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8/24 20:01:51
Name 가브라멜렉
Subject [일반] 먹는 것의 즐거움....과 인생각오.
이전글 : https://pgr21.net/qna/147343#1284858


얼마전 번아웃이 쎄게 와서 .. 고민상담에 글을 올린 사람입니다.

진지하게 퇴사 결심까지 하고 통보를 할려 했는데 ... 마침 이날에 윗직급자 2명이 연차를 내서

상사가 없는 상태로 일했습니다. 덕분에 밥은 제 시간에 못먹고 회사 근처의 단골카페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사왔습니다.

음료만 시켰지 샌드위치를 시킨 건 오랫만이였는데 BLT 스타일의 샌드위치에 바질페스토가 발라져 있더라구요.

그래서 중간에 짬을 내서 먹었는데 ... 페스토가 ... 정말 쓰고 맛이 없었습니다.

중간에 페스토를 따로 걷어내고 먹고 싶을 정도로 ... 한약먹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짜증이 무지하게 나더라구요...

근데 웃긴 게 .. 이렇게 먹는 것에 정신이 팔리다 보니 일에 관련된 안좋은 생각들이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떠나서 .. 이렇게 먹는 것에 오롯이 집중하는 느낌은 .. 정말 오랫만에 느꼈습니다.

이런 소소한 일로도 오랫동안 쌓아뒀던 부정적인 감정이 일시에 해소가 된다니 ... 참 웃기기도 하고 ..

그래서 ... 좀 더 버텨보기로 했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말이죠.

( 참고로 제가 원래 요리를 좋아합니다.. 하는 것 // 보는 것 // 먹는 것 전부 다 .. 요리를 직업으로 삼고 싶은 꿈이 있구요. )

이런게 인생사는 맛이라는 것을 느껴봅니다.

물론 주변의 상황들이 좋게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아직은 진행단계라 자세히 말하기 어렵지만 ..

의도치 않게 나쁜놈이 될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아무리 상대방이 개인사정이 있지만 여기서까지 제 권한과 입지를 양보하자니 ..

내 권리와 이득이 심각하게 손해를 보게 되고 .. 양보를 안 하자니 나쁜놈이 될 각오를 해야 되는데 ...

최대한 서로에게 상처되지 않게 해결을 하고 싶은데 ... 참 어렵습니다...

아직 제가 철이 없어서 나쁜놈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과 .. 싸우는 한이 있어도 이익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심하게

충돌합니다. 뭐.. 제가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런 거겠죠. 모든 사람이 서로 잘 사는 유토피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린이처럼...

하지만 전 어린이가 아니잖습니까 .. 흐흐 // 어른이 되고 싶다면 .. 그 벽을 뛰어넘어야 겠죠.

결국은 .. 어떤 선택이든 이번주 안으로 고민해서 결정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상대방을 살려주는 호구가 될지 .. 진흙탕 싸움을 각오한 쓰레기가 될지 ... 결국 오롯이 저만의 선택이겠죠.

아참 ! 저의 길을 응원해달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나쁜놈의 길을 선택한다면 .. 그 책임을 오롯이 제가

짊어져야 할 테니깐요. // 글을 올릴 때마다 늘상 하는 말이지만 .. 주변에 이런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이렇게라도 글을 적는 것을 너그러이 양해 바랍니다 ...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데 .. 저도 이번 주말엔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집에 머물렀네요.

미칠 노릇이지만 어쩌겠습니까.. 일단 살고 봐야죠... 흑흑 ...

회원님들 아무쪼록 몸 건강 잘 챙기시길 기원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잠만보
20/08/24 20:04
수정 아이콘
본문에 적은 내용을 보니 우울증 증상과 상당히 유사한거 같습니다

혹시 병원 안가보셨으면 병원 가서 상담 한 번 해보세요

부정적인 감정은 묵힐수록 몸에 해로워요 ㅠㅠ
가브라멜렉
20/08/24 22:4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ㅜ 당장엔 주변에 괜찮은 곳이 보이지 않아서 추후에 보이면 다녀볼려고 합니다.
잠만보
20/08/25 09:51
수정 아이콘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마음먹었을 때 바로 행동하는 겁니다

우울증은 사람의 의지를 꺾어 버리거든요

가브라멜렉 님이 마음 먹었으면 일단 어느 병원이든 방문하시는걸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추후에 라는 말은 안간다는 말과 동일한 얘기니까요
20/08/24 21:49
수정 아이콘
내가 착하게 군다고 그거 기억해서 보답하는 사람은 없어요
입장과 이익이 충돌하면 이익을 택하시는 게 나을겁니다
가브라멜렉
20/08/24 22:47
수정 아이콘
넵 조언 감사합니다. 지금 퇴근길인데... 여러모로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힘이 드네요.
잉크부스
20/08/25 22:25
수정 아이콘
제가 살아본 세상은 언제나 우는 아이에게 떡하나를 더줍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7784 [일반] "필요한 거 물으니 여자라더라" 도 넘은 진상 확진자 추태 [83] 로즈마리17099 20/08/25 17099 3
87783 [일반] 국민의 국군(국방홍보원 페이스북) [150] 작서치12827 20/08/25 12827 0
87782 [일반] [도서] 일본 첩보요원들의 역사: 1895~2013 [6] aurelius9345 20/08/25 9345 2
87781 [정치] 의료 파업과 관련된 이야기 [199] 밥오멍퉁이32788 20/08/25 32788 0
87780 [정치] 이 와중에 조용히 지소미아가 사실상 연장되었습니다. [121] 레게노17917 20/08/25 17917 0
87779 [정치] 공공의료원의 추억. 우리는 이용할 준비가 되어있을까? [95] ZzZz14028 20/08/25 14028 0
87778 [일반] [뻘글] 음악 영화 클립 3 개. [8] OrBef8020 20/08/25 8020 3
87777 [정치] 공공의대 학생 선발은 시도지사 추천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294] 김연아22395 20/08/24 22395 0
87776 [정치] 민주당, 이번엔 '화력발전 수출 금지'…中企 340곳 '멘붕' [182] 부자손18662 20/08/24 18662 0
87775 [정치] 내부고발자에게 폭언을 하는 코레일네트웍스 사장 [90] 치열하게14464 20/08/24 14464 0
87774 [일반] 최고의 아파트 [64] 나쁜부동산15456 20/08/24 15456 7
87773 [일반] 먹는 것의 즐거움....과 인생각오. [6] 가브라멜렉6875 20/08/24 6875 5
87772 [일반] [샘숭] 갤럭시탭S7+ 오픈박스 [61] 길갈9997 20/08/24 9997 8
87771 [일반] 웹툰협회 "기안84 연재중단·퇴출 강제행위는 파시즘" [51] 마빠이13568 20/08/24 13568 48
87770 [일반] 조조와 원소를 가르는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10] 알테마7453 20/08/24 7453 11
87768 [정치] 이인영의 황당 '헛발질'…남북 물물교환 하려다 대북제재에 철회 [115] 미뉴잇14840 20/08/24 14840 0
87767 [정치] 세입자 동의 없이는 임대료 5%를 올릴 수 없습니다. [289] Leeka21557 20/08/24 21557 0
87766 [일반]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다녀온 소감 [사진 없음] [20] 아난8665 20/08/24 8665 1
87765 [일반] 왜 하필 이럴때 큰 병에 걸려서 [61] 한국화약주식회사16593 20/08/24 16593 46
87764 [정치] 전공의들, 일단 코로나19 현장엔 복귀… 파업은 유지 [228] 시린비18606 20/08/24 18606 0
87763 [일반] 이런저런 이야기. [11] 공기청정기8563 20/08/23 8563 2
87762 [일반] 테넷 후기 - 시각적 야심 (스포) [14] aDayInTheLife7933 20/08/23 7933 1
87761 [일반] 추석연휴에 국민 대이동이 막힐 수 있을거 같습니다. [98] 최강한화16988 20/08/23 1698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