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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2/29 12:41:47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단상] 역(逆)세계화가 뉴노멀이 된다면...

사람과 상품의 자유로운 유통, 
대한민국은, 이른바 세계화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나라입니다. 
냉전 이후의 눈부신 성장은 전 세계와의 긴밀한 연결 덕분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 결과 오늘날 대한민국의 무역의존도는 70% 가까이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과거 네덜란드 공화국이나 베네치아 공화국처럼 "상업공화국"이라는 걸 의미합니다. 

그런데 최근의 보호무역주의의 부상, 각국의 민족주의의 과격화는 아주 우려스러운 악재입니다. 
각자도생이 시대의 새로운 흐름이 되고 있는 와중 코로나19 전염병은 전 세계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세계증시도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는데,
전염병이 점점 확산될 수록 더 악화되겠죠.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각국이 전염병을 계기로 서로 문을 걸어 잠그고, 협조하기 보다 서로 배척한다면
9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온 세계화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습니다. 

미국은 압도적인 내수시장으로 버틸 수 있다고 칩시다. 
유럽연합도 비유럽 지역을 차별할지언정 유럽연합 역내 시장은 지킬 수 있을겁니다.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는 덜하지만, 역시 스스로 버틸 수 있는 자원과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역과 교류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잔잔한 바다 위에서 항해다가 
처음 겪어보는 폭풍을 만난 셈입니다. 아무리 일류 범선과, 일류 선장과 일류 선원들을 보유한다 한들, 
어머니 대자연이 무시무시한 힘으로 가격한다면, 그 어떤 준비도 무용지물일 수 있습니다. 

사실 걱정이 많이 됩니다. 
어떤 인터넷 논객 말마따나 영화 기생충의 쾌거는 산업화 세대 (CJ의 자본과 네트워크) 민주화 세대 (봉준호 감독의 창의력) 가 
만나 이룩한 성과라고 하는데, 이 바탕에는 역시 세계화라는 바다가 있었기 떄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런데 그 바다가 갑자기 없어진다고 하면, 우리나라가 과연 버틸 수 있을지... 

북한처럼 조선식 자력갱생할 수도 없고...

보호무역주의, 스트롱맨의 부상, 지정학적 갈등의 심화 그리고 글로벌 판데믹까지. 
세계대전 이후의 냉전은 폭풍 전의 고요였던 것일까요. 

대한민국의 책임있는 정치인들이라면, 
그리고 책임있는 지식인들이라면, 
모두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이 전례없는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지혜를 모아줘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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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9 12:52
수정 아이콘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역사책에서 뭐 그리 분쟁이 많았는지 책으로 봐도 잘 와닿지 않는데, 먼 미래 사람들도 지금 시대를 그렇게 보겠다는 생각입니다. 외지인 배척하고 걸어잠그고 혐오하고... 웃긴건 현재를 사는 사람들은 그럴만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단 말이죠. 과거에도 그럴만한 이유야 있었을거고... 탈냉전 이후 좀 이념소리는 잦아드는가 싶더니 요즘 보면 배웠다는 계층에서도 어디는 무조건 안돼 그쪽거는 관심만 가져도 악이야 하는거보면 착잡합니다. 지식과 정보를 스스로 제한하는 시대라니
20/02/29 12:54
수정 아이콘
아 안돼...
절름발이이리
20/02/29 12:54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세계화로 가장 꿀 빤 나라중 하나가 한국이지요. 국내 진보에서는 제대로 있지도 않은 신자유주의 패기에 몰두하는데..
Chasingthegoals
20/02/29 12:56
수정 아이콘
빠삐용 소설을 봤을 때 봤던 느낌을 세상 살면서 체감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저 뉴노멀은 사실상 큰 세력의 이해관계에 의한 분열이거든요, 빠삐용에도 나오죠. 기존 탑승자 2세들은 1세들이 만든 법률이 왜 만들었는지 이해를 못 하면서 하나둘씩 규제를 없애고 분열이 일어나고 파멸로 갔었지요.
브리니
20/02/29 12:58
수정 아이콘
제품의 지역화?분리주의?는 안될 것 같습니다 인적 자원이야 어느정도 대체하더라도 이미 엄청나게 레벨 차이가 나는 거점별 특화된, 물리적 실체가 있는 상품들은 대체 안될거라 봅니다. 그렇다면 진입장벽이 낮은 제조업 상품들은? 그것들도 결국 경쟁을 거쳐서 선별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한 분야에서 그걸 몸으로 느끼고 있는지라..인지도와 상품의 퀄리티는 아무리 진입장벽 낮은 상품이더라도 쉽게 해결이 안되고...그렇다면 극단적으로 낮은 것들은? 그것들은 진부하지만 기존 기업 단체가 가격경쟁력으로 새싹을 압살하기에 투자가 안될것이구요. 몸으로 느끼는 거지만 아마 경제학서적 보면 다 나오는 거겠지요?
20/02/29 13:00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산업화시절 정책들 지금 쓰면 철퇴맞죠.
다시 생각해도 시기가 기가 막혔습니다.
DownTeamisDown
20/02/29 13:07
수정 아이콘
사실 그때 상황도 지금과 달리 좋았고
미국 입장에서도 신흥공업국을 좀 키워줄 필요가 있었으니까요
중국이 어느정도 따라하는것 같기는 한데 그래서 미국이 철퇴를 꺼내는중이죠
독수리가아니라닭
20/02/29 13:11
수정 아이콘
아무리 탈세계화가 진척돼도 결국 부족한 건 사다 쓸 수밖에 없고, 우리는 중간재부터 완성품까지 아직 기술력과 경쟁력이 있으니 그래도 버틸 만 하지 않을까...하는 행복회로를 돌려봅니다
20/02/29 13:23
수정 아이콘
너무 오버입니다

걱정하시는 부분은 불가능해요
이달의소녀
20/02/29 13:32
수정 아이콘
반도체 기반 상품들이 그걸 허용할지 모르겠어요
세계적인 분업화를 차치하고라도 기술개발 역량이 차이가 나는 상태에서
10년만 갈라져 있어도 격차가 현격하게 벌어질거 같거든요
이는 국력에 심각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구요
VictoryFood
20/02/29 13:40
수정 아이콘
산업적인 측면에서 세계적 분업화가 너무 진행되어서 역세계화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antidote
20/02/29 13:57
수정 아이콘
세계대전 이전의 세계가 지금만큼이나 자본의 국제적 이동이 활발하고 무역도 활발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능성이 없는 말은 아닙니다.
이게 대공황 한방에 박살나고 경제시스템이 붕괴하면서 극단주의자가 대량으로 출몰하고 국민의 지지까지 업게 된 것이 나치독일인데 21세기라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한국인 평균 수준이 당시 나치독일보다 대단히 낫냐고 자문해봐도 그렇지도 않은 것 같고요.

한국은 세계화 하에 경제규모와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라 뉴 노말이 고립주의로 간다면 굉장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력갱생이 가능한 영토넓이도 아니고 인구도 땅에 비해 지나치게 많아서 다른 나라에서 생산이 어려운 극소수의 상품 외에는 죄다 수출길이 막힐 경우 시스템의 붕괴까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20/02/29 14:24
수정 아이콘
슬프지만 이제 한국이 원래 있어야할 자리로 돌아가는게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한국의 원래 국력은 지금의 폴란드 정도가 맞다고 보는데(구한말에서 한국전쟁이후 10년정도까지의 한국 쇠퇴기를 제외하면 언제나 이정도 위치이지 않았나 합니다) 최전성기인 지금 이순간을 거치고 나면 결국 그 정도 위치로 떨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최선이 그나마 일본이랑 연합해서 내수시장 규모를 키우는 정도일거고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미국 옆의 캐나다처럼 중국 옆에 조선성이 되는거겠죠.
피지알그만해
20/03/01 04:03
수정 아이콘
편하게 먹는 새우튀김의 맛을 한 번 본 이상 굳이 직접 새우 사다가 힘들게, 맛없게 튀겨먹고 사는 삶으로 돌아가는건 힘들어요. 그 편리함과 맛을 모르고 살았으면 살아지는데 알게 된 이상 잊고 살기는 힘든게 인간이라...
FanTTastic
20/03/01 11:24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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