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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3/14 20:35:39
Name KOZE
Subject [일반] 코로나와 나 - 독일에서 느끼는 코로나 (수정됨)

한달 전만해도 일상에서 코로나에 대해서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한국의 가족과 친구들이 왜 거기는 다들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냐고 이해를 못할 때 
저는 여기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고 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쩔 수가 없는게 여기는 마스크는 병원 안 에서만 쓰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오히려 밖에서 쓰고 다니면 불이익을 당합니다. 

그래도 저번 주서부터 전철 안 에서 10명에 한명꼴로 쓰는 사람이 간간히 보이는데 대부분은 "쿨하게" 안 쓰고 다닙니다. 
그것 뿐만일까요, 길거리에서 코로나 엑스트라를 마시면서 깔깔대고 웃는 고딩들을 보기가 더 쉽고, 

저번 주만해도 주말이 되면 축구경기를 보러가는 사람들도 기차 안은 꽉찼습니다. 
불안한 와중에서도 일상의 평온을 유지하려는 모습일까요? 아니면 생각없는 바보들의 감염굿일까요? 

가끔씩 제가 전철에서 자리에 앉으면 앞자리에 있는 사람이 다른 자리로 가거나, 
동네 고딩들이 뒷꽁무늬로 "코로나~ " 하면서 생각없는 행동을 하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평온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조용한 일상도 그저께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슈퍼마켓에 가니 사재기들을 해서인지 휴지, 식용유, 파스타와 밀가루가 다 떨어지고 없더군요.
역시 먹어야 생존하는게 인간의 본능일까요? 

학교에서도 연락이 왔는데 다음주로 예정되었던 개강이 4월 중순까지 연기되어서, 
다음 주에 있었던 시험도 그 다음으로 미뤄졌습니다. 

뉴스에도 솔솔 한국식 드라이브 쓰루 진료소가 곳곳에 세워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독일의 유구한 지방분권의 전통 때문인지 진료소가 세워지기까지 과정이 느리다는 점입니다. 
우선 중앙정부에서 각 연방주에 방역업무에 대한 지침이 내려져도, 그건 말 그대로 지침일 뿐 
그걸 따르고 안 따르고는 연방주, 더 나아가서는 각 현의 판단에 맡길 따름입니다. 
따라서 하나로 통일된 방역업무가 불가능합니다. 

한 예로 드라이브 스루 조차도 저희 현 (Landkreis) 의 상황을 보니까 우리 동네에는 감염자가 아직 없는데, 
오히려 세워지면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로 미뤄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웃기는 건 5km 떨어진 옆 현에서는 이미 세워졌구요. 이런 거보면 참 독일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볼일 보러 집 밖으로 나가려는데 문 앞에 아랫층 할머니가 계셔서 코로나에 대해서 잠깐 얘기했습니다. 
할머니한태 코로나때문에 두렵지 않냐고 물어보니까, 
"이 것도 다 지나가리니~ " 하시면서 옛날에 독감때문에 죽은 사람이 얼마나 많아서, 
본인은 코로나보다 독감이 더 무섭다는 투로 얘기하십니다. 

정말 그 말씀처럼 이 것도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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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바꾸다
20/03/14 20:38
수정 아이콘
뭐 독감과 비교해버리면...
유럽마니아
20/03/14 20: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현지소식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추가로 첨언하자면 독일의 오래된 지방분열의 역사때문이기도하고 '그 총통'이 강력한 권력으로
대삽질을 한바 있기에 연방정부의 힘이 지방 구석구석까지 컨트롤하지 못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중앙에서 강제적 오더를 내리면 주 정부에서 불만을 가지는 게 독일이거든요. '우리 주에서 할 일인데 왜 중앙이 간섭하냐?'

연방제와 역사적 특수성, 분열의 역사가 길어서 연방체제를 선호하는 게르만족 특유의 문화도 한몫한 것 같습니다.
20/03/14 21:02
수정 아이콘
넵 맞습니다, 단지 이런 위기상황 속에서는 독일의 연방제가 방역체계에 혼선을 빚을 것 같아서 우려스럽네요.
20/03/14 21:23
수정 아이콘
독일에 계시는군요 저도 독일입니다.
바이에른은 오늘부로 연방에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했다고 하네요. 걱정입니다.
20/03/15 00:43
수정 아이콘
바이에른은 NRW 와 BW 와 함께 확진자수가 많은 곳이라고 들었는데 무탈하시길 빕니다.
그래도 뉴스보면 바이에른이 적극적으로 방역작업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서 다른 곳보다 안전하지 않을까 쉽기도 하네요.
가미유비란
20/03/14 20:42
수정 아이콘
그 독감이 설마 스페인 독감은 아니겠죠..
닉네임을바꾸다
20/03/14 20:45
수정 아이콘
1차대전끝날즈음에 나왔던거라 그걸 기억할 나이면...100세는 훌쩍일거라 아닐듯...
뭐 사실 그정도까진 아니더라도 과거에는 독감 한번 크게 돌면 사람 많이 죽긴 하긴 했을겁니다
20/03/14 20:56
수정 아이콘
뭐 옛날에 독감으로 죽은 분들이 많다는 걸 들었을 수도 있겠고, 매년 독감으로 죽는 사람들도 있어서 하는 말일 수도 있겠죠.
자루스
20/03/14 20:44
수정 아이콘
독일은 왠지 잘 할 것 같더라구요.
두개의 도시를 가봤지만 너무 딱딱한 느낌이랄까. 그만큼 대처는 잘 할것 같아요.

이탈리아는 외국인이 너무 많아서 일단 안될것 같구.
버스 한 번 탔다가 아 우리나라 빰치네....여기는 엄청나게 퍼지겠구나
20/03/14 20:54
수정 아이콘
여기는 뭐 이제서부터 시작인지라 앞으로의 추이를 봐야겠죠.
여기도 이탈리아보다 외국인이 더 많으면 많지, 적지는 않습니다. 지리적으로 유럽의 가운데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사람과 물건이 많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하구요.
고양이맛다시다
20/03/14 20:54
수정 아이콘
저희 동네는 어제부터 버스기사 보호한다고 뒤로 타게 하더라구요.
마스크는 아무도 쓰고다니지 않는데 어디에서도 살 수 없구요..
20/03/14 21:39
수정 아이콘
뭐 확진자 10000명 가까이 됬을 때 다들 쓰고 다니려고 하는지 참..
20/03/14 21:39
수정 아이콘
두 번째 문장 웃프네요...
앙겔루스 노부스
20/03/14 23:14
수정 아이콘
마스크 주요 생산국이 동아시아 제조업국들인데, 그 나라들이 지들이 많드는 거 자기가 다 쓰고 있으니...
스위치 메이커
20/03/14 21:00
수정 아이콘
역시 할머니.
20/03/14 21:11
수정 아이콘
이탈리아에서 난리난걸 알고있을텐데 이것도 다 지나가리니 하시는것도 참 대단하네요 크크 게르만의 기상인가
20/03/14 21:37
수정 아이콘
원래 좀 낙천적이고 밝으신 분이긴 합니다. 크크
Jedi Woon
20/03/14 21:41
수정 아이콘
어제 버스타면서 마스크 쓴 독일 여성분 한 명 봤고, 그저께는 전철에서 어떤 아저씨가 마스크 쓴거 봤습니다.
평소에도 안쓰고 다니는데 코로나라고 특별히 더 신경쓰진 않는 느낌이 듭니다.
독일 신문이나 독일 뉴스 영상 댓글보면 언론이 공포를 부추긴다는 댓글들도 많고.......
사람들이 크게 호들갑 떤다는 느낌은 없지만 내심 두려움이나 셧다운에 대한 우려는 하는것 같아요
20/03/15 00:52
수정 아이콘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부에서 사재기 하지 말라고 하지만 정작 마트의 식품코너는 사재기로 텅텅빈 것 처럼요.
스위치
20/03/14 22:25
수정 아이콘
뭐 매년 사망자만 놓고 보면 독감이 코로나보다 월등하게 앞서긴 할 겁니다.
20/03/14 23:54
수정 아이콘
헤센주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네, 닉네임은 지난 한글날 바꿨는데, 당연히 맥주 코로나 입니다. 원래 댓글도 정말 가끔 달고 그래서 별 생각 없었는데, 어느날 생각해 보니 제 닉네임이 코로나더군요(!) 맥주 코로나가 언급되어서 반가움에 댓글 적습니다. 독일 맥주는 맛이 없고, 코로나가 내 입에는 제일 맛있는데! 왜 네 이름은 코로나니;;
20/03/15 00:44
수정 아이콘
같은 도민을 여기서 뵙게 되니 반갑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Corona 를 한번도 마셔보지 않았네요, 어떤 맛있지 궁금합니다.
여담으로 코로나때문에 코로나 매출량이 확 줄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슬픈 현실이네요.
Jedi Woon
20/03/15 01:41
수정 아이콘
이 글이 독일에 거주중인 회원들을 소환하고 있는 글이 됐네요 크크
표절작곡가
20/03/15 10:30
수정 아이콘
저도 한때는 헤센 주민...크크크

프랑크푸어트에서 어학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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