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10/28 14:40:29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역사사료] 1888년, 박영효의 건백서 (수정됨)
박영효는 갑신정변을 일으킨 인물 중에서 가장 신분이 높았던 인물로, 왕실과 친인척 관계에 있던 사람입니다.
갑신정변 실패 후 일본에 망명을 떠나고, 
4년이 지난 1888년, 일본 현지에서 고종에게 [건백서]라는 제목의 상소문을 올리게 됩니다.
물론, 박영효는 훗날 진성 친일파로 돌변하여 일본으로부터 작위까지 받지만,
1888년 시점의 박영효는 여전히 애국적 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래 글을 통해 당시 개화파가 생각했던 가장 시급한 개혁과
그들이 바라보았던 세계는 어떠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해당 상소문을 읽어보면, 당시 갑신정변 주역들이 생각했던 세계대세와 개혁의 방향을 엿볼 수 있는데
다소 길고, 전부 읽기에는 약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 한번 전체를 모두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참고로 볼드체는 제가 임의로 넣었습니다. 

===============================================================================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臣) 박영효는 삼가 네 번 절하며 대군주 폐하께 상소를 올립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신의 가문은 세신(世臣)의 후예로서 신(臣)의 대에 이르러 부자 형제가 특별히 총애를 받았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신의 부자는 폐하께서 내리신 은혜에 감격했고 이에 어떻게 보답할지 알지 못했습니다. 신의 아비인 고(故) 판서 박원양은 항상 신의 형제에게 “온몸을 다하여 임금을 섬기고 마땅히 목숨을 다하여 충성을 바쳐서 국가를 위한 보답의 길을 찾고 위험이나 어려움을 꾀하지 말아라”라고 훈계했습니다. 그때 신은 나이가 적고 배운 바가 모자라 비록 그 말을 들었어도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다만 얼굴을 들고 응답했을 뿐입니다.

성은(聖恩)의 만분의 일이나마 제 마음으로 삼으려 했지만 일의 순리를 헤아리지 못하고 갑신년(1884)에 이르러 멋대로 경솔한 거사를 행했습니다. 그러나 천운과 마음이 어긋나 공적으로는 폐하의 진노를 사고 삼국의 분란을 일으켰으며, 사적으로는 헛되이 신의 부모 형제와 친구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거사는 끝내 나라에 무익했고 신은 인정도 의리도 없는 무리와 같은 자로 낙인찍혔습니다. 그럼에도 나아와 명을 받고 엎드려 벌을 받지 않은 이유는, 그 거사가 사실은 충군애국(忠君愛國)의 마음에서 벌인 것이지 찬탈이나 반란의 뜻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또 근세 문명국에서 죄를 따질 때에는 그 사정과 원인을 살피되 모호한 것은 따지지 않으니, 신이 역적으로 처벌되는 것은 부당하며 위로는 성세(聖世)의 덕에 누를 끼치고 아래로는 신의 죽음에 오명을 남길 뿐입니다. 이 때문에 저는 명을 어기고 나라를 탈출하여 타국에서 체류했고, 조정의 문명이 계속 새로워져서 신을 역신(逆臣)으로 보지 않을 때를 기다릴 뿐입니다.

……(중략)…… 엎드려 바라옵건대 폐하께서는 이 말을 역적의 말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받아들이시되 의심하지 마소서. 신이 글을 씀에 있어 마음이 초조하고 혼란스러워 말이 많고 중복되었으며 혹 공경함을 잃기도 했으니, 신은 지극한 두려움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개국 497년(1888) 1월 13일

(1) 세계의 형세

지금 세계의 모든 나라는 옛날 전국시대의 열국들과 같습니다. 한결같이 병세(兵勢)를 으뜸으로 삼아 강한 나라는 약한 나라를 병합하고 큰 나라는 작은 나라를 삼키고 있습니다. 또한 항상 군비를 강구하는 한편 아울러 문화와 기술을 진흥하여 서로 경쟁하고 채찍질하여 앞을 다투지 않음이 없습니다. 각국이 자국의 뜻을 공고히 하여 세계에 위력을 흔들어 보고자 하며 다른 나라의 빈틈을 이용하여 그 나라를 빼앗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폴란드와 터키가 원래 약한 나라가 아니었으면서도 모두 자국의 곤궁과 혼란으로 인해 때로는 분할을 맛보고 때로는 영토를 빼앗겨 다시 흥성해질 기회가 없어지게 된 것 (필자주: 물론 터키가 이 때 망한 것은 아닙니다)입니다. 비록 만국공법(萬國公法)에 균세공의(均勢公義)가 있긴 하지만 나라에 자립⋅자존의 힘이 없으면 반드시 영토를 빼앗기거나 분할되는 것을 초래하여 나라를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공법과 공의(필자주: 국제법과 국제여론을 의미)는 본래 믿을 것이 못 됩니다. 서양의 개명하고 강대한 나라로서도 역시 패망을 맛보았는데, 하물며 아시아의 개명하지 못한 약소국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대체로 서양인들은 입으로는 법과 도리를 말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야수의 마음을 품고 있어서 300~400년 전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합병하고 삼켜 버린 지역이 남북아메리카 주⋅아프리카 주⋅남양군도⋅오스트레일리아 주이며 점차 우리 아시아의 땅에 이르러서는 시베리아⋅토사단(투르크메니스탄)⋅인도⋅버마⋅청나라의 흑룡강성⋅홍콩⋅일본의 사할린 섬 등을 빼앗겼습니다. 아시아는 이미 그 반을 넘게 빼앗겼고 세계 전체로 말하자면 남은 곳이 열 곳 중에 한 곳 남짓합니다. 그런데도 저들은 여전히 만족하지 않고 도리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으니, 그들의 의도가 과연 어느 곳에 있겠습니까?

이는 아시아주 동부의 흥망성쇠가 결정되는 때이며, 우리 동족이 떨쳐 일어나 국난을 헤쳐 나가야 할 시기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아시아주 민족들은 게으르고 수치를 몰라서 구차히 목숨을 부지해 가고자 할 뿐 전혀 과단성 있는 기상이 없으니 이것이 신이 한심하게 생각하여 탄식하는 이유입니다.

만약 러시아가 동쪽으로 침범하고자 하여 산을 뚫고 길을 열어 동쪽 해안에 도달해 여러 나라의 형세를 살펴본 후 우리에게 군비가 없는 것을 보고 먼저 우리나라의 서북 지방으로 진출하여 함경도⋅평안도를 침략하고 일본해와 황해의 수리(水利)에 의지하여 세 나라의 무릎을 끊어 버려 아시아 주의 화복(禍福)을 쥐고 흔들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일은 이미 끝장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비록 떨쳐 일어나 난을 헤쳐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역시 어찌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저 러시아는 비록 군주 독재의 나라이긴 하지만 그 나라의 정치와 법질서는 우리나라보다 나으므로 우리나라의 인민이 일단 그러한 정치와 법질서의 편안함에 안주하게 된다면 다시는 우리 조선의 부흥을 달게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인도는 아시아 각국 중에도 국세가 번창하고 영토가 넓은 나라였지만 국내의 혼란과 군비의 결여로 인해 영국에게 점령당했는데 인민들이 영국 정부의 명령을 기꺼이 따르고 스스로의 정부를 세우려고 하지 않는 까닭은 다름이 아니라 영국의 법률이 관대하고 정치가 공명정대하여 사람마다 자신의 삶을 편하다고 생각하여 영국의 정치에서 벗어나 다시 혹독한 정치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신이 살펴보건대 아시아 주는 천하의 영기가 모이는 곳입니다. 그런 까닭에 유교⋅불교⋅예수교 및 이슬람교의 교조들이 모두 여기서 출현했습니다. 옛적 흥성했던 시기에는 문명이 없는 땅이 아니었지만 근대에 이르러 도리어 서구에게 양보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생각하건대 여러 나라의 정부가 백성을 노예와 같이 보아 인의예지(仁義禮智)로써 그들을 이끌고 문화와 기술을 가르치지 않은 까닭에 인민이 어리석고 부끄럼을 모르게 되어 남에게 점령당하더라도 치욕이 되는 줄 모르고 재앙이 곧 닥치려 해도 깨닫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정부의 잘못이지 인민의 잘못이 아닙니다.

『중용(中庸)』에 이르기를 “모든 일을 미리 하면 서고, 미리 하지 않으면 무너지게 될 것이니, 말은 미리 정해지면 막히지 않으며 일은 먼저 정해지면 곤란을 당하지 않고 행동은 미리 정해지면 고통스럽지 않게 되고 방향이 미리 정해지면 곤궁해지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아시아 주의 모든 정부를 위해 도모해야 할 자들이 어찌 구차히 안일하게 시간만 보낼 수 있겠습니까?

(2) 개혁건의서

2. 법률을 부흥시켜 나라를 안정시키십시오.

……(중략)……

(1) 제반 소송과 크고 작은 죄의 처리는 재판관에게 전담시키되, 임금의 권한이라면서 자의적으로 재판을 해서는 안 됩니다.【모든 인간의 본성은 기쁨⋅성냄⋅슬픔⋅즐거움⋅두려움⋅걱정으로 그 평상심을 잃게 됩니다. 따라서 재판으로 죄를 정하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 처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혹독한 형벌을 폐지하여 생명을 보호해야 합니다.【법이 혹독한 까닭에 나라의 주권을 외국에 빼앗기게 된 것입니다.】
(3) 죄인의 처자식까지 죽이는 법을 폐지하여 범죄 당사자만 다스리고 부모⋅형제⋅처자에게는 벌이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4) 죄인을 심문할 때 함부로 형을 가하여 무죄인데도 강제로 죄를 자백 받아서는 안 됩니다.【비록 죄인에게 자백의 다짐을 받고 스스로 그 죄를 아뢰게 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가혹한 형벌로 인해 강제로 허위 자백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크고 작은 모든 죄에 대해 반드시 죄의 증거를 밝혀 죄인이 스스로 자백한 연후에 옥에 가두고 형을 집행해야 합니다. 야만스럽고 미개한 나라에서는 인민이 옥에 갇히고 형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6) 포도청에서 고문하다 사람을 죽인 것을 숨기는 것과 같은 관행을 폐지해야 합니다. 형을 받아 죽은 자의 부모⋅형제⋅처자라 할지라도 그가 옥에 구금되어 죽음을 당했다는 것을 모르니 어찌 불법적이고 잔인한 정치가 아니겠습니까?
(7) 재판을 하여 형을 결정할 때에는 그것을 비밀로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사람들로 하여금 재판소에 들어가 방청을 하게 하면 재판관이 잔인한 형벌을 사용하고 사사로운 결정을 용납하는 일이 저절로 줄어들 것입니다.
(8) 징역의 법을 정하고 징역 사는 장소를 설치하며, 최고로 중한 죄가 아니면 죽여서는 안 되고 징역을 살게 해야 합니다.
(9) 포도청을 폐지하고 대신 순청(巡廳)에서 관련 규례를 조정하여 경순사(警巡士) 2만 명을 둔다면, 우선 충분히 민심을 계도하고 민간의 사정을 살피며 폭행을 억누르고 위급한 일을 구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 재상⋅사대부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사적인 형벌을 행하는 것을 엄금하여, 비록 자신에게 속한 자식이나 노비라 할지라도 반드시 공적인 재판을 받게 해야 합니다.
(11) 인민으로 하여금 돈을 꾸고 갚거나 물건을 사고파는 것에 관한 모든 약속과 증빙의 글을 자세하게 기록하도록 하고, 아울러 이름을 쓰고 도장을 찍게 함으로써 훗날의 재판에 곤란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글의 증거가 모호한 것에 근거하여 재판을 해서는 안 됩니다.
(12) 귀하고 천한 각 계층의 묘소를 각 처에 정하고 다른 곳에 묻는 것을 금하여 무덤으로 인한 송사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한편으로는 훗날의 광산 사무에 곤란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3. 경제로 나라와 백성을 윤택하게 하십시오.

……(중략)……

(1) 관직과 지위를 파는 일을 금지하여 근본을 다스려야 합니다. 관직을 팔면 관리는 반드시 백성의 재산을 탐하여 관직을 사는 데 들인 비용을 메우려고 할 것이며, 지위를 팔면 그 지위는 반드시 천해져서 나라에 공을 세우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또한 관직과 지위를 팔 것 같으면 더러 사기를 원하는 자가 있기도 하지만 대개는 부유한 백성에게 관직과 지위를 받을 것을 강요하여 만약 순순히 받지 않으면 포도청에 가두고 협박하여 그 값을 내게 하니, 이것은 강제로 백성의 재물을 뺏는 것과 같습니다.
(2) 군주의 녹봉을 정해야 합니다. 러시아는 황제가 무한한 주권을 갖고 있지만 역시 녹봉이 정해져 있습니다.
(3) 낭비를 절제하고 쓸모 없는 관원을 가려내며 관원의 녹봉을 고쳐서 그 직책에 알맞게 해야 합니다. 관직의 봉록이 적어서 스스로를 구제하기에도 넉넉하지 못하면 반드시 탐욕스럽고 비루한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4) 호구를 상세히 기록하여 세입과 세출을 산출하는 데 편리하게 하십시오.
(5) 호의 차례를 정하여 가호 통제(統家)의 제도를 개정해야 합니다.
(6) 토지세를 다시 조정하고 토지 소유 증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7) 도량형을 통일해야 합니다.
(8) 백성들이 외국인에게 토지를 파는 것을 금지해야 합니다.
(9) 법을 정하여 놀고먹는 것을 금지하게 하고, 인건비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인건비를 하나로 통일시켜 정한다면 부지런함과 게으름의 구별이 없게 되어 부지런히 일해도 그 보답을 받지 못하는 까닭에 반드시 게으른 자와 더불어 똑같이 게을러질 것입니다.
(10) 세금을 적게 걷고 관용으로써 그 법을 실행하여 치우침이 없게 해야 합니다.
(11) 농업과 잠업을 장려하고 영농법과 농기구 사용의 이로움을 가르쳐야 합니다.
(12) 양을 기르게 하여 장차 의복을 만들게 하고, 외국인을 고용하여 양을 기르는 방법을 가르치게 해야 합니다.
(13) 육축(六畜)을 의무적으로 기르게 해야 합니다. 비록 소가 많으나 기르지 않는다면 반드시 모자라게 될 것입니다. 말의 수가 적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니 서양 말의 종자를 얻어 번식시키는 것이 옳습니다.
(14) 공업과 상업을 일으키고 그 방법과 기술을 배우게 해야 합니다.
(15) 어업을 일으켜 무궁한 이익을 얻게 해야 합니다.
(16) 수렵업(狩獵業)을 일으켜 백성의 위험을 구제하는 동시에 팔 수 있는 훌륭한 품목을 얻게 해야 합니다.
(17) 산림사(山林司)를 설치하여 산림과 하천⋅연못을 수선하고 다스려서 목재⋅땔감⋅수산물의 결핍을 면하게 하고, 또 산과 하천의 사태로 인한 전답의 피해를 막아야 합니다.
(18) 제언사(堤堰司)로 하여금 제방을 고치거나 새로 쌓게 하여 수해를 면하게 하고 물을 댐으로써 가뭄을 면하게 해야 합니다.
(19) 준천사(濬川司)로 하여금 수리(水利)를 다스리게 하여 홍수나 붕괴를 면하게 하고 선박의 통행을 편하게 해야 합니다.
(20) 치도사(治道司)를 두어 항상 길과 다리를 고치게 해야 합니다.
(21) 백성이 개인의 돈으로 물길을 트고 길을 수리하고 다리를 설치하여 해당 장소에서 통행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22) 내륙과 섬 지방의 황무지를 개척해야 합니다.
(23) 금⋅은⋅동⋅철⋅석탄의 광산을 크게 열고 외국인을 고용하여 감독하게 해야 합니다.
(24) 금⋅은⋅동전을 제조하여 당오전(當五錢)의 폐단을 구제해야 합니다.
(25) 통용되는 화폐를 녹이는 행위를 금해야 합니다.
(26) 통용되는 화폐를 혁파하여 백성의 재산을 침해하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일은 예부터 내려오는 관례지만 다시는 행해서는 안 됩니다.
(27) 은행을 설립해야 합니다.
(28) 이자를 제한하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29) 우정국(郵政局)을 다시 설치해야 합니다.
(30) 주교사(舟橋司)로 하여금 선박에 대한 정책을 다시 일으키게 하고 등대와 부표를 바닷길에 설치해야 합니다.
(31) 백성이 회사를 설립하는 것과 외국의 각 부두에서 장사하는 것을 도와야 합니다.
(32) 백성이 육로 운송 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돕거나 아니면 관청에서 직접 설립하여 내륙의 상품 수송을 편리하게 하고, 또한 절도 사건이 발생할 우려를 없애야 합니다.
(33) 경성의 개시장(開市場)을 철폐하고 외국인들을 내보내어, 우리나라 백성들로 하여금 그것을 경영하게 해야 합니다.
(34) 밤에는 도로변에 등을 설치하여, 행인들을 편하게 하고 절도 사건이 발생할 우려를 줄여야 합니다.
(35) 통행금지를 풀어 백성들이 밤에 장사하는 것을 허용해야 합니다.
(36) 관청에서 통용 화폐의 가치와 기타 물품의 가격을 정해서는 안 됩니다.
(37) 어떤 물건이든 대형 상인이 이익을 독점하여 백성의 생활을 곤란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단, 처음 시작하는 경우에는 허락할 수 있습니다.)
(38) 홍삼의 판매 금지를 풀어 통역관들이 회사를 세우고 홍삼의 수출을 늘리도록 해야 합니다.
(39) 서북 지방 사람들로 하여금 장백산의 목재를 벌목하게 하고 대신 어린 나무를 심도록 해야 합니다.
(40) 교사를 고용하여 청국의 비단⋅도자기, 일본의 칠기⋅그림⋅조각⋅구리⋅철⋅화훼⋅정원 등의 기술을 인민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41) 인민에게 여관⋅의류점⋅음식점을 많이 설립하도록 장려해야 합니다. (문명국가에서는 이 세 가지가 가장 번성하고 있습니다.)
(42)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빚을 떼어먹을 것 같으면 단지 본래의 죄인에게만 그것을 물어내게 하고 친족이나 이웃을 빈곤에 이르게 하면 안 됩니다. (본래 법인의 부모⋅형제⋅처자라 해도 역시 강제로 빚을 갚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량한 무리들이 욕심을 내거나, 아니면 자식들이 옳지 않은 마음을 품게 됩니다. 따라서 이 법은 반드시 폐지해야 합니다.)
(43) 새롭고 낡은 물건의 매매 규정을 정하여 매매를 편리하게 하고 절도가 발생할 우려를 줄여야 합니다.
(44) 백성 중 장성한 자나 어린이들에게 납세하여 나라를 보전하고 백성을 안정시키는 도리를 가르쳐, 그들로 하여금 마음으로 납득하게 한 연후에 농민⋅기술자⋅상인에게 세금을 징수하여 지금의 급한 일에 쓰게 해야 합니다.

4. 백성을 보살펴 건강하고 번성하게 하십시오.

(1) 혜민서에 훌륭한 의사를 초빙하고 의약을 중흥시켜 백성의 생명을 보호해야 합니다.
(2) 활인서에 전염병 치료 병원을 개설하고 그 규정을 엄격히 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하고 병든 사람들을 힘써 구제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혜민서⋅활인서 두 관청은 궁핍한 백성을 구제하고 병을 치료하는 곳이며, 이전 임금들이 백성을 구휼하는 정책이었습니다. 그러나 근래에 쇠퇴하여 유명무실하게 되었으니 진실로 안타깝습니다.)
(3) 궁핍한 홀아비⋅과부⋅고아⋅자식 없는 사람들과 장애인들을 구제해야 합니다.
(4) 아이를 버리는 것을 금지하고 법률을 만들어 아이를 양육하게 해야 합니다.
(5) 남자나 여자가 독약을 마시고 죽으려 하거나 자해하는 것을 금지해야 합니다. (필자주: 당시에도 자살문제가....)
(6) 부녀자가 독을 마시고 낙태하는 것을 금지해야 합니다. (필자주: 당시에도 여성낙태가 큰 문제였나봅니다)
(7) 부귀를 탐하여 자손을 거세시키는 것을 금지해야 합니다.
(8) 남편이 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해야 합니다.
(9) 자식을 폭력으로 기르는 것을 금지해야 합니다.
(10)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옛 풍속에 따라 혼인의 연령을 다시 정해야 합니다.
(11) 아편을 피우는 것을 엄금해야 합니다.【 지금 비록 모든 사람이 아편을 피우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예방하여 금지하지 않으면 반드시 만연하게 되어 인간의 심신을 미혹하고 신체를 상하게 하고 정신에 해독을 끼치니 어찌 두렵지 않겠습니까?】
(12) 인민들을 교육하여, 만약 전염병에 걸리면 곧 약을 복용해야 하며 무당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우치게 해야 합니다.
(13) 널리 우두 접종을 시행하여 사람들이 요절하고 소가 전염병에 걸리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신은 일본에서 일본 국민 중 젊은 사람 얼굴에 마마 자국이 있는 사람이 매우 드문 것을 보았습니다. 이는 일본이 나날이 문명국으로 진보하고 있다는 증표입니다.】
(14) 궁궐, 민간의 거리, 나라의 시내와 도랑에 이르기까지 깨끗이 하고 분뇨⋅먼지⋅지푸라기 등을 모아 치우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다만 건강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농사에도 큰 이익이 될 것입니다.【 궁궐로부터 민간의 거리, 도로, 시내와 도랑에 이르기까지 먼지가 쌓여 언덕을 이루었고 분뇨가 도금한 것 같이 되어 외국인들의 꺼림과 비웃음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외관상 아주 보기 안 좋을 뿐만 아니라 그것들이 증발하여 반드시 전염병을 퍼뜨리게 될 것입니다.】
(15) 가옥을 도로선 안에 짓는 것을 금지하고, 미리 곧은 도로의 선을 정하여 가옥의 기초를 세우도록 하며, 도로를 넓혀서 일정한 폭을 유지하게 하고, 가옥의 높이를 높여 일정한 높이를 갖게 함으로써 후일의 폐해를 막고 화재 및 가옥이 더럽고 누추해서 일어나는 피해를 막아야 합니다.【 옛날 집의 방과 지붕은 높고 넓었으며, 천장에는 또한 사각형 구멍이 있어서 악취와 연기를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근래에 방과 지붕을 낮고 좁게 만들고 천장의 구멍을 막았는데, 이는 지식이 점차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16) 민간 화재를 막을 수 있는 도구를 설치하여 화재를 막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17) 옛 풍속에 따라 민가가 밀집된 곳이나 도로가에 나무를 심어 더러운 증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대기의 좋은 기운을 맑게 해야 합니다.【 공기는 물과 같이 꼭 필요한 것입니다.】
(18) 수도를 잘 만들어 민간의 길에 물을 대어 줌으로써 백성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하게 하고 화재를 막는 것을 편리하게 해야 합니다.【 무릇 물이라는 것은 세간에서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며 맑고 깨끗이 하여 사람이 사용하면 건강하고 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모든 의복⋅기구⋅가옥⋅길도 물이 아니면 더러운 것을 씻어 낼 수 없습니다. 또 민간의 가난한 백성은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서 물을 길을 틈이 없으며 혹 문밖으로 나갈 수 없는 일이 있을 때나 가물어 우물물이 말랐을 때는 물의 귀함이 금과 같아서 더러운 것을 씻을 수 없게 되어 매우 곤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상수도는 몸을 건강하게 보살피는 데 제일 급한 일입니다. 또 물에 독이 있으면 끌어들인 물이나 우물물을 막론하고 모두 그 좋고 나쁨을 검사한 후에 백성들이 먹게 함으로써 병을 면하게 해야 합니다. 황해도 사람들 중에 장님이 많은 것은 또한 물에 독이 있기 때문이니, 깨끗한 물을 끌어들여 그 해로움을 막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 인민들을 가르쳐 목욕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때때로 몸을 닦게 하여 더러운 것과 전염병을 면하도록 깨우쳐야 합니다.

5. 군비(軍備)를 갖추어 백성을 보호하고 나라를 지키십시오.

(1) 군사학교를 설립하여 종친과 백성들 중에서 준수하고 젊으면서 의기 왕성한 자들로 하여금 교습을 받아 장수와 병졸의 도를 익히게 하시고, 혹은 외국에 보내어 유학하게 해야 합니다.
(2) 먼저 군대를 양성하는 비용을 계산하여 평상시 들어오는 세금으로 그 비용을 나누어 정하십시오. 그런 후에 양병(養兵)을 도모하고 시작하여 불시에 발생하는 급한 난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3) 전국의 군사는 옛날의 법에 따르면 모두 병조(兵曹)에 속합니다. 병조로 하여금 모든 장수들에게 명령하게 하여 군제를 통일해야 합니다.
(4) 군대의 법률을 개정해야 합니다.
(5) 병사를 모집하는 법 및 병사로 복무하는 연한을 개정해야 합니다.
(6) 수군(水軍)을 다시 일으켜야 합니다.【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여서 수군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고(故) 통제사(統制使) 이순신은 수군의 명장이었습니다. 거북선을 만들었는데 그 모습이 매우 기이했고 병사를 부리는 데 법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후세의 사람들은 그 법을 끝내 익혀서 새롭게 만들지 못했고, 배를 손질하여 더욱 정밀하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에 이르러 그 병법과 함선이 함께 없어졌으니 애석한 일입니다.】
(7) 무기고를 보수하고 무기를 수리해야 합니다.【370년 전에 대포를 만드는 기술자인 이장손(李長孫)이 폭발하여 터지는 포를 처음으로 만들었는데, 이것을 ‘진천뢰(震天雷)’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이는 서양보다 앞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기용하여 포상하고 그 무기를 수리하여 더욱 정밀하게 만들지 못한 까닭에 그 모든 것이 쇠퇴하여 이전에도 미치지 못하며 오늘의 극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8) 수만의 군대를 양성하여 잠시나마 충분히 나라 안을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9) 함경도와 평안도에 잘 훈련된 병사들을 배치하여 서북쪽의 일에 대비해야 합니다.
(10) 개국 이래 나라를 위해 죽어 간 장수와 병졸의 후손들을 가엾이 여겨 보살피시고, 또한 그 영혼들에게 제사 지내서 장수와 병졸들의 사기를 북돋아 줘야 합니다. (필자주: 건국 이래 쓰러진 모든 장군들과 군인들을 위한 오늘날 현충원 같은 곳을 만들자는 뜻)

6. 백성들에게 재주와 덕행과 문화와 기예를 가르쳐서 근본을 다스리십시오.

(1) 소학교와 중학교를 세워 남녀 여섯 살 이상의 백성을 모두 학교에 나아가 수업을 받게 해야 합니다.
(2) 성인 학교를 세우고 한문이나 언문으로 정치, 재정, 국내외의 법률, 역사, 지리, 산술(算術), 이화학(理化學) 등의 책을 번역하여 관리 중에서 젊고 의기가 왕성한 사람들을 교육시키거나【 이것은 호당(湖堂)의 전례와 유사하며, 그 이익은 반드시 클 것입니다.】 혹은 팔도에서 장성한 선비들을 뽑아 교육시키십시오. 그리고 그들이 졸업할 때를 기다렸다가 과거 시험을 통해 문관으로 택하여 등용해야 합니다.
(3) 먼저 인민에게 국사⋅국어⋅국문을 가르쳐야 합니다.【 본국의 역사⋅문장을 가르치지 않고 단지 청국의 역사와 문장을 가르치는 까닭으로 인민이 청국을 근본으로 삼아 중시하면서 자기 나라의 제도는 알지 못하는 데 이르렀으니, 이를 가리켜 “근본은 버리고 말단을 취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4) 외국인을 고용하여 인민에게 법률, 재정, 정치, 의술, 궁리(窮理)와 여러 재주, 기술을 가르쳐야 합니다.
(5) 활자를 주조하고 종이를 만들며 또 인쇄소를 설립하여 서적을 풍요하고 넉넉하게 해야 합니다. 【사람이 배우고자 해도 서적이 없으면 배울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문명국은 서적이 풍부합니다. 신이 일본에 대해 부러워하는 점은 종이 값이 싸고 활자가 많고 인쇄가 편해 서적이 풍부하고 학교가 많아 학생이 많은 것입니다.】
(6) 박물관을 설립하여 인민의 견식을 넓혀야 합니다.
(7) 인민 중 혹 지식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때때로 군중을 모아 세상일을 연설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고루함을 열게 해야 합니다.
(8) 동서양 여러 나라의 어학을 융성하게 하여 교류⋅친선에 편리하게 해야 합니다.
(9) 규칙을 정하여 인민이 신문국(新聞局을) 설치하여 신문을 인쇄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해야 합니다. (신문이란 것은 조정의 일을 논의하고 관명(官命)을 공고하고 관리의 진퇴와 항간의 소문, 외국의 형세, 학문과 예술의 성쇠, 농사의 풍흉, 물가의 고저, 무역의 성쇠, 민간의 고통과 즐거움, 생사와 존망(存亡), 각종 신기한 이야기 등을 기재합니다. 모든 사람의 이목에 새로운 것을 좇아 그것을 기록하고 혹은 그림을 붙여 상세히 설명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 외에도 모든 사람이 각각 신문을 신뢰하여 모든 일을 널리 알리므로 크게 편리하여 비록 방 안에 문을 닫고 있어 문밖 사정을 볼 수 없거나 혹은 수억만 리에 떨어져 고향 소식을 얻을 수 없는 사람도 한 번 신문을 보게 되면 명료하게 세간의 사정을 알게 되어 꼭 직접 사물을 대하는 것 같은 까닭에 인민으로 하여금 널리 듣고 보게 하고 일의 사정을 명확히 알게 하는 것 중에 이보다 나은 것은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지금 구미 여러 나라는 신문국의 많고 적음을 가지고 나라의 문명 여부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10)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혹은 묻지 않고 묵인하면서 백성들의 자유의사에 맡기는 것이 정당합니다. 다만 화란(禍亂)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당(敎堂)의 건축은 허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7. 정치를 바로잡아 나라를 평정하십시오.

(1) 폐하께서 친히 모든 정사(政事)를 처리하는 것은 옳지 않으므로 그것들을 관원들에게 각각 맡겨야 합니다. (필자주: 일단 이부분에서 고종이 극렬 반대했을 듯합니다)
(2) 어진 재상을 택해 정무(政務)를 전담하게 해야 합니다.
(3) 종실을 숭상하여 종묘사직을 공고히 해야 합니다.
(4) 모든 직무는 그 담당자가 맡도록 하여 정사를 다스리게 해야 합니다.
(5) 공(公)⋅경(卿)⋅대부(大夫)로 하여금 정무를 다스리게 하고 하급 관리에게는 맡기지 말아야 합니다.
(6) 작은 고을을 합하여 큰 고을로 만들어야 합니다.
(7) 작위와 재물로 공적에 대한 보상을 할 수 있으나, 관직으로 상을 줘서는 안 됩니다.
(8) 외국인에게 관직과 직위를 줘서는 안 됩니다.
(9) 붕당들로 하여금 옛 증오를 풀고 서로 혼인하게 하며 정부에서도 그들을 구분하지 말아야 합니다.
(10) 고을의 관리와 재판관은 인망(人望)에 따라 등용해야 합니다.(필자주: 선거를 의미하는듯)
(11) 현회(縣會)라는 제도를 만들어 백성으로 하여금 백성의 일을 의논하게 하여, 공사(公私) 양쪽이 편하게 해야 합니다. (지금 정부의 산림(山林)과 부현(府縣)의 좌수(座首)들은 유학의 가르침에 입각해 백성의 바람에 따라 선발되어 백성과 나라의 일을 함께 의논하고 있습니다. 우리 조정 역시 임금과 백성이 함께 통치하는 풍속이 있습니다. 신이 예전에 듣기로 “다스림과 덕이 융성할 때 산림의 권위는 온 세상을 움직였고 나라의 중대한 일은 반드시 의논을 거친 후에야 정책을 시행했다”고 했습니다. 만약 이 제도를 더욱 확대하여 더욱 정밀하고 아름답게 만든다면 문명의 법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백성에게 자유의 권리가 있고 임금에게 권위의 한계가 있으면 백성과 나라가 영원히 평화로울 것입니다. 그러나 백성에게 자유의 권리가 없고 임금의 권한이 무한하다면 비록 잠시 강성한 시기가 있다 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하고 쇠망할 것입니다. 이것은 정치에 일정한 틀이 없어 임의대로 판단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12) 청국은 조심스럽게 대하고 러시아와 신중히 화합하며 미국에 의탁하고 일본과 친교하며 영국⋅독일⋅프랑스 등의 나라들과 국교를 맺어야 합니다. (필자주: 황쮼센의 조선책략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3) 신뢰로써 외국과 교류하여 배신하지 않으며, 또 더불어 조약을 맺을 때 반드시 신중을 기해 경솔하지 말아야 합니다. (신들은 그 이익과 손해를 대강 알고 있습니다.)
(14) 외국과 교류할 때 주권을 잃거나 국체에 손상을 입혀서는 안 됩니다.

8. 백성에게 합당한 자유를 주어 원기를 배양하도록 하십시오.

(1) 명령에 따라 남자가 첩을 얻는 것을 금지하며 과부가 임의로 재혼하는 것을 허락하십시오. (필자주: 남녀평등)
(2) 양반⋅상민⋅중인⋅서민이 임의로 서로 혼인하도록 해야 합니다. 재주와 덕이 있는 자라면 신분이 천할지라도 높은 관직에 등용하십시오. 이 같이 하면 남녀 귀천의 형세가 반드시 점차 균일해져서 평화로운 기운이 온 나라에 가득할 것입니다. (필자주: 신분질서 타파)
(3) 때때로 인민으로 하여금, 사람이 사람을 탈 수 없으며 사람을 쓰는 데 짐승처럼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깨우치게 하여 수레⋅말⋅소로 그것을 대신하도록 하면, 점차 그것이 수치임을 알게 되어 스스로 멈추게 될 것입니다. (필자주: 인본주의)

이상에 나열한 8개 조항은 단지 경성만을 말한 것이 아니라 감히 전국을 함께 논한 것입니다. 이 같은 얕은 견해를 그 누가 모르겠습니까. 다만 아는 사람은 당연히 행할 것이고, 행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모르기 때문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건강보험증
19/10/28 15:36
수정 아이콘
사회인프라랑 농업,공업부터 서비스업까지 인식이 그당시에도 다 잡혀있었군요..
동굴곰
19/10/28 15:49
수정 아이콘
좋은 말이 많고 해야 하는것이지만 당시 제국주의 국가에서도 대부분 안지켜지던것.
VictoryFood
19/10/28 21:16
수정 아이콘
너무 나열식이라서 그냥 말잔치일 뿐이네요.
어떤식으로 국가를 보존하고 국력을 올린 것인지 큰 그림도 안 보이구요.
최소한 이 중에서 무엇을 먼저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하는지 라도 있었어야죠.
답이머얌
19/10/28 23:28
수정 아이콘
그냥 공자님 말씀 재방송이네요. 다만 시대가 바뀌어서 개선책도 바뀌었을 뿐.

총론만 화려하군요.
홍차밥
19/10/28 23:36
수정 아이콘
좋은말은 많은데 왜 그 좋은 걸 조선이 못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도 안해본 아마추어 지식인티가 나네요. 그러니 이들이 주도했던 갑신정변이 폭망했죠.
antidote
19/10/28 23:36
수정 아이콘
사실 저게 다 돈이라.. 조선은 세금을 더 거뒀어야 뭐라도 해봤을텐데 돈이 너무 없었죠. 내탕금이 꽤 남아있긴 했지만 설사 다 털었어도 저거 다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terralunar
19/10/29 00:34
수정 아이콘
돈이 없어서건 받아들일수 없어서건 실행할 인재가 없어서건 불가능해 보이는 것만 온통...
11년째도피중
19/10/29 01:56
수정 아이콘
그렇게 삐딱하게만 볼건 아닌게... 결국 이게 '좋은 말'인가 조차 납득못하는 이들이 많았을거니까요.
저 당시면 동도서기론을 들먹이는 이들이 여전히 많았을 때 일겁니다. 그리고 저런 박영효의 의식이 조선의 각종개혁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되는 어떤 동기가 됐겠죠. 할 사람들이 죄다 죽거나 쫓겨난 탓도 있겠지만요.

그나저나 김옥균도 저런 비슷한 편지를 절절하게 썼던거 같은데 결론은... 결국 같은 금수저인줄 알았는데 박영효만 다이아수저임을 증명한 셈이 됐죠.
-안군-
19/10/29 04:04
수정 아이콘
볼드체로 하신 부분 말고도 새겨들을 내용이 많네요. 심지어 현대에 와서도 제대로 못 지켜지는 내용도 심심찮게 보이는데요...
10선비의 고나리질이라고 치부할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만, 선진문물을 일찍 경험한 선각자의 지혜가 충분히 묻어나는 글이라고 봅니다.
브리니
19/10/29 22:02
수정 아이콘
어떠어떠한 경위로 박영효가 왕 혹은 대통령이 됐다면 나열한 것 중 얼마나 실현했을까요 이상론이긴 하지만.. 그래도 평생의 견문으로, 지금도 이루기 어려운 관점을 제시한 걸 보면 당시 조선에서 최상위급으로 깨어있는 자인것 같네요..
19/10/29 22:44
수정 아이콘
총론뿐이다 각론은 없다 좋은말만 늘어놓는게 다가 아니다 하시는데, 저 시대에는 저걸 좋은 말로 받아들이는 사람 자체가 적었습니다. 특히 지배층은요.

충분히 저 시대에 의미있는 말들입니다.
고탄력마음
19/10/31 08:29
수정 아이콘
갑오개혁 때 우선적으로 실현된 항목들이 군데군데 보이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3280 [일반] 전역 2주년을 맞이하며 [34] Abrasax8706 19/10/31 8706 94
83279 [정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인재영입' 1호는 박찬주 대장 [192] 유료도로당23003 19/10/30 23003 0
83278 [일반] [단상] 북한이라는 "나라(國)"에 대하여 [38] aurelius11258 19/10/30 11258 18
83277 [일반] 18?) 동화로 만들기 어려운 성경 이야기 [76] 삭제됨11921 19/10/30 11921 42
83276 [일반]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35] Rorschach10694 19/10/30 10694 1
83275 [일반] 펜벤다졸 후기는 후기이다. [56] 그랜즈레미디16487 19/10/30 16487 3
83274 [일반] 저도 보고 쓰는 날씨의 아이 후기(스포?) [8] aDayInTheLife6630 19/10/30 6630 0
83273 [정치] PD수첩 검사범죄 2부가 유튜브에 공개 되었습니다 [30] 김잉여13390 19/10/30 13390 0
83272 [일반] (스포) <날씨의아이> 후기 [42] 여섯넷백11093 19/10/30 11093 1
83271 [정치] 트럼프 - 한국에 미군주둔비용 분당금 6조는 너무 적소. [122] 오리공작18648 19/10/29 18648 0
83269 [일반] 어떤 부촌 출신 노인과의 대화 [29] 시원한녹차15388 19/10/29 15388 16
83268 [일반] [단상] 중국이란 나라란 무엇인가에 대해 [62] aurelius15282 19/10/29 15282 38
83267 [일반] 탈동화화된 모세 이야기 [71] 삭제됨10379 19/10/29 10379 34
83266 [일반] (삼국지) 위연과 양의, 극단적인 대립 끝의 공멸 (2) [60] 글곰10324 19/10/29 10324 56
83265 [정치] 아류 제국주의 국가 한국!? [18] 삭제됨10954 19/10/28 10954 0
83263 [일반] [역사사료] 1888년, 박영효의 건백서 [12] aurelius11018 19/10/28 11018 9
83262 [일반] [국제]ISIL의 수장,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사망했습니다. [63] 후추통17075 19/10/28 17075 6
83261 [일반] [역사] 남만주철도주식회사 이야기 [21] aurelius13140 19/10/28 13140 21
81977 [일반] [공지] 정치카테고리의 상호 비하/비아냥 표현 제재 관련 공지 [62] 오호23166 19/07/18 23166 16
81490 [일반] [공지] 자게에 정치 카테고리가 15일 오전 9시 부터 적용됩니다. [51] Camomile23817 19/06/14 23817 14
83260 [일반] (삼국지) 위연과 양의, 극단적인 대립 끝의 공멸 (1) [33] 글곰10229 19/10/28 10229 28
83259 [일반] 사람은 계속해서 가치있을 것인가? 노동력의 가치에 대한 생각들 [43] 잠이온다9460 19/10/28 9460 3
83258 [일반] 공정함에 대한 생각 [60] 삭제됨11246 19/10/27 11246 2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