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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8/19 23:25:52
Name 젤다
Subject [일반] [약스포] 말려야 한다 - 달짝지근해
PGR에서 추천을 믿고 와이프랑 오랜만에 극장에 갔습니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와이프의 손바닥 위에 글자를 썼습니다. ‘미안해’.
극장을 나와서도 밖에 대기 중인 관객분들께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거 재미없어요.’ 하지만 차마 그러진 못하고 이렇게 무거운 글쓰기 버튼을 누릅니다.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코미디가… 없습니다. 시도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성공률도 낮습니다. 아니, 이렇게 성공률이 낮은 코미디라면 차라리 시도가 적은 게 다행인 것 같습니다.

유해진은 그 능글맞은 연기에 큰 강점이 있습니다. 포스터에서도 그런 느낌을 전해주고 있죠. 그런데 유해진의 캐릭터가 전혀 그런 캐릭터가 아닙니다. 유해진의 최대 강점을 처음부터 봉인하고 극을 끌어가는 느낌입니다. 이럴거면 왜 유해진을 기용했나 생각이 듭니다. 마치 마동석의 피지컬을 봉인하고 로맨스물에 던져놓으면 이런 느낌일까 싶습니다.

저는 이병헌 감독의 말빨을 믿었습니다. 극한직업을 워낙 재밌게 봐서요. 이 영화는 감독이 아니라 각본이었지만, 재미있는 각본을 써줬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극한직업은 시놉부터 재밌었습니다. 안에 있는 대사들도 찰졌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시놉도, 대사도 무엇하나 그럴싸한 게 없습니다. 순수하게 코미디로서의 완성도나 대사의 찰짐이 범죄도시3에도 한참 못 미칩니다. 게다가 후반부 토론 씬은 정말… 간만에 90년대 한국 영화 갬성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편집점도 어설퍼서 조금만 더 타이밍을 주면 관객들이 웃을 수도 있겠다 싶은데 뚝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이 장면은 지루한데 싶은 장면이 질질 이어지기도 합니다.

중간에 유명 배우 한 분이 뜬금 등장했다가 뜬금 카체이스(라고 하기 민망한)를 하다가 뜬금 퇴장하는데, 머리 위에 갈고리만 뜹니다. 저걸 웃기라고 넣은 장면인지, 극 흐름에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넣은 장면인지 궁금합니다.

그나마 재미있던 부분이 자동차 극장씬에서 뜬금없이 유해진이 욕을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난데없이 극중 캐릭터에 전혀 맞지 않는 욕을 하는 장면에 빵 터졌습니다. 감독이 정말 아무 생각없이 편집했구나, 저걸 그대로 영화에 넣다니…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관객들의 반응은 중립 정도였던 거 같습니다. 소소하게 웃는 장면도 있었지만 박장대소같은 건 없었고 영화가 끝나자 다들 조용히 일어나 퇴장했습니다. 아쉬움에 욕을 하거나, 즐거움에 영화 내용을 떠든다거나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와이프의 평가는… 와이프는 이걸 볼 시간에 집에서 넷플릭스나 볼 걸 그랬다네요. 드라마로 방영해도 아마 안 봤을 거라고.

그래도 흥행 성적은 괜찮으니 영화가 망하지는 않을 거 같고, 유해진씨 필모에 타격도 없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더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여러분, 이 영화 영 파입니다. 물론 취향에 맞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별 2개 이상 줄 수 없습니다. 웬만하면 다른 선택지를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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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바라
23/08/19 23:53
수정 아이콘
영화관을 가야 하는 상황이라 달짝지근해도 선택지에 넣어놨는데
거를수 있게 되었군요. 감사합니다.
23/08/20 00:50
수정 아이콘
초반 골든에그가 괜찮았던 걸로 아는데 노잼인가요....
23/08/20 00:54
수정 아이콘
제가 봤던 상영관에는 어르신들이 많아서 그런가 박장대소가 나름 있었는데 그 타이밍이 '설마 여기서 웃음이 나오나?' 싶은 순간이 꽤 있었습니다..
글쓴이님의 평가에 공감하는 편이고, 세대를 좀 많이 타는 영화인가 싶기도 합니다.
60년대생이신 부모님과 함께 집 TV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들을 보면 좀 어려워 하시는 지점들이 있는데, (더글로리, DP같은 것 보다 금이야옥이야, 진짜가나타났다를 더 애청하십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부모님 모시고 보기에는 괜찮았습니다.
아유카와마도카
23/08/20 03:33
수정 아이콘
저는 정말 몰입이 안되는 영화였습니다.
액티비아
23/08/20 05:31
수정 아이콘
이래서 한국 영화는 안돼 싶은 것들만 모아뒀더라고요.
카푸스틴
23/08/20 05:35
수정 아이콘
극장내 반응은 괜찮더라구요. 위의 댓글처럼 어르신들 타겟으론 재밌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재미없었습니다.
23/08/20 07:34
수정 아이콘
드림도 그렇고 이병헌의 몰락이 정말 아쉽네요...
23/08/20 12:23
수정 아이콘
드림도 나름 재밌지 않았나요?
생각없이 보면 볼만 하던데
23/08/20 08:25
수정 아이콘
저는 그냥 소소하게 보기는 괜찮았습니다
아예 못만든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
23/08/20 08:27
수정 아이콘
보호자보다 낫습니다
보호자는 ott 추후에 올라오는것도
거르시는걸 추천드리는…

더문보다도 나은듯도?

생각도 안한
까메오가 많이 나오고

영화자체는 럭키의 하위호환이라 생각해서
저도 큰 웃음 없이 무표정하게 봤지만
극장 내 분위기는 나쁘지 않더군요
No.99 AaronJudge
23/08/20 14:34
수정 아이콘
그 정도면 흥행은 무리없겠군요….

더문 보호자는 진짜 너무하다 싶었는데
번아웃증후군
23/08/20 09:11
수정 아이콘
초반부 지나고부터는 영화보는 내내 굉장히 복잡한 마음이었어요...
말씀하신 토론씬은 정말 그걸 진짜 한다고?설마?하지마!!! 마음속으로 외쳤는데 하아...
퀴즈노스
23/08/20 10:03
수정 아이콘
60대 어머니와 80대 할머니가 가셨는데 노잼이라고 하십니다. 부모님세대도 영 아닌가봐요.
아린어린이
23/08/20 11:57
수정 아이콘
전에 피지알에 같은 영화를 두고 다크호스다 잘빠졌다 이런글을 본거 같은데... 아닌가요??
23/08/20 12:13
수정 아이콘
제가 그래서 보러 갔던 거죠...
만찐두빵
23/08/20 12:44
수정 아이콘
사람마다 다른거죠 뭐.. 결국 자기가 받아들이기 나름인거라 저는 이런류 영화 안좋아해서 거르긴 했지만 자기 취향이 엄청 중요한게 영화판이죠
카미트리아
23/08/20 12:21
수정 아이콘
골든에그 지수는 95% 들리는 평이 좋아서
로코도 좋아하니 보러 갈까 했는데
고민되게 만드시는 리뷰네요

좀더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누에고치
23/08/20 12:43
수정 아이콘
저도 커뮤칭찬글 몇개보고 요즘 신작도 뜸한김에 가서 봤는데 이 리뷰에 정말 공감할 수 밖에 없네요.
콩순이
23/08/20 13:18
수정 아이콘
아 오펜하이머도 그렇고 부모님 모시고 극장 한번 가려는데 그럼 대체 뭘 봐야하는지 고민이네요
23/08/20 13:35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최근에 본 한국영화들(밀수. 보호자)이 별로여서 그런가 괜찮게 봤습니다. 그렇다고 추천할만큼 재밌냐하면 사실 딱히... 그냥 OTT 이런데 나오면 한번봐 정도...
아이폰12PRO
23/08/20 13:37
수정 아이콘
커뮤칭찬글 그거 바이럴인가 싶네요 크크
23/08/20 13:42
수정 아이콘
적어도 PGR에 올리신 분은 그럴 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3/08/20 14:23
수정 아이콘
재미있던데요..흠...... 소소하게 계속 즐겁게 보다가 왔습니다.
알라딘
23/08/20 16:17
수정 아이콘
약간 스포성 댓글이지만
어제 보고 왔는데 소소하게 볼만합니다. 개연성은 당연히 기대는 하면 안되지만 와이프는 재밌게 봤더라구요.
조금 유치하긴 합니다. 그냥 훈훈한? 가족드라마 느낌이에요.
의외로 극장에 계신분들이 같이 하하호호 웃어줘서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대보름
23/08/20 17:31
수정 아이콘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관객들 분위기도 좋았구요. 오펜하이머나 콘크리트유토피아 같은 묵직한 영화도 있고, 달짝지근해같은 가볍게 보는 영화도 있는거죠.
Janzisuka
23/08/20 18:15
수정 아이콘
지인은 볼만했다고 하더라구요 흐흐
그만큼 최근 영화들이 문젠건가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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