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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2/12 13:02:26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2953241040
Subject [일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 짓누런 광기의 폭주.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개봉했을 때 그닥 열광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좋은 영화고, 액션도 엄청나고, 이걸 묶어서 엄청난 작품인 것은 동의하지만, 일말의 의구심은 있었다고 해야할까요. 소위 말해 '액션의 만신전'이 있다면 들어갈만한 작품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서 높은 위치를 줄 수 있느냐는 개인적으로 고민을 좀 해봐야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이번 아이맥스 재개봉을 통해서 보고 나서 제 평가는 조금 더 상향해야할 것 같네요. '액션의 만신전', 그리고 그 안에서도 높은 위치를 차지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처음 눈에 띄는 건 소화하기 쉽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에 <그래비티> 리뷰에서 어떤 분이 말씀하셨듯이, '이야기가 단순하다고 얕은 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친절합니다.'


최근의 액션 영화들, 특히 대자본 블록버스터들이 자주 빠지는 함정은 너무 많은 걸 때려넣으려 하다가 관객이 시각적으로 과식하는 경우입니다. 이야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것, 음향이 전달하는 것. 블록버스터는 많은 걸 보여줘야하지만, 동시에 적당히 보여줘야 한다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그 적정선을 잘 타고 있습니다. '배우 코를 화면 한 가운데다 넣어!'라는 조지 밀러 감독의 디렉팅이나 혹은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깔끔하게 버무려낸 편집에 공을 돌려야 할 것 같아요.


또한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인물의 전사와 캐릭터성이 흥미롭습니다. 그러니까, '서브 텍스트'가 풍부하다고 해야할까요. 맥스는 무슨 일을 겪었는가, 퓨리오사는 어떤 일을 겪은 인물인가, 세 도시는 어떻게 서로 연결되었는가 등등등 이야기의 흐름은 단순하고, 영화 상에서 대사가 많은 편도 아니지만, 많은 걸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지점에서 몇몇 영화들이 떠오르는데, 시각적 과식이라는 측면에서는 적어도 2편까지는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떠오르고, 대사의 측면에서는 <제이슨 본>이 떠오릅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아쉬워하는 이유로는 3편부터 너무 더 많은 폭발과 더 많은 충돌을 그려내고자 했던 욕심이, <제이슨 본>의 경우에는 중심 인물이 중심 사건에 겉도는, 그래서 말할 기회가 많이 없는 이야기 구조가 아쉬웠는데요. <매드맥스>는 엄청난 폭발과 몰아침이 있지만 정갈하고, 인물들이 과묵하지만 이해되고, 또 인물들이 궁금해집니다. 어쩌면, 제가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극장을 나오면서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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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 프로듀서
22/12/1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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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이 나오면 갑자기 화면이 화사해지던 영화. 그런데 그 아내들도 눈요기 병풍 아니고 캐릭터가 다 있어서 참 좋았어요.

그치만 역시 2편이 더 원초적이고 쌈마이해서 좋습니다.
aDayInTheLife
22/12/12 13:10
수정 아이콘
어찌보면 지금 핫한 PC 논쟁에 대해서 '잘 만들면 된다'의 예시를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겠네요. 흐흐 메시지도, 캐릭터성도 확실한 여성 인물들이니까요. 이전 작들은 본 적이 없긴 해서 조금 궁금해지긴 하더라구요. 일단 아바타부터 보고 나서 다음에 OTT 통해서 볼수도...
실제상황입니다
22/12/12 13:22
수정 아이콘
우영우가 잘 만들면 그만이라는 것과 pc뽕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작품이었죠.
전에도 한 번 말했지만 국뽕이든 미뽕이든 포르노든 잘 만들면 그만이긴 할 겁니다.
인민 프로듀서
22/12/12 13:32
수정 아이콘
매드맥스 1~3편은 지금 보기엔 너무 뭐가 없죠 크크. 옛날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봐서 보는 감성으로 봐야 그 쌈마이한 뽕맛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2편은 정말 괜찮아요. 4편의 원형이 이미 30년전에 완성되어있었다는게...
22/12/12 13:09
수정 아이콘
40인생 N차관람 한번도 안해봤던 제가 3번 본 영화네요.
그냥 재밋고 잘만든 영홥니다.
aDayInTheLife
22/12/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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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은 작품이다. 싶었는데, 개인적으로 더 상향해서 봐야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보는 내내 들더라구요.
마카롱
22/12/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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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과식하니까 저스티스리그 스나이더 컷이 떠오릅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불친절하고, 개연성도 없으며, 병풍 배트맨, 다 해줘 슈퍼맨 등 인물의 개성도 죽여서 매드맥스와 여러모로 대비가 되는군요.
aDayInTheLife
22/12/12 13:12
수정 아이콘
스나이더도 시각적 과식하면 또 떠오르는... 감독이긴 하죠. 짤방형 감독들이 그런 경향이 강한가 싶기도 하네요. 흐흐
프로 약쟁이
22/12/12 13:18
수정 아이콘
그래비티와 매드맥스 3D로 재관람 했습니다.
그래비티는 3D의 뽕맛(?)이 느껴지는데 반해 매드맥스는 아맥으로 보는 걸 권장하고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 느낌인데 매드맥스는 3D 효과보다 아맥의 큰 화면으로 봐야 뽕이 차는 거 같습니다.
aDayInTheLife
22/12/12 13:21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고립무원의 그 느낌은 그래비티가 낫고, 매드맥스는 그 광기가 터져나오는 게 일품인거 같아요.
고향만두
22/12/12 13:20
수정 아이콘
제 top 3중 하나.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극장가서 처음 봤을때의 전율은... 말로 형용이 안됩니다.
aDayInTheLife
22/12/12 13:22
수정 아이콘
흐으… 그 감정을 이번 재관람에서 느낀 것 같아요.
탑클라우드
22/12/12 13:35
수정 아이콘
저도 굳이 21세기 들어 본 영화 중 Top3를 꼽으라고 하면,
인셉션, 분노의 도로, 시카리오를 뽑습니다.
탑클라우드
22/12/12 13:25
수정 아이콘
수 차례 봤고, 볼 때 마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보여서 참 좋더라구요.

처음엔 스토리가 재미있어서 좋았고, 주인공이 매력적이어서 좋았는데,
두 번째, 세 번째 볼 때는 음악과 미술이 훌륭해서 더 좋았고,
그 이후로 메세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등에도 매력이 더해지면서 더 좋았습니다.

세련됐는데 재미도 있고 메세지도 있는... 진정한 명작이지요.
aDayInTheLife
22/12/12 13:26
수정 아이콘
음악 장난 아니더라구요. 두 번째 보면서 음향과 음악에 감탄했습니다.
고향만두
22/12/12 14:49
수정 아이콘
돌아요 진짜. OST에 storming is coming, claw trucks 젤 좋아합니다.
또 퓨리오사가 we fang it 소리치고 트럭 빵빵 하는 장면... 미칩니다
사다드
22/12/12 13:30
수정 아이콘
음악 음향 편집 시각효과 시나리오 등등 카타르시스를 자극하는 너무 멋진 영화죠. 지난 주말에 아들과 아이맥스 3D로 본후 학교가서 개쩌는 영화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해주라고 했습니다. 아아 톰 하디 그는 너무 훌륭한 피주머니였어요. 기억할게!
aDayInTheLife
22/12/12 13:31
수정 아이콘
형편없었어! 크크
그거와는 별개로 주고받기. 라고 할까요. 작은 내용이라도 확실히 되돌려주는 카타르시스가 있더라구요. 기억해줘도 그렇고..
마인드머슬커넥션
22/12/12 13:43
수정 아이콘
임모탄님이 날 보셨어!
내일 두개다 보러갈까 생각중입니다 이제 아바타개봉이라 언제 또 아맥으로 볼지 모르니..
aDayInTheLife
22/12/12 13:45
수정 아이콘
당분간은 아바타 독점이죠 특별관은 흐흐
퀘이샤
22/12/12 13:44
수정 아이콘
의사출신 할배감독의 열정과 광기?, 두 주연의 카메라 밖 불화, 태양의 서커스를 액션씬로,,,,

음악, 액션,,, 다시 나오기 힘든 걸작이죠

4D, 아이맥스로 보길 잘 했던,,,
aDayInTheLife
22/12/12 13:45
수정 아이콘
진짜 미쳐버린 거 같은 광기가 터져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alchemist*
22/12/1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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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몰입해서 볼 수 있으니... 그 점에서 '재미있는' 영화로서의 역할은 다 하는 것 같아요 :)
aDayInTheLife
22/12/12 13:55
수정 아이콘
그렇죠. 그 점은 영화를 처음 볼때도 느꼈는데 그 이상인 것 같습니다. 흐흐
22/12/12 14:20
수정 아이콘
볼 때마다 새로운게 눈에 들어오는 정말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극장에서봐도 재밌고, 그냥봐도 재밌어요.
가볍고 깊고, 단순하고 세세한, 투박하고 세련된 등 서로 반대의 평가가 동시에 나오는 마스터피스죠.
aDayInTheLife
22/12/12 14:31
수정 아이콘
날 것의 액션이지만 그걸 전달하는 방식은 매우 매끄러운 영화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22/12/12 14:33
수정 아이콘
후속작 안나오나요 ㅠ
aDayInTheLife
22/12/12 15:00
수정 아이콘
내년 개봉 목표로 촬영 중이라고 들었던거 같은데… 그러고 소식이 끊겼네요 흐흐
22/12/12 15:0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에게 매드맥스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가, 제 나이 많으신 할머니께서 정말 좋아하시는 액션영화라는 점입니다. 원래부터도 이 영화를 좋아했지만 할머니께서 해주시는 말씀을 듣고는 더 특별하게 여기게 되었답니다.

"나쁜 놈들이 희멀건게 눈에 잘 들어온다 (임모탄이랑 워보이들이요 크크크)"
"싸우는게 누가 치고 맞는지 분명하게 보인다"
"자막이던 귀로 따라가는거던 다른 영화는 서로 중얼거리다가 이해 못할 이유로 갑자기 치고박는데 왜 싸우는지가 항상 분명하다
(100% 자막과 줄거리를 따라가시는건 아니지만, 다른 국산 액션영화 같은거에서
'얘네 관계는 뭐고 왜 싸우냐?'하는거보다는 정말 이해 잘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남자들이 일을 벌인걸 속터진 여자들이 치우는게 우리 집 같다(?)"

가족들이 웃으면서 볼수 있는 페미니즘 액션영화로는 거의 원탑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에 에놀라 홈즈 2를 봤는데, 영화가 중반까지는 오오 진짜 PC맛 치고는 간만에 괜찮다? 에서
결말부가 너무 선동적이라 선넘어서 짜게 식은걸 생각하면
매드 맥스 비슷한 영화는 아마 조만간에도 보기 힘들 것 같군요.
본디지 입은 휴몽거스와 염색 모히칸 둘이 붙어서 라이딩하던 2편 마렵네요 크크크
aDayInTheLife
22/12/12 15:09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메시지든, 액션이든 굉장히 명확하죠. 그러면서 깔끔한 이야기 구조구요. 그러면서도 인물의 전사, 비하인드가 궁금해지는 영화로서 매드맥스는 진짜 '잘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도대체 어떻길래 궁금하네요 흐흐흐흐흐
구마라습
22/12/12 20:03
수정 아이콘
극장에서 초반부 모래폭풍 액션씬을 보면서, '야, 이거 초반에 이렇게 끝내주는 액션을 때려박고 중반부터 영화 맥아리 없어지는거 아님?'이라고 생각했는데 불뿜는 빨간내복 기타리스트에서 지리고, 후반부에 장대에 매달린 워보이들을 보면서 팬티가 축축해졌습니다.
aDayInTheLife
22/12/12 20:04
수정 아이콘
할아버지 배불러요! 를 외쳐도 한 그릇 더 주시는 조지 밀러 할아부지..
antidote
22/12/12 20:4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근 10년간 나온 영화중에 유일하게 대놓고 페미니즘을 해도 안거슬렸던 영화입니다.
매드맥스가 고전으로 나름의 매니아가 있고 후세의 온갖 게임이나 만화에서 오마쥬가 되긴 했어도 고평가는 팬심과 추억보정이 들어간 편이고
지금 보면 구작들의 비주얼이나 미장센이 그닥이고 당대에도 훌륭한 영화들은 많았어서 원작의 후광을 입었다고 보기에도 뭐한 영화라고 봅니다.
aDayInTheLife
22/12/12 20:46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말씀하신대로 IP 자체의 힘은 세지 않다고 봐야겠죠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게임도 딱히 성공적이진 않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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