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PGR21 관련된 질문 및 건의는 [건의 게시판]을 이용바랍니다.
- (2013년 3월 이전) 오래된 질문글은 [이전 질문 게시판]에 있습니다.
통합 규정을 준수해 주십시오. (2015.12.25.)
Date 2020/04/19 12:34:03
Name 야크비쉬
Subject [질문] 관심사가 너무 많아 모든걸 포기하게 됩니다
어릴적부터 주의가 산만하다, 집중력이 약하다 소리를 들었는데 이유는 이거저거 다 건드리는 극한의 겉핥기맨 성향이라 그랬던거 같습니다.
그게 나이먹고도 계속 되서 하나에 포커싱을 못합니다. 제 이상은 한 길만 우직하게 파는 장인인데, 현실은 메이저, 마이너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새로운 자극을 찾아헤매는 얼치기 얼리어답터...

그러다보니 모든 것을 다 가지려하니 그 무게감에 과부하가 걸려 오히려 가장 단순하고 쉬운 행위만 하게 되요. 관심사 리스트는 쭉 늘어놓고선 결국 하는건 인터넷방송 켜놓고 멍하니 보고만 있을때가 태반입니다. 그나마 롤만 할땐 롤 관련만 미친듯이 했지만, 요즘 온갖 흥미로운 것들이 다 나오다보니 찍먹짓만 해대고 있네요. 게임은 그래도 돈은 덜 드는 편인데 취미 쪽은 지출값이 꽤 되는게 많아서 환장할 지경. 지금 찍먹했다가 버린거 제외하고도 당장 남아있는 관심사만 해도,

게임-롤, 발로란트, 그랑블루 버서스, 작혼(마작), 컨쿼러블레이드, 플레비퀘스트
취미-독서(볼려고 하다 밀린 책 30권 정도), 피아노, 커피(한달에 원두 6~7만원정도), 와인(진짜 돈이 없어서 못 사는거지...어제도 결국 하나 업어왔는데 이녀석 소개 자게에 쓰고 싶네 크크)
그 외에도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봄이라 드라이브하는 것도 좋고 장르 세계관이나 스토리 짜는건 머릿속에서 심심하면 하는거고...

이 모든 것들이 다 겹치니 전부 포기하고 인방 죽돌이행.
내 인생 사는게 아닌 남의 즐거움을 대리로 탐닉하는 행위는 이제 그만하고 싶은데 벗어날 수가 없네요.
차라리 한가지에 집중해서 그거에 다 쏟자 그렇게 결정해도 나머지 것들에 자꾸 미련을 갖고 혹해서 도로아미타불.
아님 저걸 전부 하나씩 다 못하더라도 나 자신이 즐기는 행위를 하면 좋을텐데, 남이 하는거나 구경하는 일만은 좀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시간 허비하다 나이만 계속 먹고 늙어가겠지 싶으면 무서운데 관성을 이겨내지 못하네요. 사실 답도 알고 있고 바꿔보자는 행동도 수없이 해봤지만 아무 소용없이 이대로 끝나버릴거 같습니다. 질문이란 카테고리지만 넋두리 비슷한게 되버렸군요.
모르겠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있는건지조차. 그냥 이대로 사는거에 만족하고 있는데 굳이 바꾸려는 또 다른 내가 잘못된건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마리아 호아키나
20/04/19 12:40
수정 아이콘
야크비쉬님같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면 위로가 좀 될까요?
제 생각엔 유튜브 보는 이유가 얼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차는 어느정도 있겠지만요.
그리고 나이드니 직접 하는 것보다 관전이 더 재밌기도 합니다.
동네슈퍼주인
20/04/19 12:40
수정 아이콘
취미인데 뭐 어떤가요? 한국사람들 문제가, 특히 IMF 이후 자기계발 담론이 퍼지면서 쉼조차 생산적이여야 한다고 강박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나쁘다고 생각하실 거 전혀 없습니다. 뭐든 해서 즐거우면 됐죠. 제가 보기엔 못하는 게 없어 보이시는데요? 지금은 '취미도 뭔가 남는 게 있어야지' 생각에 지치셔서 인방행을 택하신 거 같은데 그냥 '오늘 떠오르는 거 하자'라고 생각을 바꾸시면 편하게 여러가지 하실 수 있을 거 같아요
GRANDFATHER__
20/04/19 12:50
수정 아이콘
너무 자괴감 느끼실 필요 없는게 이런 사람 엄청 많아요 크크 다른거보다 책 사놓고 안읽은거 쌓여가는건 웬만한 직장인들 패시브중에 하나입니다.
김곤잘레스
20/04/19 12:53
수정 아이콘
그게 집중력이 약한거 아닌가요? 손쉬운 날것의 쾌락부터 치우시는게 어떨까요? 사색없이 시각 청각 자극만으로 얻어지는 쾌락에 익숙해지면 장기간의 시간투자가 지루하죠.
20/04/19 12:54
수정 아이콘
생활에 지장을 느끼는 게 아니라면 그냥 그대로 두셔야 할 거 같습니다. 동서고금 집중만큼 어려운 게 없으며 현대 문화 사회는 더욱 그렇습니다. 롤 하셨으니 아시겠지만 집중해서 뭘 이루는 사람은 소수고 그마저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뭔가를 하려면 절제된 삶에 대한 강력한 이미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말 큰 문제라고 느끼신다면 매니저를 고용하세요.
조말론
20/04/19 13:03
수정 아이콘
다 그냥 어느정도는 즐기시는 영역에서는 즐기는거 같은데 눈높이가 본인이 보시는 인터넷방송이나 유튜브 같은 매체에서처럼 능력 부족때문이든 시간 부족때문이든 못 파고드니까 그렇게 생각하시는거 같네요 오히려 본인은 다 능숙해질 역량이 있는데 관심이 많아 시간이 적어 못해서 아쉬운걸 즐기는거 같기도 합니다

그냥 관심사들을 있는 그대로 즐기세요
20/04/19 13:50
수정 아이콘
저는 게임을 일단 끊는게 도움되더라구요.
This-Plus
20/04/19 13:51
수정 아이콘
원래 겉핥기 수준일 때가 뭐든 제일 재미있죠.
기대감도 크고...
저그우승!!
20/04/19 14:04
수정 아이콘
굉장히 재밌게 사시는 거 같은데요. 여러 가지 관심을 가지는 행위 자체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어딘가에 정착해야만 하는거 아니잖아요. 그럴려면 그 분야 일을 해야겠죠.

전 나쁘거나 잘못되었다고 보이진 않는데.
나데시코
20/04/19 14:04
수정 아이콘
뜬금없는 답이 될수 있지만 야구에 관심가져보세요
저도 크게 집중력이 없는 스타일이었는데 야구란 철학적 스포츠에 빠지다보니
묵묵히 기본에 집중해나가는 야구의 철학에 큰 감명을 받았고
저도 사회인 야구 등의 취미를 하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집중력있게 해나가는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얕고 자극적인 컨텐츠가 많으니 거기에 적응되는건 당연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역사가 깊고 반복되는 관심사를 찾아보면 좋을거 같아요.
20/04/19 15: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글만 봐서는 크게 문제는 없는 거 같은데요. 그런 성격적인 부분을 결함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하시고 전략을 바꿔보심이 어떤지...저도 약간 결은 다른데 여러가지 분야를 다 일정 수준 이상 유지, 추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박으로 간 적이 있었는데요. 그런 강박의 원인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가만히 놔두면 해당 영역에 대한 감이나 실력이 녹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인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일종의 '임시 고정' 을 해놓는게 좋은 거 같아서 1인 카페를 만들어서 언제든지 재생 가능할 수 있게 기록을 했습니다. 게임은 제 현재 수준의 노하우 나 개선점을 정리해놓고 독서는 분야별 관심 목록 리스트와 책 회독별 읽기 단계를 설정하고 물품은 위시리스트 등을 만들었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감이나 실력이 떨어지는 건 막을 수 없지만 이전 지점에 대한 기준이 생기니까 안심이 되더군요

그러고나서는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것 빼고 남는 시간에는 그냥 그 순간의 제 흥미대로 하고 싶은거 하고 그게 일정 지점까지 쭉 하다가 어느 지점에 도달하거나 여건상 흥미가 식으면 그냥 분야를 전환하는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20/04/19 16:09
수정 아이콘
목표(또는 하고 싶은 것)를 줄이세요. 아래 글 읽어보시고..

https://blog.ibk.co.kr/2289

그리고 '내일 당장 죽는다고 생각했을때 안했으면 후회할 것 같은 것'만 남기시고,
그래도 많으면, '무엇이 시간대비 효과가 좋은지'를 고려하셔서 효율이 높은 것만 남기세요.
20/04/20 09:23
수정 아이콘
댓글 감명 깊네요 잘 읽고 갑니다
스타듀밸리
20/04/19 16:23
수정 아이콘
그래도 인방은 오래 보시네요. 전 인방조차 깔짝깔짝 인데 흐흐...
동네형
20/04/19 18:11
수정 아이콘
음 취미와 관심사가 인방 하나인 거 아닌가요?
20/04/19 19:16
수정 아이콘
인방이 취미신거 같습니다
멍멍머멈엉멍
20/04/21 21:42
수정 아이콘
특정 시간대에는 핸드폰을 아예 손이 안닿는 곳에 두시는것도 좋습니다. 아니면 탈잉이나 소그룹 동호회 같은 현장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다녀보셔요. 같이 배우면 좀 더 낫습니다. 개인적으론 다양한 분야에 관심있는 분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 더 폭깊은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44231 [질문] 말리부 중고 구매하려 합니다. 선택도와주세요!! [6] 또바기5671 20/04/19 5671
144230 [질문] Lec 결승 한국어해설 [5] 릴로킴4418 20/04/19 4418
144229 [질문] 새 컴퓨터로 바꿔도 배틀넷 사이트, 앱 접속이 잘 안되네요. [12] 고요5919 20/04/19 5919
144228 [질문] 중국인들의 기인 선수에 대한 평가는 어느정도인가요? [4] 묻고 더블로 가!5557 20/04/19 5557
144227 [질문] 기계식 키보드 타건해보기 좋은 데가 어디 있을까요? [6] -안군-11406 20/04/19 11406
144226 [질문] 밤하늘 별을 보면 눈이 나빠져야하는 게 아닐까요? [12] 티타늄6048 20/04/19 6048
144225 [질문] 4k 모니터 활성신호해상도, 바탕화면해상도 HonnHon9410 20/04/19 9410
144224 [질문] 평생 근력운동 중 딱 하나만 해야한다면 [30] 삭제됨7768 20/04/19 7768
144223 [질문] 꽃이름 감정 부탁드립니다. [9] 부기영화5141 20/04/19 5141
144222 [질문] 저탄고지 아니면, 삼겹살 먹으면 안되나요? [9] 스타듀밸리7234 20/04/19 7234
144221 [질문] 스타1 배틀넷 방을 만들면 오류가 잦습니다 [5] s-toss4446 20/04/19 4446
144220 [질문] 가정용 제빙기 추천좀 부탁 드립니다. 괴도키드3954 20/04/19 3954
144219 [질문] 한국 가정의 보편적인 식사 방법이란? [13] 긴 하루의 끝에서5249 20/04/19 5249
144218 [질문] 관심사가 너무 많아 모든걸 포기하게 됩니다 [17] 야크비쉬6759 20/04/19 6759
144217 [질문] 자동차 드라이브 와이즈 기능 질문입니다. [11] 부기영화9535 20/04/19 9535
144216 [질문] 타르코프 같이 하실 분 계신가요? [1] About time4013 20/04/19 4013
144215 [질문] V50S의 하이파이 쿼드덱과 무선이어폰 [5] 크리스 프랫6178 20/04/19 6178
144214 [질문] 아이폰SE2 3G유심 끼어도 될까요? [2] 루엘령7671 20/04/19 7671
144213 [질문] 하스웰 짭제온을 사고 싶은데 말려주세요 [6] 말다했죠5359 20/04/19 5359
144212 [질문] 실내자전거 추천 부탁드립니다 오쇼 라즈니쉬4194 20/04/19 4194
144211 [질문] (스팀) 할만한 고전게임들 있으면 추천좀 부탁드립니다! [6] 신과함께7324 20/04/19 7324
144210 [질문] 일회용 부직포 마스크 저렴하게 파는곳 있을까요? [4] 에밀리아클라크4660 20/04/19 4660
144209 [질문] 쓰레기 분리수거 질문입니다 [4] 시무룩3778 20/04/19 377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