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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16 23:45
싱가폴 함락 - 노천명
아세아의 세기적인 여명은 왔다 영미의 독아에서 일본군은 마침내 신가파(新嘉披)를 뺏아내고야 말았다 동양 침략의 근거지 온갖 죄악이 음모되는 불야의 성 싱가폴이 불의 세례를 받는 이 장엄한 최후의 저녁 싱가폴 구석구석의 작고 큰 사원들아 너의 피를 빨아먹고 넘어지는 영미를 조상하는 만종을 울려라 얼마나 기다렸던 아침이냐 동아민족은 다같이 고대했던 날이냐 오랜 압제 우리들의 쓰라린 추억이 다시 새롭다 일본의 태양이 한번 밝게 비치니 죄악의 몸뚱이를 어둠의 그늘 속으로 끌고 들어가며 신음하는 저 영미를 웃어줘라 점잖은 신사풍을 하고 가장 교활한 족속이여 네 이름은 영미다 너는 신사도 아무것도 아니었다 조상을 해적으로 모신 너는 같은 해적이었다 쌓이고 쌓인 양키들의 굴욕과 압박 아래 그 큰 눈에는 의흑이 가득히 깃들여졌고 눈물이 핑 돌면 차라리 병적으로 선웃음을 쳐버리는 남양의 슬픈 형제들이여 대동아의 공영권이 건설되는 이날 남양의 구석구석에서 앵글로색슨을 내모는 이 아침 --- 우리들이 내놓는 정다운 손길을 잡아라 젖과 꿀이 흐르는 이 땅에 일장기가 나부끼고 있는 한 너희는 평화스러우리 영원히 자유스러우리 얼굴이 검은 친구여 ! 머리에 터번올 두른 형제여 ! 잔을 들자 우리 방언을 서로 모르는 채 통하는 마음-굳게 뭉쳐지는 마음과 마음- 종려나무 그늘 아래 횃불을 질러라 낙타 등에 바리바리 술을 실어 오라 우리 이날을 유쾌히 기념하자- 낄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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