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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3/07 08:40:05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현대 미국외교정책에 대한 현실주의자의 비판 (수정됨)

 "현실주의"로 유명한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스티븐 M. 월트가 또 한 번 칼럼을 기고했습니다. 

https://foreignpolicy.com/2019/03/05/the-tragedy-of-trumps-foreign-policy/

 

역시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칼럼인데요, 그런데 트럼프가 처음 갖고 있었던 방향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철저히 실패했기 때문에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가 옳다고 판단했던 트럼프의 큰 그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유럽은 자국의 방위를 위해 더 힘써야 한다 (군비부담) 

(2) 미국은 불필요한 해외개입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을 줄이고 국내경제 재건에 힘써야 한다

(3) 중국이야 말로 미국의 최대 위협이며 따라서 이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4) 러시아와는 일정한 타협이 필요하다

(5) 북핵문제의 제한적 해결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는 트럼프의 큰 방향은 옳았지만, 이를 추진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그는 다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1) 트럼프는 유럽국가들을 모욕주기만 하였고, 그 대신 얻은 것은 없다 

(2)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갈팡질팡하면서 뚜렷한 출구전략을 보여주지 못했다

(3) 중국을 봉쇄하는 건 좋지만, 봉쇄를 위해 그 어떤 전략도 세우지 못했고 오히려 핵심 축이었던 TPP를 스스로 걷어차버렸다

(4) 트럼프의 개인사정(러시아게이트)으로 인해 러시아와의 타협은 국내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 

(5) 트럼프는 북한이 완전하게 비핵화할 것이라고 선전하고 (이는 비현실적인 목표이다) 이 마저도 실패했다. 

 

스티븐 월트와 존 미어샤이머는 미국의 대표적인 "현실주의" 학파입니다. 현실주의 학파는 '자유주의 학파'와 다르게 '민주평화론'을 믿지 않으며, 국제정치의 본질은 '힘'이며 외교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라고 보는 학파입니다. 

 

이들은 냉전 이후 미국 외교가가 심각한 오만에 빠졌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외교가의 기득권층을 일명 [The Blob]이라고 하는데, 이는 영향력 있는 미국 국무부 관료들, 안보 보좌관, 오피니언 리더들을 포괄하는 명칭입니다. 

 

냉전 이후 미국의 주류 오피니언 리더들은 [역사의 종언]을 신봉하였고, 하느님이 인간을 자신의 형상으로 만들었듯이 미국의 압도적인 힘으로 세계를 미국의 형상대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사실 대단히 오만한 발상이고 또 비현실적인 발상이지만, 당시 미국은 세계 유일무이의 초강대국이었고 이 초강대국의 주류사회는 기독교적 복음주의적 사상으로 무장하여 실제로 세계를 완전히 재탄생시킬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사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존재하긴 했습니다. 1917년 압도적인 힘으로 세계무대에 데뷔한 미국, 정확히 말하면 윌슨 대통령은 미국의 가치대로 세계를 재편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실패했죠. 1919년 베르사유 조약 체결 당시에도 이를 비판하던 목소리들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일부 전통적 정치인들은 국제연맹이니 민주주의 전파니 그런 것보다는 프랑스와 영국과의 상설 동맹 강화를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미국의 국내여론은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데뷔할 준비가 안되어 있었고 국제주의도 동맹주의도 의회를 통과할 수 없었습니다. 


"현실주의" 학파는 이상과 비현실적인 목표를 상정하는 작금 미국의 외교정책의 실종을 개탄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이젠하워부터 닉슨까지 이어졌던 미국 외교의 계보를 그리워합니다. 이들의 사상적 계보는 미국의 소련 봉쇄정책을 입안한 조지 케넌을 비롯해서 헨리 키신저, 브레진스키로 이어집니다. 그들은 지난 30년 동안 미국의 외교가 실패한 것으로 인식하고, 이는 미국이 현실주의의 지혜를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9.11 이래 미국은 일방적으로 자국의 힘을 투사했으며 NATO를 무리하게 확장시켰고(현실주의자들이 말하길 NATO확장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것과 달리 러시아 봉쇄가 아니라 민주주의적 가치의 확산이라는 이념 하에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또 중국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라크 전쟁 등 불필요한 전쟁으로 어마어마한 전비를 지출했고, 또 2008년에는 엄청난 규모의 경제위기까지 겪었습니다. 

 

이에 미국은 비용이 더 싸게 먹히는 [프리즘(PRISM)] 같은 어마무시한 세계 감시체계를 만들기도 하였지만,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그 효력과 위신이 실추되었고, 한편 오바마 행정부 때 입안된 "드론 정책"은 유럽인들의 맹렬한 비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특히 그 드론 공격을 조종하는 본부가 독일에 위치해 있어서 유럽인들의 반감이 컸습니다, 게다가 미국이 앙겔라 메르켈을 도청했다는 사실도 폭로되어 독일에서 반미감정이 폭등했었죠). 


그리고 미국은 여전히 "윌슨주의적 이상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우크라이나, 조지아의 민주혁명을 지원하고 (해당 국가에 주재하던 미국 대사는 당시 시위대에 음식을 나눠주고 또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또 아랍의 봄을 치켜세웠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모두 아시다시피 처참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내전으로 찢어지고, 조지아는 러시아의 침공을 당했으며 또 아랍국가들은 튀니지 정도를 제외하면 더 불안정한 실패국가로 전락하거나 다시 독재국가로 회귀했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이제 다극적 세계입니다. 미국도 유럽도 중국도 모두 자기 앞가림 하기에 바쁜 세계이죠. 

독일은 다른 유럽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가스관 사업을 더욱 심화시키려고 합니다. 


프랑스는 아프리카에서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며, 독일과 "아헨 조약(https://pgr21.net/?b=8&n=79830 참조)"이라고 아주 전향적인 협정을 맺었는데, 여전히 불화가 있습니다. 특히 독일의 UN상임이사국 진출을 약속하고 독일과 외교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협력하겠다고 약조했는데, 독일의 러시아 가스관 사업에 대해서는 독일 뒤통수를 쳤지요 (In blow to Germany, France to back EU rules on Nord Stream 2,https://www.reuters.com/article/us-eu-gazprom-nordstream/in-blow-to-germany-france-to-back-eu-rules-on-nord-stream-2-idUSKCN1PW1IN 참조) (아헨 조약은 2019년 1월, 프랑스의 독일 뒷통수는 2019년 2월)... 

 

러시아도 미국과 서유럽의 제재에 대항하기 위하여 중국과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협력을 심화하고 있으며 과거 소련과 중공 간의 그 어떤 협력 시기보다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소련은 중국과 적대적인 관계였는데, 지금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중국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https://www.iiss.org/publications/survival/2019/survival-global-politics-and-strategy-februarymarch-2019/611-02-rolland 참조, https://foreignpolicy.com/2019/03/01/the-new-cold-wars-warm-friends/ 참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되는데, 선택도 못하고 집중도 못하고 있습니다. 현실주의 학파는 이러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를 이해하려면 1917년 이래 오늘날까지, 미국 외교정책의 사상적 기반과 정책은 반드시 알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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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고양이
19/03/07 08:55
수정 아이콘
피렌체의 식탁에도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방향성은 맞았으나 각론에서 실패한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었죠.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라 세계에 관심이 없는데,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힘을 투사하고 있으니 말썽이 계속 생기는 것 같습니다.

미국식 자유주의의 우등생인 한국이 신기할 지경.
참돔회
19/03/07 08:57
수정 아이콘
유럽은 나토 분담금을 결국 트럼프 말대로 증액하게 되었습니다. 모욕주기만 하고 얻은게 없진 않습니다.
“나토 회원국 방위비 분담금 1000억달러 인상”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21&aid=0002379985

시리아와 아프간에서 탈출하는건 참 어려운 일일 겁니다. 오바마도 쉽게 하지 못했어요. 이걸 트럼프 비난하긴 어렵습니다.

중국 봉쇄를 애초에 시도조차 못했던게 전임자였고, 트럼프는 새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관세전쟁을 주목해 봅시다.

러시아는 중국 봉쇄를 위해선, 과거 소련으로부터 중공을 떼어낸 닉슨같이 러시아를 중국과 분리시키는게 필요합니다. 이 역시 장기적인 과제가 될 것입니다.

북한은 고작 영변 불능화로 제재완화를 실질적으로 모두 무력화시키겠다는 말도 안되는 제안을 했었습니다. 우리가 제재완화를 그 선물로 내주면, 북한은 대체 왜 비핵화를 진전시켜야 할까요? 이미 얻을걸 얻었는데.
충분한 비핵화가 진전된다면 마땅히 선물로 제재완화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변과 모든 제재완화를 맞바꾸는건 손해보는 장사입니다.
그리고 북한에게 정말 비핵화의지가 있다면, 최소한 핵시설 리스트 제출은 미리 해야 한다는 점 다시 말씀 드립니다.
참돔회
19/03/07 09:01
수정 아이콘
위 링크한 기사 내용입니다. 3120억달러 내던 유럽의 나토 분담금을 4120억달러로 엄청 늘렸네요.
몇마디 협박과 모욕을 통해, 나토는 엄청나게 강해졌습니다.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의 협박과 모욕을 통해, 미국 납세자들의 세금이 유럽에 그만큼 덜 쓰여도 되게 되었네요. 제가 미국 시민이라면 이런 대통령을 갖고 싶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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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7일 폭스뉴스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이외의 나토 회원국들이 오는 2020년 말까지 군사경비 부문에서 1000억 달러를 추가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분명한 증액 메시지가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미국을 제외한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해 3120억 달러 정도의 방위비 분담금을 냈는데, 2020년 말에는 전체적으로 4120억 달러를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동맹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명쾌한 메시지를 확인했으며 한 단계 앞으로 진보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크레토스
19/03/07 09:15
수정 아이콘
피봇 투 아시아,TPP 모두 중국봉쇄책이었는데요. 특히 TPP는 미국이 참여했으면 지금 관세전쟁 보다 훨씬 효과적인 중국 봉쇄책이 됬을거라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었는데 트럼프땜에 나가버렸죠.
또한 유럽국가들이 분담금 더 낸다고 해봐야 딱히 미국이 그만큼 돈 덜 쓰는 것도 아님.. 유럽국가들 국방비야 온전히 유럽 방위 위해서 쓰이지만 미국 국방비 중 일부만이 유럽 방위를 위해 쓰입니다. 그리고 그 돈은 어차피 유럽내 미군 기지 유지하는데 쓰이는 판이라 설령 유럽이 국방비를 두배로 올린다고 쳐도 똑같은 금액이 나감. 그렇다고 철수해서 미국 본토에 주둔한다? 딱히 돈 덜 나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돈 더 든다는 소리도 많아요.
크레토스
19/03/07 09:21
수정 아이콘
게다가 저 돈 더 받으려고 트럼프가 해댄 짓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미국의 이미지 즉, 소프트 파워가 심각하게 손상됬습니다..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28&aid=0002444903
갤럽 133개국 조사결과에서 미국 리더십에 대한 지지가 독일,중국 보다 떨어지는 판이고..
독일인들은 미국보다 중국을 더 신뢰하는 판..
조지 부시 임기 말년보다 지금 미국 리더십에 대한 세계적 반대가 더 높아요.
참돔회
19/03/07 11:08
수정 아이콘
TPP야 뭐 남아 있었으면 더 좋았겠죠
그러나 관세전쟁을 시작한게 중국엔 더 뼈아프지 않을까요? 중국이 예상 성장률은 이미 떨어졌습니다.

나토 관련 답은 아래 shovel 님 글에 달았습니다. 납세자 부담 이야긴 제 헛소리였네요 용서 바랍니다. (하지만 나토는 강해졌어요!!)
크레토스
19/03/07 11: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TPP는 근본적으로 중국 왕따 경제 블록입니다. 회원국끼리는 거의 대부분의 상품 무관세 교역+ 시장 접근 자유롭게 하는게 골자죠. 동남아에서 생산하면 미국,일본,호주 동남아 각국서 무관세에 절차도 훨씬 편리한지라 제조업의 동남아 이전은 훨씬 가속화됬을겁니다.
당장 미국,일본,호주,캐나다,동남아는 서로 무관세 수출 할때 중국 본인들만 관세 부과된다 생각해봐요. 그게 미국 단독으로 관세 올리는 것보다 훨씬 중국에 타격이죠.
19/03/07 09:40
수정 아이콘
본문에 제시된 기사를 직접 읽어보니
He also increased the U.S. defense budget and the U.S. contribution to reassurance efforts in Eastern Europe, thereby giving NATO’s European members additional reason to free-ride some more. To be sure, some NATO members have maintained their Barack Obama-era commitments to increase defense spending but not by enough to lessen their dependence on Washington. With respect to NATO, in short, Trump has managed to weaken ties with key allies without reducing U.S. burdens.
미국이 돈을 더 썼다
그로 인해 유럽 몇몇 국가들이 방위비를 더 많이 쓰긴 했는데 그게 미국의 부담을 줄여줄 정도는 아니다
결국 미국의 부담을 줄여주지 못한 채 동맹을 약화시키기만 했다

이렇게 나와 있네요
최소한 `미국 납세자들의 세금이 유럽에 그만큼 덜 쓰여도 되게 되었네요`는 아닌 것으로...
참돔회
19/03/07 11:03
수정 아이콘
그렇네요. 미국 납세자들의 세금 이야긴 제가 잘못했네요 흐흐 용서해 주시길
그러나 나토는 더 강해졌습니다. 유럽 사람들은 그동안 내던 것의 1/3 정도를 더 내게 되었습니다
아이군
19/03/07 11:58
수정 아이콘
심지어 그것도 조금 애매...

나토의 근본적인 문제는 분담금이 아니라 자국의 국방비라서요...
나토에 참여하는 군대가 쓸만 해야 나토가 강해지죠...

https://www.instiz.net/pt/3991460
악명높은 독일군의 빗자루 사건 부터 시작해서 나토전체가 미군에 기댄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얘네들이 분담금을 늘리면 그 돈을 어디서 낼까요?
닭장군
19/03/07 09:15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사악군
19/03/07 09: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NATO확장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것과 달리 러시아 봉쇄가 아니라 민주주의적 가치의 확산이라는 이념 하에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이게 현실주의자들의 워딩같지가 않은데요.

"'민주평화론'을 믿지 않으며, 국제정치의 본질은 '힘'이며 외교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라고 보는 학파입니다"

소련에 대항하기 위한 서유럽의 힘의균형을 위해 이루어진게 일반적이고도 현실주의적인 시각아닌지
나가노 메이
19/03/07 09:21
수정 아이콘
본문은 911 이후 나토의 확장이 현실주의적 동기가 아닌 이념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는 현실주의자들의 비판을 소개한 부분이라고 해석되는대요
사악군
19/03/07 09:27
수정 아이콘
아 911 이후가 그렇다는거군요. 다만 911이후도 민주주의의 확산이라는 아름다운(?) 이념적동기는 포장일뿐이고 공격당하는 공포에 따른 히스테릭한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이념의 확산이 동기라는 평가는 여전히 현실주의자들의 워딩은 아닌것같아요.
나가노 메이
19/03/07 09:33
수정 아이콘
현실주의자들이 이념적 동기로 이루어졌던 미국의 대외정책을 비판하는 부분으로 보이는데 계속 오독하시는거 아닌가요?
오호츠크해
19/03/07 09:17
수정 아이콘
지금 트럼프가 가는 길이 정말 북핵을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이 쌓이긴 합니다. 그냥 잠정적 핵보유국으로 가는 길 같기도 하구요. 아리까리하네요.
크레토스
19/03/07 09: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현실주의 학파에선 애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비현실적이라고 볼걸요. 최선을 ICBM 폐기+핵동결 정도로 보는 걸로 암.
오호츠크해
19/03/07 09:26
수정 아이콘
예. 이글처럼 최대치로 봐도 제한적 해결. 즉 북한은 잠정적 핵보유국이 되고 ICBM폐기로 미국이 대처하지 못하게 미사일 쏘는거만 봉쇄하는게 아닐까... 그런 회의감이 듭니다. 이러면 미국은 손떼고 가버리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북한 리스크를 그대로 유지해야 되는거라 갑갑하네요...
크레토스
19/03/07 09:33
수정 아이콘
뭐 갠적으론 설령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남는다 해도
압도적이던 한국의 군사적 우위가 균형이 맞춰질 뿐이라고 봐서..경제,문화적으론 여전히 압도적이고요.
김정은 경제개발 의지 자체는 진심이라 보기 때문에
핵보유 상태로 평화 공존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거 같음.
문제는 우리 국민이나 미국 정치권이 이걸 납득할리가 없다는 거고요.
Zoya Yaschenko
19/03/07 10:37
수정 아이콘
TPP는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방향타가 확실히 정해졌으면 좋겠는데..
밴가드
19/03/07 11:26
수정 아이콘
TPP 자체 위상이나 한국 정부의 입지 모두 차기 미 행정부에 많이 달려있죠. TPP가 나가리된게 아니라 발효가 되었기 때문에 무시할래야 무시할수 없죠.
밴가드
19/03/07 11:23
수정 아이콘
우선 월트 교수의 큰 그림 지적들은 타당한 부분들이 많지만 aurelius님의 언급하시는 몇 역사적 사건들의 경과는 실제와 차이가 꽤 있다고 봅니다.

1. 1차대전 이후 미국 의회에서 국제연맹이 통과되질 못할 상황이었다고 하시는데 그게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1차대전 종결과 더불어 벌어진 미 의회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했는데 윌슨은 사실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 타협할 생각을 하질 않고 오직 마이웨이만 강요한게 문제였죠. 윌슨의 입장은 미국이 국제연맹에 가입하면 규약 10조에 의거하여 침공을 당한 타 회원국들을 방어하기 위해 자동 참전해야한다는 거였지만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인 공화당의 헨리 캐봇 로지의 의견은 이는 의회에 선전포고권을 부과한 헌법의 정신과 배치되기 때문에 국제연맹에의 미국 가입 자체는 찬성이지만 전쟁 참가는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는게 그의 입장이었습니다. 이는 오늘날의 UN가 차이가 없죠. 실제로 대다수의 공화당원들은 저런 내용으로 수정된 베르사이유 조약 비준에는 찬성인 상황이었죠. 근데 윌슨이 꼬장을 부리며 타협을 거부해서 모든게 나가리 되버립니다.

2. 나토 동진은 9 11 이래 벌어진게 아니라 클린턴때부터 벌어지고 있었죠. 독일 통일을 앞두고 부시가 고르바쵸프와 나토의 동진은 독일-폴란드 국경에서 멈추고 구 동독지역에는 나토군이 주둔을 하지 않기로 합의를 봤다는게 정설인데 그러고도 90년대 중반부터 동유럽 국가들과의 협상이 시작되어 99년에 폴란드,헝가리,체코가 나토 가입을 했죠.


그리고 추가로 좀 첨언을 해보자면 aurelius님께서는 위에서 우등생적인 현실주의적 미 행정부들로 아이젠하워,닉슨을 뽑으셨는데 그 공통점이 냉전기간의 공화당 행정부들이라는 거죠. 냉전이전의 공화당의 외교적 방향은 잭슨주의(국수주의적 일방주의)였는데 냉전동안에는 저런 현실주의적으로 국제주의적인 행정부들도 나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공화당 행정부들에서 제대로된 현실주의를 보기 힘들거라고 생각하는게 공산주의와의 투쟁이라는 범세계적인 이념투쟁이 존재하지 않기에 공화당은 앞으로 계속해서 잭슨주의로 돌아갈거고 이는 갈수록 다각화되는 현실의 세계와 마찰을 안낼래야 안낼수가 없을겁니다. 위에 어떤분이 미국이 "세계에 관심이 없는데,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힘을 투사하고 있으니 말썽이 계속 생기는 것 같습니다"라고 하셨는데 그게 매우 정곡을 찌르는 지적이라고 봅니다.
aurelius
19/03/07 11:43
수정 아이콘
(1) 번 관련하여 밴가드님의 의견은 매우 타당합니다. 다만, 당시 미국의 고립주의적 여론 또한 매우 강했던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 1920년 워렌 하딩은 고립주의를 공약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2)번 관련해서는 제가 본문에서 정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는데, 전 2004년의 NATO 확장을 가리킨 것이었습니다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그리고 2008년에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도 NATO 가입 협상을 진행했었는데, 당시 현실주의자들은 2004년에도, 2008년에도 이를 비판했습니다. 러시아와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말이죠.

한편 범세계적인 이념투쟁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은 공화당과 민주당 포함 고립주의적 경향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게 저의 시각입니다. 일명 The Blob의 성향과 무관하게 현재 민주당의 대선후보들의 대외정책 공약도 사실 트럼프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미국 공화당은 티파티가 거의 장악하다시피했고, 미국 민주당은 비전을 상실했습니다. 미국에 정권교체가 일어나도, 미국이 어떤 뚜렷한 리더십을 보여줄지... 사실 의문입니다.
19/03/07 17:57
수정 아이콘
저도 약간 추가하자면 Nord Stream 2 사업에 대한 프랑스의 이견을 독일에 대한 프랑스의 뒤통수치기로 해석하는 건 뭔가 좀 뻥지네요.

NS2 사업은 EU 내에서는 기본적으로 EU-러시아 관계에서 독일이 EU의 안보적, 지정학적 고려보다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우위에 놓은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고 직접적 이해당사자 빼고 독일의 '돌출행동'을 호의적으로 보는 곳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헨 조약에서 경제 외교 여러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것은 독일의 모든 정책에 대해 자동으로 프랑스의 배서가 붙는다는 뜻이 당연히 아니죠.

두 나라는 EU 안에서 가장 강한 동맹축을 형성하고 있지만 무역, 유로존 개혁, 안보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이견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프랑스는 트럼프의 무역전쟁에 대해 훨씬 강경한 자세이고 협상하려면 먼저 머리에 댄 총 치워라 인데, 자동차 관세가 두려운 독일은 훨씬 유화적이죠. 그밖에 마크롱이 취임할 때 양국은 EU 개혁의 필요성과 급박함에 대해 공감했지만, 정작 마크롱이 소르본 연설에서 수십가지 EU 개혁 아젠다를 제시하고 특히 유로존 개혁을 가장 긴요한 중심 과제로 삼고 전방위 압박을 가했으나 메르켈은 립서비스만 하면서 끝까지 버텼습니다.

디지털세, 탄소세, 유로존예산, EU통합군, 유럽의회 통합의원 등등등 서로 의견이 다르거나 프랑스의 이니셔티브에 독일이 바람을 빼는 굵직한 목록은 끝도 없이 깁니다.

두 나라 간에는 당연히 이견이 있고, 애초에 두 나라 사이는 EU의 방향을 두고 논쟁을 하면서 이견을 맞추는 동맹관계지 이견 제시가 동맹의 배신 또는 항명으로 받아들여지는 그런 관계가 아니죠 (아헨 조약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아니라는..)
홍승식
19/03/07 14:54
수정 아이콘
셰일가스로 미국이 세계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사라졌죠.
미국과 정반대에 위치한 중동의 석유를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서 유럽과 동아시아 항로의 안정이 중요했었는데 이제는 그게 필요가 없으니까요.
이제 미국은 자국의 안보를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 태평양과 대서양만 관리하면 됩니다.
대서양 너머의 유럽은 러시아와 EU가 알아서 견제하게 두고, 태평양 너머의 동아시아는 중국과 일본이 알아서 투닥거리게 하면 되지요.
러시아와 중국이 바다로 나오는 것만 막으면 되니까요.
Brandon Ingram
19/03/0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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