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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1/05 19:33:25
Name Dončić
Subject [일반] 시작도 못하고 포기한 웹툰들
저는 정말 많은 웹툰을 봅니다. 덧붙여 영화나 드라마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봅니다.
그냥 '이야기'라는 것 자체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죠
그러나 많이 보는 것과 다 보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
남들에게 추천받아 보려고 했지만 5편의 벽을 넘지 못하고 포기한 웹툰이 딱 3개 있습니다.

바로 [은주의 방],[집이 없어],[우리는 요정]

이 3편입니다

이 3편을 모두 보신 분들도 분명히 계실 것이고, 이 3가지의 작품 중 하나가 자신의 인생웹툰 top5에 들어간다 하시는 분들이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작품들입니다. 그러나 저는 1화만에 이 3작품을 "아 못보겠다" 하고 포기해 버렸습니다.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혹시 3편을 다 보신 분들은 감이 오시나요? 어쩌면 오래 보셨을수록 더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힌트라면 캐릭터와 상황이겠네요.





의외로 쉬운 공통점은

[주인공이 민폐를 끼친 다음 그걸 자기연민으로 돌리는 상황이 나온다] 입니다.

은주의 방은 나름 길게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1화만에 때려쳤다의 그 1화가 시작 1화가 아니었습니다. 당시 최신화를 눌러서 봤는데 거기서 어떤 캐릭터한테 막말을 하고 자기가 억울해하는 게 있는 편이었을 뿐이죠.

집이 없어는 아마 2편을 처음으로 봤을 거에요. 와난작가의 전작을 재밌게 봤거든요. 당시 최신화가 2화였을겁니다. 거기서 남의 지갑 도둑질한 주제에 패드립치고 지가 만든 텐트 욕먹으니 지 잘못없다는 듯이 눈돌아가서 주먹질하는 캐릭터가 주연인걸 보고 오케이 거기까지.

우리는 요정은 억수님의 작품인데 힐링 장인이시죠. 근데 1화에 자기가 안풀린날... 이라기엔 주변에 대놓고 다 민폐만 끼쳐놓고 되레 그 사람들한테 미안한게 없습니다. 이것도 오케이. 더 못보겠다 하고 하차. 심지어 옴니버스 작품이라 이 시리즈 다음 시리즈를 보면 되는데 와...이게 한번 정떨어지니까 못보겠더라구요


아마 딱 초반에 끝날 상황일거에요. 그리고 그 주인공들은 성장해가면서 그런 걸 고칠지도 모르죠.
그러나 그 짧은 편만에 저는 해당 작품에 대한 주인공이 어떤 행위를 하고 있더라도 매력을 느낄 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주인공에게 매력을 못느끼는 작품은 더 이상 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바로 하차했습니다.

물론 민폐형 캐릭터들은 어디든 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있어 민폐형 캐릭터의 존재는 어쩌면 필수불가결합니다. 잘짜여진 하나의 큰 흐름으로 가는 극이 아니고서야 에피소드를 만들기 위해 이런 역할을 해주는 캐릭터는 필수적이고, 큰 흐름으로 가는 극이라도 극중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캐릭터성이죠. 저도 그렇기에 모든 [민폐형 캐릭터]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작중 혐 소리 듣거나 민폐갑이라거나 차라리 죽어 없어지는게 낫겠다는 캐릭터들 역시 작가한테는 오히려 작품을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며 사랑받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타입이죠.

그러나 그게 1화에 주인공이 민폐를 끼치면서 자기 방어본능을 끌어올려 나는 잘못이 없고 열심히 했는데 왜 세상은 나에게 이래 라는 식의 셀프연민 또는 내가 잘못한거지만 내가 상황이 더 불쌍하니까 니잘못이야 하는 식의 남탓이 나오는 순간 캐릭터가 다음 서사를 어떻게 풀어가더라도 보고 싶지 않아지더라구요. 최소한 주인공에 대해서는 제가 몰입 또는 고민이 되어야 하는데 저런 모습을 보면 이 캐릭터가 뭘하든 밉상이고, 이 캐릭터가 아무리 성장한다해도 오히려 주변에 그 때까지 피해받은 캐릭터는 어쩌고 너는 행복해지지? 라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거든요.

어쩌면 저만이 느끼는 일종의 동질감에서 나오는 자기혐오일수도 있어요. 스스로도 저런 순간이 없는게 아니고 그런 자기합리화를 깨달을때마다 소스라치게 역겨워하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왠지 그 본 편들이 너무 캐릭터에 대한 애정 자체를 생길 수 없는 수준으로 만들어놔서 지금도 저 3작품은 시도조차 안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나름 [이러면 거르게 되는] 작품 상황이 있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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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5 19:43
수정 아이콘
저는 집이 없어 보다가 그 극에 달한 자기합리화에 질려서 보는 거 포기했고, 그래서 와난을 매우 높게 평가합니다. 연재로 먹고 사는 작가가 인기 못 끌 거 뻔히 알면서 그 정도로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게 쉬운일은 아니니까요. 더군다나 작가가 자기합리화에 빠지면 꼴볼견이지만, 집이 없어의 와난은 오히려 캐릭터의 자기합리화를 그리면서 자신은 차갑게 현실을 인식하는 쪽에 가깝죠.

물론 그래서 남에게 추천도 못 하겠습니다. 지독하게 갑갑하거든요. 이거 305호 그리던 그 작가 맞나 싶을 정도로.
Dončić
21/01/05 19:45
수정 아이콘
그 캐릭터가 변화가 없나보군요. 하차하길 잘한듯...
오늘하루맑음
21/01/05 19:50
수정 아이콘
305호 보고나서 대성할 줄 알았는데

전형적인 루키시즌 커하일줄이야...
21/01/05 19:56
수정 아이콘
이제는 안 보는 입장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그렇지만, 전 집이 없어가(적어도 제가 보던 부분까지는) 더 뛰어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업성이라는 면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실제 수입이 어떻게 차이나는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플라톤
21/01/05 20:56
수정 아이콘
캐릭터 완성도는 압도적으로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극혐 캐릭터도 완성도가 높아서...

하지만 꿀잼입니다.
광배맛혜원
21/01/05 19:47
수정 아이콘
저도 집이 없어 보다가 비슷한 이유로 초반에 하차했습니다. 속 터져서 못보겠더군요
Dončić
21/01/05 20:24
수정 아이콘
저는 딱 2화 한편보고 바로 때려쳐서 어떤 캐릭터인지 정확히 모릅니다만 보시는분들 말로는 꽤 오래 그랬나보네요
Rorschach
21/01/05 19:57
수정 아이콘
전 집이없어는 잘 보고 있습니다.
305호도 좋았고, 하나도 참 좋아했었는데 이번 작품도 좋아요. 물론 말씀하신 것 처럼 은영이라는 캐릭터는 심하긴 해요 크크크
Dončić
21/01/05 20:25
수정 아이콘
얼마나 심하길래 잘보시는 분들도 크크크
다리기
21/01/05 19:57
수정 아이콘
저도 와난 이름 하나로 시작했는데
초반에 어려운 거 좀 대충 넘기면서 보니까 볼만 하던데요.
한 10화 보다가 다음날 까먹고 안보게 됐었던.. 기억이 나서 지금 다시 봅니다 크크
Dončić
21/01/05 20:25
수정 아이콘
오 재밌게 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안될거같아요
노령견
21/01/05 20:13
수정 아이콘
305호 당시에 인생웹툰이라 생각했었고(지금 돌아보면 그정돈 아니고 그런 스타일의 웹툰을 처음 접해서 보정이 들어갔었던 것 같지만), 하나 는 재미없었지만 전작 봤던 정에 꾸역꾸역 끝까지 봤는데 집이없어는 저도 흰머리 꼬라지를 못참겠어서 빠른손절했습니다.
나중에 돌아보니 작품 전반적으로 파랑새 향기가 났었구나 싶네요. 예전엔 그게 거북한 줄 몰랐었는데...
Dončić
21/01/05 20:26
수정 아이콘
그 소설 파랑새 말인가요?
노령견
21/01/05 20:27
수정 아이콘
아뇨 그... 트이타....
Dončić
21/01/05 20:49
수정 아이콘
싶어요싶어요
21/01/05 20:33
수정 아이콘
인싸가 되고 싶지만 아싸로 지낼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실수없이 민폐안끼치고 능숙하게 잘하고 싶어도 노력해도 잘 안되는 사람들도 있죠. 우리는 요정은 전 나쁘지았습니다. (그리 추천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Dončić
21/01/05 20:50
수정 아이콘
그 1화 여주인공은 솔직히 자기가 친 거 자기가 수습하라는 상사가 무슨 일감 몰아주는거마냥 생각하는 걸보고 혈압이...
21/01/05 21:09
수정 아이콘
주인공이 끝없이 자기연민에 빠져서 합리화 하는걸 보는게 힘들더라고요
작품의 상황이 나빠지는게 아니라, 주인공이 잘 될수록 독자인 제가 암에걸리는 상황이에요

왜 잘되는데...!
Dončić
21/01/05 22:52
수정 아이콘
뭔가 그래놓고 나중에 발전하면서 잘되더라도 그 때 피해준 사람들한테는 아무런 뭔가가 안생길거란 말이죠?! 그게 너무 힘듬
플라톤
21/01/05 21:13
수정 아이콘
다 재미있게 보는 작품이네요. 신기합니다 크크

저는 극혐 캐릭터, 독자들이 쟤는 좀 아니라고 하는 캐릭터, 고구마 백만개짓 하는 캐릭터를 작가가 우직하지만 설득력있는 이야기 전개로 이끌고 가서 결국 독자들이 그 캐릭터 마저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굉장히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와난 작가가 웹툰 작가 중 그 방면에서는 손에 꼽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요. 하나에서도 루비였나? 노란머리 여자아이 극혐이라고 신의탑 라헬이랑 같이 노란머리 XX에 등극 했었는데 설득력 있게 이야기 풀어나가서 결국은 독자들을 끌여당겼죠.
은주의 방도 초반부터 등장했던 재수없는 숙적 캐릭터를 지금은 다들 좋아하는 캐릭터로 바꿔냈고요.

물론 상업적인 면에서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못견디는 사람들은 가차없이 하차해버리니 크크크
Dončić
21/01/05 22:53
수정 아이콘
저도 상술해놓았듯이 오히려 일반적인 극혐받는 민폐캐를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근데 주인공이 시작부터 그래버리면...음 소개팅에 슬리퍼에 츄리닝에 떡진 머리로 나온 상대를 본 것 같은 기분이란 말이죠. 이 사람을 실제로 만나보면 좋을수도 있겠고, 좋은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그걸 알기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싶지조차 않아지는 그런 기분
21/01/05 21:17
수정 아이콘
저도 영화나 웹툰에서 마음이 불편하고, 현실을 제대로 바꾸기 위해서 노력이 아니라 스스로 속이는, 혹은 그걸 견디는 과정을 잘 못보겠더라구요. 그런데 사람들이 어떤 시련이 올때 그런 태도를 지니게 되는 것도, 스스로를 지키고 버티려는 부분이라고 작가분은 보여주시는게 아닌가 싶네요. 아예 설득력이 없는 맥락은 아닌 것 같아요. 다만 그걸 객관적으로 독자 시점으로 볼때는 감내하기 여간 쉬운게 아니죠. 선생님 입장 십분 공감됩니다.

허허.. 그런데 저는 글쓴이분께서 완독 못하신 웹툰들은 저도 탈주한 작품인지라, 그런 부분을 잘 못보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어찌 보면 저는 저의 그런 부분을 인정하기 싫은게 있는 듯 해요. 슬프지만
Dončić
21/01/05 22:55
수정 아이콘
뭔가 도입부에는 이 극과 캐릭터가 어떤 방향인가하는 캐릭터의 소개같은 느낌인데 거기서 민폐를 넘어 자기연민을 가져가거나 합리화과정이 심해지면 그 장르가 군상극이나 스릴러, 고어 류가 아닌 이상 뭔가 참고 보기가 힘들더라구요. 아예 디스토피아라 모두가 그렇게 사는 세계관이거나 이러면 몰라도...
시니스터
21/01/05 21:24
수정 아이콘
스즈미야 하루히- 저런 세계라면 그냥 집단 자살하는게 낫다고 생각 했습니다

억수씨-연옥님 결말 보고 혐오...

음 최근에 보다 하차한게 무당기협, 남궁가 막내공자? 인가 뭔가...세상이 주인공 중심으로 돌아가는 걸 전 못보겠더라구요. 흐흐흐 대리만족보단 구르는게 좋습니다. 기연은 그러려니 하는데 주인공 칭송하고 그러는거 도저히 못보겟어요
Dončić
21/01/05 22:56
수정 아이콘
저도 무협은 솔직히 굴러야 제맛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스승 레벨에서 사이다 한명 더 있으면 금상첨화
tannenbaum
21/01/05 21:39
수정 아이콘
전 조폭이나 학원 폭력물이요.
조폭이나 일진이나 미화될 대상이 아닌데 우상이 되드라구요.
Dončić
21/01/05 22:57
수정 아이콘
저는 폭력물은 "현실에서 하지도 않고 볼일도 없기 때문에" 라는 생각하에 판타지물 즐기듯이 상당히 재밌게 보는 편이긴합니다. 다만 학원 폭력물은 그 나이대 학생들이 흉내내기 쉬우면 좀...
김캇트
21/01/05 21:56
수정 아이콘
저 중에 은주의 방만 봤는데요.
저는 시즌3까지 쭉 보긴 했는데 최근 세달?쯤 전 하차했습니다.
갈등 구조를 인물의 성격에 따라 만들어 내는데 너무 짜맞추는 혹은 일부러 만들어내는 느낌이 확 들더군요.
그 이후로 피곤해지고 공감도 안되어 하차했습니다.
Dončić
21/01/05 22:58
수정 아이콘
저는 뭔가 인테리어 웹툰 이라고 소개받았는데 그쪽이 메인이 아니었나보네요
김캇트
21/01/06 00:27
수정 아이콘
인테리어도 메인인거는 맞아요.
남주가 인테리어 디자이너고 여주는 자기 적성 찾아서 셀프인테리어 하는 이야긴데요.
최근에 하차할쯤에는 인테리어 비중이 많이 없었던 것 같긴 하네요.
등장인물 성격들이 좀 과하게 강조되면서 갈등하는데 급 질려서 하차했던것 같아요.
관심있으시면 1,2부는 보셔도 될듯요.
로제타
21/01/05 21:59
수정 아이콘
우리는 요정 1화가 좀 답답한건 맞는데, 2화부터 전개가 달라집니다. 왜 그 사람이 그렇게 민폐덩어리였는지, 어떻게 탈출하는지. 그 탈출에 요정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보다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해서 역시 억수씨다 했거든요. 1회보고 이런 평을 들을 웹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Dončić
21/01/05 23:00
수정 아이콘
그 1화가 문제였던거죠 저한텐.
그 사람이 민폐덩어리인것 자체는 저한테 문제가 아닙니다. 사고뭉치형 주인공인것도 잘봐요. 다만 1화에서부터 자기가 잘못하고 상황을 탓하는 장면이 나오는 순간 그 캐릭터가 후에 무슨 짓을 해도 이미 제 첫인상이 망가진거라 회복이 쉽지 않을 뿐이고, 그래서 그냥 아예 스킵한 작품입니다. 작품에 대한 평은 보지도 않았으니 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평이 뭔지는 모르겠네요.
This-Plus
21/01/05 23:26
수정 아이콘
'우연'을 싫어합니다.
길가다가 우연히 누굴 만나서 우연히 어느 장소를 가고 우연히 사건을 해결하고...
우연히가 아니었다면 전개가 불가능했을 장면이
눈에 거슬릴 정도로 나오는 순간 바로 하차합니다.
Dončić
21/01/06 15:08
수정 아이콘
데우스엑스마키나 같은 걸 싫어하시는군요
저도 작의 문제를 우연으로만 해결하는 작품은 진짜 보기 별로에요
이웃집개발자
21/01/06 18:19
수정 아이콘
집이 없어는 305호랑 좀 다른 스타일로 재밌게 보고 있어요. 초반은 근데 좀 견디기 힘들었어요 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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