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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2/21 01:29:34
Name BK_Zju
Subject [일반] [성경이야기]괴짜 지도자 갈렙
안녕하세요.
재미있는 성경이야기. 오늘도 시작하겠습니다.


[☆이것은 성경을 주제로 적는 “소설”입니다. 역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말이 안 될수도 있지만 너무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성경 세계관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에 동감을 하는 재밌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시간은 이스라엘 vs 가나안 북부 연합군의 전투를 살펴보았습니다.
여호수아는 지난 7년간의 모든 전투를 승리로 이끈 위대한 지도자였습니다.
하지만 가나안 땅은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였고, 따라서 이런 산지 구석 구석을 모두 점령하는 것은 큰 전투를 이기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끈기를 요구합니다.
당장 미군이 아프가니스탄과의 큰 전투는 모두 승리했지만, 끝내 산지 구석 구석의 게릴라군을 완벽히 소탕하지 못하고 끝내 철수한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즉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지난 7년보다 더 중요한 지금 이 때에 여호수아의 건강이 갑자기 위독해집니다.
그리고 여호수아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자마자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 가나안 땅을 완전히 정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생깁니다.
바로 이스라엘 12지파의 땅 분배 입니다.

여호수아 이전에 모세는 이미 이런 땅 분배에 대해 각 지파별 인구수에 비례해 땅의 크기를 정하라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땅 지역은 공평하게 제비를 뽑아 정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가나안 입성 전 민수기에서 조사한 이스라엘 12지파의 인구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yHIAGDJ.png

당시 이스라엘 12지파의 인구는 성인 남자만 60만 -> 즉 여자 + 아이까지 합치면 약 200만 인구로 추정되는 엄청난 숫자입니다.
가나안 땅에서는 상상도 못할 숫자이며, 사실상 이집트 나일강 삼각주 정도의 지원이 없으면 유지할 수가 없는 인구입니다.
가나안 민족들에게 있어 이 200만 인구의 공격은 재앙과도 같았습니다.
(이 이스라엘 인구 문제는 나중에 사사기에서 좀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인구 문제랑 비슷한 것이 많습니다.)

여기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파는 유다 지파로서 13%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세대에서 유일하게 출애굽의 기적을 경험한 2명의 영웅 중 한명인 갈렙이 유다 지파에 속해 있습니다.
그리고 또 따른 영웅이자 지금의 이스라엘 지도자인 여호수아는 에브라임 지파입니다.
에브라임 지파는 그 형제 므낫세 지파와 합쳐서 통상 “요셉 지파”라고 불립니다.

본래 12지파는 야곱의 12아들을 기준으로 삼는 것인데, 야곱의 11번째 아들인 요셉의 경우 다른 형제들보다 공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다른 야곱의 아들들보다 2배의 축복을 받았고,
그 의미로 요셉이 12지파의 하나로 치지 않고 대신 그의 두 아들 – 므낫세와 에브라임이 이스라엘의 12지파에 단독으로 포함되게 된 것입니다.
공식적으로는 므낫세가 요셉의 장자였지만, 야곱은 장자권이 동생인 에브라임에게 있다고 선포했기 때문에
이 두 형제 지파는 때로는 요셉 지파의 이름으로 연합하였고, 때로는 이스라엘의 패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표를 자세히 보시면 므낫세 지파가 1/2로 절반씩 나누어져 있습니다.
요단 서편에 므낫세 지파 중 절반의 인구가 있고, 요단 동편에 므낫세 지파 중 절반의 인구가 있습니다.

이것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민수기를 다시 살펴봐야 하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여호와 하나님께서 원래 약속하신 [가나안 땅]은 요단강 서쪽 입니다.
하지만 가나안 땅을 정복하기 전 모세가 이끌던 그때 어쩌다보니 요단강 동편 땅을 얻게 되었습니다.
즉 아직 요단강 서편 가나안 땅을 차지하기 전에 요단강 동쪽의 공짜 땅이 생긴 상태가 된겁니다.

당시 므낫세 지파에서 약 절반의 인구와 + 르우벤 지파 + 갓 지파 = 이렇게 3지파는 요단강 서쪽의 땅을 얻기 보다는 요단강 동쪽의 땅을 분배 받기를 원했습니다.
이들 3지파에서는 양을 치던 목자들이 많았는데, 목축업을 하기에는 요단강 서쪽보다는 동쪽의 땅이 더 좋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당시 모세는 이들 3지파에게 요단강 동쪽의 땅을 주는 것은 허락하겠지만, 대신 훗날 다른 형제들이 요단강을 건너 서쪽으로 침공을 시작할때 이들 3지파도 똑같이 서쪽으로 군사를 파견할 것을 맹세시킵니다.
나머지 형제들은 서쪽 땅을 얻기 위해서 피를 흘리며 고생하는데, 동쪽의 3지파가 희생 없이 동쪽 땅에서 꿀 먹는 형태를 막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이에 3지파는 모세에게 확실히 맹세합니다.
[우리는 지금 공짜로 요단 동쪽 땅을 분배 받았지만, 우리는 지금 맹세합니다. 앞으로 나머지 9형제들이 각자 땅을 분배 받기 전까지 우리는 요단강을 건너 형제들과 함께 싸울 것입니다. 형제들이 요단강 서쪽 땅을 분배 받으면 그때 우리들의 군사는 요단강 동편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진짜 여호수아가 요단강을 건너 서쪽으로 침공을 시작할 때 –
즉 여리고 전투, 아이성 전투, 가나안 남부 연합군 전투, 가나안 북부 연합군 전투 때 이들 3지파는 약속대로 군사를 파견하여 여호수아의 지도 아래 형제들과 함께 서쪽 땅에서 싸웁니다.
[이때까지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나안 땅이 다 점령되지 않는 상태에서 여호수아가 더 이상 전쟁을 이끌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리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의 연합군들을 상대로 연전 연승한 이유는 – 물론 여호와 하나님의 도우심도 컸지만,
실제적인 승리의 이유는 – 강력한 지도자 여호수아 아래 남자 성인 60만의 인구가 똘똘 뭉친 결과입니다.

그런데 아직 가나안 점령을 끝내지 않는 상태에서 여호수아가 곧 죽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3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1. 여호수아의 아들을 다음 지도자로 삼아 계속 똘똘 뭉쳐서 가나안 땅을 공략한다]
-> 이것은 여호수아가 속한 요셉 지파인 – 므낫세 & 에브라임 지파가 가장 원하는 스토리였습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설명했듯이 이들 요셉 지파는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엘리트 집안이며, 제대로된 족보가 있는 뼈대 있는 집안입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패권 지파가 되기 위한 야심을 숨기지 않았으며, 때문에 이왕이면 여호수아의 뒤를 여호수아의 아들이 이어가는 형태 – 즉 왕정 시스템 비슷하게가서 자신들이 나머지 형제들을 지배하는 구조를 원했습니다.

[2. 갈렙을 다음 지도자로 삼아 계속 똘똘 뭉쳐서 가나안 땅을 공략한다]
-> 이것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강력한 유다 지파가 원하는 스토리였습니다.
갈렙은 여호수아와 함께 이스라엘의 2명의 영웅 중 한명으로 충분히 지도자가 될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갈렙도 여호수아와 같은 세대의 사람으로서 역시 나이가 적지는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때 갈렙의 나이는 85세였고, 이 시대의 사람들 평균 수명은 약 110 ~ 120세 정도였습니다.)
다만 여호수아가 지금 위독한 상태인 것과는 달리 갈렙은 아직 힘이 넘치며 건강했습니다.
유다 지파 입장에서는 지금까지는 에브라임 지파가 여호수아를 등에 업고 권력을 누리고 있었으니, 이번에는 갈렙을 통해 이스라엘 내에서 패권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을 겁니다.

[3. 요셉 지파도 싫고 유다 지파도 싫어. 공평하게 제비 뽑기로 새로운 지도자를 뽑자]
-> 이건 요셉 지파와 유다 지파를 제외한 나머지 지파들이 원하는 스토리였습니다.
나머지 형제들은 요셉 지파와 유다 지파의 득세가 부담스러웠습니다.
요셉 지파에게는 “야곱의 공식 장자이기에 이스라엘을 지배할 명분”이 있다는 것이 부담이었고
유다 지파는 당시 이스라엘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강력한 지파라는 것이 부담이었습니다.
따라서 나머지 지파들은 공평하게 완전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기 원했습니다.


그런데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여기서 전혀 다른 선택지를 명령하십니다.
[똘똘 뭉쳐서 공격하는 정복전쟁은 여기서 멈추고, 일단 여호수아가 살아 있을 때 땅 분배부터 마친다. 그리고 각 지파들은 각자 알아서 분배된 땅에 있는 남은 가나안 민족들을 소탕하고 땅을 점유해라!]

사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성급한 결정입니다.
아니.. 아직 땅도 확보가 안되었는데 땅 분배를 한다고?
이거 마치 K부동산의 사전청약과 비슷한 것 같은데???
이스라엘(Israel) 부동산 = IS 부동산 사전 분배 = 땅도 점령하지 않았는데 땅 분배 -> [그럼 땅은 분배 받았는데 나중에 거길 점령 못하면 난 어디에서 살면 되나?]
K 부동산 신도시 사전 청약 -> 청약 당첨 되었는데, 나중에 그 신도시 지역 토지보상 해결 안되는 등등의 이유로 신도시 안지어지면? 그럼 난 어디에서 살면 되나?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런 명령을 내리신 이유는 크게 2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1.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지도자 = 왕이 되는 것을 매우 경계하셨습니다. ]
사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의 수명을 조금 더 늘릴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음에도, 이 중요한 시기 여호수아에게 조금 더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여호수아가 몇 년의 시간만 더 있었다면 가나안 땅을 무리없이 다 점령 할 수 있을겁니다.
다만 그러면 이스라엘은 강력한 지도자 여호수아를 왕으로 삼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방지하게 위해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사실상 지금 이 타이밍에 여호수아를 의도적으로 죽게 만든 거나 마찬가지 입니다.

[2.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신앙이 계속 발전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민족들을 이긴 것은 누구 때문일까요?
물론 말로는 당연히 여호와 하나님께서 도와주셨기 때문에 승리했다고 고백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 속에는 자신들의 엄청난 인구수로 무장한 병력빨 + 여호수아의 강력한 리더쉽이 가장 중요한 승리의 이유인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제 이들이 병력 숫자와 강력한 지도자를 의지하지 않고, 진정 하나님만 의지하고 싸우길 원했습니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여호수아 지도 아래 있는 연합군을 해산 시킨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이러한 폭탄 선언에 이스라엘 지파들은 여러 반응을 보였습니다.
먼저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요단 동편의 3지파 – 므낫세 1/2지파 + 르우벤 지파 + 갓 지파였습니다.
이들은 모세한테 한 맹세가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요단강을 건너 서쪽 원정에 참여는 했지만, 언제든 기회만 있으면 동쪽 고향 땅으로 돌아 가고 싶었습니다.
사실 그게 당연하다면 당연합니다..
이들의 땅은 요단강 동편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서쪽에서 아무리 열심히 싸워봤자 자기들에게 추가로 땅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건장한 남자들은 모두 서쪽으로 원정 온 관계로 동쪽 고향은 노약자들이 힘들게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럴 때 근처의 다른 이방 민족에게 고향 땅이 빈집 공격을 당할 수도 있으니 기회만 있으면 빨리 돌아가는 것이 맞습니다.

반대로 이런 요단 동편 3지파의 철수 소식에 다른 형제들은 당황합니다.

나머지 9지파 : 야!! 니들 왜 철수함? 니들이 우리 민족의 병력 18%를 차지하는데, 갑자기 떠나면 남은 우리는 어떡함? 아직 전쟁은 안끝났어!!

요단 동편 3지파 : 우리는 약속대로 철수 하는건데 왜 뭐라고 하는거임?

나머지 9지파 : 약속대로라니! 니들이 모세한테 같이 요단강 서쪽 원정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잖아!!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는데, 여호수아 죽는다고 철수하면 그게 약속 지키는거냐?

요단 동편 3지파 : 야!! 계약 문서를 잘 살펴봐. 우리가 모세한테 맹세한 것은
(민수기 32장 18절 : [나머지 형제들이 기업을 받기까지 우리 집으로 돌아오지 아니하겠으며])
즉 우리는 너네들이 땅을 청약 받고 나면 돌아가겠다고 했다?
근데 지금 여호와 하나님께서 니네들한테 사전청약 진행 하신다며?
그럼 기업을 받는 거잖아 = 땅을 받는 거잖아. 그럼 우리는 철수해도 되는거 아님?

나머지 9지파 : 아놔… 그게 그렇게 해석이 되나??? 근데 너네 18% 병력 없이 우리가 가나안 나머지 땅을 전부 점령할 수 있을까? 그거 다 점령 못하면 우리는 어디가서 살어? 그때까지만 우리 좀 도와줘.

요단 동편 3지파 : 그건 우리 알바 아님. 어쨌든 우리는 [약속대로 철수한다~ 빠이]


이렇게 요단 동편 3지파는 자기들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IS 부동산 사전 청약으로 인해 나머지 9지파들은 모두 멘붕 사태에 빠졌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명령하셨으니 어찌되었든 연합군을 해산하고 땅 분배를 위한 제비를 뽑아야 할텐데..
누구 하나 먼저 나서서 선뜻 제비를 뽑으러 여호수아가 있는 길갈로 오지를 않습니다..
여기서 제비를 뽑는다는 것은 하나님 명령에 순종해서 앞으로 분배 받을 땅에 남은 가나안 민족들은 자기 혼자 힘으로 무찌르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니까요.
더군다나 기껏 제비를 뽑았는데, 운빨이 안좋아서 뽑은 땅이 엄청 구린 땅이라면? 혼자 열심히 전쟁해서 그런 구린 땅 차지하라고?
결국 여호수아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결국 아무도 제비 뽑으로 오질 않습니다.
그들은 가급적 어떻게든 연합군을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머뭇거리는 사이, 유다 지파에서 불손한 움직임이 보입니다.
사실 유다 지파는 그 동안 억울한 것이 많았습니다.
모세가 죽었을 때 그들은 당연히 그들의 지도자인 갈렙이 모세의 후계자가 될 줄 알았습니다.
갈렙은 여호수아와 함께 광야 생활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40대 이상의 어르신이었고,
그 12 정탐꾼 사건 때에도 소심한 여호수아는 초반에 가나안 공격에 찬성하지 못하고 중립을 지켰지만, 유다 지파의 리더 갈렙은 혼자 당당히 공격을 외친 자였기 때문입니다.
여호수아는 뒤늦게 갈렙의 의견에 동조해서 겨우 생명을 유지한 것에 불과하고, 당시 하나님께서도 분명히 여호수아보다 갈렙을 더 칭찬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여호수아가 갈렙을 제치고 모세의 후계자가 된 것도 분한데, 더 황당한 것은 그 공격적이던 갈렙이 나이를 먹더니 겁이 많아졌는지 그냥 조용히 있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여호수아가 아이성 패배의 이유로 유다 지파인 아간을 지목해서 사형을 집행했을 때 – 그때도 유다 지파의 갈렙은 침묵했습니다.
범죄자가 속한 지파라는 이유로 유다 지파는 이때 다른 지파들로부터 엄청난 핍박을 받았을 것입니다.
지도자인 갈렙이 조금만 움직인다면 강력한 인구수빨로 다른 지파들을 찍어 누를수도 있을터인데 지도자가 침묵하니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 침묵하던 갈렙이 결정적인 순간 - 이 사전청약에 대해 대놓고 불만을 표하면서 행동을 시작합니다.
갈렙은 유다 지파의 병력을 모아 길갈에 있는 여호수아에게 직접 나아갑니다.

유다 지파는 매우 흥분했습니다.
그들은 드디어 자신들의 지도자 갈렙이 사전청약을 무효화하고 여호수아의 뒤를 이어 지도자가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혹은 지도자는 안될지라도 운에 의지하는 제비뽑기 사전청약에 의지하기보다는, 자신들의 힘과 권력으로 가나안 땅의 가장 좋은 곳을 뺐을 수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그 동안 자신들이 힘이 없어서 요셉 지파에게 굴복하고 있던 것이 아닙니다.
자신들의 지도자 갈렙이 침묵했기 때문인건데, 그 갈렙이 드디어 움직였습니다!!

[이거 여호수아가 아픈 사이에 일어나는 반란 아냐??]
자신들의 지도자를 지키기 위해 요셉지파 – 므낫세와 에브라임도 병력을 모아 길갈에서 유다 지파와 대치합니다.

긴장되는 상황속에서 갈렙이 병든 여호수아 앞에 나아옵니다.

갈렙 : 나는 제비뽑기 사전청약 반대다!!
(유다 지파 : 옳소~~ 우리도 사전청약 반대요~~)

요셉 지파 : 여호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것을 어찌 그대가 반대한다는 거임? 지금 그대가 반란을 일으키려는 거임?

갈렙 : 노노. 걱정하지 마라. 난 반란 생각은 없다.
(유다 지파 : 헐.. 여기까지 와놓고 반란은 아니라고??)

갈렙 : 근데 사전 청약은 아니지.. 내가 일반 운빨 청약을 기대할 짬밥은 아니지 않냐? 니들은 청약 넣어야지.
근데 난 아니야. 난 사실상 이 IS 부동산의 조합원이나 마찬가지야. 조합원이 청약 넣는거 봤냐? 원래 조합원은 자기 땅에서 자기가 제일 좋은 곳 차지하고 나머지 떨거지를 청약으로 넘기는거야!
(유다 지파 : 오오.. 갈렙 형님은 반란 까지는 아니고 실속만 챙기려고 하시는구나!! 그것도 나쁘지 않지!)

요셉 지파 : 그대가 무슨 자격으로 조합원이라고 주장 하는거임? 그대만 특별할 것이 있나?

갈렙 : 있지! 애초에 이 가나안 땅은 내가 아니였으면 니들은 차지할 수도 없었음.
아니, 좀더 제대로 말하면 내가 아니였으면 니들은 아예 태어나지도 못했음.
12 정탐꾼 사건 이야기는 니들도 들었지? 그때 내가 가나안 땅 공격하자고 주장 안했으면, 우리 이스라엘 민족은 모두 여호와 하나님께 죽임 당할 운명이었어. 지금 니들이 살아있는건 다 당시 내가 혼자 공격을 주장했기 때문임.
즉 나 때문에 니들이 태어났고, 나 때문에 니들이 가나안 땅 공격을 허락 받은 건데 이래도 내가 자격이 없냐?
(유다 지파 : 옳소~~ 우리 갈렙 형님도 이제 그 정도 권력을 누려야지~~!)

요셉 지파 : 여호수아 형님. 뭐라 말씀 좀 해보삼. 저걸 그냥 두고 볼꺼임?

갈렙 : 야~~ 여호수아의 의견이 뭐가 중요해? 모세가 나한테 맹세 했어!! 분명 모세가 나한테 [갈렙 니가 여호와 하나님께 충성하였으니 네 발로 밟는 땅은 영원히 너와 네 자손의 기업이 될거다]라고 했다니깐!!

요셉 지파 : 저기요.. 민수기 기록 자세히보면 [갈렙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리니, 그 자손이 그 땅을 차지하리라]라고 적혀있는데요? 모두 공평하게 제비 뽑아서 당신도 땅 분배 받으면 약속대로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되는거 아님? 왜 굳이 제비 뽑기를 무시하고 당신이 원하는 땅만 차지할려고 하는거임?

갈렙 : 아니 그게 그런 늬앙스가 아니라니깐.. 성경 문자에는 그렇게 적혀있을지언정, 분명 모세는 그때 말하는게 내가 원하는 땅 준다는 늬앙스 였다니깐? 여튼 난 내가 원하는 땅 차지할 권리가 있음!!

요셉 지파 : 무슨 그런 억지를… 증거가 없잖아요 증거가!! 녹음기라도 있으삼?

갈렙 : 증거? 야.. 이 몸이 바로 증거다. 니들 중에 12 정탐꾼 사건 실제로 본 사람 있어? 니들 다 그때 태어나지도 않았지? 니들은 그때 존재하지도 않았으니까 모세가 나한테 뭐라고 말했는지도 당연히 모르지.
내가 바로 이스라엘 역사의 산 증인인데, 내 말을 못 믿으면 누굴 믿겠다는 거냐?
(유다 지파 : 옳소~~ 너희 요셉 지파들! 자꾸 이런식으로 딴지 걸면 재미없어.. 한판 떠볼까!!!)

이렇게 내전이 일어날 위기에 침묵을 지키고 있던 여호수아가 말합니다.
여호수아 : 그래.. 우선 갈렙이 어떤 땅을 원하는지나 들어보자.

갈렙 : 그래.. 역시 여호수아님이 말이 통하는군. 그럼 내가 원하는 땅을 말해주지.
내가 원하는 땅은…



자. 갈렙이 원하는 땅을 듣기 전에 먼저 이스라엘의 지형 지도를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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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딱 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네.. 바로 너무할 정도로 산이 많습니다.
한반도 역시 국토의 70%정도가 산이라고 하는데.. 가나안 땅은 정확히 몇%가 산지인지는 모르지만 솔직히 한반도보다 산이 더 많은듯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인 높은 산 보다는 낮은 평야에서 살기를 원합니다.

저는 가나안 땅 (요단강 서쪽)을 대략 8가지 구역으로 나눌수 있다고 봅니다.


[1번 : 가나안 북부 – 하솔 및 갈릴리 바다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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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곳은 당연히 원래 가나안 지역의 종주국을 자처했던 가나안 복부의 하솔 및 갈릴리 바다 지역입니다.
별 쓸모도 없는 가나안 땅이 예로부터 중요하게 여겨진 것은 이집트의 나일강 문명과 바벨론의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이어주는 통로였기 때문입니다.
그 핵심에는 가나안 지방의 해안도로가 있었고, 하솔은 그 해안 도로의 출입구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즉 하솔을 지배하면 해안도로를 지배할 수 있고, 곧 가나안 지역의 패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들이 당연히 1순위로 탐낼 땅이기는 하지만 단점은 있습니다.
이곳은 이스라엘의 최 북부 지역이기 때문에, 만약 북쪽의 강대국들이 가나안 땅을 쳐들어온다면 가장 먼저 그 침략을 버텨내야 합니다.
따라서 12지파 중 약소지파는 이곳을 차지하기가 약간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2번 : 두로 주변 해안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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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키아 문명으로 유명한 두로 지역입니다. 두로는 성경식 발음이고, 세상에는 티레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가나안 땅은 얼핏 지도를 보면 육지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지중해 해안을 지배할 수 있는 위치로도 보이지만, 생각보다 대형 항구도시로 키울수 있는 도시는 얼마 없습니다.
하지만 두로 지방은 예로부터 대형 항구도시로 유명했으며, 실제로 이곳을 기반으로 훗날 페니키아 문명은 온 지중해를 지배했습니다.
어찌보면 하솔보다도 더 중요한 가나안 땅의 요충지 이지만, 여호수아 당시 이들은 지중해를 지배할 정도의 항해 기술은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과연 당시 이스라엘 민족들이 이 두로 지방의 중요성을 얼마나 생각하고 있었을지는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3번 : 이스르엘 평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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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곡창지대이며 평지 지형입니다.
평지이기도 하고, 땅이 워낙 기름지기도 하고 주변의 계곡과 물도 풍부합니다.
모든 이스라엘 지파들이 가장 탐내는 위치 중 하나입니다.


[4번 : 세겜 및 사마리아 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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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산지 지역이긴 하지만 남쪽의 예루살렘 산지에 비하면 고도도 비교적 낮은 편이고, 교통도 조금 더 편한 편입니다.
가나안 정 중앙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훗날 안정적으로 가나안 지역 전체를 다스리고자 한다면,
이곳을 수도로 삼아 적의 침략도 안정적이게 방어하며 나라의 중심 위치에서 다스리기 수월할 것입니다.
산지의 동쪽은 쓸모 없는 땅이지만, 산지의 서쪽은 샤론평야와 이어지며 나름 어느 정도 농업도 가능했습니다.


5번 : 샤론평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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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겜 및 사마리아 산지 옆에 있는 광대한 평지 지형인 샤론평야 입니다.
이곳은 완벽한 평야지형이긴 하지만, 이스르엘 평야만큼 농업에 적합하지는 않은 동네입니다.
그래도 웬만한 산지보다는 당연히 농업하기 괜찮고, 무엇보다도 해안도로를 지나는 교통의 핵심지 입니다.
또한 가나안 땅에서 티레를 제외하고는 그나마 항구도시로 이용이 가능한 “욥바”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나름 나쁘지는 않는 곳이지만, 해안도로가 너무 뻥 뚫려 있다보니 훗날 적군의 칩임을 방어하기가 수월하지는 않습니다.


6번 : 예루살렘 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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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땅에서 가장 지형이 험하고 높은 산지입니다.
따라서 장점은 이곳을 지배하여 수도로 삼으면 상대국의 침략을 방어하기 정말 수월합니다.
대신 단점은 산지라서 먹을게 별로 없습니다…
세겜&사마리아 산지와 비교해보면 이곳이 수비하기에는 좀더 용이하고, 식량 면에서는 좀더 뒤져치는 동네입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가나안 서쪽에서 요단강 동편을 지나갈 수 있는 해안도로 -> 예루살렘 -> 여리고의 교통 통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곳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하기가 수월하다는 그 장점이 지금 당장은 최악의 단점이 되어버린 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이곳의 핵심지인 예루살렘은 그야말로 천연요새였는데, 여호수아가 이곳은 확실히 점령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예루살렘은 여부스 족속이 지배하고 있었는데, 당시 여부스 사람들은 자신들의 요새에 대해 [이곳 예루살렘 산성은 수비병력이 모두 맹인 & 다리 저는 사람일 지라도 수비가 가능하다!] 라고 자평합니다.
그리고 그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닐 정도로 이곳 예루살렘은 훗날 이스라엘의 또 다른 영웅이 태어나기 전까지 결국 점령하지 못합니다.
남쪽의 [헤브론]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곳은 해발 993미터의 높은 산지였는데, 이곳에는 당시 고대 전사로 유명한 네피림의 후손 [아낙 자손]이 살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 아낙 자손들은 모두 거인이었고, 당대 모든 사람들이 이들을 두려워했습니다.
(훗날 골리앗이 바로 이 아낙의 후손으로 추정됩니다)
민수기 당시 12 정탐꾼들은 이 아낙 자손 거인들을 보고 가나안 침공을 포기할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여호수아는 당시 vs 가나안 남부 연합군 전투 때 헤브론 왕을 죽이기는 했지만, 당시 헤브론의 아낙 자손들은 공격하지 못했으며 헤브론은 결국 미점령 상태로 남아있었습니다.
결국 현 상태로 봤을 때 예루살렘 산지 지역은 장점은 없고 단점만 있는 최악의 위치로 당시 이스라엘 모든 지파들은 이곳을 분배 받기 꺼려했습니다.
이곳 역시 세겜&사마리아 산지처럼 동쪽은 전혀 쓸모 없는 곳이며, 서쪽은 농업하기가 좋습니다.
아니 아예 조금 더 서쪽으로 가면 가나안 땅에서 이스르엘 평야와 함께 2대 곡창지대로 유명한 블레셋 평야가 있어서 만약 예루살렘 산지 + 블레셋 평야를 모두 점유한다면 가나안의 패권을 노려 볼만 한데….

7번 : 블레셋 평야
3pQgqQ3.jpg
예루살렘 산지 바로 서쪽에 있는 블레셋 평야입니다.
이곳은 땅이 매우 비옥하고, 물도 풍부해서 농업하기 최적의 위치입니다.
식량이 부족한 예루살렘 산지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세력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곳을 확보해야 식량 문제가 해결 됩니다
또한 이곳은 해안 도로의 시작점이라 교통의 요지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곳을 점유하고 있는 민족이 바로 그 유명한 [블레셋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이 블레셋 민족이 어떤 민족이냐면..
이스라엘이 출애굽 할 때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대놓고 말하길 [블레셋은 너무 강한 민족이라서 출애굽 경로를 해안도로로 잡으면 이스라엘 민족들은 너무 겁나서 바로 도망갈거임. 때문에 이스라엘 민족은 출애굽 할 때 해안도로로 안가고 광야길로 돌아서 가나안 땅에 들어가자] 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이 하나님의 표현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것이냐면, 당시 이스라엘은 세계 최강대국 이집트를 탈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즉 이집트 군사력을 바로 옆에서 본 사람들이고,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 이집트 군사력을 물리치는 것을 바로 옆에서 경험한 민족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블레셋을 보면 바로 쫄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여호와 하나님 판단에 블레셋 군사력이 당시 세계 최강대국 이집트 군사력보다 강하다고 평가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이 블레셋 사람들이 고대에 유명한 바다 민족의 후예로서 당시 실제 역사에서 지중해 문명을 멸망키시고, 이집트도 거의 폭망시킨 장본인들이 아닐까 추측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여호와 하나님께서도 지금 당장은 이스라엘이 블레셋 땅을 점령할 힘이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1. 여호수아는 아예 이쪽 정벌을 생각도 안했으며
2. 12지파 땅 분배때에도 블레셋 땅은 분배하지 않습니다…
이곳 7번 블레셋 평야를 지배하지 않고서는 6번 예루살렘 산지의 단점을 극복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블레셋 평야를 지배하기에는 이스라엘의 세력이 너무 약했고, 따라서 6번 예루살렘 산지지역은 이스라엘 12지파가 가장 기피하는 위치 중 한곳이 되어버립니다.

8번 : 브엘세바 광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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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닙니다. 이스라엘 12지파가 가장 기피하는 지역은 바로 이곳, 8번 브엘세바 광야입니다.
이곳은… 최악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됩니다.
광야 = 사막 지형이라 비가 거의 안옵니다.
따라서 먹고 살만한게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스라엘 최남단에 위치해있어서 블레셋 + 이집트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블레셋 + 이집트가 침공한다면 1빠따로 공격을 맞아야 하는 곳입니다.
(아.. 아예 가치가 없는 땅이라 이쪽으로 공격이 안 올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가나안 땅의 지형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시 갈렙 얘기로 돌아와 봅시다.
원래 공평하게 제비 뽑기로 땅을 분배해야 하지만, 갈렙은 억지를 부리며 유다 지파를 이끌고 와서는 자기가 원하는 땅을 분배 요청합니다.
갈렙은 야망이 있는 자였습니다.
그가 단순 유다지파의 리더로 남는 것이 아니라, 훗날 온 이스라엘의 패권 지파가 되고 싶어하는 것은 누구나 알았습니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공격적이었고, 늙어서 조용하나 싶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그 공격적인 면모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가나안 땅의 패권을 구하기 위해서는 아마
1. 하솔+두로 지방을 원하거나 (가나안 출입구를 통치하며 지중해도 지배한다!!)
2. 세겜&사마리아 산지 + 이스르엘 평야 일부를 원하거나 (가나안 위치 중심지로 수도 방어 + 곡창지대 모두 점유)
3. 아니면 갈렙이 정말 미친놈이라면 예루살렘 산지 + 블레셋 평야를 요청해서, 자기가 예루살렘 블레셋 다 무찌르고 저 알짜배기 땅을 다 점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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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근데 3번은 무리고, 아마 현실적으로 1,2번 중 하나를 택할 가능성이 높았고, 어느 곳을 택하든 앞으로 유다 지파와 패권을 다퉈야 할 요셉 지파 입장에서는 탐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의 내전을 막기 위해 갈렙이 원하는 곳을 들어주기로 결심합니다.

여호수아 : 갈렙이여, 그대가 원하는 곳이 대체 어디요?

요셉 지파들 : 속마음으로 (제발… 염치없이 핵심지역 다 가져가지 말고 양심 있게 가져가슈.. 아니면 우리도 가만 안있을거야!!)

갈렙 : 내가 원하는 곳은 바로…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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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RqbIfK.pngrijd6Gz.pngTcmX4OE.jpgSfTRLGB.jpg

갈렙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헤브론을 요청했고,
요셉 지파는 당황했지만 속으로 쾌재를 외쳤고
유다 지파는 “우리 지도자가 미친 놈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쌩미친 놈인줄은 몰랐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헤브론은 그 무서운 거인 족속이 살고 있으며, 설령 점령한다고 해도 아무런 전략적 가치가 없는 곳입니다.
차라리 예루살렘을 요청했다면 비록 점령하기는 힘들다고 해도 “아 저 어르신 무모하지만 그래도 야망은 있으신 분이네” 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근데 왜 하필 점령하기도 x나게 어려우면서도 아무런 가치가 없는 헤브론 일까요?

갈렙은 분명 야망이 엄청난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야망의 근거는 일반 사람들과는 달랐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평가하는 최고의 부동산 위치는 [교통이 좋거나 or 양식이 풍부하거나 or 수비하기 좋거나] 입니다.
하지만 갈렙이 평가하는 최고의 부동산 위치는 [하나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곳] 입니다.

저 헤브론은 비록 전략적으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지만 역사적으로는 상징적인 의미는 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가나안 땅을 줄 것을 약속하셨는데, 정확히 그 약속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바로 이 곳 헤브론에서 약속하신 것입니다.
당시 아브라함은 롯과 헤어지면서, 롯은 물이 풍부한 가장 저지대의 소돔쪽으로 갔고, 아브라함은 반대로 가장 고지대인 헤브론으로 갔습니다.
왜 헤브론으로 갔냐고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니 눈에 보이는 모든 땅을 준다고 했으니 최대한 많은 땅을 볼 수 있어야겠죠?
그래서 가장 높은 헤브론에 가서 정착한 겁니다.
아브라함은 헤브론에서 약속의 말씀을 받았고, 그의 후손 이삭과 야곱도 헤브론에서 거주했습니다.
즉 헤브론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조상들의 약속이 살아 숨쉬는 상징적인 장소였습니다.

즉 갈렙은 전략적 가치 그딴건 다 모르겠고, 그 약속의 장소 헤브론이 지금 거인 족속들에게 점유하고 있는 현 상태가 맘에 안들었고,
자기가 살아있는 동안에 그곳을 자기 손으로 꼭 점령하길 바랬습니다.
그렇게되면 하나님께서 분명히 자신과 자신이 속한 유다지파를 가장 높게 써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이렇게 갈렙의 주장대로 갈렙은 제비뽑기를 하지 않고 헤브론을 분배 받습니다.
그리고 갈렙은 자신의 주장대로 헤브론의 거인 족속들을 박살을 내며 민수기 12정탐꾼 사건때 보고했던 [저 거인들 다 우리 x밥임 --> (실제로 했던말)]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마침 갈렙과 함께 유다지파도 지금 여호수아가 있는 길갈에 와있네요?
여기까지 온 김에 유다지파도 어쩔수 없이 첫 순서로 제비 뽑기를 했고..
설마 하나님께서 갈렙이 헤브론에 있는데 그의 유다 지파를 쌩뚱 맞은 곳에 배치하겠습니까?
당연히 유다지파는 헤브론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산지를 분배 받습니다…
위에 언급한 예루살렘 산지 쪽 입니다.

유다 지파는 당연히 갈렙을 원망합니다.

유다 지파 : 아놔.. 왜 하필 저런 정신병자가 우리 지도자인거야.. 앞으로 우린 저 산지에서 뭐 먹고 살지? 우리가 서쪽 블레셋을 이길 수 있을까? 아니.. 당장 우리가 예루살렘을 점령할 수 있을까?

갈렙 : 뭘 그리 걱정해.. 그래 알겠다. 내가 인심 쓴다. 내한테 귀여운 딸이 있는데, 이 딸에게 그래도 유산은 남겨줘야 하지 않겠음? 내가 점 찍은 좋은 땅이 있는데 그곳을 내 딸에게 줄 생각임. 니들 중 자원해서 내 딸의 사위가 될 자가 있다면 말해라. 그 예비 사위가 그 땅을 공격할 때 내가 지원해주고, 또 그 땅도 내 예비 사위한테 주겠다.

유다 지파 : 오오!! 그 땅이 어딘데요?

갈렙 : 드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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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지파 : 드빌…?? 거긴 브엘세바 광야 근처잖아요.. 물도 부족하고 사막인데, 거길 힘들게 점령해봤자 뭐함? 더군다나 거기에도 거인들이 살고 있음!!

갈렙 : 그래서 갈 사람 없어? 내 딸까지 준다니깐?

유다 지파 : 거길 어떤 미친놈이 가겠수?

미친놈 1명 : 저요! 저요! 제가 가겠습니다. [제 이름은 웃니엘 입니다.]

유다 지파 : 헐… 진짜로 저걸 얻겠다고 가는 놈이 있네… 야 갈렙의 딸아. 니가 니 아버지 좀 말려봐라. 저건 아무리봐도 제정신이 아니야..

갈렙의 딸 (이름 악사) : 네, 안그래도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아버지한테 요청할게 있어요.

유다 지파 : 그래 악사야.. 잘 생각했어. 니가 아버지께 부탁하면 아버지도 포기하실 거야..

갈렙의 딸 악사 : 아버지. 저를 드빌로 보내실거에요?

갈렙 : 그렇다. 너도 거기 가기 싫으냐?

갈렙의 딸 악사 : 아니요. 가라면 가야죠. 대신 현실적으로 최소한의 먹고 살 정도의 우물은 확보해 주세요. 그 정도만 허락해주면 갈께요.

갈렙 : 콜~! 내 딸아. 그곳에 가면 하나님께서 널 축복해 주실 것이다~

유다 지파 : 헐… 그 사막은 고작 약간의 우물만 확보하는 조건으로 간다고?? 저 딸도 아버지 못지 않은 또라이네…


갈렙의 또라이 신앙은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사람들은 아무도 갈렙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12 정탐꾼 사건 때 홀로 가나안 침공을 주장했을 때도, 그리고 그가 좋은 땅을 다 놔두고 쌩뚱 맞게 헤브론 땅을 요청할 때도… 모두들 그를 미친자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남들과는 다른 하나님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남들이 그렇게 하찮게 여겼던 헤브론 – 훗날 그곳에서 이스라엘 역사상 최고 영웅이 왕으로 등극하며 그곳을 수도로 삼습니다.
유다 지파의 가나안 패권의 역사는 바로 이곳 헤브론에서 시작될 운명이었고, 모두 갈렙의 공이 되었습니다.

갈렙은 헤브론 분배를 요청하면서 명언을 남깁니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그곳 사람들이 아무리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주께서 말씀하신대로 내가 그들을 쫓아내리이다]
이 명언은 너무나 유명해서 지금도 찬양으로 유명합니다.



마지막으로 찬양을 하나 올리며 끝냅니다.
요즘 글 적느라 아기를 잘 안본다며 구박하는 제 아내 입니다…
혹시라도 조회수나 댓글이 늘어난다면 제가 앞으로 이곳에 글을 적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다음 이야기에는 나머지 이스라엘 지파들의 땅 분배와 여호수아 마지막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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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바꾸다
22/02/21 01:44
수정 아이콘
그런거 계산할 사람이면 정탐꾼일때 아 저xx x밥이라니까 이랬을리 없지...
마법원
22/02/21 05:5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류지나
22/02/21 06:06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써오신 하나님의 기준 대로라면 갈렙은 분명히 여호와의 축복을 등에 업고 대성공을 이루겠네요...
닉네임을바꾸다
22/02/21 11:20
수정 아이콘
본문 말미에도 복선이...
검은바다채찍꼬리
22/02/21 12:22
수정 아이콘
마지막즈음에 언급된 사위(옷니엘)가 이스라엘의 첫 사사가 됩니다
왕은 아니지만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는거죠 크크크크크
그리고 종내에는 유다지파에서 다윗왕과 멀리는 예수님까지 나오게 됩니다
헤브론땅 도박 대성공!
포카칩은소금맛
22/02/21 06:52
수정 아이콘
역시 기준이 남달랐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2/02/21 08:06
수정 아이콘
야곱의 장자 르우벤이 서모 빌하와의 통간으로 장자권을 잃은 후, 그 장자권은 요셉에게 넘어 갑니다. 장자는 지차의 두 배를 받으므로 므낫세와 에브라임이 한 몫씩 받습니다.

요셉의 두 아들중 차자인 에브라임이 오히려 더 큰 축복을 받는데, 차자/말자 축복의 원리입니다. 에서-야곱, 세라-베레스, 다윗의 형들-다윗에서도 보입니다.

이것은 유목민족의 공통 특징일 겁니다. 몽골 전통에서도 장자가 분가, 이자가 분가, 삼자가 분가... 하다가 말자가 부친의 가업을 상속합니다. 울루스라는 것이 그래서 생기는 것입니다.
22/02/21 08:59
수정 아이콘
선 믿음 -> 후 기적
이 명료한 성경의 역사는 그 때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사실 지금도 받아들이기 힘들죠
신앙인으로써 목사님이 군중 속의 하나로 살다가라고 제게 말씀하시는데, 저는 아직 제 웅대한 야망을 못 내려놓았거든요
그래서 할 수 있는만큼만 하고 있습니다. 뭐 회개도 했지만 끝까지 추했던 요나도 천국은 갔을 거 아닙니까. 크크.
강동원
22/02/21 09:19
수정 아이콘
야곱 아들이 열 둘인데 요셉지파가 둘로 나뉘었으면 13 아닌가 했는데
레위지파는 땅을 안받았죠... 성경 이야기 다 까먹었나 했는데 이렇게 올려 주시는 글 너무 감사합니다!
22/02/21 09:44
수정 아이콘
네 이거 관련된거는 다음 이야기 레위+시므온 지파 이야기로 설명드립니다.
HA클러스터
22/02/21 11:21
수정 아이콘
아.크크크
같은 이야기라도 화자가 다르니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글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써주세요.
세츠나
22/02/21 12:15
수정 아이콘
이거 재밌음 크크
22/02/21 12:17
수정 아이콘
근데 사실 갈렙도 말년이 좀.... (지금도 말년이지만...)
하여튼 적어주신 인구표에서도 그렇고, 사사기 시대의 유다지파 취급도 그렇고..(사사기때 유다지파는 거의 언급이 없죠)
분열기에도 굳이 북이스라엘/남유다로 분리되었었고요.
그런걸 생각해보면 유다지파가 이스라엘 지파들 중에서도 좀 독특한 위치이긴 한것같습니다. 실제로 유대인 = 유다인이기도 하니까요.
22/02/21 18:42
수정 아이콘
땅 분배도 그렇고 현실적인 이슈를 냉철하게 접근하는 역시 갈렙! 인줄 알았더니 결론은 역시 성경 인물 아니랄까봐 기승전 하나님 믿어, 하나님 우호도 쌓을거야! 군요 크크크크. 교회를 나름 오래 다녔다고 자부하는데도 이스라엘 땅들의 지정학은 이번 글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이런거 자주 써주세요 헤헤...

이렇게 읽으니까 진짜 가나안 정복이라는 서사도 재밌고 생각할 요소도 많은데 평상시에는 지루한 파트라고 생각했던 스스로를 반성합니다.
kissandcry
22/02/21 20:59
수정 아이콘
궁금한 게 있는데요, 요단 동쪽 3개 지파가 자기 땅으로 돌아간게 여호수아 22장이고, 그 전 장들에서 헤브론 정복과 각 지파별 제비뽑기가 나와서 헷갈리네요.
글에서는 반대로 나와 있는 것 같은데 동쪽 지파들이 철수한 시점이 제비뽑기와 유다지파의 헤브론 전쟁 후 같아서요
22/02/21 21:39
수정 아이콘
네, 정확하게 보면 사실 요단 동쪽 3개 지파가 자기 땅으로 돌아간 것은 여호수아 22장이 맞습니다.
즉 사실상 헤브론 정복과 각 지파별 제비뽑기가 먼저고, 그 다음에 요단 동쪽 3개 지파가 고향으로 철수 한것이 맞습니다.

다만 여호수아가 아직 모든 지파들에게 땅 분배를 마무리 짓지 않았고,
땅 분배를 시작하기에 앞서 - 즉 여호수아 13장에서 요단 동쪽 3개 지파에 대한 땅 소유권부터 먼저 언급한걸로 봐서
이들 요단 동쪽 3개 지파는 이미 더이상 요단 서쪽에서 희생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어느정도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여튼 모세와의 계약 조건이 "땅 분배를 마치고 요단 동쪽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어서, 사전청약 분배가 끝난 여호수아 22장에야 돌아가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이들이 조금만 더 형제들과 힘을 합쳐서 서쪽 정벌에 힘을 보태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의 지도자의 연합군을 거절하셨던 것이지, 형제들끼리 희생하며 서로를 도와주며 연합하는 것을 막지는 않았거든요.

하지만 하나의 강력한 지도자 안에서는 똘똘 뭉치며 강한 단합력을 보여줬던 이스라엘 민족들이, 반대로 이제 각자의 기업이 정해지자,
자신들의 기업과 상관없는 다른 형제들의 전쟁에 희생하는 것을 극도록 꺼려합니다.
사사기의 비극이 이렇게 시작되는거죠.
전장의안개
22/02/21 21:53
수정 아이콘
자주 불렀던 찬양에 이런 스토리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계층방정
22/02/21 22:31
수정 아이콘
갈렙이 왜 헤브론을 골랐는지는 성경에 나와 있지 않아서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헤브론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군요. 좋은 점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앞으로 쓰시겠지만 저 브엘세바 광야와 예루살렘 성을 받아가는 지파들의 표정이 어떨지가 궁금하군요.
22/02/22 04:35
수정 아이콘
이야기 정말 잘쓰시네요 성경도 많이 보신거 같고
귀연태연
22/02/22 15:51
수정 아이콘
글에 재능이 엄청나시네요.
22/03/30 00:34
수정 아이콘
제가 글쓴님 연재 다시 하셔서 가입안하고 보다가
댓글 달려고 가입했습니다 크크
언제나 잘보고 있습니다
22/03/30 09:40
수정 아이콘
엇.. 댓글 감사드립니다.
계속 연재해야하는데.. 3월 한달간 코로나 + 일 폭발로 인해 시간이 안나네요..
4월부터 꼭 다시 연재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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