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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5/20 22:37:12
Name 피를마시는새
Subject [질문] 회사 생활 중 판도라의 상자를 연 거 같은데요.. (장문) (수정됨)
이해를 돕기 위해 배경부터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저는 비교적 젊은 나이대의 10명 내외가 재직 중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인의 추천으로 입사해서 다니는 중입니다.

그중 여직원은 딱 한 명이고, 업무는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나이가 어리고, 사회 초년생입니다.

그리고 저는 부서가 다르고, 회사에서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어요. 나이는 디자이너분보다 몇살 많고요.
회사 사람들이 다들 말이 없는 편이고 서로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적은 편이라 제가 도맡다시피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참고로 저는 팀장도 아닐뿐더러 딱히 원해서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저를 고용한 대표가 그런 커뮤니케이션 중간다리 역할을 제게 요구해서 하는 것뿐...)

하여튼 본론으로 들어가면.

최근 우연히 여자 디자이너분이 제 뒷담 아닌 뒷담을 하는 걸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제가 업무상 그분과 커뮤니케이션할 때 제가 엥, 오 같은 의성어를 습관적으로 쓰는데 이런게 디자이너 본인한테는 열받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디자이너 본인이 저보다 연하라 자길 무시하는 느낌이라는 것 같네요.)

스스로를 변호해보자면 저는 스윗 30~40 절대 아닙니다. 디자이너가 여성이라 그런말투를 쓰는 게 아니란 뜻입니다. ㅠㅠ

저는 결혼할 사람도 있고, 의성어가 섞인 말투는 저란 사람이 대표를 제외한 회사 사람들과 원래 저런식으로 소통하곤 하는 것뿐입니다.. 오히려 남직원 분들하곤 흐흐흐나 크크크같은것도 자유로이 사용합니다. 여직원하고는 오히려 이상한 소문 돌까봐 자제하고 있고요.

여하간 그런 와중에 디자이나 본인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저런 식으로 저에 대해 성토하는걸보니(일종의 뒷담이죠...) '내가 커뮤니케이션을 잘못하고 있는 거였나?' 이런 생각이 문득 들면서 엄청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대표를 제외한 누구나한테도 편한 말투를 사용합니다. 다만 그게 무례할 정도는 결코 아니라고 스스로가 생각했어요. (디자이너 분덕에 지금은 아니란 걸 알았긴 한데... 제 입장에선 친밀하게 지내기 위힌 소통의 빙식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설명드리면 저는 원래 프리랜서로 일했습니다. 회사는 사실상 처음 다니는 셈이죠. 그런 탓에 제 소통 방식이 무례하고 잘못됐던 걸까요? 근 1년을 유사한 방식으로 저분과 소통했던 것 같은데 저런 식으로 생각될 줄은 조금도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다들 회사에서는 정말 업무적으로 엥, 오, 와, 이런거 안 쓰시나요? 정말 모르겠어서 묻습니다.

----

여기서부턴 사족인데...

디자이너의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면서도(?) 저는 사실 좀 억울한 면이 많습니다.

디자이너가 업무적으로 수치 입력 실수나 일정 데드라인 못맞춰서 딜레이 되는 거, 그외에도 등등... 대표나 상사한테 디자이너 대해 말할 때 커버쳐준게 많거든요. (그외에도 디자이너가 퇴사 고민할 때 상담해준 적도 있습니다)

그런 기억들이 스처지나가면서 문득, 아마 다가오는 월요일부터는 저 디자이너분께 정말 사무적으로 대할 거 같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 이번 이야기를 접하고 기분이 상한지라 저 디자이너가 회사에 적응 못하고 나가던지 말던지 신경안쓸 것 같네요. 업무적으로도 선을 그을 거 같고..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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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파이
23/05/20 22:46
수정 아이콘
저도 이런 상황에 대해 잘 처신을 하는 편은 아니지만, 몇 개의 회사를 다니면서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건 배웠습니다..

또한 무언가를 매니징하는 자리에 있으면 그 자체로 누군가에겐 뒷담을 들을 수 있다는것도 배웠습니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상사로 있으면 상사라는 이유 자체로 부담스럽고 싫을 수 있거든요. 그게 중간관리직의 어려움 아닐까요..
피를마시는새
23/05/20 22:50
수정 아이콘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확 와닿네요. 그와 별개로 스스로에게도 반성하게 됩니다. 제 입장에서는 거리감을 좁히려는 소통 방식이었지만 누군가한테는 그게 거슬릴 수 있다는 것을요...

ㅜㅜ
김파이
23/05/20 22:47
수정 아이콘
사람이니 이런 상황에서 상처받지 않는것은 힘들겠지만, 자리와 상황이 그러니 너무 마음쓰지 마시고, 살짝은 독해지실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짬뽕순두부
23/05/20 22:58
수정 아이콘
모두에게 사랑받고 모두와 좋은 기억만 가지고 회사 생활하긴 힘들죠. 어쨌든 누구랑은 사이가 안좋을 수 있습니다. 그저 받아드리는 자세가 좀 필요하실 것 같습니다.
人在江湖身不由己
23/05/20 22:58
수정 아이콘
뒷담은 못들은 걸로 생각하시고, 향후 커뮤니케이션은 담백하게 팃포탯으로 진행하시는게 좋지 싶습니다
리얼월드
23/05/20 23:00
수정 아이콘
모든 사람은 뒷담화를 합니다
앞담화 아닌이상 잊으세요
무한도전의삶
23/05/20 23:14
수정 아이콘
싫어하려면 뭔 이유를 대서라도 싫어하죠... 글쓴이님이 잘못했다는 게 아니라 부대껴 일하다 보면 인간인지라 생각, 감정상의 왜곡을 마주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본인도 마찬가지고요. 이게 왜 밉지? 이게 왜 섭섭하지? [다만 그럴 뿐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넘겨야 합니다.
모나크모나크
23/05/20 23:15
수정 아이콘
이런 건 신경끄는 연습을 하시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네요.
피를마시는새
23/05/20 23:22
수정 아이콘
댓글 감사합니다. 넘겨야겠네요..에효
23/05/20 23:28
수정 아이콘
아이고 글쓴이님께서 굉장히 섬세하고 좋은분이시네요
저같으면 "뭐래 또라이 같은 x이..." 속으로 생각하고 그냥 넘어갑니다...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
인센스
23/05/20 23:48
수정 아이콘
저라면 디자이너 분 앞으로 실수하거나 하는 점 있으면 티를 낼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좀 만만하게 보이신 것 같네요.
원래 윗사람 뒷담하다 걸리면 회사생활 고달파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피를마시는새
23/05/20 23:52
수정 아이콘
디자이너가 원래부터가 실수가 잦은 타입이라 배려해서 1:1 채팅으로 업무 진행했는데 다음주부턴 업무 공식 채팅방을 신설해서 사무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려고 합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인센스
23/05/21 00:06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업무 관련 실수가 잦은 분은 공식 채팅방에서 공식적으로 언급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23/05/20 23:49
수정 아이콘
애초에 저건 이유 중 하나일뿐 다른 이유가 있을것 같은데요.

본문만 보면 어떤 말투로 말했는지 확실하지가 않아서.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의성어 다음에 어떤 말이 생략되어 있을 거라 생각할수도 있어요.
'엥? (여기를 왜 이렇게 했지?)',
'오~ (감탄은 하는데 말투에 따라서 뭔가 비꼬는거 같음)' '와~'도 마찬가지구요.
할 말만 담백하게 하는게 좋습니다. '여기는 이렇게 하는게 더 좋을것 같아요.' '여기는 정말 잘했네요' 등등
피를마시는새
23/05/20 23:51
수정 아이콘
최근 대화 타임라인을 훑어보니
"오잉 차이가 있나요?"
"와 좋네용"
"엥 무슨 말씀이실까요?
네요... 그냥 담백하게 가야겠습니다
23/05/20 23:52
수정 아이콘
저는 주는거 없이 싫은 사람이 있어서 남이 나를 이유없이 싫어해도 이해가 가더군요
개인의선택
23/05/21 00:04
수정 아이콘
가라쳐줬는데 개긴다? 내보내야죠
이혜리
23/05/21 00:06
수정 아이콘
냅두세요,
회사 생활 하면서 쓸데없이 감정 소모 하는 것 만큼 불필요한게 없습니다.
내가 정말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내가 먼저 다가갈 필요도 밀어낼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피마새 님 같은 경우에는 상대방이 열 받든 말든 지가 알아서 참든 말하든 해야 할 문제지,
뒷담하는 걸 가지고 스스로 스트레스 받고 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굳이?
23/05/21 00: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본문에 언급된 내용들은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네요.
거꾸로 생각해서 문자 어투 바꾸면 안좋던 관계가 좋아 질까요?
누군가는 싫어하는덴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그냥 싫으니까 이것저것 가져다 붙이는거지
어떤 사람들은 그냥 숨쉬듯 뒷담화를 하는 사람도 있구요.

그냥 회사에서 같이 돈벌려고 일하는 사이니 일만 하면 됩니다.
이유없이 싫어하면 확실한 이유 만들어 주시구요
피를마시는새
23/05/21 00: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스스로를 변호하려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회사 동료 간 선을 지키면서 최대한 배려해줬다고 생각되기에 여러모로 심란한 밤이네요.

좋은 말씀들 감사드리고, 사실 일적으로는 업무에만 초점을 맞추면 괴로운건 제가 아닌 저쪽에다 저야 오히려 시간이 훨씬 절약되는 면이 커서 앞으로는 사무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다들 좋은 주말 되세요.
Lina Inverse
23/05/21 00:14
수정 아이콘
누군가 당신을 이유없이 싫어한다면 그 이유를 만들어주라는 말이 있었던거 같군요..
23/05/21 00:20
수정 아이콘
죽으면 5만원 짜리 관계입니다.
더 중요한 사람들에게 신경쓰는게 좋죠..
23/05/21 00:26
수정 아이콘
본인은 그렇게 안 느낄 수 있겠지만 심각한 뒷담도 아닌 거 같고 크게 신경쓸 내용은 아닌 거 같네요. 그 디자이너분도 딱히 악감정이 있는 건 아닐 거예요.
Valorant
23/05/21 00:28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 말을 쓰는 편인데요
여자들중에 엥 이라는 단어는 카톡에서나 온라인에서 일단 너의 의견에 반대하는 의성어로 쓰는 사람이 있어요.
단순한 추임새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라고 보심 됩니다.
엥~(니말이 어처구니없는데~?)
interconnect
23/05/21 00:31
수정 아이콘
글쓴이께서 디자이너 분에게 지시하는 입장인 것 같은데.
말투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사회적 관계가 불편하면 인간적 관계도 불편하게 되는 것이죠.
척척석사
23/05/21 00:34
수정 아이콘
뭔 이유가 있어서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그 말이 특별히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것도 아니고 그냥 안맞는거같은데 크크
원래 뭘 해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런 말이 그냥 싫은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싫으니까 아무말이나 해도 다 싫을 수도 있는데 공통적으로 글쓴분이 그걸 뭘 어쩔수는 없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셔야돼요
근데 그런말 들었으면 물론 기분나쁘실테니 이제 사무적으로 노배려로 대하시는 것도 본인 자유입니다 바로 고고져
Peter Pan
23/05/21 01:40
수정 아이콘
에휴 고생이 많으십니다
23/05/21 02:28
수정 아이콘
저는 그래서 잔실수는 1:1 채팅으로 이야기해도 그 외 제 시간이 일정이상 들어가는 경우 가능한 모든 채팅은 공개채널에서만 합니다. 제가 멘토링하는 사람들한테도 쓸데없는 덤터기 쓰지 않으려면 가능하면 1:1 채팅은 하지말라고 합니다. 실수 한두번이야 고쳐줘도 잦으면 모든 사람들한테 이 사람 실수가 잦다라는 것을 알려주는게 팀/회사의 관점에서 좋은 방향이고, 공개 채널에서 실수를 교정해주는게 순한 방법으로 알려주는 방법이라 선호합니다.
23/05/21 07:39
수정 아이콘
본문만 보면 뒷담을 어느 정도의 온도로 한 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버릇 내지는 친교? 의 일환으로 별생각없이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23/05/21 08:00
수정 아이콘
회사에서 의성어 많이 쓰면 부적절하긴 한거같습니다.
23/05/21 10:02
수정 아이콘
성경에도 나와있을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가진 뒷담화 문화라서
신경 끄시고 할 일 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전도서 7장 21절
(누가 뭐라 하건, 모두 알려고 하지 마라. 그러다가 네 종이 너를 저주하는 말까지 들을까 두렵다.)
카오루
23/05/21 10:17
수정 아이콘
10명 내외인 회사인게 아쉽네요.
저희회사였으면 개인연락망 다 돌려서 아주 인간쓰레기로 만들어버리...

까지는 좀 오버고, 별것도 아닌걸로 여기저기 선배 뒷담화 하는 직원이라고 맞뒷담화를 깠을겁니다.
23/05/21 11:39
수정 아이콘
초월하세요. 뒷담화는 성인도 들을거고, 그 이유가 누가 봐도 나쁜게 아니라면 그냥 할 거 하면 됩니다.
뒷담화 없애는 방법은 뒷담화를 안 듣는 것입니다.
아이폰12PRO
23/05/21 11:41
수정 아이콘
나는 살면서 단 한번도 뒷담화를 한적이 없다면 화를 내내시고 그게 아니면 나도 하고 너도 하고 이런 마인드로 넘어가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파이프라인
23/05/21 12:05
수정 아이콘
뒷담을 안들으셨음 좋았을텐데..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주변인물에 대해 뒷담을 하더라구요 안들으면 그만인 그정도인것 같고.. 판도라라길래 횡령이라도 발견했나 싶었네요 크크
진짜로대머리아님
23/05/21 14:47
수정 아이콘
1. 사람이 싫으면 모든 게 다 트집거리 일 수 있지요. 어쩌면 선생님이 미워서 트집잡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모두에게 호감을 사기 어려운 포지션이기도 하고요.

2. 진짜 텍스트가 문제일수도 있을것같아요. 엥, 오잉 이런 말들이 활자로 표현되면, 경우나 개인의 민감도에 따라선 약올리는 말처럼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23/05/21 14:53
수정 아이콘
일단 본문만 봐선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은데.. 어떻게 해도 보고 받고 지시하는 입장에서 그 분에게 좋은 말 듣기 쉽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거디다 습관성으로 쓴다고 한 걸 보면 크게 의성어가 특별히 의미 두고 쓰는 게 아닌 걸 아는데도 그러는 건데 굳이 신경써 줄 필요도 있나 싶네요. 업무적으로 문제 없고 누가봐도 예의 없는 행동이 아니면 부하 직원 기분까지 신경쓰기엔 회사 생활이 피곤하죠.
콩순이
23/05/23 18:38
수정 아이콘
엥.오이런거 말하면 안되는건가요??? 전 해주세용 흐흐 이런거 종종하는데ㅡㅡ....
23/07/23 16:10
수정 아이콘
회사 메신저에선 최대한 할말만 사무적으로 합니다 또 뭔 꼬투리를 잡을까 무서워서.. (굉장히 보수적인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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