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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7/08 08:33:05
Name i_terran
Subject [소설] 불멸의 게이머 33화 - 모두가 바라는 결말
[소설] 불멸의 게이머 33




33  모두가 바라는 결말



헬스테이션 504층
둘의 이야기는 조금 더 진행 된 상태였고 라데온은 잠깐 자리에 일어서서
거대한 통유리로 된 헬게이트 시티를 내다보며 말했다.

“그 소년은 거대한 악을 박살내고 결승전에서 승리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지옥의 인간들은 그 소년의 승리를 보고 자신들도 희망을 가지게 될 거야.
그리고 그 소년은 자신이 처음에 원했던 대로 자신의 삶을 찾는데 성공한다...”

히로스는 라데온의 말을 묵묵히 들었다. 라데온은 그 장면을 그려내듯이 계속해서 얘기했다.

“모두가 바라고... 모두가 원하고... 지금 모두가 꿈꾸는 스토리 아닌가?
이런 이야기의 결말에 대체 누가 이의를 가질까? 안 그래?”

그러나 히로스는 도저히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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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호들의 회식자리
건호의 경기는 여러 가지 점에서 많은 충격과 의외성을 몰고 왔다.
지옥에서 인간이 결승전에 진출했는데 그 상대가 최강의 마력을 가진 히로스였다는 점.
그리고 그 히로스와 게임을 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위기를 가졌다는 점.
특히 건호의 마지막 승부인 5세트 키보드 키세팅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상상을 넘어서는 부분도 존재했다.
그리하여 건호의 경기는 당일 재방송시에 더 큰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몇 년 사이 최고의 시청률과 VOD조회수를 기록하게 되었다.

회식자리인 음식주점에서 아마트라는 그 답지 않게 소리쳤다.

“건호 오늘 진짜 멋졌다.”

건호의 경기가 가져 온 효과는 게임의 흥행에 따라 일정한 지분을 배정받는 선수와 선수소속사에도 영향을 준다.

“오늘은 보너스 받았다, 실컷 마시자 마셔.”

겨우 3명, 건호 아나이스 아마트라 3인이 조출한 회식이었지만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아나이스와 아마트라는 거의 만취상태. 건호도 오늘은 나이의 벽을 넘어 많은 량은 아니지만 술잔을 기울였다.
그러나 건호 입장에서 불만도 존재했다.

“난 사실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는데...”

물론 승리한 것은 좋지만 <기억소거>로 인해 그 승부의 과정을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그 감격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없었다. 아마트라도 건호의 그 고충을 이해하고 있었다.

“건호, 히로스가 날려버린 네 기억은 되찾는 방법을 찾아볼게.
적어도 결승전 상견례 전까지는.... 가능할 거야. 그건 분명히 전력에도 문제가 될 테니...”

아마트라의 설명에 따르면 마법에 의해서 문제가 생긴 것은 마법에 의해서 다시 바로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전에도 최면 마법 등, 상대 플레이어의 뇌에 영향을 미치는 마법은 사후에 처리를 하는 방법이 있었던 것이다.
이번 히로스의 <기억소거> 같은 경우는 그게 첫 번째 사례였고 그래서 그에 맞는 방법을 찾는데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건호는 신기해서 물었다.

“정말 기억을 찾을 방법이 있어?”
“전에 히로스한테 졌을 때부터 그런 쪽으로 준비를 했었어...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지...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그런 복원마법에 대해서 정보가 들어왔지 뭐야.... 젠장,  사실 미리 알았다면...”

아나이스가 끼어들었다.

“약간 쉽게 이겼겠지만, 이런 감격은 없었을 거야.”
“그래요 최고의 코치님.”

아나이스와 아마트라는 다시 술잔을 부딪쳤다.
건호는 사실 술맛을 모르기 때문에 계속되는 술잔 부딪치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순 없었다.
그렇게 아마트라와 아나이스는 자신들이 더 기분이 좋아서 연신 마셔댔고 건호는 조금 뻘쭘해졌다.
건호는 사실 매우 놀랐다. 아나이스야 그렇다치고 아마트라가 생각보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이 신기했다.

“이봐 하급양복... 너 술 세다...”

라면서 아나이스는 화장실로 향했다. 건호가 걱정되어 부축하려 했다.

“이봐 괜찮아 아나이스 화장실까진 갈 수 있어?”
“너 나 무시해?”

아나이스는 그렇게 건호의 부축을 뿌리치고 홀로 화장실로 향했다. 건호는 조금 걱정되기도 했지만,
오늘은 생각보다 고급술집에 불량배처럼 보이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건호는 안심을 했다.
그렇게 아나이스가 떠나자 아마트라와 건호 사이엔 잠시 대화가 끊겼다.
그런데 아마트라가 반듯하게 허리를 세우고 건호에게 말을 걸었다.

“건호.”

아마트라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또렷하고 정확했다는 것에 건호는 놀랐다.

“아마트라 별로 안취했군.”
“그래.”

건호는 아마트라가 하급악마지만 접대와 비즈니스에는 상당히 단련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마트라는 똑똑한 목소리로 말했다.

“건호. 다시는 말하지 않겠다.”
“뭐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난 생각해.”

아마트라는 뭔가 심각한 듯이 얘기하려 했다. 건호가 물었다.

“뭐가 늦지 않았는데?”
“건호..... 악마가 될 생각은 없냐?”

아마트라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표정에는 장난이나 농담이 섞여 들어가 있지 않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악마?”
“그래”

아마트라의 그 표정엔 과거에 건호에게 악마가 되라고 권유할 때의 영업사원 같은 목소리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건호는 의아했다.

“왜?”
“왜냐고 묻진 말고... 그냥 악마가 될 생각이 없느냐고...”

건호는 더 이상했다.
지금 아마트라가 건네는 말은 그 이전의 아마트라의 어떤 말투와도 느낌이 달랐다.
건호는 그런 아마트라의 태도에는 약간 적응하기 힘들어서 되물었다.

“뭐가 그냥이야?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뭐 이유를 대라고 하면... 지옥에는 아무래도 인간 보다는 악마가 어울리기 때문이겠지.
인간과 지옥은 어울리는 존재가 아냐.”

아마트라는 약간 고민하면서 대답했지만 건호에게 아마트라의 대답은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그래도 건호는 자기 입장을 밝혔다.

“악마가 될 생각은 없어.  지금 난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런 가능성 을 통해서 지옥을 곧 떠날 거니까.”
“그렇게 생각 하냐?”
“......”
“그래. 그러려면 지옥테란을 이겨야 하겠지.”

아마트라는 건호의 대답에서 뭐가 섭섭한 건지 아니면 뭔가 안타까운 건지 혼자서 술을 들이켰다.
건호는 정말 아마트라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오늘은 뭔가 달랐다.

“이상해 아마트라.”
“뭐가?”
“너 정말 예전의 그 악마.... 아마트라가 맞아? 지금은 꼭...”
“......”
“꼭 나를 걱정해서 악마가 되라고 얘기해주는 것 같잖아.”

건호는 말하면서 자신이 느꼈던 위화감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었다.
아마트라는 대답하지 않고 ‘풋’하고 웃었다. 건호는 말을 이었다.

  “처음 지옥에 왔을 때 아마트라는 날 참 많이 협박했었지.
지옥에선 인간이 잠도 자지 못하고 죽도록 일한다고...
그런데 그렇게 죽도록 일해도 인간은 억울하게 죽지도 못한다고... 여기가 지옥이라서 그렇다고...”
“......”

건호는 감흥에 잠겨 지난날을 회상했고 아마트라는 그 말을 들으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런데 지금 난 꿈만 같아. 비록 죽을 고생은 했지만... 난 지옥에서 하고 싶은 일을 다 해내고 있어. 마치 기적처럼...”

오늘 건호의 승리의 감격과는 조금 구별되는 그런 감격을 건호는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그러자 아마트라는 그 감격에 맞장구 쳐주는 대신 술잔을 다시 한 번 들이켰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약간은 취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

“그래... 건호..... 아무튼 내가 예전에 했던 말은... 그런 거구..... 네 입장은 알았어. 악마가 되지는 않겠다는 말.”

건호는 단호하게 자신이 악마가 될 생각이 없음을 말했다.

“그래 난 악마가 되지 않아.”

그때 화장실에서 돌아온 아나이스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내 욕했지? 여자가 화장실 오래 간다고.... 이것들... 나처럼 이쁜 여자가 술마셔주는 것도... 감사하게 알아야지.”

주제파악을 잘하는 이쁜 여자인 아나이스의 자화자찬이 한동안 이어졌고 그리고 회식은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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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이스는 술에 더 취하자 말 수가 줄어들었다. 건호는 그게 속편했다.
아마트라를 보내고 건호는 아나이스와 자신의 옥탑방으로 돌아왔다.
건호는 의외로 아나이스가 주사를 부리지 않고 그 높은 옥탑방으로 얌전히 걸어 올라가는 것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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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나누기. 이제는 익숙해진 작은 옥탑방 안에서의 서로 보이지 않는 벽에 동의하고
실제 의 양쪽 벽에 붙어서 잠에 빠져든다.
그런데 건호는 오늘만은 이상하게 잠에 쉽게 빠져들지 못하고 있다.
분명히 몸은 피곤할 텐데 잠이 오지 않는 이상한 현상. 그런데 건호는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설마 이러다 잠에 들면 ....’

건호는 갑자기 꿈과 현실이 바뀐 것은 아닌가 하는 공포에 빠져들었다.
사실 지금이 꿈이라도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자고 일어나니 히로스에게 이긴 것, 그게 바로 지금이다.
그리고 건호는 발견했다. 술에 곯아 떨어져 자고 있어야 할 아나이스의 숨소리가 매우 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저 여자도 안자나?’

건호는 생각했다.

“건호야 괜찮아?”

그리고 건호는 놀랐다. 그 여자가 자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을 자세히 관찰하고 있었다는 것도

“뭐.... 뭐가?”
“너 지금 뭔가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 그게.”

어느새 아나이스는 달빛에 반사되어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건호는 아나이스란 존재에 대해서 놀랐다.
이제는 자신의 숨소리만 들어도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정도로 가까운 존재가 된 것이었다. 건호는 사실대로 말했다.

“지금 내가 잠이 들면 지금 이 현실이 꿈이라서 .... 꿈이 깰까봐 두려워.”
“......”
“잠에서 깨면 지금이 모두 꿈이고 난 다시 히로스와 경기를 준비하기 전으로 가는 그런 거. 지금이 너무 믿기지 않는 꿈 같아서.”

건호가 그렇게 말하자 아나이스는 조용히 웃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나이스가 말했다.

“걱정마. 설마 꿈이라고 해도 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알고 잠에서 깨어나는 거야.”

아나이스의 지적은 정확했다. 그 말을 들으니 건호는 마음이 무척 편해졌다.
하지만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자신은 그렇다 치고 꿈과 현실을 혼동할 일도 없는 아나이스는 왜 잠을 못 잔 것일까? 그래서 건호는 물었다.

“아나이스는 왜 잠을 못자고 있었어?”
“......”
“뭐 걱정이 있는 건 아니지?”
“그냥...”

아나이스는 표정을 봐도 건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고 했다.
하지만 건호는 알지 못한다. 지금 표정으로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건호는 모른다.
생각보다 아나이스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는 건호. 그래서 건호는 넘겨짚어서 얘기하려고 했다.

“곧 내가 떠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서 걱정 하는 것 아냐?”
“......”

전에 반인반마인 시절의 아나이스는 모르겠지만
지금 인간인 아나이스는 건호의 코치라는 직업 외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러니 건호가 이번에 우승해서 지옥을 떠나 귀생을 하게 되면 홀로 지옥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걸 생각하니 건호는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건호는 말했다.

“아나이스... 난... 아나이스 소원도 들어주고 아나이스가 잘 살도록 도와주고 싶은데... 내가 떠나게 되면... 그러니까...”
“.......”
“미안. 나도 내가 무슨 말하는지 잘 모르겠어.”

건호는 괜히 말을 꺼냈다가 스스로 수습도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러자 아나이스가 말했다.

“그건 니가 걱정하는 거구. 난 걱정 안 해.”
“진짜?”
“그땐 능력 좋은 아마트라한테 빌붙어 살아야지. 많이 친해졌으니.”

과연 아나이스다운 생각이었고 실현성도 충분해 보였다.
아마트라는 처음엔 아나이스를 무척 싫어했지만
어느덧 술잔을 기울이며 고락을 함께 나누는 사이가 되었으니 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성실한 아마트라는 무슨 짓을 해서건 아나이스를 굶겨죽일 일은 없어보였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니 건호는 갑자기 화가 났다.

“그래 잘 먹고 잘살아라.”

건호는 확 돌아누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었다.
자신이 아나이스를 두고 지옥을 떠난다고 해도 아나이스가 죽거나 이상한 직업을 가져야할 일은 없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면서 건호는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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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호의 꿈.
건호는 자주 꿈을 꾸는 체질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꿈은 아주 깊고 마치 현실처럼 선명하다.
건호의 꿈이 가진 비논리성에도 불구하고 그 선명함은 오감을 통해서 전해져 온다.
먼저 건호가 느낀 것은 이 전에는 기억 속에선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었다.

‘죽어선 안 돼. 죽...’

물론, 전지적 시점에서 건호는 이미 이 말을 경험한 적이 있다.
히로스와의 마지막 5set 직전 모든 것을 포기하려 했던 건호에게 서광과 같이 내려온 어떤 목소리. 어떤 기억. 어떤 사고.
그러나 지금의 건호는 <기억소거>로 인해서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죽어선 안 돼. 죽는 건 나중에라도 죽을 수...’

점차적으로 하나의 문장을 완성시켜나가는 그 꿈의 목소리는 너무나 서글펐다.
그리고 절박했다. 건호의 기억 속에서는 남아 있지 않은 그 기록의 목소리는 건호를 향해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죽어선 안 돼. 죽는 건 나중에라도 죽을 수 있어. 하지만....’

그러나 꿈이라는 것은 여전히 비논리적이다.
건호의 꿈에서 어떤 이의 목소리를 통해서 완성되려던 문장은 다음과 같이 이상하게 마무리 되고 만다.

‘죽는 건 나중에라도 죽을 수 있어. 하지만.... 오늘만 가능해.’

그 말에 상처를 받는 것은 우선적으로 건호.
그리고 그 말은 건호의 가슴에 다음과 같은 이상한 문장으로 결론이 나버리고 말았다.

‘죽는 건...... 오늘만 가능해.’

건호는 이제 스스로 그 꿈을 거부한다. 그러면 그 꿈은 물러가게 된다.
그렇게 건호가 꾸는 꿈의 전편은 막을 내린다. 그리고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도록 건호의 꿈의 후편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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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호의 두 번째 꿈
칠흙 같은 어둠. 건호의 새로운 꿈에선 먼저 느껴진 것은 시각도 청각도 아닌 촉각이었다.
무엇인가가 건호의 손을 잡고 있었다. 건호도 그것을 꼭 부여잡고 있었다.
마치 너무나 소중한 무엇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것은 젓가락처럼 앙상했지만 여러 개의 가닥이 이어 붙어 있는 것이었다.
건호는 곳 그 막대기의 가닥이 5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건호는 그것의 모양을 유추해서 그것이 정체를 알아냈다.

‘사람의 손 뼈?’

갑자기 건호는 소름이 돋았다. 자신이 잡고 있는 것은 어떤 누구의 손뼈란 말인가?

‘두렵다. 버리고 싶다.’

그러나 건호는 손을 놓을 수 없었다.

‘대체 왜?’

건호도 왜 그것을 놓을 수 없는지 알 수 없었다.
아주 실오라기 같은 불빛이 건호의 머리 위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건호는 자신이 부여잡고 있는 손뼈의 주인을 바라보게 된다.

지옥테란
지옥테란은 건호의 손을 꼬옥 부여잡고 있었으며 건호도 그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건호는 그러나 놀랐다. 지옥테란의 모습은 처참했다.
의자의 상반신에 해당하는 등받이와 의자의 하반신에 해당하는 의자 받침이 분리되어 있었었다.
그것은 인간으로 따지면 허리가 끊어진 것과 같았다.

‘이.... 이런.’

끊어진 허리에선 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건호에게 지옥테란은 적이다.
건호의 소원을 파괴하는 기계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지옥테란의 처참한 모습에 측은함을 느끼고 있었다.
아니 이것은 측은함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이었다.
그리고 소리도 문자도 아닌 직접적인 언어 그 자체가 들려왔다.

구해줘. 구해줘. 네 목숨을 걸고.... 나를  구해줘

건호는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옥테란이 건호에게 하는 말이었다.
건호는 몸서리가 쳐졌다. 그러나 그것은 놀랍게도 공포나 두려움이 아니었다. 연민 동정 슬픔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을 향한 분노.

꿈은 비논리적이다.
그러나 꿈보다 우리의 현실이 현실적이라고 말할 근거는 없다.
우리는 시작도 불명이고 끝도 불명인 시간과 공간 안에서 살아간다.
시작과 끝이 불명이라니? 이것만큼 비논리적인 것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건호의 꿈은 시작과 끝이 있었고 바로 거기에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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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호는 엎드린 체로 참에서 깼다.
마치 푸시업을 하던 힘이 빠져 무릎이 바닥에 닿은 모습으로 건호는 잠에서 깨어 있었다.
그리고 건호는 푸시업을 하다가 지친 사람처럼 숨을 몰아쉬고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헉......헉......헉......헉......”

꿈은 너무나 생생했다. 지금 잠에서 깬 자신의 상황이 현실이라고
말할 아무런 근거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꿈은 현실적이었고 그의 기억에 정확하게 박혀 있었다.
두 가지 모두 기분 좋은 꿈이 아니었고 건호는 어서 빨리 논리적으로 이 말도 안 되는 꿈의 공포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건호가 생각한 가장 논리적인 결론은 그것이다.

“뭔가... 암시에 걸린 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건호에겐 현재 악몽을 꿔야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오늘은 건호가 지옥에 온 이래로 가장 행복한 날일 것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꿈은 그 반대를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건호는 지금 자신의 상태가 뭔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단정했다.

“......”

다른 쪽 벽에서 아나이스는 그런 건호의 악몽과 투쟁하며 잠에서 깬 모습을 모르는 듯이 마치 죽은 듯이 자고 있었다.
건호는 아나이스를 깨우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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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호가 그 악몽을 꾸기 이전의 시각.
건호와 아마트라 아나이스가 회식을 치르기 그 이전의 시각.

헬스테이션 504층
여러 가지 음모와 암투가 벌이지는 곳.
히로스는 쇼파에 앉아 오늘의 경기 VOD를 보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곱씹고 있었고
라데온은 그런 히로스의 모습과 VOD를 보는 둥 마는 둥 하며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최근 성격이 바뀐 듯 먼저 질문하는 일이 많아진 히로스가 또다시 라데온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 소년에게 인과율은 어떻게 적용되는 건가? 이 모든 건 그 빛나는 목걸이 아이템 때문인가?”

라데온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히로스를 바라보았다.

“이미 설명하지 않았나? 그건 아무런 마력이 없어. 오늘도 봤잖아. 그 녀석은 그걸 키보드 키를 뽑는데 썼을 뿐이야.”

히로스는 허탈함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히로스는 따지듯이 말했다.

“그럼 대체 뭐란 말이지. 결승전에서 패배하지도 않고... 악마가 되지도 않고... 그렇다면 그건 이미 인간이 아냐.”

라데온은 이번엔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작업하던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모두 종료시켰다.
그리고 자신의 서랍 가운데에서 상자 2개를 꺼내서 히로스가 앉아 있는 쇼파로 걸어갔다.
충분하게 히로스와 거리를 둔 상태에서 라데온은 그 상자 하나를 열어 내용물을 히로스에게 건네며 말했다.

“난 조사를 좀 했었어. 이건 그 소년의 프로필 스크롤이지. HTTC 조직의 도움을 받아 구했다.” ”......?“
“너도 악마니까 보는 법은 알지?”

히로스는 라데온에게서 건네받은 재생용지로 이루어진 종이뭉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라데온은 프로필 스크롤을 검토하는 히로스에게 조언을 했다.

“맨 마지막 부분을 보라고.”

히로스는 라데온의 조언에 따라서 마지막 부분을 살펴봤다. 그리고 히로스는 말한다.

“글세. 별로 특별한 건 없는 거 같군.”
“맞아. 특별한 건 없어. 그런데....”

라데온은 역시 흡족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면서 라데온은 2번째 상자에서 새롭게 내용물을 꺼내서 그것을 히로스에게 건네었다.

“자 이것도 함께 살펴봐야 알 수 있을 거야. 이건 정말 구하기 힘들었던 것이지.”

히로스는 라데온이 건넨 두 번째 물건을 살펴보았다. 그것 역시 프로필 스크롤이었다.
매우 낡고 오래된... 잠시 후 히로스는 모든 것을 파악한 표정이 되었다. 라데온은 다시 한 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알겠나?”
“언제부터 이런걸 알았지?”

히로스는 약간 흥분한 모습이었다. 라데온은 여유 만만한 얼굴로 설명을 시작했다.

“그 소년은 처음부터 이상했어. 보통과는 다르게 규칙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
무리하게 게임을 더 시켜도 마찬가지... 대체 왜 그렇게 되는 건지 알 수 없어서.
그 소년을 예의 주시했지. 그리고 알게 됐지. 역시 그 소년에게는 똑같지만... 다르게 적용된다는 것을.”
“......”

라데온은 잠깐 자리에 일어서서 거대한 통유리로 된 헬게이트 시티를 내다보며 말했다.

“그 소년은 거대한 악을 박살내고 결승전에서 승리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지옥의 인간들은 그 소년의 승리를 보고 자신들도 희망을 가지게 될 거야.
그리고 그 소년은 자신이 처음에 원했던 대로 자신의 삶을 찾는데 성공한다...”

히로스는 도저히 동의하는 표정을 지어줄 수 없었다. 그러나 라데온은 아랑곳없이 말했다.

“모두가 바라고... 모두가 원하고... 지금 모두가 꿈꾸는 스토리 아닌가? 이런 이야기의 결말에 대체 누가 이의를 가질까? 안 그래?”

히로스는 기가 막히고 화가 나는 자신을 느꼈다.
어쩌면 그동안 자신 역시 라데온에게 이렇게 이용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 없었다.
히로스는 건호를 생각했다. 아무런 친분도 없었지만 그는 이 순간 건호가 불쌍하게 여겨졌다.

“자아...”

라데온은 자신의 얘기에 심취했던 것을 그만두고 다시 히로스를 돌아보았다.

“그럼. 내가 내기에서 이긴 자격으로 너한테 부탁을 하나 해볼까?”
“......”

하지만 히로스는 라데온에게 속박당한 현재 상황을 인정해야 했다.

“뭔가?”

라데온은 히로스가 자신의 부탁을 경청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말을 시작했다.

“간단하다. 결승전 상견례날. 현장에 가서 넌 건호에게 힘이 되는 응원을 해라.”
“그것뿐?”
“그것뿐이다.”

히로스는 믿을 수 없었다. 마치 라데온이 자신의 마음을 읽고 그것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그러자 라데온은 또다시 그 마음을 읽었다는 듯이 얘기했다.

“네가 응원에는 익숙하지 않으니. 내가 응원 문구를 적어놨으니 이걸 보고 참조하길 바란다.”

그러면서 라데온은 간단한 메모를 히로스에게 건네었다. 그 메모를 펴본 히로스는 또 다시 기가 막힌 기분을 느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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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아마트라는 전날 많은 음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사무실에 정시에 출근하여 빈틈없이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밤새 올라온 자료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그의 일과의 시작이다.
그런데 잠시 후, 오늘은 상관인 라라루가 평소보다 일찍 사무실에 나와서 아마트라를 반겼다.

“오 아마트라! 어제 회식이 있었을텐데도. 성실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군.”
“별말씀을요. 어젠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시간에 조직의 사무실에 일찍 출근한 사람은 라라루 뿐이 아니었다.
그 자리엔 못 보던 얼굴이 있었다. 라라루는 아마트라에게 그를 소개했다.

“이번에 새로 우리 지부 마케팅 부장을 맡게 될 제로스야.”
“예 안녕하십니까.”

아마트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새로운 중역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아마트라는 그 이름이 낯이 익었다고 생각을 했다.

“제로스.... 라면?”
“역시 들어본 적이 있겠지.”

라라루가 말하는 제로스라고 불리는 사내는 중년의 사내로 초록빛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동안 계속 망자의 역에서 현역으로 일했지. 이제는 나도 좀 늙어서 성과급이나 수당도 좋지만 앉아서 일을 해보려고...”

라라루는 제로스와 아마트라를 사무실 쇼파에 나란히 앉히고 말을 이었다.

“진작에 지부장급 이상으로 승진해도 모자를 분인데 현장일은 자신이 자청했던 것이고...”
“허허.”

제로스는 멋쩍은 듯 기침을 했고 라라루는 칭찬을 이어갔다.

“망자의 역에서 가장 많은 인간을 인도한 악마 중의 악마지.”

아마트라는 조금 놀랐다.
제로스라는 인물이 망자의 역에서 많은 인간을 이곳 지옥으로 안내해 온 것은 알았지만
그의 생각보다 연배가 높았던 인물이라는 것은 몰랐던 것이었다.  
아마트라는 그냥 그것까지만 생각하고 말았는데, 뭔가 궁금한 점이 생겼다. 아마트라는 물었다.

“혹시 임건호라는 소년을 이곳으로 불러온 것도 제로스님 입니까?”

제로스는 약간 희끗희끗해지는 머리를 쓰다듬더니 무신경하게 말했다.

“누군진 기억이 안 나지만. 맞을 걸.”

라라루는 자신도 이제야 알았다는 듯 아마트라를 칭찬하는 눈길을 보내며 말했다.

“맞아 제로스 부장이 임건호도 이곳으로 보낸 것이로군...
임건호가 우리에게 지금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줬지. 참 잘된 일인데 거기에도 제로스 부장의 공적이 이미 있었던 것이군. 대단해”

라라루는 제로스부장에게 아부를 더 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 단초를 제공한 아마트라가 매우 귀여워 보였다.  
제로스도 그냥 라라루가 기분을 맞춰주는 말에 기분을 좋아하다가 뭔가 기억이 난 듯이 말했다.

“아~ 그 소년인가? 약 5개월 전에 이곳에 와서... 유일한 친구를 만들겠다고 귀생을 한다는... 기억났어. 오호 놀랍군....”
“그래 맞아.”

라라루는 맞장구를 쳤다.

“역시 기억력이 정확하군...”
“아냐 그 꼬맹이를 기억하는 건 기억력이 정확해서가 아니지.”
“그럼?”

제로스는 득의만만하게 그의 초록빛 눈을 빛내며 말했다.

“보통은 인간을 이리로 인도할 때 한 가지만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
그 녀석에겐 본의 아니게 두 가지 거짓말을 하게 된 거지. 그게 기막혔어.”
“허허...”

  라라루는 여전히 제로스의 비위를 맞추느라 밝은 얼굴색을 하고 있지만 아마트라는 그러지 못했다.
아마트라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아마트라는 물었다

“왜 두 가지 거짓말이죠?”

아마트라는 스스로 정색하고 물으려 하지 않았지만 정색하며 물었고
그것으로 갑자기 분위기는 딱딱하게 반전 되었다. 제로스는 그런 아마트라의 얼굴을 비스듬히 쳐다보며 말했다.

“왜 자네가 그걸 궁금해 하는 건가?”

아마트라가 살펴보아도 제로스란 인물은 만만치 않은 인물이다.
확실한 상급악마. 인간의 마음정도는 아주 쉽게 꿰뚤어 보며.
그 인간이 얼굴과 눈만 보더라도 그 사람의 프로필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자임에 분명했다.
라라루는 유능한 상관답게 그 분위기를 부드럽게 반전시켰다.

“지금 아마트라가 그 소년을 관리하고 있어서 그럴걸세. 자 아마트라.
넌 그 소년이 <기억복원>마법을 받을 수 있도록 다른 지부에 연락을 취하러 나가라고”

그렇게 아마트라는 상관의 명령을 받고 사무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아마트라는 <기억복원> 마법사가 다른 도시에서 와야 함을 알기에 최대한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노력을 하느라 애를 먹었고
기타 여러 가지 조직의 잡무와 바쁜 일에 내몰려 제로스가 한 말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었지만,
확실히 뭔가 상상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일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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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게이머를 연재하고 홍보하면서
<원아웃><도박묵시록 카이지><라이어 게임>등의 두뇌플레이 만화를
많이 소개했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꼭두각시 서커스>같은 이야기와도 맥이 닿아 있는 듯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좋아했기 때문에 영향을 받았죠.

완결된 만화책입니다. 혹시 <꼭두각시 서커스>안보셨다면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인기있는 소년만화의 메인스트림에서는 한발짝 벗어나 있지만
너무나 대단한 만화입니다.

아무튼
그렇다는 것은 이제부터의 이야기가.......
.....
될 수 있는데
예상을 하시더라도 언급은 약간만 참아주세요^^
혹시 너무 궁금하시면 쪽지로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박진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7-2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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꼽사리
09/07/27 08:43
수정 아이콘
첫빠입니다 !!! 아하하하 선댓글 후감상 하죠
꼽사리
09/07/27 08:52
수정 아이콘
모두가 바라는 결말.. 잘읽었습니다. 아마트라가 정말 진실로 악마를 권유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흐흐
Humaneer
09/07/27 09:06
수정 아이콘
너무 흥미진진하네요. 수요일이 기다려집니다. 크~
쟤시켜알바
09/07/27 09:20
수정 아이콘
자자~ 두근두근~~
후니저그
09/07/27 09:25
수정 아이콘
이제 슬슬 클라이막스로 가고 있는건가요?? 재밌게 보고 갑니다.
09/07/27 09:29
수정 아이콘
우오오오~~
09/07/27 11:13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돈키호테의 꿈
09/07/27 13:26
수정 아이콘
라이어게임을 제외하고는 제가 다 본 만화네요...
라이어게임... 한 번 챙겨봐야겠네요.

오늘도 역시 흥미진진한 밑밥(?)이 많이 깔린 회인 듯합니다.
점점 종착역을 항해 다가간다는 느낌이네요. 잘 일고 갑니다. ^^
잠잘까
09/07/27 14:17
수정 아이콘
밑밥(?)이 너무 깔려 궁금해 죽겟어요 ㅠㅠ ^^
어서 빨리 나오기를~ 잘 보고 있습니다.
포포리
09/07/27 14:56
수정 아이콘
ㅠ.ㅠ 결말이 다가온다는게 점점 아쉬워집니다.
지옥테란을 이길 방법은.. 아직도 전혀 생각나지 않네요.
건호에게도 뭔가 특별한 스킬이 있지 않는이상..
09/07/27 23:33
수정 아이콘
꼭두각시 서커스는 최근에 본 만화네요.^^
비슷한 전개라면... 설마 지옥테란의 정체가???
그래서 아나이스가???
하하하 설마요^^;;
불멸의저그
09/07/28 08:15
수정 아이콘
연이은 사기스킬에 사기스킬.. 이제는 왠만한 사기스킬은 다 격파하겠다 싶은데, 왠지 모를 불안한 음모의 모습이 느껴지네요.
라데온은 무엇을 계획하고 있기에, 그토록 임건호의 승리를 바라는 것인지.. 지옥테란과 그 박사팀이 노리는 것은..
시대에 뒤쳐지는 바람에 최신만화는 하나도 읽지 않아서, 도대체 어떻게 결말이 날지.. 전혀 예측 불가능입니다. 다음편을 기대합니다.
로트리버
09/07/28 17:16
수정 아이콘
이런.. 꼭두각시 서커스를 보지 말걸..
꼽사리
09/07/29 08:17
수정 아이콘
오늘 나오져 !아하하하하
라데온의 계획도궁금하고..
Humaneer
09/07/29 08:50
수정 아이콘
한 20분전부터 '새로고침' 연타중입니다.
꼽사리
09/07/29 09:00
수정 아이콘
Humaneer님// 저도입니다..
꼽사리
09/08/09 15:28
수정 아이콘
보기 좋으라고 빨간색 +를 심어드리겠습니다 으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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