 데미지는 같은편에게도 들어간다.
(17) 드레곤 라자에 나오는 말중에 "바이서스 왕가의 핏줄에는 구정물이 흐른다." 라는
     말이 버스에서 문뜩 떠올라 이글을 쓰기 시작 했다.  


  직장에서 눈치보면 급하게 쓴 글이라... 영... 버스에서 생각했던 그 느낌이 안나네요.
뭐... 그래도... 이렇게 라도 쓰지 않으면, 잊어 먹고 혹은 귀찮아져서 안쓸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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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15 11:09
수정 아이콘
오, 멋있어요.>.<

글이란 게 딱 생각날 때 안 쓰면 그때의 느낌이 저 멀리로 사라져버리죠. 그래도 너무 멋진 글이라 부러워요...ㅜ.ㅜ/
슬픈비
04/09/15 11:19
수정 아이콘
음..오랫만에 LOVEHIS님의글을 봅니다^^ 잘읽었으요~
비롱투유
04/09/15 11:25
수정 아이콘
(주)를 참고해야지만 저 같은 바보는 이해가 가네요 ^^..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총알이 모자라.
04/09/15 11:32
수정 아이콘
또 GG
Milky_way[K]
04/09/15 11:42
수정 아이콘
오오 러브히즈님 멋져요+_+!!
저에게 두세번읽기를 강요하시는 글을!!;;
종합백과
04/09/15 16:14
수정 아이콘
풀썩..
비오는수요일
04/09/15 16:57
수정 아이콘
lovehis님의 아이디와 글을 발견하는 순간, 저는 반가움과 동시에 곤혹스러움을 느끼곤 한답니다.
얼마나 또 즐거움을 줄까.... 동시에 얼마나 머리를 아프게 할까....
그래도, 주석을 다셔서 몽매한 우자의 이해를 돕는 편의를 제공하셨네요....
머리아파도 좋습니다.
'게보린'은 항상 제 손 닿는곳에 있으니까요.
전에, 제 loveletter에 언급되셔서 당황하셨죠?
오늘 또 당황하시겠네요.
좋아합니다~
*남자는 즐이라고요? 네네, 압니다, 알아요~
비오는수요일
04/09/15 17:14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당신의 고양이 (당신을 엿보는 타인의 고양이들은 제외)는
여전히 그대로인가요?
양정민
04/09/15 18:02
수정 아이콘
다 읽고 나서 보니 lovehis님//의 글이었네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신 것 같은데...너무 반가워요!
그나저나 벌쳐를 '대지의 어머니의 품에도 안길수 없는 날개 꺾인 하늘의 제왕' 이라고 표현하시다니...놀랍습니다ㅠ_ㅠ(감격)
아케미
04/09/15 18:27
수정 아이콘
lovehis님 글에는 언제나 GG치네요. 계~속 써주실 거죠?
벌쳐 시즈탱크 골리앗, 이 세 유닛이 대답하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걸 보면(특히 탱크가T_T) 역시 저는 테란 유저임에 틀림없습니다. 멋진 글 고맙습니다. ^^
그리운 아키텍
04/09/15 19:14
수정 아이콘
몇줄 읽다가 스르륵 내리는 나....

gg친 사람이 나뿐이 아닌 것에 위안을 느끼지만 (총알님 감사),
엄청난 향학의 열기가 일어남은 어쩔 수 없다.
(요 몇년은 글자 몇 안되는 그림책만 읽은 듯....... 크윽, 아줌마는 다 안다.)

lovehis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두고봅시다. 언젠가는 나도 복수를....( 어느 세월에~ 먼 산)
그리운 아키텍
04/09/15 19:26
수정 아이콘
다 읽었습니다. (승리 -_- v)

특히나 벌쳐의 " 죽기 위해 태어났고 당신의 죽음이 당신 친구들에게는 구원이라는 것이" 에서 가슴이 저립니다

lovehis님 덕분에 벌쳐가, 골리앗이, 쉬즈탱크가 생명을 얻었군요.
더욱 처절한 아름다움을 가지는군요.
연합한국
05/07/01 08:09
수정 아이콘
드라다..잇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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