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분들께서 백신이 아닌 치료제의 전망을 많이 물어보십니다. 저는 치료제나 백신을 만들어내는 것의 전문가는 아니고 어떻게 보면 효과 평가를 Real world data를 기반으로 하는 사람에 가깝지만 제 의견을 공유해드립니다.
1. 백신은 종식을 기대할 수 있으나, 치료제는 유행 확산에 주는 영향이 극히 미미하다.
백신은 본질적으로 SARS-CoV2에 노출되더라도 면역에 의해 감염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또한 감염 자체가 줄어드는 효과 (집단 면역)에 의해 유행 차단과 감염병 위기의 종식을 바라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제의 경우 감염인이 타인에게 전파시키는 것 자체를 줄여주는 효과는 거의 기대하기 힘듭니다. 즉 중증환자에 대한 치료효과를 가장 바라는 것이고, 경증환자에 대해서는 재원일수의 감소나 응급실 내원 확률을 줄이는 등의 효과 정도만 기대할 수 있습니다. 타인에게 감염시킬 확률을 줄이는 등의 효과는 증명이 어렵거나 기전상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즉 COVID-19의 본질적인 해결은 백신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이지, 치료제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2. 치료제의 효과는 현재까지 매우 작거나, 증명되지 않았다.
현재 치료제로 승인되어있는 렘데시비어도 중증환자에 대한 효과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존재하는지가 문제가 되고 있고, 설사 의미있는 차이가 존재하더라도 그 효과의 크기가 적다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바입니다.
오늘 발표된 NEJM의 혈장치료제에 대한 연구 결과는 혈장치료제나 항체치료제에 대한 기대를 더 낮추고 있습니다.
혈장치료제와 항체 치료제는 감염인의 항체 또는 생물학적으로 설계된 항체를 생산하여 이를 투입하여 SARS-CoV2를 제거하려는 기전을 가지고 있으나,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연구에서도 혈장, 항체 치료제가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 바이러스의 증식 속도가 외부에서 투입되는 항체로 처리되는 속도보다 더 빠르고, 전달이나 지속시간 등에서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러한 기전을 생각해보면 혈장치료제나 항체치료제는 감염의 초기에 경증환자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겠으나, 중증환자에게 극적인 효과가 나타나거나, 감염을 차단하는 등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3. 치료제 개발보다 백신보급이 더 빠를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중인 치료제는 이제 막 2상이 끝난 상태이고, 미국에서 승인된 치료제의 경우에도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어서 이것이 몇개월이내에 단시간에 의료현장에 공급될수 있을지는 의문이 있습니다. 백신 개발의 속도가 매우 빨라 치료제가 현장에 보급되는 시점에서는 이미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사 치료제가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백신에 더한 보조적인 기능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시도는 좋고, 투자는 지속되어야하지만 과도한 기대는 절대 가지면 안됩니다.
당연히 감염병에 대한 치료제 연구는 중요한 일이고, 이에 대해서 지속적인 시도와 투자가 이어지는 것은 감사한일입니다만, 마치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이 눈앞에 있고, 이러한 치료제가 게임체인저가 될것이라는 메세지는 매우 신중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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