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7/21 05:21:44
Name 여기에텍스트입력
Subject [일반]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나지 말아야지 (수정됨)
1. 제목으로 어그로 좀 씨게 끌어봤습니다. 농담같지만 진담입니다(웃음)

2. 만 30년을 넘게 사람으로 살았지만 최근 느끼는 감정은 이게 참, 모호한 감정이더라고요. 짝사랑......... 이라긴 뭔가 좀 애매하고, 존재를 의식하고 있는? 정도의 표현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제3자 입장에선 '쯔쯧 지 혼자 모르네 어휴' 이런 반응 나올 수 있을 거 압니다. 근데 당사자가 그렇다니까 그냥 믿어주세요(?)

3. 역시 PGR 말고 이 아이디 안쓰니까 개인정보 또 뿌리자면(??) 제가 의식하고 있는 상대는 단기알바로 나가는 곳의 직원입니다. 전반적으로 사람 잘 챙겨주고 그러기는 하지만, 심지어 제가 의식을 하고 있음에도 제 쪽에서 일정 이상으로 다가가진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 사람이 직원 이전에 같은 단기알바였더라도 어쩔겁니까. 저 사람은 지금 직원이고 전 알바인데.
더구나 제가 이전 글에서도 몇 번 밝혔듯 성인ADHD를 가지고 있는 터라 스스로 '정상적'인 인간이 아닌 것을 상기시키려고 하는 편입니다.

4. 여하튼, 여간 일에 바빠돌아가는 사람이라 그런가 제가 현재 일하는 곳에서 약 한 달이 넘게 일하고 있음에도 저에 대한 정말 기본적인 신상정보는 알긴 아나 싶을 정도로 기억을 잘 못합니다. 당장 오늘도 특정 기계에 대해서 나중에 좀 배워놔요, 이런 식으로 얘길 들었는데 그거 2주 전에도 똑같이 얘기했거든요. 제가 한 답변도 같았습니다.

5. 뭐, 저만 기억하는 거겠죠. 참고로 제 이름도 모르고 있습니다. 애초에 관심이 있었다면, 진작 이름 뭐냐고 당사자인 저한테 물어봤겠지만 그랬던 적도 없고. 그런 사람이 일하러 나온 초반에 너무 쉽게 가벼운 스킨십 하는 거 보고 '뭐임? 대체 뭐임?' 했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본인도 자제하는지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 애초에 스킨십 한다고 해서 기분이 좋다 나쁘다 그런 감정을 느낀 적도 없기도 하고, 어느 순간 저도 놀랄 정도로 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더라고요. 그게 갑자기 뚝 끊겨서 기분이 이상해져서 문제지. 아니, 그게 이 망할 문제의 발단인가..?
아니 근데 들어보세요 이름도 모르고 얼굴만 아는데 스킨십이 가능한가...? 제 상식으로는 좀 뭔가 이해가 안가긴 하거든요. 땀에 절어있는 앞머리는 대체 왜 쓰담하고 간건데? 것도 동성도 아니고 이성을?? 그리고 우산 없다고 제 우산 같이 쓰고 사내식당도 가고 그러나요? 예?? (급발진)

6. 흠흠, 죄송합니다. 어쨌든. 4번에서 말한 오늘 겪은 일 때문에, 아무리 제가 의식하고 있는 상대라 해도 해도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싶어서 화라도 내야 하나 싶었다가  생각해보니 결국 트러블 냈을 때 거기서 짤리는 건 저더라고요? 크크; 그래서 순식간에 짜게 식었습니다. 자기객관화가 여간 어렵다 해도 '좋아하면 안될 사람 좋아하는 짝사랑 코스프레라도 하고 싶은건가?'하며 머리를 식히며 퇴근하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죠.

7. 이게 참 웃긴 마음이더라고요? 관심종자의 마음인가 싶기도 한데, 관심 좀 달라고 하는 것도 이상한 겁니다. 왜냐면 단기알바 인원 중 일부 고정인원들(저 제외)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거든요. 저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어떻게 보자면 평범하지 않은 저를 평범하게 받아들인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냥 관심이 없는 게 더 맞는 거 같고요. 그런 사람을 의식하는 제 입장만 우스울 뿐이고.

8. ADHD여서인지, 유독 어릴 때부터 잡념이 많았던 편인데 최근 한두달 간은 이 일 때문에 유독 좀 심했던 편입니다. 그리고 그 잡념을 전부 다 비켜나가는 그 사람도 참 대단한 사람이다 싶어서, 저도 어느정도는 셧다운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대가 없다면 실망도 하지 않으니. 평범한 사람이 저를 이해할 수 없듯, 저 또한 그 사람을 이해하고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두 달 좀 덜 본 사람을 혼자만의 망상으로 이해하려 들다니, 저도 참 오만합니다.

9. 그것과 별개로, 저는 이번주 수요일부터 다음주까지 논스톱으로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게 인생이라면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딱히 태어나고 싶진 않은 새벽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그렇군요
23/07/21 05:54
수정 아이콘
저도요. 저는 아예 태어나고싶지 않네요.
'낳음 당했다'
이민들레
23/07/21 07:28
수정 아이콘
다음생이란건 없다고 봐야죠. 있다고 한들 기억이 안난다면 그냥 다른생이나 마찬가지
23/07/21 08:03
수정 아이콘
다음생은 없겠죠. 기억도 못할 것이고..
데몬헌터
23/07/21 09:29
수정 아이콘
주말도 없이 논스톱 출근이신가요;; 모쪼록 힘내시길
23/07/21 10:19
수정 아이콘
???:드디어 세계멸망을 구하셨군요
에엣? 그 모든걸 포기하고 원래세계로 가신다구요?
하지만 그쪽으로 가시면 모든 기억을 잃으실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군요 당신이라면 그 곳에서도 잘해낼수 있을겁니다.


다들 이렇게 세계하나씩 구하고 2번째 생을 살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왜 거기 안남았니...)
피우피우
23/07/21 12:13
수정 아이콘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운 데 별로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스킨십도 스스럼없는 편이고 그런 사람들.. 흘리고 다니는 걸 수도 있겠지만요 크크
23/07/22 11:33
수정 아이콘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살기 빡세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일반] [공지]자게 운영위 현황 및 정치카테고리 관련 안내 드립니다. [28] jjohny=쿠마 25/03/16 17862 18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301914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56168 10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58909 4
104163 [일반] 새 교황에 미국 프레보스트 추기경…교황명은 레오 14세 [1] Davi4ever234 25/05/09 234 0
104162 [일반] [잡담]우리가 사는 시대가 미래에서 보면 벨에포크가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1] 여기159 25/05/09 159 0
104161 [일반] [컴퓨터 계층]기가바이트 그래픽카드가 죽었습니다 [12] Be quiet2653 25/05/08 2653 2
104160 [일반] 회피와 기회 [12] 번개맞은씨앗7306 25/05/07 7306 6
104159 [일반] 지나가다 에어팟 맥스 사용해본 후기 [22] 김삼관9229 25/05/07 9229 0
104158 [일반] 트럼프를 분석하는것 만큼 무의미한건 없다 [72] 고무닦이10896 25/05/06 10896 10
104157 [일반] 2025년 올해의 백상 대상작품 소개 (스포) [28] 바람돌돌이9586 25/05/06 9586 1
104156 [일반] 카페인을 끊기위한 노력 [51] reefer madness10344 25/05/06 10344 10
104155 [일반] 그 날, 1편 예의바른 아저씨가 된 그 날 [12] 똥진국6168 25/05/05 6168 9
104154 [일반] 겉으로 밝아보이는 사람이 가장 슬픈 이유 [11] 식별12023 25/05/05 12023 56
104153 [일반] 광무제를 낳은 용릉후 가문 (5) - 미완의 꿈, 제무왕 유연 4 [3] 계층방정3681 25/05/05 3681 5
104152 [일반] 방송인 백종원은 정말 끝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120] 럭키비키잖앙19492 25/05/04 19492 16
104151 [일반] 이미 지피티 이미지는 상업적으로 널리 쓰이네요 [28] 김아무개11577 25/05/04 11577 1
104150 [일반] 트럼프 내년 예산안에 과학계 '발칵'..."멸종 수준의 사건" [99] 전기쥐11692 25/05/04 11692 8
104149 [일반] 만독불침은 정말 있었다! [17] 如是我聞6915 25/05/04 6915 1
104148 [일반] 분식의 추억 [2] 밥과글5190 25/05/03 5190 5
104147 [일반] 사법고시 최연소+김앤장 -> 통역사 [34] 흰둥11197 25/05/03 11197 7
104146 [일반] 광무제를 낳은 용릉후 가문 (4) - 미완의 꿈, 제무왕 유연 3 [5] 계층방정3425 25/05/03 3425 5
104145 [일반] 생각보다 심각한 미국의 마약 문화와 그것을 매우 경계해야 하는 이유 [53] 독서상품권11114 25/05/02 11114 2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