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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18 09:06:13
Name LastStage
Subject [기타] 한국 축구는...
이제와서 이런 글 쓰기도 참 뭣하죠....
네... 참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제 플레이를 보니 한국축구에 대한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이 보이더군요...

장점
1. 중반에서의 적절한 패스커팅
-중반에 있는 미드필더들은 대부분 항상 열심히 뛰어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많은 찬스가 이 상황에서 이루어졌구요. 특히 상대편이 수비->중반 또는 중반->중반으로 공을 줄때 압박해주는 것도 꽤나 인상적입니다. 그리스전 추가골이나 아르헨전 골도 수비쪽의 공을 커트해서 넣어버렸죠.

2. 비교적 원활한 풀백의 공격가담
-우리나라의 전술이어서인진 모르지만 풀백들이 헌신적으로 사이드공격에 지원을 해줍니다. 특히 이영표선수는 드리블과 괜찮은 수비력으로 공수에서 한 사이드를 거의 혼자 떠맡는 느낌도 들정도니까요. 그 외에도 풀백들은 사이드 뿐만아니라 중간에 패스연결점으로도 쓰이고 상대의 수비에 조금 더 압박을 주는 일도 합니다.

3. 다양한 공격루트
-단조롭다고 하는 분들이 많겠죠. 네 단조롭긴 합니다. 하지만 단조로운 상황에서 선수가 바뀐다면요? 수비수들은 비록 지역방어, 대인마크등등 여러 수비법이 있죠. 하지만 결국 한 수비수는 최소한 다른 한 선수를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예상하고 있는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가 올라가고 공격이 활성화 되니 바늘구멍같은 수비진도 주먹만큼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사이드공격에서는 많은 기회를 잡긴 햇습니다. 중반은... 박주영선수가 너무 힘들어하네요...

단점
1. 패스워크의 포스트
-말이 좀 이상하긴한데요. 이게 제일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국의 공격쪽 패스는 딱 고정입니다. 땅볼패스는 공이 발밑에 도달하길 기다립니다. 특히 어제 이런식으로 많이 뺏겼죠. 패스를 받으러 가질 않고 기다리기만 하니 상대편은 몸싸움할 필요도 없이 뺏어갑니다. 공중볼은 너무 박주영 선수한테만 몰아주기 식입니다. 물론 최전방 공격수는 박주영 선수가 혼자 들어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때 공을 돌려서 공격수를 한명이라도 더 박스에 집어넣는 것이 더 공격성공의 확률을 높여줬을거라 생각합니다.

2. 수비의 혼란
-그리스전은 무난햇습니다. 비교적 수비가 할만큼은 했다할까요? 그런데 아르헨을 만나는 순간 그 수비진은 완전히 막장궤도를 따라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중앙 수비수들은 박스에 선수가 들어오는데 붙어주기는 커녕 골키퍼 시야를 막고있습니다. 양 사이드는요? 특히 오범석 선수의 실책이 엄청 컷죠. 그건 수비의 플레이가 아니라 미드필더에서 엄청 빠른 선수를 잡을때나 쓰는 플레이입니다. 그리고 첫 자살골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자살골을 먹힌 이후 수비수들은 공을 건드리려 하지 않았고 결국 아르헨의 공격수들은 한명만 제끼면 바로 프리가 되는 상황이 연출됬던거죠.

3. 공을 빼앗는 움직임
-우리나라 선수들은 항상 상대편이 공을 키핑하고 있을때 뒤에서 무조건 달려듭니다. 하지만 이것은 앞뒤로 둘러싼 상황에서 앞 선수가 상대 선수를 압박하고 빼앗는 것인데, 무조건 뒤에서 달려드니 앞쪽이 빈 상대선수는 뛰어가고 결국은 반칙이죠 뭐... 그리스전은 결과가 좋았지만 어제는 아르헨 선수들이 느린것도 아니고 그저 뒤에서만 들이받으니 절묘한 위치에서 준 프리킥이 늘 수 밖에요.

4. 고질적인 한국축구
-한국축구의 최대약점. 그것은 바로 공에 너무 부담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백패스, 무리한 오버랩, 수비에서의 밋밋한 볼처리등...
어제도 공을 바로 패스해주기보단 키핑해서 자꾸 안전한 상태로만 가려 했죠. 그게 큰 실수였습니다. 아르헨 선수들은 빠른 스피드로 공을 뺏고, 한국 선수들은 계속해서 적극적이기보단 경기를 끝내기 위한 시간보내기 정도만 하는... 한국국대축구가 역전이 비교적 적은(제가 본것만 그런가요?) 이유중 하나가 되죠.
이 상황을 만든 것은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입니다. 공을 가져서 좋은 플레이를 보이면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고, 실수를 하면 엄청나게 질타합니다. 특히 학생시절에서는 유난히 선후배니뭐니해서 실력이 좋은 선수라도 실수하면 바로 까입니다. 이런 식의 축구교육만이 진행되니 부담되는 상황에서는 공을 받는 것 자체가 무섭겠죠. 아무리 해외에 나가서 활약하고 했지만, 지금 시기에 그 몸에 배인 것이 없어질리가 만무하죠. 오늘도 경기 끝나고 여러 선수들이 엄청 욕 먹을 것입니다. 네 욕 먹어야죠. 못했으니까. 그런데 아주 다음 경기 출전에 대한 희망까지 꺽어버리죠. 물론 이 경우는 네티즌들 일부의 죽이기도 있었겠지만요...


아무튼 어제 축구를 보고 너무 답답해서 이런글 한번 씁니다. 당최 2002년이나 2006년이나 2010년이나 선수만 달라졌지 자잘한 부분은 바뀐게 없어요. 이러면 16강은 또 경우의 수만 따지다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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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이라네
10/06/18 09:10
수정 아이콘
장점을 찾아내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전 어제 하는 짓꺼리를 봐서 장점이란 장점은 찾아보기가 힘들어서 포기했는데;;
10/06/18 09:14
수정 아이콘
저는 그리스전은 수비수가 큰 실수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리스가 공격을 하지 못해 수비수가 실수할 기회가 없다고 봅니다.
(그리스의 몇번의 공격도 대부분 센터링이나 역습밖에 없었으니 크게 선수들 놓칠일도 없었구요)
어제 경기 보니까 가관이더군요. CB 두선수들 자기 지역에서 왜 선수를 그렇게 많이 놓치나요.
2,3,4번째 골 모두 선수를 놓쳐서 먹힌 골이고, 3,4번째 골은 공격수 주변에 이영표 선수 1명밖에 없더군요.
LastStage
10/06/18 09:16
수정 아이콘
아 그러고보니 글에 엔트리 문제도 빠졌군요. 뭐 이건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10/06/18 09:26
수정 아이콘
어제경기는 우리선수들이 너무 얼어 붙은게 느껴졌습니다.
분명히 실력과는 다르게, 패스미스도 너무 많았고 상대 돌파에 수비진영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죠.
게다가 수비에서 공격전환시에도 그리스전과는 다르게 90년대 뻥축구로 돌아갔더군요.
북한 수비진이 브라질전에서 공격수가 압박들어와도 차분하게 패스연결로 진행하던것과 비교되어 아쉬웠어요.
그래도 축구 모르는게... 어제 염기훈선수 그 슛이 들어가기만 했어도,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왔을것 같은데요.
영국해설로 보는데 해설자가 참 많이 비판하더군요. 개인적으로도 이청용선수가 패스열어줬을때 저건 못넣을 수가 없겠다 싶었는데...
10/06/18 10:17
수정 아이콘
단점의 4번에 급공감합니다.
우리나라는 실수에 대해서 너무 관대하지 못해요.
그래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틀에 박힌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플레이밖에 할 수밖에 없죠.
어제 경기도 메시만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자기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위축된 게 가장 큰 패인이라 봅니다.
불운한 자책골에 불안감이 배가 되었고 선수들 마인드컨트롤이 되지 못한 거 같아요.
그걸 다잡아주지 못한 허감독의 한계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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