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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0 21:33
저도 보고 왔습니다만....
패배합니다 가르침을 주십쇼 ㅠㅠ 1. 신발이 무슨 뜻인지 레퍼런스라도.... 2. 망각의 의자? 테세우스? 무슨 뜻인지요? 앎이 얕아서 깨달음을 구합니다..
23/03/10 21:43
1번은 잘 모르겠는데 2번의 망각의 의자와 테세우스의 경우에는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내용인데
미노타우르스를 죽이고 아테네로 돌아와 왕이 된 테세우스는 여차저차 해서 지옥으로 가서 하데스-페르세포네 부부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은 테세우스더러 뭘 갖다준다고 기다리는 동안 망각의 의자에 앉으라고 하고 테세우스는 덜컥 앉습니다. 그런데 이게 한번 앉으면 다시 일어날 수 없는 거였고 테세우스는 꼼짝 못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케르베로스를 잡으러 온 헤라클레스가 잡혀 있는 테세우스를 보고선 테세우스를 어거지로 의자에서 떼어내는데 이 때 의자에 닿아 있던 테세우스의 살이 뜯어져 나가면서 엉덩이 살이 대부분 떨어져 나가 테세우스가 "뾰족한 엉덩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23/03/10 21:44
솔직히 말하면 좀만 기다리시면 저같은 영알못보다 카카오페이지 부기영화에서 자세하게 해줄 거긴 한데
일단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스포 주의를 붙이고 좀 띄우고 1. 맨날 신발 물에 젖고 한짝 잃어버리고 심지어 쟤 신발 한짝이네 대사까지 치고 신발 다 잃어버리고 남의 신발 빌려신는데 이건 모노산달로스 서사입니다. 그리스 이아손 신화에서 주로 나오는 물건인데.. 신발이 물에 젖거나 한짝만 나오거나 하는 경우 내 불완전한 정체성, 혹은 목표 등을 상징합니다. 여자 주인공이 문을 보고 열러 갈때 신발이 물에 젖고, 문 닫는 난리통에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립니다.(남주는 점점 요석이 되어가고 있음) 그리고 남주가 요석이 되었을 때 신발 두 짝 다 잃어버리죠. 그리고 내가 대신 요석이 되겠소! 하고 갈 때 신발을 제대로 남주 걸 빌려 신습니다. 2. 그리스 신화에 테세우스가 망각의 의자에 앉아서 멍하니 저승에서 엉덩이가 붙어 있는데 헤라클레스가 그걸 잡아당겨 뜯어서 저승에서 구해오는 서사가 있습니다.
23/03/10 22:28
날씨의 아이 때도 그랬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현대 일본의 삶을 잘 담아냈다고 느꼈습니다.
원래 초속 5cm나 언어의 정원같은 갬성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신카이식의 갬성에 집중하고 세부적 요소는 점프하거나 소설에서 보충하는 빌드업은 상관없었고 대지진 이후에 일본에 넘어왔기 때문에 스즈메의 문단속의 메시지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에까지 와닿지는 않았습니다.(극장에서 재난경보가 울릴 때와 일기장 넘어갈 때 숨넘어갈듯한 긴장감은 전해졌습니다만...) 반면 날씨의 아이는 현실 비판적인 요소가 많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재밌게 봤고 이쪽 메시지가 더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그래도 전반부의 로드무비 느낌나는 부분은 확실히 좋았고 작화만으로도 IMAX 추가요금인 500엔이 전혀 아깝지 않기 때문에 만족하긴 했습니다.
23/03/10 22:40
그래서, 연애 아니고 여여구도 동경이었으면 차라리 깔끔했을 겁니다
하지만~신카이 영화에서 그런 퀀텀점프 따지면 원래 못보는 영화된지 한참 됐다구요 이번 작품 그게 유달리 좀 심하긴 한데
23/03/11 00:31
전 남주가 얼마나 잘생겼으면 저렇게까지 할까 였습니다. 크크 근데 잘생기긴했어요.
중간에 만나는 사람들 연기가 정말 좋았는데 정작 여주 연기가 별로라 애절한 감정이 잘 안닿더라구요. 지진 표현은 토호쿠 대지진때 생각나서 섬뜩하긴 했습니다.
23/03/10 22:59
저도 개봉 당일에 IMAX에서 관람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날씨의 아이>와 더 비슷하다고 느껴서, <날씨의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비주얼에 먼저 눈이 가버려서, 전개나 스토리를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는데, 전개나 스토리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크크크(물론, 이건 제가 신카이 마코토 작품들을 좋아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비주얼은 정말, 괜히 ‘빛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보면서 또 하나 느낀게, ‘이 사람들(일본인들)에게 그 일(동일본 대지진)이 정말 트라우마로 깊이 남아있구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위에 댓글 쓰신 분과 비슷하게, 대지진 이후의 사람들의 생각이나 마음을 잘 그려낸 것 같습니다. 한줄평을 내리면, ‘조금 성장한 <날씨의 아이> 혹은 아픔을 이겨나가는 방법’ P.S. 글에서 말씀하신 해석(‘망각의 의자’)은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신선하고 흥미로웠습니다. 다음 주에 또 보러 가야겠네요 흐흐
23/03/10 23:10
해석 재밌네요! 저도 개인적으로 주인공에 대한 연애 감정이 막..와 닿지 않아서(이전 작품들 보다도 더) 이전 작품이 더 좋았던 거 같아요. 물론 재밌게 봤습니다.
23/03/10 23:22
제가 잘못 본 건지 온전히 사랑이란 감정보단 자신이 돌 뽑아서 상대가 의자가 되고 목숨도 잃었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 아니었나요. 그리고 어려서부터 저 세상을 넘어본 경험들 때문에 초반부터 현세의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하지 않은 설정이 나오긴 했죠. 전반적으로 체념의 정서가 꾸준히 묻어나오긴 하더라구요. 저는 전혀 생뚱맞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로맨스가 더 진했으면 이상했을 거 같긴 했지만요.
저는 다른 부분들에서 전반적으로 독창적이라기 보단 기존 영화의 공식들을 잘 조합해 자신의 것을 완성시킨 느낌이 들었습니다.
23/03/11 00:41
재난 3부작이 공통적으로 듣는 얘기가 어떻게 저렇게 빠른 시간에 죽고 못살정도로 빠짐? 이건데, 그래서 3부작의 주인공들이 모두 중학생-고등학생들인거라고 봅니다. 저 나이대 특유의 경험이 많지 않기때문에 자기의 좁은 범위내에서 노는 경향으로 설득력을 보충하는 느낌이에요. 실제로 3부작 주인공들 모두 연애경험 없다는 묘사가 나오기도 하고...
23/03/11 00:59
신카이 마코토의 장점도 단점도 더 명확하게 보였네요.
영화 전체적으로도 되게 직설적이였고요. 그래도 일본 국민들에게 동일본 대지진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하면 뭐 괜찮지 않나 싶었습니다.
23/03/11 01:49
너의 이름은 이후의 작품들이(그래봐야 두 개지만) 동어반복인 데다가, 재해에 대한 정서가 점점 더 농도가 진해져서 한국인으로서는 좀 따라가기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성급한 전개도 있고요. 몇 번이나 봤다고 목숨을 걸어?
그런데 딸이 있다 보니 애가 우는 장면에서 크리가 터지는 건 어쩔 수가 없더군요ㅠㅠ
23/03/11 19:08
초속5센티미터와 언어의정원을 인생작으로 꼽는 입장에서 신카이 마코토가 제발 새드엔딩 좀 더 써줬으면 좋겠구요ㅠㅠ
스케일 키우지 말고 그냥 감성에 올인한 작품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너날스 3부작 다 그냥저냥 괜찮고 개인적으로는 돈 아깝지 않고 재밌게 본 좋은 영화라고 생각은 하는데 이러다 영영 서정적이고 씁쓸한 신카이를 다시 못 볼까봐 두렵습니다 개연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도 그냥 스케일 줄이면 해결될 것 같은데 말이죠... ㅠㅜ
23/03/11 19:25
전 기대 접었습니다 너날스로 대중성 얻으니까.. 흥행은 더 된다는 거 확인됐다고 생각해서..
언어의 정원을 제일 좋아하는데 그시절 방식으로 낼 거란 기대는 안해요
23/03/11 21:21
저는 다른 거 다 제쳐두고 키키노래 나올때랑 그남자 그여자의 사정 나올때 전율했습니다.
뭔가 21세기에 저런 노래들을 듣는다는 건 울림이 장난 아니더군요.
23/03/11 23:30
이런식의 심도있는 분석요소를 잘 숨겨 놓는걸 좋아해서 잘 찾아만 본다면 다회차도 재미있게 볼수있다는 것이 신카이의 장점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이전 작품들에 비해 플롯이나 서사 자체를 플랫하게 진행시켜서 어려운 부분이 줄어든 것은 좋다고 봅니다. 쉽게 말하면 진입장벽이 조금 낮아진 느낌이라 편하긴 했습니다. 그것을 위해 말씀하신 신뢰의 도약을 여러번 한것이 단점이기는 하네요. 캐릭터 하나하나 신경쓰며 보신 분은 의아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가볍게 보실분들에게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듯 합니다.
23/03/12 16:14
[상징을 좀 대놓고 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카이 마코토가 원래 예전 동화나 신화에서 이야기 끌어오는걸 좋아하죠. 이건 예전부터 그랬긴 한데, 예전엔 어느정도 응용해서 작품에 써먹었다고 하면 말씀대로 스즈메에서는 그걸 거의 직설적으로 인용하는 수준이 되었더군요. 뭐 이거야 저는 크게 문제삼진 않는 부분이고 오히려 괜찮다고 보는 편입니다. 제가 신카이 작품을 싫어하지는 않고 매번 극장가서 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팬도 아닌 애매모호한 입장이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전 도망간 카나메이시가 그렇게 돌아가기 싫다라고 하다가 최종반에 태도 급변하는게 도무지 이해가 안되더군요. [신은 원래 변덕쟁이야]라는 소타의 대사로 밑밥을 깔았다고는 보는데, 그거 하나만으로 이걸 설명한다고? 싶어서 그 부분은 좋은의미로든 나쁜의미로든 신카이는 안변하는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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