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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2/04 07:07:20
Name 물맛이좋아요
Subject [일반] 2020년 6월 프로 바둑기사들의 골락시 레이드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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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중국의 바둑 AI 골락시가 한국 서비스를 오픈

골락시는 2019년 12월 인공지능 바둑 대회 UEC의 결승전에서

일본의 AI인 AQZ를 상대로 최종국에 100.5집 차이로 찢어버리며 우승한 최강급의 AI

알파고가 집차이보다 승리할 확률을 높이는 것에 치중하는 이창호 스타일의 완성이라면

골락시는 오함마로 상대 기사의 뚝배기를 깨버리는 이세돌 스타일의 강화버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골락시는 초기에는 일종의 베타테스트로 프로기사들만이 골락시와 대국을 신청할 수 있었다.


2020년 6월 10일

프로기사들의 골락시 레이드가 시작됐다.

0.1초만에 응수하게 세팅되어있는 골락시에게 프로기사들이 도전

처음 5일 동안의 골락시와 상대한 프로기사들의 전적

0승 266패





프로기사들과 AI의 대국은 2점 접바둑으로 이뤄지는게 국룰이고 3점 접바둑에서도 기사들이 AI에게 패배하는 경우가 있는 상황

한승주 7단은 골락시와 호선으로 두면서 골락시의 버그를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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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7단

바둑 AI 중 상당수는 축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버그가 있었기에 골락시 역시 축 버그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골락시는 축을 제대로 대처해냈고 한승주 7단은 골락시에는 축 버그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한승주 7단의 다음 공략방법은 흉내바둑

흉내바둑은 상대가 놓은 자리에 정확히 대칭되는 위치에 돌을 놓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어느 수준 이상의 아마추어만 되어도 흉내바둑을 깨버릴 수 있지만

인공지능인 골락시도 흉내바둑에 대비가 되어있을까?

실제로 또 다른 중국의 대표적인 AI인 절예도 2017년 11월 한큐바둑에서

99승1패의 성적을 냈는데 그 때의 1패가 커제의 흉내바둑에 당한 한 판이었다.

한승주 7단도 흉내바둑을 통해 골락시를 공략해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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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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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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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어?

골락시도 한승주7단의 흉내바둑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한승주 7단의 승리

이는 인간이 골락시에게 거둔 최초의 1승이 되었다.

하지만 사실 흉내 바둑은 일종의 버그를 이용한 플레이기에 진정한 의미의 1승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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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골락시에게 가장 많은 패배를 당한 기사는 이세돌의 제자인 변상일 9단

6월 19일까지 변상일 9단은 골락시에게 79판을 연속으로 패배하고 있었다.

그러던 6월 20일

변상일 9단은 아침 8시 16분에 골락시와 대국을 시작하여 또다시 14연패

이 때까지 변상일 9단과 골락시의 전적은

0승 93패

그리고 그날의 15번째 도전이자 변상일 9단과 골락시의 94번째 대국

변상일 9단은 백돌을 잡고 골락시와 상대했다.

2020년 6월 20일 밤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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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락시와 호선으로 겨룬 반상에서 변상일 9단의 믿기지 않는 승리

변상일 9단의 94번째 트라이

92수 만에 골락시의 승률이 10퍼센트 미만으로 내려가며 골락시가 돌을 거두었다.

골락시에게 승리를 거두자 마자 변상일 9단은 접속을 종료했다.

변상일 9단의 승리는 인간 기사가 골락시에게 호선으로 겨누어서 거둔 최초의 승리로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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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공기
20/12/04 07:28
수정 아이콘
AI 등장 이후 바둑계에 어떤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나요? 개화기 일본같은 느낌의 그런 발전이요.
물맛이좋아요
20/12/04 07:37
수정 아이콘
인간 기사들 기준으로 얘기하다면 상향 평준화가 되었습니다.

예전의 기사들이 자기만의 특별한 장점이 있으면 우승할 수 있었다면

지금의 기사들은 약점이 없는 완성형의 기사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초반, 중반, 후반이 모두 강하고 거기에다가 자기만의 강점까지 있어야합니다.

특히 초반 포석 같은경우 인공지능과의 스파링을 통해 어느정도 정형화되어서

마치 양산형 테란들의 빌드처럼 비슷비슷한 모습을 보입니다.

상향 평준화가 되었지만 개성이 많이 없어졌죠.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개성있는 포석들은 얼마 못가서 공략되어버립니다.

AI가 대응법을 금방 찾아주거든요.

기사들이 전부 노트북에 Ai를 넣어다니면서 연구를 하는 것이 일상적인 모습이 되었고

기사들 중 나쁜 까치까치들은 인공지능을 통한 치팅을 하다가 적발되기도 합니다.
及時雨
20/12/04 08:32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 최적화 시대의 스타크래프트 같은 거군요.
낭만의 종말과 스타일리스트의 소멸.
20/12/04 11:15
수정 아이콘
용대운의 신무협 소설 '태극문'을 보는 것 같군요.

타인의 검법이 가진 결점을 찾아내 공격하는 화군악의 검을 상대하기 위해

철저히 기본공만을 익혀 결점을 없애는 태극문의 무공.

결국의 무공의 끝은 무결(無缺)이라...
20/12/04 12:46
수정 아이콘
그런데 결국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처럼 게임할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았나요? 막판에 정명훈 허정무가 치고나오긴 했지만...
바둑판도 10년 정도는 지배하는 천재가 중국이든 한국이든 한명쯤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及時雨
20/12/04 12:46
수정 아이콘
이른바 프로리그 최적화 양산형 테란들의 시대가 있었죠.
경기가 다 찍어낸듯이 똑같다고...
20/12/04 08:21
수정 아이콘
요즘 바둑 메타는 초중반에 최대한 시간을 아껴서 초읽기에 안 몰리고 실수 안하는 사람이 이기는 그런 느낌..
20/12/04 08:36
수정 아이콘
어 이거 완전 동굴곰....
20/12/04 08:30
수정 아이콘
옛날부터 내려오던 누가유리한지 몰랐던 애매모호한 정석 포석등이 진짜많이 바꼈습니다
지금은 알파고가 두는게 정석이죠
개인적으로는 초반흐름이 아예 바뀐거같네요
20/12/04 08:42
수정 아이콘
알파고등장 이전의 2015와 초반 포석부터 중반전까지 기보만 봐도 상전벽해죠. 양상이 아예 다르니..

이전까지 팩더블만 해도 기이하게 보던 시대에서 배럭더블, 생더블도 흔해진 시대... 룰상 마인드 스포츠의 기본 속도가 빨라진것도 한몫하고 있고요.
실제상황입니다
20/12/04 08:50
수정 아이콘
이런 시대에 고스트 바둑왕 2부 연재해줬으면... 크크
AI와 맞다이 뜨러 사이 재강림
알파고 기보 보면서 다시 또 공부하는 사이
일단 소재는 죽이는 것 같은디...
20/12/04 08:52
수정 아이콘
하지만 저의 바둑포석은 아직 옛날것 크크
롤의 솔랭 대회간극이랑 비슷한듯합니다 ...
스토리북
20/12/04 08:39
수정 아이콘
게임 외적인 얘기를 하자면 기사끼리의 교류도 매우 줄었습니다.
예전에는 더 나은 수를 찾으려면 최소한 자기와 대등하거나 더 나은 사람들과 모여 연구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요즘에는 그냥 AI가 참스승이라서요. 선후배 같은 건 의미가 없어졌죠.
이제는 복기도 안 하고 집에 갑니다. 집에 가서 정답지 찾아보면 되니까.
20/12/04 08:53
수정 아이콘
와 이건 변화가 확 와닿네요. 복기도 안하고, 서로 교류도 줄어들었다니..
여수낮바다
20/12/04 09:00
수정 아이콘
헐 진짜 그렇겠네요
한방에발할라
20/12/04 09:35
수정 아이콘
근데 또 진짜 상위권끼리는 여전히 본다고 합니다. 요새 흐름은 이제 또 초반 포석은 ai그대로 따라해도 중반부터는 어차피 사람은 ai처럼 못두기 때문에 ai의 수를 이해하고 그걸 자신들한테 맞게 최적화하는 게 중요하다는데 이런 걸로 의견을 꽤 주고받는다는군요. 물론 실제로 만나지는 않고 이것도 그냥 인터넷으로 만나서 기보 띄우고 대화하는 정도
Cazellnu
20/12/04 09:53
수정 아이콘
코로나도 한몫할거 같군요
거짓말쟁이
20/12/04 11:01
수정 아이콘
아 그렇겠네요. 계산능력이 ai를 못따라가니 중반부터는 ai 스타일로 둘 수가 없는거군요? 그럼 초반 포석을 왜 ai가 이렇게 가져갔는지 이득이 뭔지 중반에는 어떤식으로 풀어나가야하는지 사람끼리 머리를 맞대야겠네요..
아리아
20/12/04 08:12
수정 아이콘
골락시 로고가 챔스 로고랑 비슷하네요
둥근 공 모양 크크
20/12/04 08:34
수정 아이콘
바둑기사들 클락시 용장들 레이드인줄... 글 잘 읽었습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0/12/04 08:48
수정 아이콘
???: 너 개못하잖아(1승 93패)
20/12/04 08:52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변상일 9단은 이세돌 9단이랑 딱히 관계없지 않나요?
이세돌 9단 제자는 신민준 9단 아닌지..
물맛이좋아요
20/12/04 14:19
수정 아이콘
변상일 9단은 바둑교실에서 1년, 문명근 9단에게 3년 배운 다음 2007년에 상경하여 이세돌, 이상훈 형제가 운영하는 바둑도장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바둑을 배웠다고 합니다.
시린비
20/12/04 09:16
수정 아이콘
이긴게 대단하네요. 누구도 7판 4선승 이런거 이기는건 불가능하고
몇십판 넘게 둬가면서 헛점을 찾아야 이길 수 있는거지만 이긴거 자체가 신기
ComeAgain
20/12/04 09:32
수정 아이콘
AI를 상대로라면 버그를 써도 이긴 거 아닌가요. 중간에 돌을 두 개 넣거나 그런 것도 아닌데.
사람으로 치면 어버버버 해버리는 셈이라고 보는데요.
다리기
20/12/04 10:13
수정 아이콘
인간의 기보를 입력하지 않은 알파고가 결국 기력이 더 높다는 사실이... 놀랍긴 했습니다.
지금은 누가 더 알파고와 비슷하게, 실수 없이 빠르게 두느냐 싸움으로 가나보네요.
결국 피지컬겜(?)이 되는 느낌이네요. 스타 끝물 같은 분위기인가 싶어요 크크크
기세파
20/12/04 12:18
수정 아이콘
알파고 이후 확실히 세대교체 주기가 빨라지고 세계대회 우승자 나이도 어려지고 있습니다. 위에 다른 분들이 이야기하신것처럼 소위 피지컬 게임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퀀텀리프
20/12/04 13:35
수정 아이콘
반응 시간 0.1초가 충격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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