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8/23 23:56:56
Name Fig.1
Link #1 https://www.fig1.kr/history
Subject [일반] [역사] 야인시대부터 범죄와의 전쟁까지 / 조폭의 역사 (수정됨)
1. '야인시대'의 몰락과 군웅할거
RvYdmwf.png
- 김두한

해방 직후 주먹 세계의 명분은 항일에서 반공으로 바뀌었고, 자연스럽게 좌우익으로 나뉘게 되었죠. 좌익의 대표주자는 조선청년전위대의 정진용으로 YMCA 권투부 출신이라는 이력을 가지고 좌익인사의 경호를 주로 맡았어요. 우익의 대표주자는 조선민주청년동맹의 김두한과 서북청년단의 선우기성으로 이들은 주로 파업현장 난입, 좌익인사 납치 및 테러 등의 일을 했죠.

이들은 1947년 4월 대대적으로 충돌하는데요. 당시 시공관에서 좌익세력이 주관한 [제 3전선]이라는 공연이 열리고 있었고, 경비는 조선청년전위대의 정진용이 맡고 있었죠. 그런데 김두한의 조선민주청년동맹 세력이 공연 중반에 좌익인사 3명을 납치해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이 사건으로 김두한은 투옥되고 조선민주청년동맹 세력도 약화되었죠. 이를 계기로 서울의 주먹 세계는 다음과 같이 군웅할거 상태가 됩니다.

종로 - '아오마쓰' 심종현, '아라이' 박원선
명동 - '시라소니' 이성순, '검은신사' 이화룡
동대문 - 이정재
광화문 - 장영빈
충무로 - 정팔
소공동 - 홍성철
남대문시장 - 한수완



2. 자유당을 등에 업은 동대문파 이정재
M6U1EEe.jpg
- 육군 공수특전단 대원들에 의해 시민들 앞에서 조리돌림 당하고 있는 이정재

50년대 중반부터는 서대문과 광화문, 소공동의 주먹이 이정재 수하의 유지광과 손을 잡으면서 종로, 명동, 동대문 3파전의 시대가 열립니다. 특히 동대문의 이정재는 자유당 정권의 유력 인사였던 이기붕 민의원(이후 부통령)과 손을 잡고 정치깡패가 되는데요. 부산 정치파동(1951), 대구 매일신문사 테러 사건(1955) 등이 이들의 작품이었죠.

이정재는 자유당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작전에 돌입합니다. 1957년 장충단에서 야당 시국강연회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당시 경비책임자는 김두한이었는데 이정재 휘하의 유지광이 50여 명의 폭력배와 난입합니다. 이를 계기로 유지광은 징역 1년에 처했고, 자유당 정권은 1958년 '폭력배 소탕령'을 내려 이정재의 동대문 사단을 제외한 다른 모든 주먹 세력을 와해시켰죠. 이렇게 이정재가 주먹세계를 통일했어요.

하지만 이들의 시대는 오래가지 않았는데요. 이정재가 동대문 조직에서 물러나고 이기붕은 선거를 위해 1959년 새로운 주먹조직인 반공청년단을 조직합니다. 이 반공청년단은 1960년 4월 18일, 3.15 부정선거에 항의하기 위한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평화행진을 습격하는데요. 이 사건을 시발점으로 4·19 혁명이 일어나고 제1공화국이 종말하고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죠.

물론 민주당 정권은 주먹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했고, 이정재를 비롯한 간부급 20명을 특수감시죄와 공갈죄로 구속기소 합니다.



3. 호남파가 꿈꾸는 '신세계'
YP2NJG0.jpg
- 호남파 두목들 ©JTBC

민주당 정권은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금세 무너졌지만, 폭력배 소탕령은 이어졌어요. 특히 이 당시 이정재, 임화수 등 자유당 시절의 정치폭력배들이 사형을 당합니다.

동대문파가 몰락하자 명동의 검은신사 이화룡의 계보를 잇는 신상현이 서울을 제패하는데요. 그는 육군 상사 출신이라 신상사파라고 불렸죠. 한편으로는 1965년경부터 광주, 전주, 목포, 여수, 순천 등지에서 호남 주먹들이 상경하면서 서울에서 호남파의 입지가 커집니다. 이들은 주로 무교동에서 활동했죠.

신상사파와 호남파는 여러 차례 부딪쳤는데, 1975년 결판이 납니다. 주류공급권을 둘러싸고 의견이 충돌하자 호남파가 신상사파를 기습한 것이었는데요. (사보이호텔 습격 사건) 이 사건을 계기로 호남파가 서울을 제패하게 돼요.

호남파는 초기 양은파가 득세하고 있었는데요. 김태촌의 서방파가 양은파를 치게 됩니다. 여기에 김태촌을 견제하기 위해 불러들인 이동재(OB파)가 끼어들면서 호남파는 양은파, 서방파, OB파로 분화되었죠. 1977년 10월 서방파의 김태촌이 구속되고, 1978년 11월 양은파가 공식 결성되면서 서울은 양은파가 통일하는 듯했죠.

하지만 1980년 신군부는 '사회악 일소 특별조치'와 계엄포고령 제19호를 발령하고 대대적인 폭력배 소탕에 나서는데요. 이때 그 유명한 삼청교육대가 등장하죠. 이로 인해 1980년 양은파 두목 조양은도 구속되어 호남파의 시대도 저물게 됩니다.



4. '범죄와의 전쟁'으로 막을 내린 정치권과의 공생?
GQfn6hy.png
- 조폭과 정치권을 연결해주던 박철언 ©영남신문

5공화국 초기를 지나면서 지방의 폭력조직이 서울로 진출해 맘보파, 목포파, 진석파등 신흥조직들을 형성했어요. 당시 3S 정책으로 향락산업이 발전하고, 특히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카지노 등의 도박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는데요. 도박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검은돈을 축적한 폭력조직은 점차 기업화되기 시작했어요.

198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폭력조직의 유착관계가 형성되었는데요. 정부 기관에서 조폭들을 우익단체화해서 선거운동 등에 동원하는 경우였죠. 대표적인 예로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사건이 있었어요. 이외에도 인천의 '폭력배 선방 탄원 사건', 대전의 '판검사 조폭 술자리 합석 사건' 등이 정치권과 폭력 조직 간의 유착관계를 보여주었죠.

당시의 정치권과 조폭의 유착관계는 이전과는 달랐는데요. 이전까지의 폭력조직은 정치권의 하수인이었다면, 이때부터는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정치권과의 동등한 위상의 공생관계가 된 것이죠. 이러한 정치권과 조폭의 유착관계에는 5, 6공화국의 핵심 실세였던 전경환과 박철언 전 의원이 핵심 역할을 했어요.

선거 결과는 이들의 의도와는 달리 노태우가 당선되었고, 노태우 정부는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어요. 이를 계기로 보스급 조폭들이 장기 실형을 받으면서 대부분의 대형조직이 무너졌죠.



5. 한때는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tBjlSsO.jpg
- 홍준표 흑화 전

'범죄와의 전쟁'으로 대부분의 정치조직이 와해되었지만 이들의 배후거물이었던 정 패밀리는 건재했어요. 정 패밀리의 정덕진은 슬롯머신 업계의 대부인데요. 엄삼탁 전 안기부 기획조정실장이 조직폭력의 우익세력화를 명분으로 슬롯머신 업계를 압박하자 1989년 정덕진은 엄삼탁과 접선합니다. 또 한편으로 정덕진은 호남의 서방파 김태촌을 만나면서 폭력조직과도 공생관계를 맺는 등 카지노 - 조폭- 정치 권력의 삼각 커넥션을 유지하고 있었죠.

이 슬롯머신 사건을 1993년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홍준표가 맡게 되는데요. 홍준표는 정덕진에게 탈세 혐의를 씌워서 정덕진을 구속하고 관계자들을 수사했죠. 이 과정에서 엄삼탁은 물론 박철언을 구속기소 하는 성과를 내는데요. 박철언은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하고 1년 4개월을 구형받습니다.



<참고문헌>
구영식. (2001). 권력과 조직폭력배의 '검은유착' 55년의 역사. 월간말



<이전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카레맛똥
21/08/24 00:11
수정 아이콘
홍준표가 저 슬롯머신 커넥션 안건드렸으면 한국도 일본처럼 빠찡꼬 합법 세상이 되었을 수도 있단 생각을 한 적이 있긴 합니다 크크
시니스터
21/08/24 14:31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바다이야기나 김치코인이나 읍읍
정글러
21/08/24 00:13
수정 아이콘
나 김태촌인데 내일 너네집이 피바다가 돼도 상관없다 이거지?
버트런드 러셀
21/08/24 00:23
수정 아이콘
나 김교촌인데 내일 너네집이 양념바다가 돼도 상관없다 이거지?
21/08/24 00:28
수정 아이콘
나 유인촌인데 내일 너네집 티비에 역사스페셜만 나와도 상관없다 이거지?
슬레이어스박사
21/08/24 00:58
수정 아이콘
나 미키유촌인데 하루만 니방에 침대가 돼도 상관없다 이거지?
21/08/24 21:12
수정 아이콘
나 과일촌인데 내일 너네집이 과즙바다가 돼도 상관없다 이거지?
시니스터
21/08/24 14:32
수정 아이콘
아 우리 정글 뭐하냐고
약쟁이
21/08/24 06:15
수정 아이콘
어디서 흥미 위주로 본 글에
선배들은 신분 세탁해서 자리하나 꿰차고 떵떵거리면서도 조폭 세계에 영향력도 여전한데
김태촌은 본인과 조양은은 교도소나 들락거린 실패한 인생이라고 한탄했다는데, 맞는 말인지 궁금하네요.
강가딘
21/08/24 08: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대표적인게 국회의원까지 오른 김두한이죠
그리고 그런 김두한을 보고 이정재도 국회의원 나갈려고 했지만 이기붕한태 지역구 뺐기고 토사구팽 당하면서 그 충격으로 2선으로 물러나게 되죠
전자수도승
21/08/24 09:19
수정 아이콘
홍준표는 저때 선배 찌른 일로 검찰에서 밀려나다시피 사퇴하고나서 변호사 개업하자마자 조폭들이 사무실로 화환을 그렇게 많이 보냈다죠
찾아와서 선물 주면서 밤길 조심하시라고 충고(?)도 많이 해주고
정계에 입문한 계기가 자기 보호해줄 정당 찾다가 들어갔다는 본인 피셜이 있었죠
Its_all_light
21/08/24 22:43
수정 아이콘
오 그렇군요 홍준표 에세이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전자수도승
21/08/24 23:30
수정 아이콘
저 이야기를 들은건 나꼼수 극초기에 김어준이 직접 홍준표를 초대해서 했던 대담으로 기억합니다
교자만두
21/08/24 09:45
수정 아이콘
믿거나말거나지만.. 이정재는 대외적으로 죽은것으로 했으나 그냥 조용히 살았다고하죠. 종로지역 땅을 많이 가지고 .. 그 아들이 19~20년도 즈음에 죽어서 종로에서 오랫동안 장사했던 사람들사이에서 말이 많이 나왔었죠.
중년의 럴커
21/08/24 10:15
수정 아이콘
아주 오래전에 박정희 정권때 정치범으로 들어가 이정재와 같이 교도소에 있던 분의 회고록을
읽은 적 있는데 이정재씨가 일사부재리를 무시하고 자기 사형시키려 한다고 화를 내었다는 내
용이 있습니다. 상당히 호의적으로 이정재씨를 그렸는데 어느날 사형 집행이 이루어졌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한 30년도 넘게 전에 읽은 책이라 누구 책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교자만두
21/08/24 10:34
수정 아이콘
아 그런가요 다들 사실인냥 말하길래.. 우리나라 60~80년대 이야기는 참 재미있는것같아요.
됍늅이
21/08/24 15:03
수정 아이콘
죽은 사람 안 죽었다더라식의 이야기야 뭐...
스웨트
21/08/24 14:48
수정 아이콘
예전에 연예 뉴스에서 김태촌이랑 권상우랑 뭐 나온거에서 김태촌이름 처음 들었는데 무서운 사람이었구나..
Its_all_light
21/08/24 22:44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그 전설의 화해짤의 주인공이시죠
됍늅이
21/08/24 15:04
수정 아이콘
야인시대 후반부 주인공 오상사... 당시 생존인물이라서 오씨로 바꿨다는데 그렇게 따지면 낙화유수도 생존인물이었을텐데 100%별명이라 그랬으려나요...
역시 오상사야 오상사!
앙겔루스 노부스
21/08/24 23:47
수정 아이콘
왜 공연이 중앙극장의 님 이 아닌거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83356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45588 10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7188 31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44227 3
103313 [일반] [2024년 결산]뭘 해도 올해보단 나아지겠지 [13] SAS Tony Parker 1161 24/12/26 1161 9
103312 [정치] "뭐?? 박정희 동상 불침번"‥'열통 터진' 대구 공무원들 [24] will3830 24/12/26 3830 0
103311 [일반] [책후기] 작은땅의 야수들, [2] v.Serum706 24/12/26 706 2
103310 [일반] 잊지 말아야 할 얼굴들…2024년 신상공개 범죄자 9인 [32] 덴드로븀4538 24/12/26 4538 2
103309 [정치] 한덕수 권한대행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거부 [272] 매번같은19330 24/12/26 19330 0
103308 [정치] 부정선거에 대한 생각입니다 [99] 육돌이6518 24/12/26 6518 0
103307 [정치] “김용현, 윤석열에 계엄건의전 한덕수에게 사전보고했다” [49] 빼사스8563 24/12/26 8563 0
103306 [일반] 삼성 S24로 아주 유용했던 출장(진행중) [41] 겨울삼각형7363 24/12/25 7363 9
103305 [일반] 한국의 국산 LLM과 전략 [28] 깃털달린뱀7141 24/12/25 7141 10
103304 [정치] 대통령 지지율도 오르고 있는데 왜 사과라는 바보짓으로 다시 떨어뜨리려 하냐 [174] 키르히아이스17123 24/12/25 17123 0
103303 [일반] <하얼빈> - 묵직하게 내려앉은.(약스포) [42] aDayInTheLife4393 24/12/25 4393 4
103302 [정치] 외국인 시선에서 바라본 한국의 비상계엄 [43] Dango7739 24/12/25 7739 0
103301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61. 41-59편 정리 [1] 계층방정973 24/12/25 973 1
103300 [정치] 국힘 김대식 "헌재의 최종 심판 전까지 '내란' 표현 함부로 쓰지 말아야" [71] 카린9920 24/12/25 9920 0
103299 [정치] 무당도 찾아가는 점집 [53] 어강됴리9912 24/12/25 9912 0
103298 [일반] 요즘 가볍게 보는 웹소설 3개(시리즈) [26] VictoryFood4149 24/12/25 4149 1
103297 [일반] 2024년 12월 24일. 사랑하는 우리 첫째 반려견 사랑이가 소풍을 떠났습니다. [15] Fairy.marie2973 24/12/25 2973 24
103296 [정치] 우리는 김어준이 정론직필을 말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94] 베놈11571 24/12/24 11571 0
103293 [일반] aespa 'Whiplash' 커버 댄스를 촬영했습니다. [12] 메존일각2586 24/12/24 2586 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