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CYON MSL 패자 8강 1R
♦ 견제를 위해 태어난 프로토스
4경기 김성제(P) VS 이병민(T)
2Set In R-POINT
김성제 선수하면 뭐가 떠오를까? 두말의 여지도 없이 단연 리버라고 대답하시는 분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만큼 어떤 프로토스 유저 혹은 선수라도 김성제 선수만큼 한 유닛으로 대표되는 선수는 흔치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김성제 선수가 리버 플레이, 즉 상대방에 대한 견제 플레이에 대한 대가로써 만약 그것이 안통하게 된다면 즉 견제가 먹히지 않는다면 그만큼 경기를 힘들게 이끌고 나가거나 혹은 허무하게 패배했었던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이 리뷰시간에 되짚어 보는 바로 이 경기는 왜 김성제 선수가 견제 플레이의 대가인지, 그리고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견제 플레이, 즉 그런 견제플레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뚫어내는 김성제 선수의 플레이의 일품을 보고자 한다.
이날 경기 분위기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1Set 러쉬아워2에서 김성제 선수는 자신이 준비한 패스트 캐리어 전략을 성공시키지 못하였다. 바로 이병민 선수의 무난한 더블커맨드 이후 김성제 선수의 셔틀 플레이를 보고 낌새를 알아차리고 재빨리 타이밍 러쉬를 감행하여 상대에게 치명타를 입히고 골리앗체제로 전환하여 무난하게 승리를 거두었다. 김성제 선수로써는 1셋트에서 자신이 준비한 전략이 뭘 해보지도 못하고 타이밍 러쉬에 밀려버렸기 때문에 2셋트 알포인트에서마저 지게 된다면 차기 MSL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특히 이 알포인트에서는 어떤 전략보다는 기본 컨셉이 힘싸움 위주의 맵이기 때문에 또한 이병민 선수가 알포인트에서 성적이 좋기 때문에 김성제 선수로써는 그야말로 위기가 닥친 것이 아닌가 싶다.
경기 초반. 두 선수는 가로 방향으로 위치하였다. 김성제 선수는 7시, 그리고 이병민 선수는 5시지역. 김성제 선수는 원게이트 테크트리 즉 원게이트 이후에 사이버네틱스 코어를 올린 다음 바로 로보틱스를 건설하는 테크트리 중심의 플레이를 선보였으며 이후 바로 서포트 베이를 건설하여 어떤 견제 위주의 플레이를 할 것을 짐작하게끔 보여주었다. 반면에 이병민 선수는 초반 마린을 6마리까지 뽑으면서 원탱크 그리고 마인업된 원벌쳐로 진출, 즉 FD임을 예고케 하였다.
원게이트 빠른 테크트리를 선보이며 리버를 준비하는 프로토스와 FD형태로 가는 테란
김성제 선수의 상황은 고작 병력이 2드라군 1질럿이기 때문에 상대가 벌쳐의 마인을 심으면서 비집고 들어온 플레이에 의하여 입구를 내주게 되었으며 상대의 본진 난입도 허용하고 말았다. 또한 이병민 선수는 틈을 주지 않고 바로 상대의 본진쪽으로 압박을 하여 탱크를 후퇴시키지 않으면서 추가되는 벌쳐로는 계속 마인을 심으면서 상대로 하여금 마인피해를 입게끔 하였으며 김성제 선수는 리버로 일단 어떻게든 방어해야하는 입장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일단 김성제 선수는 추가되는 2리버로 상대의 벌쳐들을 차단시켰으며 바로 속업 된 셔틀과 함께 이병민 선수의 본진으로 바로 출발하였다.
그러나 김성제 선수의 2리버를 태운 셔틀플레이는 리버의 스캐럽이 미네랄 장벽으로 인해 불발이 되었으며 SCV를 2기 정도 잡고 탱크 하나를 잡은채 리버 하나를 잃게 되었다. 김성제 선수로써는 초반 입은 피해를 생각한다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전과인 셈이다. 반면에 이병민 선수는 터렛을 다각도로 배치시켜 최대한 상대의 셔틀플레이를 강제시켰을 뿐만 아니라 침착함으로 방어의 단단함을 보여주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이병민 선수쪽으로 조금씩 기울고 있었다. 이병민 선수는 상대의 셔틀플레이를 선방한 다음 앞마당 멀티를 확보하고자 커맨드를 짓기 시작하였다. 물론 그나마 상대의 확장 타이밍을 셔틀플레이로 늦추었고 상대의 병력의 발을 묶는데 성공하여 보다 앞마당 확장을 안정적으로 가져갔다고는 하나 단지 시간만 늦춰졌을 뿐 어떤 SCV를 대거 잡은 것이라던가 혹은 리버를 하나도 잃지 않고 탱크수를 줄여주었다면 모를까, 그리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 상황인 셈이다.
재차 드랍으로 SCV대박 킬을 한 리버
이때 김성제 선수는 다시 한번 셔틀플레이로 상대의 입구쪽에서 옵저버를 세워둠으로써 이병민 선수가 커맨드 센터를 내리고 일꾼을 붙이자마자 2리버를 드랍하여 SCV를 대거 잡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김성제 선수는 다시 한번 셔틀플레이로 2리버의 컨트롤로 탱크 2대를 잡으면서 리버와 셔틀은 하나도 잃지 않는 그야말로 이득을 꽤나 짭짤하게 본 상황이 되었다. 바로 이 상황에서부터 이병민 선수의 일꾼 수난시대는 시작이 되었다 -_-;
컨트롤로 연달아 탱크 2대를 잡아낸 김성제
어쨌거나 그러면서 상대의 유닛을 줄여주는데 성공한 김성제 선수는 게이트를 대거 추가하면서 지상병력의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이병민 선수는 이대로 상황이 계속 흘러가게 된다면 자신에게 좋을 것이 없음을 잘 알기에 벌쳐 위주의 플레이로 상대의 추가 확장을 최대한 저지시키고자 마인으로 9시 멀티지점에 매설을 하였지만 김성제 선수의 뛰어난 셔틀에서 리버를 내리고 마인을 반응하게끔 한 다음에 재빠르게 마인이 반응하여 터지기 직전에 리버를 다시 태우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리버를 내려 마인이 반응하게끔 유도하면서 다시 마인이 터지기 직전에 리버를 태운 셔틀플레이
결국 김성제 선수의 컨트롤로 인하여 프로토스가 상당부분 이익을 보게 되자 이병민 선수는 여기서 자신 또한 맞확장을 가면서 방어적인 즉 수세적인 입장에서 최대한 이익을 보겠다는 선택을 하였다. 한가지 필자가 아쉬운 점은 1경기에서도 이병민 선수가 상대의 어떤 전략적인 부분을 눈치채자마자 타이밍러쉬로 승부를 냈었던 것처럼 프로토스가 트리플 넥서스를 가져가는 그 시점에서 바로 한번 진출하여 상대에게 압박을 해주는 플레이가 나왔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상대는 템플러 테크도 갖춰진 상태에서 게이트도 다수 확보되었으며 거기다가 셔틀플레이와 컨트롤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이병민 선수의 판단은 확실히 안정적이면서도 보다 장기적인 국면으로 경기를 끌고가는 안목이 아니었나 싶다. 즉 맞확장으로 가면서 상대가 확장도 빠르고 테크트리도 다 갖춰진 상태에다 게이트도 확보가 되기 때문에 한번 유닛으로 입구돌파의 플레이를 하지 않을까 하면서 최대한 수세적인 즉 방어적인 입장으로 전투에서 이득을 보겠다는 것이 이병민 선수의 판단이었다. 그런 플레이는 바로 배럭스로 입구를 좁히면서 터렛 짓고 마인과 시즈탱크를 전진배치 시킨 것에서 여실히 드러났었다.
하지만 김성제 선수는 거기서 이병민 선수의 판단범위에서 벗어나는 플레이를 하였다. 멀티 타이밍도 테란보다 빠르고 더군다나 초반에 셔틀플레이의 컨트롤로 인하여 상대의 자원적인 그리고 병력적인 부분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었으며 테크트리도 만족할만큼 갖춰졌으며 게이트확충으로 인한 병력 추가가 속속되는 시점에서 한번쯤 테란의 진영에 입구돌파를 생각을 해봄직도 하지만 경기 중간 해설진들의 언급처럼 확실히 김성제 선수는 그런 이병민 선수의 예상보다는 오히려 셔틀을 더 늘림으로써 좀 더 테크니컬한 플레이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사이오닉 스톰으로 SCV의 수난시대는 시작되고...
김성제 선수는 셔틀을 충원시키면서 거기에 템플러 3기를 태우고 바로 상대의 앞마당에 드랍하여 SCV를 한부대 이상 잡아내는 대박을 터트려냈다. 또한 여기서 김성제 선수는 한번 더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한 대의 셔틀은 지도 맵상으로 위쪽으로 지나가게끔 하여 바로 상대의 진영인 5시방향으로 내려오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플레이의 의도는 바로 몰이사냥인 것이다. 보통 앞마당에 그런 대박을 터트렸으며 견제 위주의 플레이하는 프로토스라도 그만큼의 성과가 있으면 이제 중앙 센터 장악을 위한 싸움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지만 김성제 선수는 한번 더 꼰 것이다. 즉 앞마당에서 견제 플레이가 성공하면서 지체없이 다시 테란의 본진쪽으로 템플러를 드랍하여 SCV를 겨냥하여 사이오닉 스톰을 쏘았고, 이병민 선수의 입장으로써는 그런 상대의 견제플레이를 피하고자 지금 막 커맨드 센터를 내린 3시 멀티에 일꾼들을 대피시켰는데 그곳은 바로 위쪽에서 바로 내려온 김성제 선수의 셔틀리버가 탑승하고 대기한 상태. 템플러를 태운 셔틀이 본진쪽에서 드랍으로 상대의 일꾼들을 3시 멀티쪽으로 몰아버렸다면 다시 그 몰려온 일꾼들을 리버를 탑승하고 대기한 셔틀로 일순간에 SCV를 다시 대거 잡는 성과를 올린 셈이다.
SCV들을 3시쪽 멀티로 몰이사냥하는 하이템플러. 그 결과는?
리버가 대기하면서 대박을 터트리며 미끼사냥을 처리한다
여기서 김성제 선수는 다시 아까 일꾼을 몰이사냥해 성공시킨 템플러를 탑승한 셔틀에 다시 드랍하여 그 밑에 바로 마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성제 선수의 특유의 컨트롤로 마인이 터지기 직전에 다시 태우고 내림으로써 데미지를 하나도 안 받은채 사이오닉 스톰을 쏘는 그야말로 센스 있는 컨트롤을 선보였다. 이병민 선수의 입장으로써는 정말 얄미운 견제플레이이자 소위 배틀넷 공방에서는 마우스를 집어던진다거나 혹은 디X를 거는 그런 정말 머리에 스팀도는 견제플레이가 아닐 수 없다.
매설된 마인조차도 컨트롤로 마인만 터지게끔 하면서 다시 SCV에게 사이오닉 스톰 사용하는 김성제... 이쯤되면 당하는 입장에선 치가 떨린다 -_-
그러나 이병민 선수또한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아까부터 꾸준히 돌린 2아모리 업글의 힘을 바탕으로 테란의 병력들이 드디어 중앙장악을 위해 진출하였으며 꾸준히 터렛을 지으면서 자리잡기에 성공하였다. 이때 김성제 선수는 앞마당에 다수의 병력을 배치시켰는데 상대의 중앙장악을 눈치채자 셔틀에 질럿을 떨구면서 그리고 다수의 병력으로 테란의 자리잡은 라인을 걷어내고자 하였지만 그것이 막힘으로써 오히려 독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일단 테란의 자리잡은 라인자체가 상당히 시즈탱크가 넓게 배치되어 분포된데다가 좁은 입구지역에서 돌아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방어하기 편한 지역에 배치한 테란의 병력들을 걷어내고자 템플러와 질럿 드라군 그리고 셔틀을 동원하였지만 업그레이드와 자리잡은 테란라인의 강력한 힘에 오히려 상당수 병력들을 잃어버린 셈이 된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래도 김성제 선수의 셔틀플레이로 이득을 꽤나 본 상황이었기에 상황이 테란쪽으로 확 기운 것은 아니지만 아까 그 센터에서서 대규모 접전에서 좀 더 유리한 구도에서 싸워도 되는 병력을 불리한 전투 진형으로 인해 병력을 대규모로 잃었다는 점이 오히려 테란에게 기회를 제공한 점이 된 것이다.
센터에 자리잡은 테란을 상대로 달려드는 프로토스
스톰을 쓰며 분전하지만 테란의 넓게 자리잡은 강력한 라인에 의해 결국 패배
상당수의 병력이 소진된 프로토스는 다시 그만큼 병력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문제는 테란이 그것을 가만히 놔두냐는 것이다. 이병민 선수는 상대의 병력을 대다수 잡아냈다는 판단이 들자마자 바로 시즈탱크를 상대 앞마당 코앞까지 배치시켜 입구 조이기를 선보였고 테란의 시즈탱크의 포화는 이제 프로토스의 병력 집결지점마저 포격이 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는 프로토스의 입구까지 조이기를 공고히 하는 테란
김성제 선수는 이런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전황을 잘 알기에 다시 한번 셔틀플레이로 하여금 상대의 멀티지역에 견제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런 견제를 하는 시간에 테란의 입구 조이기 라인은 더욱 두터워지고 있었다. 이미 터렛과 슬금슬금 전진한 시즈탱크 라인이 아주 넓게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으며 벌쳐들이 다수가 몰려와 마인을 매설하면서 상대적으로 프로토스는 순식간에 그 좋았던 분위기가 테란의 라인에 의해 뒤바뀌어버렸다. 이때 김성제 선수는 이런 테란의 자리잡기에 대항하고자 그리고 병력이 추가되는 것을 막기 위해 1부대 가량의 드라군들을 따로 맵 위쪽으로 빼놓아 테란의 앞마당쪽으로 급습하였다. 이 판단은 정말 김성제 선수 입장에서 탁월한 선택이었다. 프로토스 진영의 큰 입구쪽에 병력의 대다수가 배치되었던 테란이 상대적으로 자신의 바로 앞마당 멀티지역의 병력주둔은 허술할 수밖에 없었고 이렇게 침투된 드라군이 테란의 병력추가를 끊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앞마당쪽에 셔틀플레이로 리버와 함게 커맨드 센터를 타격하여 앞마당 멀티를 날려버렸다는 것이다. 당시 이병민 선수의 자원상황을 보자면 분명 멀티 상황이 2군데 인 것은 확실하나 그것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정상적인 테란이 자원의 힘을 먹고 쏟아낼 수 있는 멀티가 아니었다.
특공대 드라군 부대로 상대의 앞마당을 급습, 셔틀리버와 함께 상대의 병력충원을 끊어주면서 동시에 테란의 중요한 자원줄을 날려버린 프로토스
김성제 선수의 셔틀플레이로 인하여 SCV가 너무나도 대다수 잡혔기 때문에 3시 멀티의 자원수급률은 그리 좋지 못했을 뿐더러 그나마 제대로 돌아가는 자원은 앞마당 이 한지역 뿐인 것이다. 물론 그런 이병민 선수가 안 좋은 자원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자원을 쥐어짜내 프로토스의 입구를 조여버리는 괴력을 선보였지만 그것 또한 자원이 뒷받침 되어야 경기를 테란이 이겨 끝낼 수 있을정도로 강력한 것이지, 자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만약 병력이 분산되어 타겟이 나뉘어졌을 때 병력의 집중도가 흐트러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즉 만약에 김성제 선수가 새로운 자원줄을 확보하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자원수급률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병민 선수는 프로토스의 본진을 확실히 밀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상대의 자원줄을 끊기 위하여 자신의 병력을 나눌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결국 다수 셔틀을 확보하고 있는 프로토스에 의해 각개격파당할 가능성은 크기 때문이다. 이미 미니맵상황에서도 보다시피 김성제 선수는 11시 지역에 넥서스를 소환, 새로운 자원줄을 확보하고자 하였으며 그 상황을 이병민 선수의 벌쳐가 확인하였다.
할루시네이션 아칸을 써보지만 지형도 협소하고 병력들이 일자로 진출하여서 테란의 길다란 시즈탱크의 라인하에 녹아버린다
이때 김성제 선수는 자신의 앞마당 지역마저 테란의 조이기에 의해 내준 상황속에서 템플러의 할루시네이션을 활용하여 아칸에게 복사, 다수 할루시네이션 아칸으로 돌파를 하고자 하였지만 넓게 자리 잡은 이병민 선수의 그야말로 자원을 쥐어짜낸 강력한 라인으로 입구돌파가 실패하였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김성제 선수에게 많이 아쉽지 않았나 싶다. 우선 그런 아칸 할루시네이션 돌파가 어떤 공격적인 입장에서 활용되어지는 경우가 그간 김성제 선수의 경기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수비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봉쇄당한 입구를 돌파하기 위하여 썼었다는 점이 차이가 크게 달랐다. 우선 전자의 경우 공격적인 입장에서 할루시네이션을 이용한 테란의 병력의 맞상대를 할때 넓게 포진하여 맵의 넓은 지역부분을 활용하여 단숨에 달려드는 것이 효율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지만 지금 이 수비적인 입장에서 돌파는 입구 자체가 좁고 지역도 협소하여 할루시네이션 아칸들이 넓게 포진하지도 못하였고 달려드는 것도 일자형태로 그야말로 자리잡은 테란라인의 시즈탱크 포화에 줄줄이 녹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좀 더 넓은 지역에서 할루시네이션 아칸 다수가 한꺼번에 달려들었더라면 적어도 그런 입구가 봉쇄당한 지역에서의 협소하여 일자로 달려가다가 줄줄이 녹는 그런 상황보다는 좀 더 나은 전투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필자는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
다시 한번 테란의 앞마당에 하이템플러를 드랍하여 천지스톰으로 SCV학살!
어쨌거나 이런 입구돌파가 실패한 뒤 테란의 병력들은 물론 자원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병력 충원속도가 안 좋지만 서서히 프로토스를 옥죄어 오고 있었다. 김성제 선수는 재빨리 상당수의 프로브를 11시 지역쪽으로 이동시켜 자원을 새로 확보하고자 하였으며 그 지역에 거점을 구축하는 한편 자신이 갖고 있던 셔틀로 상대의 유일한 정상적인 자원줄인 앞마당 지역을 다시 하이템플러의 천지스톰으로 SCV를 대다수 잡아냈다. 이병민 선수에게는 이것이 너무나도 뼈아픈 것이 가뜩이나 아까 드라군의 공습으로 인하여 앞마당 커맨드 센터가 깨졌기 때문에 본진 커맨드 센터를 들어올려 그나마 자원수급률을 최대한 빠르게 재가동시킬려고 한 것인데 상대의 하이템플러 드랍으로 이젠 그마저도 타격을 아주 심대하게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면서 테란의 병력은 이제 프로토스의 9시 멀티와 앞마당을 정리하는 분위기고, 이 상황에서 프로토스의 11시 멀티는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제는 테란의 SCV가 대피하여 다시 자원을 캐고자 한 3시 멀티마저도 다시 하이템플러가 드랍하여 몇 안되는 SCV마저 거의 다 잡아버리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3시 멀티로 대피한 몇 안되는 SCV마저 모조리 잡아내는 김성제
이때 이병민 선수의 SCV상황은 본진 멀티 모두 포함하여 단 2기. 이때부터 이병민 선수는 다급해지고 있었다. 일단 프로토스의 입구쪽 모든 멀티는 다 정리하였지만 본진을 정리하자니 본진 쪽에 다수의 템플러와 아칸 질럿 드라군들 때문에 올라가기도 껄끄러운 상황이며 무리하게 치자니 언덕위에서 싸우는 프로토스의 본진 병력에 의해 상당한 병력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의 원인은 바로 이병민 선수의 자원수급률의 핵심인 SCV의 전멸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팩토리에서는 불이 다 꺼지면서 더 이상 병력충원이 안되고 본진을 무리하게 밀자니 결국 상대의 11시 멀티 때문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병민 선수는 결국 여기서 병력을 나누어 시즈탱크를 접고 벌쳐와 함께 11시 멀티로 기수를 돌려 급히 파괴시키려고 하였다.
11시 멀티를 주지 않기 위해 테란의 원정병력이 오지만...
김성제 선수는 최대한 셔틀릴레이와 함께 11시 멀티를 지키고자 병력을 공수하며 수비에 나섰다. 종합하여 보았을 때 이병민 선수는 결코 프로토스에게 또 하나의 자원줄을 허용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저지시켜야 하며 김성제 선수는 어떻게든 지켜야 하기 때문에 11시 멀티 지역이 테란과 프로토스의 승부의 갈림처가 된 것이다.
프로토스의 셔틀플레이로 인해 테란의 원정병력은 상당수가 전멸
이병민 선수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11시지역을 걷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김성제 선수는 셔틀이 많다는 점을 최대한 이용하여 7시지역 본진에서 병력들을 공수해 수비하면서 동시에 셔틀에 타고 있던 병력을 시즈탱크 바로 아래에 떨궈 효율적인 전투를 하여 이병민 선수의 1차로 원정왔었던 병력의 상당수를 잡아내게 되었다. 그러면서 김성제 선수는 또 하나의 추가멀티 1시스타팅 포인트에 넥서스를 소환, 그쪽의 자원줄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는 와중에 아칸이 테란의 3시 멀티를 깨버리고 체력 3 남은 SCV 유일한 생존자(?)
이러면서 김성제 선수는 다시 테란의 자원줄인 3시의 커맨드 센터를 아칸으로 드랍하여 깨버렸다. 더 이상 이병민 선수가 자원을 채취하고 있는 SCV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상황이며 고작해야 기껏 하나 남은 그것도 체력 3남은 SCV한마리가 다시 자원을 채취하고자 온 상황이다. 결국 이병민 선수는 더 이상 시간을 주면 자신에게 승산이 결코 없음을 알기에 프로토스의 입구를 조이고 있었던 마지막 병력들을 빼서 11시지역으로 다시 재차 원정길에 나서게 된다.
테란은 마지막 병력으로 11시를 공격해보지만...
프로토스의 셔틀 플레이로 그것마저 괴멸된다
그러나 이병민 선수의 11시로 입성한 마지막 병력마저도 김성제 선수의 병력을 셔틀 떨구기로 인하여 결국 이병민 선수의 마지막 원정병력마저도 다 잡히고 막히게 되자 이병민 선수는 자원이 없어서, SCV가 전멸해서 프로토스에 진 전대미문의 초유의 사건을 일으키며 GG를 선언하고 만다.
결국 자원도, 병력도 없는 테란은 GG선언
사실 돌이켜보면 이번 경기는 그야말로 프로토스의 어떤 전투적인 개념자체가 김성제란 한 선수의 플레이에 일반적인 테란과 프로토스 양측 모두에게 아주 의외의 인상을 깊이 심어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일반적으로 프로토스와 테란의 싸움에서 병력싸움에서 그것도 계속 진 프로토스가 테란을 이긴다는 것은 그야말로 웬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가 될 수도 있다. 아니 그럴수도 있다는 것이 아니라 100이면 90이상은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오직 견제만으로 마치 알포인트 맵의 컨셉자체가 힘싸움 위주의 맵이라는 것을 이 한 선수의 플레이가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이 오직 상대의 자원수급률의 견제만으로 이겼다는 것은 어찌보면 어이없으면서도 이상하면서도 유쾌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필자는 이것이 김성제 선수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스타크래프트 시대에 얼마나 많은 스타일리스트가 있었는가, 대게 그들 스타일리스트들은 각각의 특색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기에 바로 이른바 낭만의 시대라고 불리웠던 그 때 정말 빛나도록 화려하였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점차 고도화되면서 이런 스타일리스트들의 경기 운영은 더 이상 그것이 실력도 발전된 점차 진화하는 흐름속에서 더 이상 고수하기도 힘들기 마련이다. 아무리 스타일리스트라 할지라도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그리고 점차 고도로 발전되어가는 즉 진화되어가는 스타크래프트의 흐름상 어느 한 것을 고집하는 것은 곧 낙후를 의미하게 된다. 그렇기에 이런 스타일리스트들은 특색있는 경기운영보다는 좀 더 승부에 냉철하게 이기기 위해 자신들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유저들은 그런 스타일리스트들의 경기를 보고 팬이 된 그들은 항상 그런점에서 어찌보면 낭만의 시대라는 스타크래프트의 어느 한 시기를 그리워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그들의 목마름이, 갈증에 차 있을 때 이런 스타일리스트들의 경기가 다시 한번 나오게 된다면 그야말로 목마름을 채우듯이 열광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김성제 선수의 경기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어떤 정형화된 틀속에서도 보다 자신만의 특색을 그대로 이어나가 그것을 오히려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그런 것을 물론 변화를 꾀해야하는 것은 필수요소지만 그것을 역이용하여 자신의 특색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경기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우리는 바로 그런 김성제 선수의 플레이에 항상 뭔가 기대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경기가 뭔가 색다른 재미를 지금까지 계속 선사해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후 김성제 선수는 이번 경기를 이기고 다시 3셋트 라이드오브 발키리에서 극적인 섬멀티 하나로 버티면서 다크템플러와 리버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장기전으로 끌고가며 이병민 선수를 함락시키게 된다. 그리고 이후 다음 상대인 서지훈 선수를 맞상대하여 바로 대 테란전 스페셜리스트는 바로 김성제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자신만의 특색있는 경기운영을 보여주며 바로 2:0으로 셧아웃시키며 김성제 선수의 대 테란전 감각이 기세가 단단히 오르게 되었다. 그 이후 아쉽게도 박정석 선수에게 패배하면서 그의 CYON MSL의 독특한 행보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차기 시즌에서는, 돌아오는 차기 MSL과 차기 스타리그에서는 그의 좀 더 발전된 성숙한 모습과 생각해보면 더욱 즐거워질 것 같은 그의 플레이 스타일 특성을 기대한다는 말과 함께 이 글을 마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