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2/03/28 17:37:43
Name 사랑해 Ji
Subject 당신이 불러주는 나의 이름
오늘 정말 오랜만에 남편과 데이트를 했어요.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고 둘이서 뒹굴뒹굴 하다가 뜬금없이 영화보고 싶다고 하는 제 얘기에 콜!을 외치고는 당장 시간대가 맞는 영화를 보려고했는데... 바로 시작하는   시간은 다 지나가 버려서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기로 했어요.

차안에서 항상 제 자리는 조수석이 아닌 아이의 옆자리인데 간만에 조수석에 앉으니 어색하기도 하고 결혼하기전으로 돌아간것같아 들떠서 남편한테 우리 너무 오랜만이야~ 오랜만에 둘이서만 차에탄다고 얘기하니 아들이 없어서 좋냐고 짓궂게 웃으며 얘기하네요 크크크크

아무리 부부의 데이트라고 해도 애아빠와 애엄마는 어쩔수없나 봅니다. 바로 옆자리의 여자아이에게 시선을 뺏겨 몇개월인지 여쭤보기도하고 우리 아들보다 어린 개월수에 우리 아들은 저때 이랬지 저랬지~ 하고 추억해보기도 하고 지금은 어린이집에서 밥먹고 있겠다 반찬은 뭐먹지? 하고 수다도 떨었네요 크크크 기승전  아들 아들 아들...

영화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치 정해진듯 맞잡는 두 손이 참 행복했어요. 그동안의 고민이 눈녹듯 사라졌죠.

너무 예쁜 아들은 또래 아이들보다 걸음이 느립니다. 뭐든지 조금씩 늦었던 아이.. 그냥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좋아졌다 생각하면 다시 제자리였고 슬슬 지쳐가던 저는 그동안의 스트레스로 위경련에 위염에 돌발성 난청까지 한꺼번에 겪었죠. 부모님도 친구도 없는 타지에 덩그러니 있다보니 몸이 먼저 망가져버린거죠. 이런 저를 지탱해준게 남편입니다.

남편은 평소에 자기야~ 여보~ 라고 부르지만 가끔 00아 하고 제 이름을 부르는데 그 한마디에 너무 좋아하는 저를보며 그렇게 좋냐고 웃더니 이름을 부르려 노력합니다 흐흐흐흐 어딘가 뚱 하고 무뚝뚝하지만 저에게만은 웃어주려고 다정해지려고 노력하는 남편을 저는 너무 사랑합니다. 부끄럽군요...

남편 저녁준비하러 가야겠네요. 피지알 여러분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 손금불산입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3-12-06 00:36)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 게시글로 선정되셨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스타나라
22/03/28 17:44
수정 아이콘
추천 1번은 접니다~
저녁 맛있게 드세요.
세이밥누님
22/03/28 18:01
수정 아이콘
이런 글 보면 좋은 분 만나서 얼른 결혼이 하고 싶어지네요. 크크
달랭이
22/03/28 18:02
수정 아이콘
아이고 부럽습니다.
결혼 바이럴이야 이건... 흑흑
야크모
22/03/28 18:17
수정 아이콘
저도 가급적 이름을 부르려고 노력 중입니다.
22/03/28 18:19
수정 아이콘
이게 그 유게에서 유행하는 국정원이 열일하는 그건가요?
及時雨
22/03/28 18:21
수정 아이콘
부럽네요 힝
썬업주세요
22/03/28 18:24
수정 아이콘
아이고 또 월말되니까..!!!!!!
달달한고양이
22/03/28 18:29
수정 아이콘
좋으네요 흐흐
난 남편이랑 마지막 카톡 뭐였지 하고 보니까 똥개야 네요 =_ = 이 놈이....
파란무테
22/03/28 18:55
수정 아이콘
저도 아내는 이름을 부르고
아내는 저를 오빠라 부릅니다.
그게 좋더군요
인생을살아주세요
22/03/28 19:15
수정 아이콘
비슷한데 저는 아내를 이름/여보 섞어부르고
아내는 저를 오빠/여보 섞어부르네요
빈도로 따지면 저는 이름, 아내는 오빠가 더 많은 거 같아요
22/03/28 19:15
수정 아이콘
좀 느리더라도 믿음을 갖고 지켜봐주세요.
제 동생 애는 말이 느리다고 언어치료실도 다녔었는데 지금은... 특목고에 다니네요. 댜기만성형도 있으니 넘 걱정하지 마세요
후마니무스
22/03/28 19:15
수정 아이콘
하나의 세상을 담을 그릇을 키우는게 쉬운일은 아니지만 행복한 일이고 또 그 무엇보다도 값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멋지고 대단하네요
행복해보이기도 하구요
Winter_SkaDi
22/03/28 19:20
수정 아이콘
글을 읽으니 장면이 영화처럼 머릿속에 그려지고,
행복한 기운이 막 새어나오는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행복하세요~
22/03/28 19:32
수정 아이콘
아들에 남편에 님을 사랑하는 남자들에 둘러쌓여 사시는군요! 행복한 저녁되세요.
사랑해 Ji
22/03/29 12:14
수정 아이콘
복받은 여자죠 크크크크크 넉넉하진 않지만 늘 배가 불러요. 좋은말씀 감사해요.
bluedawn
22/03/28 20:59
수정 아이콘
좋네요 노총각도 훈훈해지는 소식입니다
에이치블루
22/03/28 21:29
수정 아이콘
결혼하세요 여러분
이런 분 찾을 가능성이 0은 아닙니다 크크
갈팡질팡
22/03/28 21:40
수정 아이콘
결혼하고 싶네요...
덕분에 읽는동안 행복했습니다
Heidsieck
22/03/28 21:49
수정 아이콘
저희 세대에서, 서로에 대한 남녀로 갈려 다른 성별에 대한 혐오가 극심해지는 가운데 이런 글은 제게 질문을 안겨줍니다. 그래서 나는 서로를 혐오만 한 채로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사람을 동반자 가장 친한 인생의 친구를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요. 그리고 이런 글을 읽을 때마다 저는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저도 지금 여자친구랑 같이 결혼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해 Ji
22/03/29 12:15
수정 아이콘
꼭 좋은소식 들려주세요!!
메타몽
22/03/28 22:56
수정 아이콘
달달 한게 참 보기 좋네요 흐흐
따숩소
22/03/28 23:1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저도 32개월 접어드는 아이가 있어서 적어주신 내용 공감이 됩니다. 작년 이맘때는 걸음이 느려서 걱정이 많았는데, 올해는 또 말이 느려서 걱정을 달고 삽니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아이들이 저절로 크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아빠 엄마에게 받은 피드백만큼, 딱 그만큼만 아이가 자라는 느낌이에요. 처음이라 계속 어렵네요.
22/03/28 23:24
수정 아이콘
추천눌렀습니다
하우두유두
22/03/28 23:36
수정 아이콘
둘째를 가지면 다시 조수석으로 오실수 있습니다!!! 와이프도 그렇게 다시 왔습니다. 카시트 두개놓으면 자리가 없거든요 ㅠ
그리움 그 뒤
22/03/29 00:15
수정 아이콘
저는 결혼 20년차(아니 벌써?) 인데 아직도 자기, 여보 라는 말이 어색해서 이름으로만 부릅니다.
마늘님은 저를... 호칭을 거의 안부르네요 ㅠㅠ
생각해보니 어쩌다 부르면 남편~ 이라고 부르는군요.
세인트루이스
22/03/29 00:35
수정 아이콘
닉네임의 Ji가 글쓴이 본인이실지 남편이실지 궁금해지네요 크크
사랑해 Ji
22/03/29 08:1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남편과 아들 성 씨입니다 크크크크
회사에서
22/03/29 04:15
수정 아이콘
결혼바이럴 멈춰....
명탐정코난
22/03/29 07:20
수정 아이콘
국정원 바이럴은 유게에만 출몰하는 줄 알았는데...
추천이요. 따뜻하고 미소가 지어지는 글은 언제나 좋네요
백수아닙니다
22/03/29 08:11
수정 아이콘
저도 가끔씩 생기는 이런 시간을 매우 소중히 씁니다 크크
하지만 대여섯시간 쯤 지나고 나면 또 애가 보고싶더라구요
이제 저와 아내의 인생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림 크크
22/03/29 09:25
수정 아이콘
저희는 반대로 저는 이름을 와이프는 오빠라는 호칭을 쓰고 이외에는 아무것도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여보라는 호칭을 쓰면 둘다 닭살때문에 죽을듯 ;;;
VictoryFood
22/03/29 10:05
수정 아이콘
국정원이 이렇게 일을 잘합니다
DavidVilla
22/03/29 11:12
수정 아이콘
비슷한 경험이 많아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를 낳고 나서야 오히려 조수석으로 컴백이 가능했던 아내 생각이 많이 났어요. 그때 되게 기뻐했거든요.
스카이다이빙
22/03/29 13:01
수정 아이콘
이란 내용의 웹소설 아니죠?? 크크
그럴수도있어
22/03/29 19:24
수정 아이콘
정권 바뀌더니 국정원이 자게도 넘보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477 음식 사진과 전하는 최근의 안부 [37] 비싼치킨2877 22/04/07 2877
3476 꿈을 꾸었다. [21] 마이바흐2771 22/04/02 2771
3475 왜 미국에서 '류'는 '라이유', '리우', '루'가 될까요? - 음소배열론과 j [26] 계층방정3494 22/04/01 3494
3474 망글로 써 보는 게임회사 경험담(1) [34] 공염불3576 22/03/29 3576
3473 소소한 학부시절 미팅 이야기 [45] 피우피우3092 22/03/30 3092
3472 [테크 히스토리] 결국 애플이 다 이기는 이어폰의 역사 [42] Fig.12887 22/03/29 2887
3471 만두 [10] 녹용젤리2036 22/03/29 2036
3470 당신이 불러주는 나의 이름 [35] 사랑해 Ji2020 22/03/28 2020
3469 코로나시대 배달도시락 창업 알아보셨나요? [64] 소시3793 22/03/22 3793
3468 톰켓을 만들어 봅시다. [25] 한국화약주식회사2683 22/03/19 2683
3467 밀알못이 파악한 ' 전차 무용론 ' 의 무용함 . [62] 아스라이3760 22/03/17 3760
3466 그 봉투 속에 든 만원은 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19] 숨결2679 22/03/17 2679
3465 철권 하는 남규리를 보자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38] 초모완3602 22/03/16 3602
3464 우리네 아버지를 닮은 복서... [12] 우주전쟁2782 22/03/15 2782
3463 콘텐츠의 홍수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 아이들의 생활 [52] 설탕가루인형형3705 22/03/14 3705
3462 서울-부산 7일 도보 이슈 관련 간단 체험 [141] 지나가는사람2401 22/03/14 2401
3461 [테크 히스토리] 청갈적축?! 기계식키보드 정리해드립니다 / 기계식 키보드의 역사 [64] Fig.13318 22/03/14 3318
3460 화장실 청소 팁 [92] 김홍기3682 22/03/12 3682
3459 [일상] 제사를 지내며 [18] DavidVilla2321 22/03/11 2321
3458 임신하기 힘드네요! [135] 보리차3467 22/03/07 3467
3457 지수추종 ETF 적립식 투자는 과연 진리인가? (SPY vs QQQ vs KODEX 200) [32] 사업드래군3165 22/03/07 3165
3456 나에겐 세 살 터울 여동생이 있었다. [12] 단비아빠2722 22/03/06 2722
3455 만원 신발의 기억 [21] 시드마이어2270 22/03/06 227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