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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7/19 12:35:39
Name ipa
Subject [정치] 2030 세대의 불편함에 대하여

서두에 말씀드릴 두 가지

첫째, 저는 현 시점 2030이 아님을 커밍아웃합니다. 갓 사춘기에 들어선 10대 여고생으로서 형님 누님들의 마음가짐을 한 번 헤아려 보고자...(퍽!) 네.
둘째, 스스로는 본문이 일반 탭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댓글의 유혈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피쟐안전보건법에 따라 안전하게 정치 탭을 달았습니다. 따라서 정치 언급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맘껏 정치 얘기를 하셔도 됩니다. 다만 벌점, 강등 등의 안전사고는 각자 적절히 예방하시기 바랍니다. 


1. 불편해? 불편하면 자세를 고쳐앉아~!

불편함이란 무엇일까요?

최근에 산업용 기기 판매를 하는 친구와 우연히 점심을 하게 됐습니다.
친구는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카톡이 정말 편하다며, 생각해보면 세상이 정말 편해졌다며 카카오 주식 매수를 권하더군요. 
친구가 편하다는 기능은 정말 별 게 아닙니다. 그냥 실험 결과가 나오면 동영상으로 바로 거래처에 보내 줄 수 있는 것, 그룹콜 기능 같은 거죠.
아재들은 그런 것도 신통하고 신기합니다.

저는 대학교 때 처음 나만의 작은 내 손 안의 작은 세상, 애니콜을 갖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은 첫 직장에서 아이폰4로, 카카오톡도 그 무렵 처음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오는 여러 신기술, 예컨대 블록체인이나 메타버스 같은 개념들에 대해서는, 마냥 궁금하고 기대되기보다는 약간의 걱정이 앞섭니다. 현재의 기술에도 이제 겨우 적응한 것 같은 저에게는, 따라잡기 위해 또 다시 공부해야 할 대상이자 도태의 그림자를 설핏 느끼게 하는 낯선 대상으로 다가옵니다. 

이미 저에게 세상의 "변화"는 조금씩 두려운 것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X붕이가 어쩌고, 킹갓이 어쩌고, 야코가 어쩌고 하면서 인터넷 유행어를 그럴 듯하게 흉내내어보았자, 근본적으로는 조금씩 세상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기에 숨이 차고 무릎이 시립니다. 
제 나이 무렵 안냐세요, OTL 따위를 열심히 따라하시던, 이제는 스마트폰 기능을 여러 번 다시 설명해드려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그런데 제가 쉽지 않게 적응한 것들, 세상 참 좋아졌다, 고 느끼는 것들이 이미 너무 당연하게 주어진 세대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칼라 TV를 접했듯이, 그래서 칼라 TV를 보며 '참 편하다 세상 좋아졌다' 느끼지 않듯이, 스마트폰이 당연하고 카카오톡이 당연하고,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유튜버라는 직업이 당연하고, 나아가 왜 아직 더 나은 이러저러한 기술들이 없는 걸까 [불편해하는] 세대들이 있습니다. 

불편함은 당연함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에서는 불편함이 비롯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불편함이 기술을 발전시키고 세상을 바꿉니다. 
기성세대가 이룬 성과들이 당연해진 새로운 세대가 그 당연함을 불편하게 여김으로써 세상은 계속 변합니다. 실제로 세상은 그렇게 끊임없이 변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겁니다. 
그 무궁한 변화가 자신의 세대에서 완성되었다, 이만하면 되었다,는 생각은 얼마나 어리석고 오만한지요. 

불편해야 자세라도 고쳐 앉으려는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자세를 고쳐 앉아도 불편함이 가시지 않으면요? 예컨대 의자 자체가 고장난 경우라면 어떻게 하나요?


2. 어느 세대도 특별하지 않다. 

어떠한 고전을 펼쳐보아도, 통속적이고 감각적인 것만 좇는 요즘 젊은 세대에 대한 훈화의 말씀이 한 꼭지는 나옵니다. 
고대에도 그랬고 중세에도 그랬고 1차 대전 후에도, 2차 대전 후에도, 산업화 시대에도, 민주화 시대에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그러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늘 전 세대보다 나약했고, 늘 이기적이었으며, 늘 참을성이 없고, 늘 편하고 자극적인 것만 추구했습니다. 
어쩌면 진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했으니까요. 새로운 세대는 늘 새로운 세상에 적당한 정도로 강했고, 도덕적이었으며, 진취적이었습니다. 
감각적인 것이 돈이 되는 시대에 감각적인 것이 어째서 단점인가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고, 적응한 세대들은 현재의 환경에서 불편한 점을 또다시 개선시킵니다. 그 변화에 적응한 새로운 세대는 또 다시 세상을 변화시키고요. 모든 세대가 전 세대의 요람에서 키워지고 주역이 되며 이후의 세대에게 무대를 내어줍니다. 
모든 세대가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어떤 세대도 그러한 큰 틀에서 특별하지 않습니다. 


3. 형냐들, 나만 불편해?

변화는 불편함에서 나오고 불편함은 당연함에서 나온다 치면요, 그리고 그 사이클이 모든 세대에서 되풀이된다고 치면요, 지금 민주화 세대의 가치가 2030에게 왜 불편한지, 조금은 이해의 단초가 잡힐지도요. 

민주화 세대들은 젊은 시절, 철저한 능력주의의 바탕 위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얻었습니다. 
대통령조차 개입할 수 없는 학력고사, 수능시험, 각종 고시와 줄세우기의 시험을 통해 '엘리트'의 지위를 얻었고, 그 엘리트들끼리의 정보와 인맥 공유를 통해 부와 권력을 얻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문제 맞추기를 통한 줄세우기"가 당연한 것이면서 또한 불편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을 비인간적으로 경쟁시키며 창의력을 말살하고 인재의 낭비를 초래하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변화의 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였습니다. 

그런데 거슬러 올라가보면요, 그러한 "줄세우기" 역시 전 세대의 불편함을 통해 등장한 안티테제이기도 합니다. 
물론 봉건 왕족 시대에도 시험을 통한 능력평가는 등용의 가장 중요한 관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혈통에 의한 신분제가 그 근간에 존재하는 한, 진정한 의미의 능력에 의한 공정 경쟁과는 거리가 한없이 멀었죠. 
신분제가 무너지면서, 신분에 의한 기회의 불공정이 불편했던 전후 세대는 평가에 정성 요소가 철저히 배제되는 시험 만능주의를 만들었습니다. 

학력고사와 고시 제도를 만들어낸 전쟁 세대, 전후 세대에게 그러한 제도는 '상놈과 노비의 자식도 공부만 잘하면 출세할 수 있는 참 좋아진 세상'의 단면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시대의 젊은 세대에게 신분에 따른 불평등의 타파는 이미 주어진 당연한 것이었고, 그 바탕 위에 진보한 문제맞추기의 공정 경쟁은 불편한 것이었습니다. 

시험 만능주의의 요람 위에서 길러진 민주화 세대는 공정으로 포장된 실질적인 기회의 불평등, 주입식 암기식 교육의 폐해, 인재의 획일화를 초래하는 정량평가 위주의 공정 추구에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그들이 받은 교육과 그들에게 주어진 성공의 시스템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겼고, 다양성과 창의성을 반영하며, 빈자들에게도 기회가 직접 주어지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러한 제도가 당연한 것이 된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어떨까요? 당연히 불편합니다. 그리고 불편해야죠. 젊은 세대가 현재를 불편해하지 않으면 오히려 나라에 망조가 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30은 민주화 세대의 가치가 왜 불편할까요? 그 불편함이 왜 공정과 정의로 연결될까요? 2030에게 당연한 것은 무엇이며 불편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도 그들의 정확한 대답은 모릅니다. 어렴풋이 추측만 할 뿐입니다.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직접 들어야겠죠. 그것이 소통이고, 미래를 위해 정치가 해야 할 일입니다. 

다만 혹시라도 그들이 "형냐들 나만 불편해?" 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해주어야 합니다. 
"아니, 형냐들도 불편했고, 형냐들의 형냐들도 불편했고, 그 형냐들의 형냐들도 불편했어. 그러니 너희들이 불편한 것도 당연해."

"너희들이 나약해서, 못 배워서, 언론에게 세뇌되어서 불편한거다"라고 대답할 것이 아니라요. 


4. 불편하니 의자를 좀 고쳐보자

불편하면 일단은 자세라도 고쳐 앉아볼 일입니다. 
어느 시대에도 시대에 적응하려는 개체의 노력은 있어왔고, 보통은 그렇게 노력하는 개체들이 성공합니다. 
그런데 이게 나만 불편한 게 아니라 어떤 사람이 와서 앉아도 불편하다면, 자세를 고치는 것과 별개로 의자도 고쳐봐야죠. 

아마 인류가 종말을 맞이할 때까지 완벽한 의자는 나오지 않을 겁니다. 안락의자에 오래 앉아 있다보면 딱딱한 의자로 옮기고 싶어질테고, 딱딱한 의자에 앉아있다 보면 빈백으로 옮겨보고 싶기도 할 겁니다. 
그래도 긴 역사에서 거시적으로 보면 인류는 항상 진보해왔습니다. 전 세대에게 불편했던 것이 개선되어 이후 세대에게 당연한 것이 되어가는 과정을 끊임없이 겪어오면서요. 

2030이 4050보다 더 똑똑하거나 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더 약하거나 멍청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겨우 10년 20년의 세월동안 집단적으로 달라지면 뭐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다만 변화한 세상에 더 쉽고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고는 생각합니다. "그들이 미래니까요" 라는 박영진의 말은 그런 관점에서 수긍합니다. 

2030의 불편함이 미래에 어떤 식으로 진보한 결과를 보여줄지 오나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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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상대성이론
21/07/19 12:41
수정 아이콘
세상 일이 결국 로얄섬의 늑대와 사슴 관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
21/07/19 12: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글 감사합니다

현재 30세로써, 다만 제가 불편하였던 점은 제가 겪었던 입시제도가 단지 주입식 교육이었는가? 라고 묻는다면 평가원에서 낸 문제들이 충분히 독해력과 사고력을 묻는 문제들이었다고 생각하고, 40 50이 다양성 발굴과 취약계층을 돕기위해 만든 다변화된 전략들이라는 것들이 결국은 뒷문을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더불어 여성을 약자? 혹은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점이 저를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20 30들 모두 많이 불편해하기에 이에대한 안티태제가 나올거고 또 고쳐지겠지요.
21/07/19 13:58
수정 아이콘
저도 이 의견에 공감합니다.
21/07/19 14:23
수정 아이콘
네. 항상 세대는 단순한 안티테제가 아니라 보완점이 가미된 진테제의 제시를 거듭하며 발전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2030 세대가 만들어갈 미래도 단순히 과거의 문제풀이식 공정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한 단계 진화된 공정사회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대가 됩니다.
StayAway
21/07/19 13:15
수정 아이콘
젊은이들이 분노하지 않는 사회는 이미 죽은사회죠.
기성세대를 비판하고 뭐라도 바꾸어보려는 파도들이 모여서 결국 바위를 깎는거구요.
그 과정에서 다소 틀린 주장이 나온다고 해도 그 다음 세대에서 합의점을 찾아가는거고
결국 큰 흐름에서 같은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운명공동체 같은 느낌...
나주꿀
21/07/19 13:51
수정 아이콘
원래 새로운 무언가가 나올땐 기성세대 중 몇몇은 꼰대가 나왔겠죠.
'사냥을 하면 되는데 뭐하러 씨앗을 땅에 뿌려서 몇달 기다려서 먹냐'
'옛 가르침은 노래와 운율로 암송하며 기억해왔는데 감히 글자를 만들어 기록하다니, 사람들이 옛 교훈을 소흘히 할까 무섭다'
21/07/19 14:49
수정 아이콘
정 반 합에 기초한 논리구조이군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一代人
21/07/19 15:33
수정 아이콘
나름 교육계에 조금이나 발을 담궜던 사람으로서...
공정이란 개념에 자꾸만 입시를 넣는 것은 조금 불만입니다.

1. 학력고사/수능은 결코 공정한 시험이 아닙니다.
자기 실력에 맞는 점수가 나온다는 점에서는 공정하지만, 그 실력의 상당 부분이 사회적 계급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명문대 입학생 중 부유층 자제의 비율은 정시 시절이 더 높았습니다.

2. 교육의 목적은 공정이 아닙니다.
초중고 12년 교육의 목적은 한국 사회에서 필요한 기본 지식과 문화적 소양을 키우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시험 한방으로 입시가 결정되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20세기에 초중고를 다니신 분들은 잘 알겁니다.
시험을 잘 보는 최적화된 커리큘럼이 모든 가치를 압도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누군가는 그 테크크리를 잘 타는 동안, 누군가는 학교 생활을 포기하게 됩니다.
수시가 늘어났던 지난 10~20년간 공교육은 크게 변화했습니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아재 분들이 생각하기 힘든 다양한 활동들이 학교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3. 수시는 정말 쓰레기인가?
사회적인 신뢰가 낮은 한국사회에서 학교마다 다른 평가를 어떻게 믿어야 하는가는 참 풀기 힘든 문제입니다.
부정적인 사건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으니 여론도 좋을 리가 없고요.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제도의 허점을 고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수시 입학생이 정시 입학생보다 학업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수준의 차이는 있겠지만, 각각의 학교에서 진행된 커리큘럼을 충실히 이행한 학생이 대학 진학 후에도 더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은 것이겠죠.
천비락
21/07/19 16:15
수정 아이콘
이쪽(2030)의 공정과 님이생각하시는 공정의 정의가 완전히 다른것같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공정이란, 그 자리에 맞는 실력이 있는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는것이며 실력이 더 나은사람이 있는데도 실력이 조금 부족한사람이 단지 약자란 이유로 더좋은 자리에 가는것이 싫다는겁니다.
님은 학력고사와 수능이 불합리한 이유가 사회적 계층이 점수에 반영되기때문이라 하셨으나, 저희는 이것이 불공정이 아니라, 오히려 공정이라고 보는거죠. 사회적 계층은 둘째치고 어쨌든 더좋은 성적을 거뒀으니까요.

따지고보면 자본주의사회가 그런거 아닌가 싶습니다.
날때부터의 환경이나 유전적 요인에의해 결과도 크게 차이날수있다는걸 당연히 모두들 알고있지만, 그것을 억지로 부정하고 바로잡으려는순간 그것은 이미 자본주의체제가 아니게되죠.
개인의 능력을 존중하고, 개성을 존중하며, 차이와 차등을 존중하는것이 자본주의가 아닌가..요새 젊은세대는 그것을 공정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때문에 할당제 등으로 객관적인 성적평가를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서열을 거스르는것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는것이죠.(특히 남자들이요..)
21/07/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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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이신 것 같아 궁금하여 여쭤봅니다.

천비락 님이 말씀하신 개인 능력, 개성 존중, 차이의 존중, 그리고 이를 인정하는 능력주의가 추구해야 할 공정이라면요.
그 능력주의에서 탈락한 사회 구성원들은 그대로 도태시키는 것도 공정의 일부인가요?
탈락한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해결이 할당제 등에 의해 주류층으로 올려보내는 것이 불공정이고, 그렇다고 그대로 방치하여 도태시키는 것도 답이 아니라면, 결국 귀결점은 '누구나 용이 될 필요 없고 가붕개도 따뜻하게 살 수 있는 개천을 만들자'는 조국의 "가붕개론"이 되는 거 아닌가 궁금해져서요.
21/07/1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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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제도든 탈락자는 생깁니다. 능력주의에서만 탈락자가 생기는게 아니죠. 탈락자가 생기는게 제도문제인줄 알고 대안으로 나온게 사회주의잖습니까. 결과는 다같이 탈락했죠.
능력주의가 만능은 아닌데, 능력주의를 배척해버리면 능력자(이준석)가 탈락하고 무능력자(조민)가 결정권자가 됩니다.
21/07/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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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궁금한 부분은 약간 핀트가 다릅니다.

PUM님이 얘기하는 능력주의란, 능력있는 자가 용이 되어야 한다, 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그럼 용이 되지 못할 가붕개들은 어쩌면 처음부터 그 운명이 정해져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 사람들에 대한 정책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평등주의가 아닌 능력주의에서의 가붕개 정책은 어떤 기본틀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제가 오독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지만, "누구나 용이 될 필요없다"는 말은 능력 안 되는 사람까지 자꾸 같은 사다리를 올라가려고 아둥바둥하다가 불행해지지 말아라, 그냥 개천 안에서 따뜻하게 살다가 가게 해 줄게, 라는 말로 이해돼요 저는.
2030이 추구하는 능력주의라는 것이 각자의 주어진 능력을 빠르게 깨닫고 각자 갈 길 가자는 건지, 아니면 죽을 때까지 박터지게 노오오력을 겨루며 경쟁해보자는 건지도 아리송합니다.
21/07/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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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제가 이해하는 한,
"능력이라도 있는 사람이 노력을 곁들여 사회에서 용이 된다면, 그건 받아들이겠다. 조민같이 중간도 안되는 애들이 작위적인 평가를 거쳐 용이 되는 것 보단 낫다" 이겁니다. 요즘애들 모두가 승리하는 낙원 안바래요. 수십년전 순진무구한 대학생들이랑은 사회에대한 통찰력이 다릅니다. 페이커는 왜 혼자 연봉을 그렇게 많이받아야 돼? 이런 질문 안합니다.

+) 그리고 부연하자면, 조국 가붕개 발언은 정작 자기가 기득권 강남 좌파에 지 새끼들 용으로 키울라고 온갖 불법 다저질러놓고 "너네는 그밑에서 살어~"하며
저 위에서 사다리 없애자고 떠든것 문에 욕먹은거죠. 능력주의랑은 전혀 관련 없는건데요.
자꾸 "너네 조국 싫대며 왜 자꾸 조국 말대로 하고싶어해?" 라고 물어보시는것 같아서 진짜 궁금하신건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으신지 모르겠네요.
21/07/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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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다른 의도는 결코 없습니다.
본문에도 썼듯이 2030의 철학이나 지향점에 대해서 "공정"이라는 추상적 키워드만 들어봤을 뿐 구체적으로 2030이 생각하는 공정의 내용이 뭔지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궁금했습니다.
본문의 표현을 빌리면 2030에게 당연한 것은 무엇이고 불편한 것은 무엇인지, 그것이 어떤 흐름에 따라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로 연결되는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계속 여쭤보고 있는 것은 능력에 따른 경쟁의 결과 후 남는 도태자들에 대한, 2030이 바라는 정책은 어떤 것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예컨대 4050에게는 복지라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리고 4050의 출세 공식이었던 문제맞추기에 따른 줄세우기가 진정한 공정이 아니었다고 여기게 된 바탕에는 실질적 기회조차 받지 못하고 도태된 실패자들이 상당수 실재함을 보아 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중요한 담론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도태자들에 대한 관점을 계속 묻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대답이 없는 것이, 2030에게는 복지로 돌봐야지 뭘 당연한 걸 물어 하는 식인 건지, 아니면 요즘에는 환경 때문에 실질적 기회 자체가 박탈된 사람들 자체가 별로 없어서 그들의 실패를 사회가 돌보아야 할 필요성이 별로 없다고 느끼는 것인지, 즉 4050에게는 당연하지 않았지만 2030에게는 당연한 어떤 다른 관점이 있는 것인지, 그 부분이 어느 지점인지 궁금했습니다.
조국의 표현에 대해서는 PUM님과 저의 독해 자체가 달라 괜한 오해만 살 것 같으니 더 인용하지 않겠습니다.
21/07/19 19:36
수정 아이콘
능력주의가 도태자를 발생시킨다는 믿음을 갖고계셔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2030에게 "그럼 도태자들은 어떡할거냐" 라고 물어보시는 거구요.

처음부터 말씀드렸다시피 능력주의건 PC주의건 도태자는 생깁니다.

의대 진학과정이 전부 능력테스트로 진행된다면 A군이 의사가 되고 [조민은 의사가 못됩니다.]
반면에 면접, 표창장, 빽의 유무로 진행된다면 조민이 의사가 되고, [A군은 의사가 못됩니다.]

도태자에 대한 각종 복지적 대책을 강구하는 것과 능력주의 주장은 아무 관계가 없어요.
마치 도태자 발생이 능력주의의 고유특성인것처럼 물어보시면, 그냥 어깃장이죠.
21/07/1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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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아니, 도태자는 어느 제도 하에서나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요. 그걸 4050은 복지 뿐 아니라 할당제 등에 의해 직접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거고요.
능력주의 하에서는 도태된 조민을, 아니 조민은 수저라도 있으니까요.
수저도 없고 개인 능력도 없어서 도태되는 도태자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한다고 보는지 그 관점이 궁금하다고요.
그냥 궁금하다고 물어보는데 계속 불쾌하다는 식으로 딴지를 거는 게 더 이해가 안 됩니다만.

능력주의 주장과 도태자가 전혀 관계 없다고 볼 것은 아닙니다.
2030의 근본 철학이 '능력주의가 곧 공정이고, 능력에 따른 성과와 도태가 곧 공정의 결과'라는 것이라면, 4050 세대가 가졌던 도태자에 대한 부채의식을 2030은 공유하고 있지 않다고도 볼 수 있겠죠. 아이러니하게도 4050은 표면적으로만 보면 능력주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거든요. 저는 2030과 4050이 어떤 지점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는지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원래 댓글 다셨던 천비락 님은 다른 댓글에서 최소한 할당제 방식이 아니라 인강비 지원 등의 기회 부여 차원의 복지 강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는 의견이라도 주셨는데, 그럼 그 의견이 PUM님을 비롯한 2030의 대체적 의견이라고 봐도 되는지요.
21/07/19 19: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도태자는 어느 제도하에서나 발생할수 밖에 없으므로
능력주의에서 특별히 도태자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 없다는 말이라니까요?

승부조작이 스타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데
스타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하면 승부조작 어떻게 해결할거냐고 물어보시는거랑 같죠.

어떻게 해결하긴요, 다른 종목에서 해결하듯이 해결해야죠.
왜 계속 주작 해결방법 말 안해주냐고 물어보면 스타 싫어해서 어깃장 놓는거로 보이죠.

+)2030의 능력주의에 대한 주 논지는 [납득할 수 있는] 신분고하의 생성인거죠.
이것도 처음부터 말씀드렸다시피, 정정당당하게 자기능력으로 뚫은 이준석은 인정하고
능력없이 불공정하게 뚫은 조민은 싫어한다는 얘기죠.
정당하면 자기들이 납득한다구 계속 말씀드렸는데요.
21/07/19 20:15
수정 아이콘
대강 감이 잡히네요.

능력주의가 도태자를 “만드니까” 도태자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2030의 능력주의는 도태자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는지]를 여쭤보는 거지요.

4050의 도태자에 대한 관점은 거칠게 두 가지로 나누어 질 수 있을 겁니다.
도태자에 대해 어찌보면 지나친 부채의식이나 혹은 선민의식을 가지고 할당제나 인국공 같은 방식을 통해서 사회 구성을 바꾸려는 입장,
도태는 개인 노오력 부족의 결과로 보고 그 책임을 개인에게 물으며 사회적 부조에 극히 소극적인 입장.

2030의 능력주의가 도태자에 대해 가지는 태도가 후자에 가까운가, 혹은 할당제와 직접적인 어퍼머티브 액션을 제외한 전자에 가까운가를 여쭤본 거고, 이를 예시하는 과정에서 조국의 개천 얘기도 하게 된 겁니다.

PUM님과의 대화에서 느낀 바로는 대강 기본적인 관점은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깝다는 인상이고, 다만 경험적으로 4050과 당연하게 생각하는 복지의 수준에는 차이가 있겠거니 여겨집니다.
21/07/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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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2030이 가장 학을 떼는 게 말씀하신 어퍼머티브 액션일겁니다. 그리고 능력주의와 노오오력은 궤가 달라요. 이대남들이 노오오력을 강조한적이 있던가요? 오히려 기성세대들이 강조했고 젊은애들이 그걸 조롱하는 단어가 노오오력인데요. 다만 납득할만큼 공정한 경쟁이라면 패배도 납득한다는 거죠. 자꾸 예전개념으로 이해하시려 하면 더 힘들게 됩니다.
21/07/1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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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그렇죠.
근데 생각이 다른 세대의 새로운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가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익숙한 개념과 경험으로 번역해서 이해해야 그나마 와닿으니까요.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2030을 프레임화해서 관념적으로 규정하려는 태도가 문제다, 직접 구체적인 얘기를 들어야 한다, 가 원래 본문의 취지였는데, 정작 하다보니 저 역시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건 실패하고 있네요.
21/07/1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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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IMF를 언제겪었냐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젊은 애들은 성장하는 대한민국을 한번도 경험한적이 없죠. 미래도 여유도 없는데 거기다대고 "너네가 좀 모자란 애들한테 양보좀 해라" 하면 그게 먹히나요. 자기들꺼 양보할 것도 아니면서.
21/07/1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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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이대남은 이미 성장한 선진국 대한민국을 살고 있죠. 그것도 상당한 메리트일텐데요. 둘 다 겪어본 저로서는 개발도상국이던 시절의 대한민국에서 20대를 보낼래, 선진국인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20대를 보낼래 하면 지금을 택할 것 같아요.
IMF는 실제로는 훨씬 더 처참했고, 거기서 기회를 얻은 사람들은 지금 코인으로 돈 번 2030 정도의 비중일 겁니다.
2030도 특별히 더 힘든 세대는 아닙니다.
체감상 수저빨 없는 영앤리치가 이렇게 많았던 세대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
21/07/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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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래서 현재가 힘들다고 말씀드린게 아닌거죠.
원래 사람은 지금 힘든건 버틸만 해요. 미래만 밝으면.
지금 편해도 미래가 없으면 여유가 사라지죠. 백수가 왜 힘들겠어요.

+)아, 참고로 어느세대가 더 고생했냐 라는 주제엔 저는 관심없습니다...
IMF 겪은 절대시간으로 따지면 2030은 오히려 적죠. 유년시기일텐데 뭘알겠어요.
2030 사고방식이 정립된 이유에 대해 그들이 경제침체[만] 겪어본 세대라는
제 나름의 분석일 뿐입니다. 잘못이해하신것 같아서 첨언합니다.
21/07/1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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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때 “미래가 밝다”는 보장이 있었겠습니까? 이대로 망하는 줄 알았죠. 실제로 그때 망해서 그대로 회복 못한 집안들도 있을 겁니다. 그냥 어찌저찌 버티다보니 나아진 거고, 그 과정에서 전에 없던 비정규직 문제도 생기고 빈부격차도 심화되고 그랬지요.
최악의 침체인 imf때부터 회복해온 것이 3040세대의 동력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코로나 이후 회복을 동력이라고 여기셔도 되는 거지요.
21/07/1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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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2030이 다른 세대보다 덜힘들다 or 더힘들다 논쟁으로 가시는것 같은데
말씀드렸다시피 전 2030이 더 힘들다고 보지도 않고, 애초에 그 논쟁에 관심도 없어요.

2030이 그 전 세대와 구별되는 세계관을 갖고있는건
경제성장의 시기를 한번도 겪지 못한 첫 세대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다른 세대에 비해 많기 때문이라는 게 제 의견일 뿐인데요.

2030도 자기네가 특별히 힘든세대라고 주장 안해요. 오히려 자기들끼리도 7~80년대를 "강한 자만 살아남던 시대" 운운하며 노는거
유머 커뮤니티 가면 볼수있어요. 대체 뭐에 꽂히신건가요?
21/07/19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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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상대를 뭐에 꽂혔다, 어깃장이다, 이러면서 몰아가시는지요.

[원래 사람은 지금 힘든건 버틸만 해요. 미래만 밝으면.
지금 편해도 미래가 없으면 여유가 사라지죠. 백수가 왜 힘들겠어요.]


라고 하시길래, 마치 imf 때는 이것만 견뎌내면 밝은 미래가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영차영차 견뎌냈던 건데 우린 아니다, 라는 것처럼 말씀하시길래, 그때도 밝은 미래의 보장 따위는 없었다, 앞날도 모른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21/07/1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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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더 힘들다, 덜 힘들다를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님이 이대남들의 사고 기반으로 imf와 경기침체를 들길래 그때 경제적인 환경과 경제환경에 대한 인식은 당시 20대였던 4050들도 다르지 않았다, 지나고 보니 성장했던 거였고, 그때도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 따윈 없었다, 고 경험한 사람으로서 얘기하는 겁니다.
뭐든 2030의 의견에 대해 다른 의견을 달면 뭔가에 꽂힌 거고 의도가 있는 거고 어깃장을 놓는 것처럼 느껴지시나요? 설사 그 얘기가 제가 직접 겪은 경험담에 대해 pum님이 추측하는 것을 바로잡는 거라고 하더라도요?
21/07/1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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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는 어느 세대가 더힘들다, 덜 힘들다 말한 적 없는데
님께서 지금 2030이 예전에 비해 [덜] 힘들다, 선진국의 대한민국에서 20대를 보내고싶다 라고 말씀하셨길래
그에 대한 반박으로 백수를 예시삼아 '일반론'을 말씀드린거구요.

전 누가누가 더 힘들었나에 대해선 거론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이재명의 20대 청년 지원금 이런거 받는거 보면 꿀빠네 할수 있겠지만
20대들도 그런거 필요없답니다. 그냥 공정한 룰이나 지켜달랍니다.
이대남 이재명 지지율 보면 답나오죠.

+) [경제적인 환경과 경제환경에 대한 인식은 당시 20대였던 4050들도 다르지 않았다]
다르다는게 제 의견이라구요...40대 50대는 IMF 직전까지의 경제성장과, 그 이후의 침체를 모두 겪었고
지금 2030은 사회에 대한 인식이 생긴 시점에 이미 IMF 이후의 침체[만] 겪어왔다고요.
이게 누가 더 힘들고 덜힘들고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가치관 정립에 영향을 끼쳤을거라구요.

이 주관적인 의견을 몇번씩 계속 말씀드리는데
차라리 제 의견에 대해 찬성이다 반대다 의 토론이 되면 모를까,
계속 오독하셔서 계속 설명만 해야되니까 답답하죠.

제가 드릴만한 말은 다 드린것 같네요. 죄송하지만 늦어서 더 얘기는 못할것 같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21/07/2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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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제적인 환경과 경제환경에 대한 인식은 당시 20대였던 4050들도 다르지 않았다]
이 부분은 미래 전망에 대한 인식을 기준으로 볼때, 취업에 즈음하여 imf 직격을 맞았던 당시의 20대도 매우 비관적이었다, 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그 전의 성장기는 경제생활과는 동떨어진 유소년기였기 때문에 특별히 그 경험을 희망의 기반으로 삼을만한 것도 아니었고요. 당시의 기성세대였던 7080을 향해 원망도 엄청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또, IMF 이후에 빠르게 회복하면서 선진국 반열에도 들고 했던 기간이 [침체만] 겪어온 기간이라는 의견 역시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네요. 막 희망을 가지고 달렸던 건 아니지만 어찌저찌 버티면서 지나고 돌아보니 그래도 그 힘든 시기에서 여기까지 왔네, 하는 자부심이 조금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저희도 그랬듯 기성세대에서 이루어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은 공기처럼 당연하고, 당장 내가 불편하고 힘든 것은 크게 다가오는 것은 인지상정이니, 2030의 지나온 기간이 2030에게 침체만 있었던 시기로 인식된다면 이는 설득의 영역은 아닌 것 같네요. 그런 인식은 우리도 똑같았으니까요.

2. 기본적으로 저도 능력주의에 찬동하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능력주의 하에서 자라났고, 그 안에서 나름 사다리의 중간 정도는 올라온 사람인 것 같습니다. 다만 돌아보면 우리 때의 능력주의에는 확실히 허점들이 많았습니다.

첫째로, 당시 도구로 삼았던 능력평가 기준이 진정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어쩌면 본말이 전도된, [평가]를 위하여 단순화된 줄세우기 시스템이고, 평가에 능력을 맞추는 시스템에 가까웠다는 생각도 듭니다.

둘째로, 도태자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실제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친구들이 많았거든요. 집안 형편 때문에 상위권인데도 실업계에 진학하거나 서울의 명문사립대에 진학하지 못하고 지방국립대에 진학할 수밖에 없었던 케이스가 수두룩했습니다. 그게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고요. 생활수준이나 복지 제도 역시 지금보다 열악했기 때문에 그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은 아예 생존의 기로에 방치된 경우도 지금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단순히 능력이 없어서 도태된 것이고, 도태의 결과는 그들 스스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조금만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운 현실들이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농활이니 빈활이니 하면서 그런 현실을 직접 맞닥뜨릴 기회들이 꽤나 있었거든요.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4050들은 자신들의 경험에 바탕한 인식을 가지고 있고, 아울러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직접적인 어퍼머티브 액션에 의해 사회 구성을 섞어버리려는 적극적인 철학을 가지게 된 기저에 그런 인식이 있을 거고요.

3. 같은 2021년이라도 20대가 사는 2021과 40대가 사는 2021년은 다릅니다. 바닥부터 고생하며 자수성가한 부모님과 그 부모님이 부자가 된 후에 태어나고 자라난 자녀의 현재 인식이 다른 것처럼요. 20대에게는 현재의 복지정책이 태어날 때부터 당연히 있었고 앞으로도 당연할 것인 반면, 40대에게는 사람 같지도 않게 살다가 우여곡절을 거쳐 힘들게 갖춰진 안전망으로 이제 겨우 사람처럼은 살게 된지 얼마 안 됐다, 같은 느낌이랄까요. 단적으로 예를 들면 학교에서 급식 주는 게 2030에게는 당연하지만 4050에게는 그렇지 않지요.

제가 본문에서 당연한 것과 불편한 것에 대한 얘기를 했었는데요, 계속 능력주의와 관련해서 도태자 얘기를 묻게 되는 것은 4050이 겪었던 20대 시절의 능력주의와 그 시절의 도태자가 겹쳐지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내 경험에 비추어 이념과 현상을 보게 되니까요, 40대인 제 입장에서는 다시 내가 겪었던 옛날의 능력주의로 회귀한다면? 그럼 2030은 도태자들도 전처럼 방치되는 세상을 주장하는 건가? 하는 우려가 반사적으로 들었나 봅니다.
제가 간과한 부분은 이미 도태자들에 대한 안전장치도 최소한은 갖추어진 세상이 2030에게는 디폴트라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PUM님은 왜 새삼 도태자들에 대한 정책을 계속해서 묻나, 하는 의아함을 갖게 될 테고요. 단순유치하게 설명하면 4050은 '능력주의를 극대화하면, 그럼 복지도 예전처럼 극빈자 위주로 축소하는 거임? 이제 급식 안 줌?' 같은 무의식적 연상작용이 일어나는 거고요, PUM님 같은 2030들은 '능력주의랑 급식이랑 뭔 상관임?'하게 되는 거겠죠. 추가적인 논제가 더 있긴 하지만 그건 각설합니다.

4.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2030들이 얘기하는 [공정]이라는 게 급진적인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산업화, 민주화 시대의 능력주의로 회귀하자는 것도 아니구요. 보편적 복지의 축소, 평가의 편의성과 평정결과의 직관성만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줄세우기 식의 능력주의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보수적인 관점에서의 공정을 추구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인국공 비정규직 전환과 같은 감성적 온정주의의 배제, 취지와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예컨대 여성할당제 같은 어퍼머티브 액션의 배제, 조국 사태와 같은 정성평가의 악용 여지 차단 정도의 [보완]을 주장하는 차원인 걸로요. 만약 그렇다면 모든 이슈에 관해 저 역시 같은 의견입니다. 이 정도의 입장을 두고 "우경화"를 운운하는 건 8,90년대 능력주의에 대한 4050의 PTSD로 인한 과민반응이거나, 혹은 정치적 프레임이라는 생각이 확실히 드는군요.

5. 아침에 다시 읽어보니, 제가 직접적인 의견을 개진하지 않으면서 PUM님의 지엽적인 현상인식에 대해서만 반박하는 식의 댓글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충분히 제 의도를 오해하실만 했다고 읽힙니다. 이 부분은 사과드려요.
21/07/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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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이야기가 계속 맴돌 듯 한데 패배자에 대한 이야기를 별로 하고싶어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천비락
21/07/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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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Pum님이 저대신 너무 답을 잘해주셔서 달리 붙일 말이 더있을까 싶습니다마는,
사실 대기업공채든 공무원시험이든, 수능이든, 대학입시든간에 누구나 인정할만한 좋은자리를 차지하는건 전체 지원자에 비하면 극히 소수죠.
이건 할당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할당제로 인해 더 실력이좋은 자를 밀어내고 부족한사람이 되었다면 그 실력좋은사람은 졸지에 탈락자, 패배자가되고 실력이 부족한사람이 오히려 승리자가됩니다.
이건 불합리하다는거죠.
어차피 승자와 패자를 가릴거라면.
어차피 승자와 패자가 나뉠수밖에 없는것이라면.
실력을 가지고 공정히 뽑으라 이겁니다.

누구도 패배하지않는세상?그런건 애는 탁아소에 맡기고 집단농장에서 다같이 공평하게 배급받고 일하는 세상에서나 가능하겠죠.
아니면, 마르크스의 주장대로 자본주의의 이익창출이 극한에 다다라서 더이상 노동소득이 의미가없는 시대가 오거나요. 허나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그런사회는 아니잖아요.
21/07/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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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능력주의 하에서 도태된 자들에 대한 관점이 궁금했습니다. 조국의 가붕개론은 능력주의 하에서도 일정 부분 유효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거든요. 근데 2030의 가장 큰 반감을 산 인물의 대표적인 철학이기도 해서 정리되지 않은 질문이지만 한 번 여쭤보았습니다.
진심으로 2030의 생각이 궁금하기 때문에 본문글을 썼고, 2030분들이 본인들의 생각을 댓글로 많이 달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었거든요.
一代人
21/07/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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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느라고 ㅠㅠㅠㅠㅠ 답글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천비락님이 2030이라고 생각하고 답변드리겠습니다.

단순하게 나눠서 제가 말씀드리는 공정을 사회적인 공정, 그러니까 평균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성이라고 정의해보죠.
천비락님이 말씀하시는 개념은 객관적인 공정이라고 정의해보고요.
2030 분들께서 수치화 시킬 수 있는 객관적인 공정에 더 가치를 두고 있다고 받아드려도 되는 건가요?

제 생각은 조금 다른 것이, 우리 모두는 이미 사회적인 공정의 해택을 받고 있습니다.
소득과 재산에 따른 누진 세금으로 정부 예산이 형성되어, 우리에게 국방, 교육, 교통 등의 해택을 주고 있습니다.
의료보험과 각종 연금도 마찬가지고요.
또한 대부분은 노동자일텐데, 최저임금과 노동법으로 보호를 받고 있죠.

이러한 제도에서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죠.
아, 우리 아빠가 뼈 빠지게 모든 돈을 받는데 왜 상속세를 내지?
내가 노력해서 번 돈에 소득세가 왜 이리 높아?
나는 건강해서 병원도 안가는데 의료보험료가 무지 높네?
일하겠다는 사람 천지인데 최저임금을 왜 줘?

국가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사람들은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겠죠.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올바른 사회일까요?
아무도 패배하지 않는 세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쉽게 패배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더 기회를 주자는 것이지요.
천비락
21/07/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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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쉽게 패배할수밖에 없는사람들이 왜 부족한능력으로 더 좋은자리에 가야합니까? 그런식이면 삼성공채는 다 저소득층으로 채워야죠. 거기에 동의하십니까?
지원을 해줄거면 교육의 지원을 해주든지요. 시험에서 특혜를 주는것이 문제인겁니다.
사회보장제도나 세금등을 이야기하셨는데, 그게 채용의 공정과 무슨상관입니까.
각자 자신이 가진 재산에서 일정부분을 세금으로 내는거고, 이건 공정 그자체입니다.근데 지금 문제가되는것은 무자격자에게 강제로 자격을 부여하려하니 문제가 되는것아닌가요?

그리고 그 쉽게 패배할수없는 사람들,곧 '약자'의 설정에도 문제가있죠. 예를들면 장애인들에게 맞는 일자리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천해준다거나 하는것에는 누구도 반대를 하지않습니다. 그사람들은 그렇게해서 취직을 한다해도 어차피 그런일자리가 신체멀쩡한 사람들이 노력하면 찾을수있는 일자리보다 좋지않기때문이죠. 말하자면 고작해야 최저생활 보장을 해줄까말까 한정도에 그칠뿐이죠.
그러나 요새 문제가 되는 여성할당제는 그게 아니죠.
왜 그사람들을 그정도로 특혜를 줘야합니까. 특혜를 주지않으면 안될정도로 약자인가요? 거기에 공감을 못하는거죠.
마동왕
21/07/1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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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채용과 대학 입시는 다른 맥락인 듯 합니다. 대학교 입학은 말씀하신 '교육의 지원'을 해주는 측면입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 사회적 계급의 불리함으로 인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수능 성적'이 조금 낮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인재들을 발굴해 내는 것이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천비락
21/07/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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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교육의 기회를 주자는것이지, 명문대합격을 주자는게 아니에요. 예를들면 학비지원같은것이죠. 인강비 지원이라든지.
21/07/19 20:01
수정 아이콘
저도 동의합니다. 사회구조상 능력이 부족할수밖에 없는 약자들을 위해 해야할건 능력을 키워주는겁니다. 감투나 자리를 그냥 주는게 아니구요. 그리고 결과적 평등은 정말 최소한으로... 돈과 공동체의 노력으로도 쉽게 해결안되는 것에만 제한적으로 쓰여야하고 정상루트를 밟는 일반인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해야합니다.
예컨대, 사회적배려계층을 위한 대입은 정원외 TO이기에 대입수험생이 손해보는게 없죠.
실제상황입니다
21/07/1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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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30도 그런 사회적 공정에 그렇게까지 부정적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가령 저소등층 할당이라든가 장애인 할당 같은 건 어느 정도 찬성할걸요? 다만 여성할당 같은 걸 못마땅해 하는 거죠. 그들이 할당받을 만큼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마추어샌님
21/07/1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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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과 관련해서 저도 그렇게 이야기를 듣긴했으나

단순히 기사검색을 했을때 그런지 의문이 듭니다.
최근 4년간 (2017년 부터 2021년) 자료를 보면 고소득층 비율이 점점 높은 기사와.
https://news.nate.com/view/20210519n07896
2008년 부터 2014년도 사이에도 강남지역 비율이 높아진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410140431097934

꽤 오랫동안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이 생긴 것 같고 그래서 말씀하신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21/07/19 16:49
수정 아이콘
1. 그... 뭐랄까 학력고사와 수능, 고시 같은 경우에는 실력의 상당 부분이 사회적 계급에서 비롯되지만, 그 사회적 계급이 절대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수험생 자신의 엉덩이와 머리와 손발로 해내야 하는 부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컸지요.

2. 공정하기 위해 교육을 하는 건 아니지만, 교육에도 공정이 필요하긴 하지요. 시험 한 방으로 입시가 결정되고 모든 것이 달라지는 건, 오히려 [시험 한 방]이 본질적인 문제라기보다 [입시로 모든 것이 달라지는] 단순한 출세 구조가 문제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일대인 님이 1.에서 말씀하신 부분과 2.에서 말씀하신 내용을 연결하여 "부유층 자제의 명문대 입학생 비율을 낮추는 것"을 공정이라고 전제한다면, 오히려 각종 '전형'으로 취약계층에 교육 관련 메리트를 직접 투여하는 현재의 교육이야말로 공정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깁니다. 또 제가 현장은 잘 모르지만 이전에 어떤 고등학생 피쟐러가 쓴 글을 보면, 전에는 페이스 조절을 통한 [한 방] 역전이 가능했기에 오히려 여유가 있었다면 지금은 평가의 턴을 잘게 쪼개는 바람에 님 말씀처럼 각각의 학교에서 진행된 커리큘럼을 한 번의 실수나 낙오없이 충실히 이행해야 입시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교우 간의 경쟁관계나 스트레스가 더 심해진 것 같다, 는 얘기도 있더군요.

3. 수시에 대해 안 좋은 사건들이 나오고 여론도 부정적이라고 해서, 젊은 세대가 얘기하는 대안이 곧 예전 학력고사, 한방 정시로 돌아가자, 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문제점이 뭐고 대안이 뭔지 저 같은 정시, 고시 세대랑은 분명 다른 관점일 것 같은데, 정작 [공정]으로 뭉뚱그려진 구호만 들어봤을 뿐 구체적인 의견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一代人
21/07/1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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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 물론 맞는 말씀입니다. 또한 정시에 적합한 인재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니 그런 학생들을 위해서 정시 비율을 남겨두면 됩니다.

2. 부유층 자제들의 명문대 입학비율을 낮추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다만, 그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는 불공정하다고 보는 것이고, 그 비율을 조정하고자 하겠지요.
턴이 잘게 쪼개지면 더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도 있겠죠. (사실 저도 정시형 학생이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작은 턴들을 차근히 수행해가는 것이 교육의 본질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3. 완벽한 대안이 있겠습니까... 지금도 계속적으로 조정 중이고 언젠가는 균형점을 찾겠죠.
21/07/1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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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중반 지방에서 대학을 다닌 나와 우리 친구들은, 대부분 `서울대생`을 사귀었습니다.
그들 지방 수재들 역시 대부분 , <키 작고 못 생기고, 저거집 가난한> 세 가지 요소를 갖춘 경우가 많았지요.
그 때 우리들이 만났던 그 찌질해(?) 보였던 남자들의 활약상이나 근황을,
TV나 신문 또는 경제잡지를 통해 접했을 때,,,, 표현하기 힘든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죠.

그들의 부모는 사회적 하위층이자 약자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만약 요즘 입시제도 아래 놓였다면,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것으로 봅니다.
오히려 그 다양하고 세분화된 갖가지 제도의 희생양이 되지나 않았으려나요.
一代人
21/07/1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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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학번이시면 저보다도 훨씬 선배시겠네요.
이와 관련해서 제가 나중에 글을 하나 쓰겠습니다...

수시 이후 명문대 입학생들의 부모 재산 상관관계가 약화된 것은 사실입니다.
AaronJudge99
21/07/1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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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학교마다 다른" 이게 제가 생각하는 수시의 문제점입니다
분명히 학교마다 애들의 수준도 다 다르고...내신 따는 난이도도 다 다른데 "블라인드"는 그런것을 고려해주지 않으니까요
그때문에 저희학교 학생들은 저를 포함해서 반강제적으로 수시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진짜 상위 몇몇 친구들(내신 1.※)은 이제 쓸수 있다지만....걔네는 괴수고요.....
교육청 모의고사 누적백분위가 상위 0.8퍼센트면 뭐해요...내신 등급이 3.3인데....
오연갈
21/07/19 23:45
수정 아이콘
저는 애초에 그 도태된다라는 말로 패배감을 갖게 만드는 환경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대학이라는 곳을 굳이 우리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가야하는 곳이냐로 접근하는거죠. 돈이 벌고싶은 사람도 있을테고, 방구석에서 일러스트 그리는게 삶의 즐거움이 있는 사람도 있을테고 다양할텐데, 그들이 스스로 삶을 선택하고 책임지며, 다시 일어나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당장에 대학들은 자신들의 존폐를 걱정하게 되겠지만, 너무 대학이 많기도 하고요. 대학을 가긴 가야되서 학비만 내면 받아주는 곳 들어가봐야 애초에 환경이 제대로 공부할 환경이기도 힘들겠지요.

저는 수능 하나만 유지하되, 그것도 선택자만 보는걸로 하면 세상이 또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합니다. 주변에 좋은 대학 나온 친구들 보면 회사에서 지잡대 나와서 그런지 일 못한다 어쩐다 하는데, 애초에 대학에서 회사일을 가르쳐주진 않으니까요. 필요에 의해서 스스로 가고싶든 회사 관련 직업학교같은 곳을 통해 나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대신 이런 환경조차 집안 환경때문에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고요.

주절주절 써봤는데, 차별 금지법이라는 것, 교육개혁이라는 것 모두 각자 시험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야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ioi(아이오아이)
21/07/1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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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육의 핵심은 출세를 위한 수단인데 거기에 공정이 없다는 게 말이 돼? 라는 쪽과
대한민국 교육의 핵심이 출세를 위한 수단인게 말이 되? 라는 쪽이 싸우고 있는 데
교육계는 후자고, 일반 대중은 전자인 거죠.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듯하고 있지만 서로 내가 맞고 너는 틀리지만 일단 이야기는 해보자라고 하고 잇죠
21/07/19 17:37
수정 아이콘
문제는 대한민국 교육의 핵심이 출세를 위한 수단인게 말이 되? 라는 쪽도
현실적인 출세 경쟁자체를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은 내지도 못하면서
결국 지들 자식교육은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겁니다

조국만 봐도 깜안되는 자식이지만 그래도 부모의 신분과 지위를 이용해
탈법과 위법을 불사해서라도 ​그 출세만큼은 보장받겠다는 대표적인 사례죠..

이러니 당연하게도 그런 자들이 내세우는 교육제도개선이라는 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거고
말만 교육이 출세를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하는 짓은
결국 지들 자식들의 출세를 위한 불공정한 뒷구멍만 넓혀놓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겁니다..

그럼 차라리 출세를 위한 수단이 되더라도 그 뒷구멍이라도 좁혀서 공정한 경쟁이라도 지켜내자는 논리가 나오는 건데
여기서 서로 내가 맞고 너는 틀리지만이라는 이야기는 맞지 않는다고 봅니다
공정을 주장하는 쪽입장에서 내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너는 틀리다는 게 적당하죠..
一代人
21/07/1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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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보수를 떠나서 교육계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수시강화를 원했던 것은 자기 자식을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 목적만은 아니였습니다.
기존의 입시위주의 교육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했던 것이죠.
물론 말씀하신 그런 사람들도 있었겠죠.
어디나 제도의 헛점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법이니까요.
그럼 그 헛점을 줄여가면 됩니다.

또한 명문대에서 수시 비율을 늘렸던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수인재를 선점한다는 목적도 있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수시생이 공부를 더 잘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시험 한방으로 학생을 뽑는 것이 우수 학생 선발이라는 대학의 목적에도 그닥 부합하지 않았다는 말이죠.
21/07/1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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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실 교육에 있어서는 시험 한 방이 부작용이 훨씬 많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결국 명문대 진학이 인생 성공의 필수요소이자 필요조건이 되는 구조와 인식 자체가 그대로라면, 어떤 식으로 입시제도를 바꾸든 일대인 님이 말씀하시는 교육의 이상향에는 다가가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요컨대 대학의 선발 기준을 다양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 아니라, 대학 자체가 다양한 선택의 일환 정도로 전락(?)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실제로 조금씩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一代人
21/07/19 19:29
수정 아이콘
학벌주의를 극복하는 것은... 솔직히 살아 생전에 못볼 것만 같습니다.
학력이 낮은 사람도 충분히 살만한 사회가 되면 조금은 나아지겠죠.
말씀하신 대로 대학 자체가 다양한 선택의 일환이 되는 사회가 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21/07/1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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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극복하는 건 요원하겠죠. 근데 요즘 스포츠 선수들이나 연예인, 프로게이머 등 어린 전문직들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케이스가 많아지는 경향이나 명문대 나와서 오히려 더욱 패배감에 찌들어가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조금씩 성공의 길이 다양화되어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은 듭니다. 실제로 미국 같은 경우에는 명문 mba 지원자가 현격히 줄어들었다고도 하구요.
21/07/19 19:10
수정 아이콘
그냥 헛점을 줄여가면 됩니다라고 끝나면 안되죠
그 헛점을 어떻게 확실히 줄일건가 와
그 헛점을 줄이면서도 입시부담을 줄이면서도
다양한 인재 우수한 인재의 확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겁니다

그리고 수시생이 더 공부를 잘한다는 것도
뭘 기준해서 그런가를 면밀히 비교해야 하는데
그런 통계가 존재하는지 싶군요

단일년도 정시생과 수시생의 비교는
어차피 수시합격생들이 정시를 보지 않아서
비교기준이 마땅치 않다고 봅니다만..

과거 수능시절 우수학생들의 학력과
현 수시 우수학생들의 비교에서도 그런가요?
一代人
21/07/19 19:41
수정 아이콘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주고, 그 성과를 입시에도 반영한다는 것이 중요한데, 그 경험의 기회라는 것도 공평하지 않고, 그 성과에도 말씀하신 비리가 생길 여지가 있습니다.
그 부분은 저도 충분히 인정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방향에서는 수시 강화가 맞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12년 공교육의 목적이 입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초중고 교육의 목적은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기초 지식과 소양을 키우는 것이고, 이것이 달성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입시는 공교육 목표를 잘 달성한 학생과 미래에 고등교육을 잘 수행할 것 같은 학생을 뽑는 것입니다.
그 목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하나의 시험을 잘 보는 학생을 뽑는 것으로 12년 교육을 왜곡시키는 것에 대한 부작용을 충분히 겪었기 때문에 이러한 전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수시생이 더 나은 퍼포먼스를 내는 것이 있어서, 최우수 학생들이 정시를 보지 않고 수시로 들어오기 때문이라는 요인이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평균적으로 수시생이 정시생보다 더 나은 GPA를 받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글을 나중에 따로 한번 써보겠습니다.
21/07/19 20:23
수정 아이콘
12년 공교육의 목적이 입시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공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입시제도를 바꿔야만 한다고 하는건 너무 아이러니하죠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기초 지식과 소양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지만
입시제도 변경만으로는 결국 대학진학을 위한 경쟁을 부술 수는 없고
그럼 기초지식과 소양을 배워도 역시 그 경쟁속에서 점수를 매겨서
순위와 당락을 결정해야할 사안이 될뿐인것도 변하게 할 수는 없는데
대신 그런 불분명한 역량을 측정기준삼게 되면서 그 평가 과정에서
각종 부정과 비리가 개입할 여지는 훨씬 커지게 되죠

이렇게 이야기하는 저도 시험 한방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시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다른 목적으로 수시를 주장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럼에도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단순 입시제도의 변경만으로 과거 수능으로 입시를 치른 학생들이 지닌
우리 사회에 필요한 기초 지식과 소양이라는 것이
과연 현 수시하에 입시를 치른 학생들에 비해 떨어지는 건지
그래서 명백하게 드러난 부작용을 견뎌내야할 만큼 명백한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죠
21/07/19 19:52
수정 아이콘
요샌 도태자를 무시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이대남 프레임을 많이 밀더군요
그냥 남자들이 여자들에 비해 차별만 받는 세상에서 성별 상관없이 능력으로라도 뽑아달라는게 '능력지상주의'의 실체입니다.
포도사과
21/07/19 20:41
수정 아이콘
도태자에 대해 어떻게 할것인지를 자꾸 물어보시는듯 해서, 의견을 말씀드리면
"또다시 경쟁한다" 가 정답이라 생각합니다.
경쟁할 수 없는 상태라면, 그 부분 만큼만 복지로 채워야 한다가 정답이라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모두가 잘먹고 잘살기에 지금 한국은 고 성장기가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 의자에 앉았을 때
"왜 앉을 수 있었나" 를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것 중 가장 합리적인 대답이 경쟁이 될거구요.
더 합리적이라면 더 합리적인 답을 들을 겁니다.
근데 거기에 같잖은 수작질 들어가면 손모가지 날리고 싶다는거죠.

불편하면 자세를 고쳐앉으라는게 조민같은 꼴을 보고, 공공의대 추천인 같은 꼴을 보고
그러려니 하라는 것인지 저는 모르겠네요.

그리고 자세히 보시면, 복지를 행하는것 자체에 불만을 표시하지 않습니다.
복지를 받는 대상이 누구냐에 화가 나는거죠.
21/07/19 22:36
수정 아이콘
화가 난 것은 분명히 잘 알겠습니다. 근데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상황은 또 적응하고 노력해서 개선해 나가야하는 상황 아닌가 싶기도 하고…댓글들 읽는데 복잡하네요
21/07/19 22:47
수정 아이콘
적어도 이대남이 "~해줘" 라는 말은 안하죠.
공동병역 하자, 공정경쟁 하자 라고 주장하지
이대남들이 자기들한테 특혜 달라, 할당해 달라 한적 있나요... 노력하는데 방해나 하지 말라 이거죠...
포도사과
21/07/19 23: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거보다 평화로운 적응과 노력이 있나요?
다들 노력하고 있죠.

정치판 10년 기웃거리는 사람 당대표 만들고 쫓겨난 검찰총장이라도 써먹을 정도로 간절히 제도를 이용해가며 노력하는거죠.
투표해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가는게 노력아닌가 싶은데,
적응하고 노력한다의 개념이 무엇인가요?
순응인가요?

누군가는 시민단체에서 데모했으니 내 아들딸 의사 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페미니즘을 들먹이며 표장사 하다가 부하직원을 성추행하고 자살해버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치매에 걸렸다고 하죠.
그와중에 또다른 누군가는 표창장도 위조하고, 또다른 누군가는 낙하산을 태워다가 꽂아넣죠.

지금 공정과 정의라는 말로 행해지는 일 중에 진정으로 이익집단을 대표하지 않는게 있나요?

그러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게 우덜식 정의이자 공정이라면 공정과 정의의 의미는 다시 정의되어야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포도사과
21/07/19 23:44
수정 아이콘
그리고 덧붙이자면, 저는 직장 잘다닌지 n년차고 취준생들이 정확히 어떤 심정인지 잘 모릅니다.
그리고 저는 일베도 안하고요, 제 투표권 생긴뒤론 민주당만 찍었습니다.
저는 마더님 밑에 대리일 수도, 신입사원 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제가 변심이라고 할 것도 없는 하찮은 역선택을 고집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저는 사회가 건강하게 동작하기 위해 지켜야하는(추구해야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주당은 그걸 망가뜨려요.
공정, 정의, 약자, 민주주의 라는 말이 몇년 전과 비교해서 같은 의미로 쓰이나요?

저는 사회를 망가뜨리는거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사회가 분열되는거에 흥미를 느끼지도 않습니다.

다만 제가 믿고 지켰던, 추구하는 가치들이 무너지고 있고 공동체가 붕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게 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
21/07/19 22:54
수정 아이콘
전 현실에서 이 세대 담론의 기능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뭐 통계적으로 세대를 나누고 투표행태 등 이것저것 살펴보면 세대별 유의미한 차이가 당연히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유독 현실에서 "세대"에 정체성을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 같아요. 그런 세대 안에서도 사실 다양한 사람들로 나뉘는데 말이죠. 분류가 가지는 폭력성에 좀 예민한 편이라.. 결국 이런 담론이 가시화 되면 굳이 세대에 정체성을 부여하지 않던 이들도 그렇게 하게되는 경우를 많이 봤네요
반찬도둑
21/07/20 01:21
수정 아이콘
오죽하면 세대 갈라치기 성별 갈라치기 이런 말이 요즘 생겼을까요....
그런 단어 다 누가 만드는지 생각하면 참....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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