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11/14 19:06:40
Name 일신
File #1 최동원.jpg (59.7 KB), Download : 57
Subject [일반] <1984 최동원> 감상 후기 (수정됨)



BGM : <바다 끝>, 최백호







<1984 최동원>
지난 11월 11일에 개봉하였으며,
고인의 10주기 기념
다큐멘터리입니다.
오늘 오후 롯데시네마에서 보고 왔습니다.

주요 내용은 제목에 나온 대로
1984년 코리안시리즈,
(다큐멘터리에서 한국시리즈보다
이쪽으로 더 많이 부르더라고요)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겨루었던
7번의 대결입니다.

역사가 스포일러니
다큐멘터리의 자세한 내용보다는
왜 좋았는지를 적어 보겠습니다.



1. 당시 경기 영상들이 잘 편집되어서
마치 오늘 야구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저에게 1984년 코리안시리즈는 예컨대
'펠렌노르 평원에서
사우론의 대군과 자유민 연합군이 맞붙어
자유민이 이겼던 대전투' 정도로만 남아 있었습니다.
나무위키에 기록된 점수나 썰 등을 보긴 했지만
글자는 글자일 뿐이었죠.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코리안시리즈 당시의 그라운드,
덕아웃, 관중석, 경기장 바깥에서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현장 영상을
관객들의 눈과 귀에 때려박아줍니다.

특히 경기 중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투구와 타격 하나하나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말 그대로 박진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제가 앉은 자리 좌측 좌석에 아버지뻘 어르신,
그리고 뒷자리에 어머님뻘 어르신 등
주변에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분들이 앉으셨는데
최동원 선수의 피안타 장면이나
롯데의 수비 실수 장면,
그리고 득점 장면마다
한숨, 탄성을 내뱉으시더라고요.

무엇보다 워낙 영상이 디테일하다 보니
매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바뀌어가는
최동원 선수의 표정과
거기서 엿볼 수 있는 선수의 멘탈 상태를
세세하게 볼 수 있는 것도
아주 좋았습니다.

마치 간달프는 신이야! 쯤으로만 알다가
그의 주름살, 고뇌하는 모습까지
알게 된 느낌이랄까요.



2. 전설의 주연들, 조연들, 씬스틸러들을 모시고
공감 가는 이야기들을 전해줍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다큐를 보기 전의
1984년 코리안시리즈는 제게
최동원 선수가 다 쓸어버리고 전설을 만들었대,
정도로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때 펠렌노르 평원에서
사우론의 대군을 연합군이 다 쓸어버렸대,
정도랄까요.

그런데 이 다큐를 보고 나니
그 전투에서 직접 활 쏘고 돌 던지고 말 달렸던
인간, 요정, 오크, 트롤, 간달프, 호빗들 등등
아주 많은 인물들이 나와서
각자의 입장에서 여러 썰을 풀어주시는데
자세한 전말을 알게 된 정도를 넘어
각각의 이야기에 감정 이입이 안 될 수가 없더군요.

(아니 그렇다고 당시의 삼성 라이온즈 팀이
사우론 같은 악이라는 건 아니고요,
아닌가 져주기 게임했으니까 악 맞나요 크크크)

출연하신 많은 분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고
제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게 만들었던 인물은
김시진 선수였습니다.

자타 공인 최고의 선수였던 최동원 선수와
친구면서도 라이벌이었기에
최고의 무대에서 꼭 이기고 싶었던 마음,  
그래서 무리하다가
결국 그렇게 사고를 당했던 아픔,
그리고 친구를 먼저 떠나보낸 안타까움이
가슴 절절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최동원 선수의 전설에 가려졌지만
1984년 코리안시리즈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던
또 한 명의 롯데 투수인
임호균 선수도 이 다큐를 통해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

마지막으로 의외의 인물이
최동원 선수를 유심히 관찰했던 기억을 바탕으로
여러 인간적인 면들을 증언하는데
이건 일종의 스포일러? 라 자제하겠습니다.

하여간 모두가 최동원 선수를
무쇠팔, 철인, 최고의 투수라고
추어올리기 바빴을 때
누군가는 그 선수를 위대함으로만 떠올리지 않고
그 사람의 감정 상태와 보통 사람 같았던 행동들,
그리고 완전히 탈진한 모습을 기억한다는 게
참 ...... 먹먹하더군요.



* 아래는 잡설입니다.

사실 저는 야구를 잘 모릅니다.
야구장에 가 본 적도 없어요.
그래도 영화 <머니볼> 이 인생 영화 중 하나고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본방 사수하면서 봤습니다.

그런데 저희 아버지는 야구를 아주 좋아하십니다.
아버지도 최동원 선수와 같은 58년 개띠시고요,
(아부지 피셜로는) 모 야구 명문고 출신이셔서
학창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야구장에 다니셨다고 합니다.
근데 제가 태어난 이후에는
야구장 가신 적이 없다 하시네요. ㅠㅠ

예전에 아버지랑 TV를 같이 보다가
선동열vs최동원 떡밥 이야기가 나오는데
말수 적으신 아버지가
딱 한 마디 하시더라고요.
[최동원보다 위대한 야구선수는 없다]

야알못 아들내미가
왜요 아부지? 하고 여쭤보니
아부지는 이번엔 두 마디 하십니다.
[말하면 속 터진다. 니가 찾아봐라]

사실 오늘 다큐를 본 것도
그 '니가 찾아봐라'의 연장선이었는데
아버지 덕분에 참 잘 봤다 싶습니다.
아, 다큐멘터리에는
1984 코리안시리즈 외의
[속 터지는] 일들은 거의 나오지 않으므로
안심하시고 보셔도 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나이 30 중반이 되어가도록 공부를 놓지 못하고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면서
자주 한계를 느끼고 있는 상황인데요,

다음 달에 자금 사정이 좀 풀리면
1984년 최동원 선수 유니폼을 한 장 사서
자취방에 걸어둘까 합니다.

가끔씩 유니폼에 눈길 닿을 때마다
수험생에게는 자신감이라는 게 뭘까,
어떻게 자신 있게 시험장에 가서
후회 없이 나만의 투구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사실 말도 안 되지만
가끔씩은 저도 공부하다가
아오 어깨가 무겁다 ㅠ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다큐를 보고 나니
1, 3, 5, 7차전에 최동원이가 나가면
롯데가 이겨서 결국 우승한다, 라는
터무니없는 세상의 기대를 짊어졌던
최동원 선수를 돌이켜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부담감에도
[마, 함 해보입시더] 라며
끝끝내 다섯 번이나 마운드에 올라가던
최동원 선수의 심정을 떠올리면
제 고민은 자연스럽게 옅어질 거 같네요.

이 다큐멘터리가 나중에 IPTV로 나오면
집에서 아버지께도 꼭 보여드려야겠어요.
그거 다 아는 내용을 뭐하러 또 보냐고
안 보실 거 같긴 한데... 흐흐흐

길고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건 단지 레이스에요!
팀과 스폰서와 관객들 사이에서
매년 반복되는 아무것도 아닌 레이스에요!
From 신세기 GPX 사이버 포뮬러 SIN

이런데 어떻게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From 머니볼



ps1 : 딱 하나 언급하고 싶은 아쉬운 점,
전반부와 영화 클라이맥스에
bgm이 과잉입니다. ㅠㅠ
<머니볼> 홈런 장면의 그 담백한 음악과 씬의 어우러짐이
저절로 떠오르더군요.


ps2 :

나무위키에 이 당시 관련 영상이 링크되어 있어
여기에도 소개합니다.
전설의 야구 영웅 최동원,
그의 뜨거웠던 야구 인생!
KBS 스페셜 “무쇠팔 최동원, 인생을 던지다“
(KBS 110925 방송)



당시 경기 영상이 다큐멘터리의 그것보다
더 깨끗하게 보이네요.
+ 2016년에 타계하시어
다큐멘터리에는 나오지 못하신
1984년 한국시리즈 MVP, 최고의 씬스틸러
고 유두열 선수도 위 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오츠이치
21/11/14 20:01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내려가기 전에 보러 가야겠네요.
21/11/14 20:47
수정 아이콘
즐거운 관람 되세요~ :)
패스파인더
21/11/14 20:14
수정 아이콘
이 글 보고 내일 아버지랑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엘지팬이시지만 야구영화니 괜찮으시겠죠 흐흐
21/11/14 20: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희 아버지는 주말에 외출을 극도로 꺼리셔서
말도 못 꺼내 봤습니다 ㅠㅠ
패스파인더님과 아버님의 좋은 추억이 되실 듯 합니다.
부럽습니다.
사상최악
21/11/14 21: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꼭 봐야겠네요.
그래도 롯데 영화라고 롯데시네마에 주로 있나보네요.
용산cgv에는 없네요.
21/11/14 21:0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꼭 영화관에서 봐야만 하는 작품은 아닌 것 같아요.
영화관의 환경이 현장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부분부분 bgm 과잉이라 약간 귀가 아팠습니다 ㅠㅠ

헐 -_-; 그런 연관성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네요.
재미없는소설책
21/11/14 21: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오늘 오전에 메가박스에서 보고 왔습니다.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으신 분들이면 알고 있을
전설적인 한국시리즈의 디테일을 알 수있는 영화입니다.

야구에산다에 출연한 감독님께서 말씀해주셨는데
저 한국시리즈 원본을 방송사에서 가지고 있지 않아
고 최동원 선수의 부친께서 비디오로 녹화한 것이 없었다면
영화 제작을 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최동원이라는 영웅을 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21/11/14 22:21
수정 아이콘
최동원 선수에 대해 사전지식이 없어도 볼만할까요 혹시?
21/11/14 22:44
수정 아이콘
나무위키의 최동원 선수 항목 읽어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아예 야구에 관심이 없는 분이면
비추천하고요 ㅠㅠ
21/11/15 01:4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최동원은 직접 보지 못해 신화 같은 느낌으로 좋아하고, 어렸을 때의 역사 같은 느낌으로 임창용을 참 좋아했던 추억이 있네요.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던데.
일신 님. 마, 함 해보입시더.
21/11/15 01:52
수정 아이콘
저에게도 그저 신화 같은 일이었는데
이번 다큐멘터리가
간격을 많이 좁혀 주더라고요.

감사합니다 :)
raindraw
21/11/15 08:36
수정 아이콘
진짜 위대한 시즌이긴 합니다만 시대적인 아픔이 있기도 합니다.
전설의 장명부선수 혹사 시즌에 이은 제2의 혹사 시즌이라서 말입니다.
1984년은 정규시즌 108게임이었었는데 이 시즌에 최동원선수는 284.2이닝을 던졌습니다.
KS까지 포함하면 324.2이닝인데 역대 2위 기록입니다. (KBO에서 두번 뿐인 300+이닝 시즌)
롯팬인데 롯데의 유2한 우승이 강병철 감독인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21/11/15 19:40
수정 아이콘
본문에도 살짝 언급했습니다만
위대함 뒤에 가려진 망가짐이 존재하죠.
고인의 생전 인터뷰에도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로
하신 말씀이 있다고 기억합니다.

양쪽 다 볼 수 있어야겠지요. ㅠㅠ
21/11/15 08:57
수정 아이콘
7차전까지 가정하면 63이닝인데, 그중 40이닝을 혼자서 맡겨서 4승 1패까지 한 것을 보면
예전에 본 댓글이 생각납니다.
'해태는 선동렬을 가지고 우승했지만, 최동원은 롯데를 데리고 우승한 것이다.'
21/11/15 19:42
수정 아이콘
물론 이게레알 반박불가, 이겠습니다마는

이 다큐멘터리가 마음에 들었던 건
임호균 선수와 그 외에도
1984년의 기적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분들을 모셨다는 겁니다.

심지어 상대편이었던 김시진 선수나 김일융 선수,
그리고 이만수 선수까지
각자 자기가 경험했던 그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전설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더라고요.
지금 우리
21/11/15 09:09
수정 아이콘
아버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제 기준에도 최동원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습니다 ㅠㅠ
21/11/15 12:15
수정 아이콘
글 보고 혹시나 해서 이전 닉네임을 확인해보니 그 분이 맞네요. 얼마전 시험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일신님 생각이 났었는데…

좋은 영화를 통해 고민에 대한 답을 어느정도 찾으신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21/11/15 19:43
수정 아이콘
현직 선배님이신가요 흐흐흐

일 년 더 공부합니다.
내년에는 승부를 봐야 할 텐데, 후회가 없어야겠지요.

말씀 감사합니다.
及時雨
21/11/15 15:58
수정 아이콘
앤디 밴 헤켄이 떠날 때 한 팬이 남겼던 헌사가 문득 떠오르네요.
스포츠는 참 묘한 거 같아요.
21/11/15 19:45
수정 아이콘
오늘만 이겼으면 내일은 밴 헤켄인데... 당신은, 우리에게 그런 사람이다.

나무위키에서 찾아봤습니다.
절대 신뢰네요.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신뢰를 주고 있나,
저런 믿음을 받을 자격은 대체 어떻게 생기는 건가
갑자기 돌이켜보게 되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4067 [일반] <틱, 틱... 붐!> - 창작자의 시간들(스포) [7] aDayInTheLife8297 21/11/15 8297 0
94066 [정치] '분교졸업했지만 블라인드로 kbs입사' 발언 고민정 의원 vs 경희대 학생들 [122] 판을흔들어라21532 21/11/15 21532 0
94065 [일반] 신파영화로 보는 기성세대의 '한'과 젊은세대의 '자괴감' [22] 알콜프리10448 21/11/15 10448 21
94064 [일반] 경기도 일자리 재단에서 주는 3만원 모바일 문상을 드디어 오늘 받았습니다. [21] 광개토태왕11420 21/11/15 11420 0
94063 [일반] 디즈니플러스 마블 드라마 3종세트 후기 (노스포) [53] 아이폰텐12643 21/11/15 12643 2
94062 [일반] 연도별 일본의 대표 가요들 (1979 ~ 2020) [53] 라쇼25971 21/11/15 25971 6
94061 [정치] 근 몇년간 국정 지지도, 정당 지지도, 대통령 후보 지지도 추이 [17] 오곡물티슈11498 21/11/15 11498 0
94060 [일반] 꿀벌 멸종 떡밥에서 사람들이 놓친 이야기들 [12] 오곡물티슈11935 21/11/15 11935 13
94059 [정치] 40대 유부남의 주관적인 관점에서의 대선후보 [106] 스탱글16248 21/11/15 16248 0
94058 [일반] 제주도 호텔 후기(신라 롯데 하야트) [40] 교자만두12321 21/11/15 12321 15
94057 [정치] 사실상 대선은 승부가 난 거 아닌가 싶네요... [242] 우주전쟁29358 21/11/15 29358 0
94055 [일반] 가벼운 글. 최근 이사의 가전 구매의 개인적 교훈 [44] 시간12813 21/11/15 12813 5
94054 [일반] 인텔 12세대 들어와서 받은 질문들 받을 질문들 [38] SAS Tony Parker 11057 21/11/14 11057 6
94053 [일반] <1984 최동원> 감상 후기 [20] 일신13619 21/11/14 13619 23
94052 [일반] [스포]섬광의 하사웨이 – 샤아의 역습 v2: 어째서 냉전 말의 이야기가 지금 되풀이되는가 [19] esotere9342 21/11/14 9342 10
94051 [정치] 종로 보궐 여론조사, 이준석-원희룡-추미애 순으로 접전 구도 [43] 피잘모모16068 21/11/14 16068 0
94050 [일반] 취미/ 시그마 dp1q/ 하늘 사진/ 영상촬영기 추천 [17] 범이7760 21/11/14 7760 2
94049 [일반] 나의 만성우울증 [92] 파프리카너마저15443 21/11/14 15443 40
94048 [일반] 토막글)미국의 수학 전쟁 [23] kien.14844 21/11/14 14844 4
94047 [일반] 얀센 > 모더나 추가접종 14시간후 후기 [54] Croove15412 21/11/14 15412 5
94046 [정치]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관련 거짓말 [81] 스텔20955 21/11/14 20955 0
94045 [일반] [팝송] 에드 시런 새 앨범 "=" [4] 김치찌개7396 21/11/14 7396 6
94044 [일반] 가슴이 두근거리는 굉장한 활력의 구슬. 찾아라 드래곤볼! [17] 라쇼19514 21/11/13 19514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