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점령한 새하얀 포켓몬. 큰유황앵무새.
도시에 진출한 고라니.
고라니를 능가하는 괴성 지르기.
쓰레기통을 열어서 먹을것 채굴하기.
지나가는 행인에게 말걸기, 욕하기.
먹을것 내놓으라고 째려보기.
창문 두드리기.
창문 열린 집 찾아서 냉장고 털기.
---------------------------
<전문>
새하얀 무언가로 점령된 도시
호주를 삼켜버린 이 하얀 생물의 정체는 바로 앵무새. 야무진 부리로 쓰레기통 오픈
가지런히 널어둔 빨래도 노리고 끝내주는 목청을 지녔습니다.
부담스러운 눈길로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고 어 왔어 이제 발코니는 우리 거야 때론 인성질도 서슴지 않는 이 녀석들 대한민국 도시 깡패
고양이 고랑이 비둘기 저리 비켜 도시 갱스터 원조 호주 앵무새가 나가신다
호주는 원래 야생동물의 천국으로 통하죠. 앵무새도 호주의 대표 야생동물로 호수 곳곳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길에서 감튀도 먹고 공원에서 글도 쓰죠. 종류도 아주 많은데요. 아포칼립스를 연상케 하는 이 영상의 주인공은 리틀 코렐라고요
분홍색 까만색 앵무새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별한 건 바로 이 녀석 설퍼 크레스티드 코카투인데요. 우리 말로 하면 큰 유황 앵무
황관 앵무 호주에서는 코카투라고 줄여서 부른대요
날개를 펼치면 종이인가 싶은 정도로 새하얗고 길쭉하고 날씬한 유선형 몸을 가졌죠. 한국에서 반려조로 종종 보이는 유황 앵무
엄브렐라 유왕 앵무와 친척 사이쯤 됩니다. 장난기도 많고 고집도 세고 아주 똑똑한 게 특징이라 웃긴 앵무새 자를 봤다.
싶으면 이 친구들 아니면 친인척일 확률이 높아요.
춤과 노래는 기본 가끔은 성질도 부리고
자기 주장도 당당하게 내세우죠 다롱이 하늘을 날 거야
야생 코카투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데요.
호주 주변에만 있는 거죠. 섬 주변에 우린 지역에만 살고 있는 새인데 그쪽 지역에서는 흔한데 다른 지역에는 사실상 없어요.
개체 수가 매우 많고 도시에 적응도 잘해서
우리나라로 치면 비둘기 포지션이래요
공원은 물론 발코니만 나가도 볼 수 있고 인간에게도 마구 들이 되죠.
나무마다 열매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나무에 이렇게 하얗게 뭐가 열매처럼 열려 있는 걸 보면 그게
이제 코카투들이에요. 저는 몰랐는데 한국의 분양가가
수백만 원에 이르더라고요 걔네들 사진을 찍으면 관광객 호주 혼자 얼마 안 된 사람 호주에 오래 사신 분들 그렇게 구분을 한다고 하고
코카투는 앵무새 중에서도 지능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
때론 인간 머리 꼭대기 위에 앉아 있어요. 사람들에게 말 거는 건 기본
앵무새가 진짜 그냥 이렇게 길에 이렇게 걸어 다니거든요.
근데 그냥 헬로~ 헬로~ 이러면서
나이스 투 밋츄~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요.
지나가는 앵무새가 그렇게 말을 하고 있으니까 진짜 깜짝 놀랐어요.
공원에 놓인 식수대 수도꼭지도 돌릴 수 있습니다.
수도꼭지를 자기들이 그 부리를 이용해가지고 그걸 돌려요. 한두 방울씩 이렇게 떨어지기 시작하면 거기다가 부리를 대고 마시더라고요 진짜 똑하구나
집 앞마다 놓인 쓰레기통 여는 법을 서로 전수해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어요.
여기까지만 들으면 그냥 똑 똑하고 유쾌한 친구 같은데
싶지만 그렇게 귀엽게만 보면 안 된다고요
독보적 캐릭터답게 별명 부자인 이 새는
보기보다 꽤 커서 키가 50cm 정도로 성인 무릎 높이쯤 됩니다. 꽤 크죠
무리지어서 다니는 특성도 있어서 때때로 갱단이라고 불리기도 한대요 도시의 갱스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죠
한 번은 저희 집에 방충망이 없어진 거예요.
코카투들이 한 3~4마리가 방충망에 매달려서 방충망을 뜯어내는 장면
봤어요. 그리고 또 한 번은 빨래! 빨래를 넌 다음 걷으러 왔는데
와이프가 산 지 얼마 안 된 새 옷이
구멍이 송송 나 있는 거예요. 똑똑 소리가 재밌어서 창문도 일부러 노크 한대요
가게에서 감자칩이랑 이런 거 가지고 나오면 여러 마리가 줄을 서서 아 이제 저건 내 거구나 이렇게 보고 있어요.
짜고 기름진 인간 음식이 동물들에게 좋지 않기 때문에 코카투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표지판도 있대요
하지만 코카투에겐 통하지 않습니다.
왜 나를 안 주냐 계속 저를 좀 이렇게 보는 게 무서워서
걔들 우리가 벌써 번들번들해요. 기름으로 다른 데서 또 먹고 와서
먹을 것을 위해서라면 호텔까지도 따라갈 듯한 집착이 엿보이네요.
호텔에 처음에 직원한테 소개를 받는데
창문을 열고 나가시면 안 돼요 코카투가
냉장고를 열어서 안에 있는 피자
같은 거 가져갑니다. 조심해 주세요. 이렇게 해서 저는 잘못 들은 줄 알았어요.
저희가 뭔가 음식을 사 오면 크기별로 이렇게 발코니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보고 있는 건가요 안에를? 네
어디 열린 데 없나.. 울음소리는 고라니의 그것과 닮았어요.
약간 진짜 무슨 사이렌 소리처럼 한 마리가 울기 시작하면 다 같이 따라 울기 시작해서
엄청 시끄럽죠. 그렇게 엄청 울면서 동네를 날아다니니까 어찌나 시끄러운지 호주 아마존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
헤드폰을 코카투로 광고할 정도예요. 저도 군 생활을 했을 때 고라니 소리를 들어봤는데 고라니 소리보다 훨씬 커요 도랑이 소리는 그냥 사람이 리 지르는
느낌인데 코카투 앵무새는 음이 좀 찢어지는 목청이 찢어지게 비명 지르는 느낌
야생 갱스터 코카투는 사실 호주의 터줏대감입니다.
호주가 지금처럼 땅이 분리돼서 섬이 생기기 이전부터 그러니까 조상들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면 인류가 탄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앵무새는
지역에서 살아왔던 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보다도 호주에 먼저 정착해서 살았던 새다 보니 호주 사람들도 이런 공존이 익숙했죠.
그런데 이런 조화로운 공존에 몇 해 전부터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개간으로 인간들이 새들의 서식지를 계속 침범해 생활 반경이 겹치게 죠.
게다가 먹이사슬 속 경쟁 동물인 토끼의 개체 수가 줄어들고 인간들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는 많이 나와 앵무새 먹을거리가 많아졌습니다.
먹을 거리가 많아지니 코카투를 포함해 일부 앵무새들의 개체 수가 계속 늘어났죠
이 녀석들 숫자가 늘어난 게 왜 문제냐고요
앵무새들은 방충망 등 도시 시설 일부를 파괴하거나 곡물밭을 약탈하곤 하는데요.
앵무새에 숫자가 많아지면 자연이 이들로 인해 생기는 피해 또한 더 크고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