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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3/15 16:41:55
Name 좋아요
Subject [일반] [스포포함?]이제와서 쓰는 신과 함께 후기(KJU 비긴즈) (수정됨)
말 그대로 [이제와서] 쓰는 후기입니다-_-;;


1. 애초에 어른이가 아닌 어린이 보라고(볼 수 있게) 만든 영화.

스토리는 이미 익히 알고 있어서 그리 새롭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본 결과 [애초에 어른이들 보라고 만든게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영화는 크게 두 개 계층에게 소구를 합니다. 하나는 어린이, 하나는 (미래의 후속영화) 투자자.

이 영화는 재판이건 갈등이건 간에 어린이들이 이해하지 못할 법한, 어른들끼리의 복잡한 갈등과 심리는 모두 제외했습니다.
(특히 일곱지옥의 형벌이 엄청 무서워 보이는데에 반해 재판자체는 그냥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넘어간 것이...)

스토리-재판흐름-감정선 모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는 것만 넣었고, 보편적 가치들로 꽉꽉 채웠습니다.
신파도 그중 하나였다고 할 수 있겠죠.
(자홍 어머니 역 하신 분 연기가 조금이라도 부족했으면 영화가 정말 붕 뜰 뻔 했지만-_-;; 자홍 어머니 역 하신 분 연기가 워낙 좋으셔서 그나마 어느정도 진정성 있는 영화가 됐다 보이네요)

그냥 [(만화)영화로 보는 한국저승] 정도로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애들이 영화관에 오고 싶어하면 어른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겠거니-하는 상업적 계산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래) 투자자 대상가 소구 대상이라는 것은 [최대한 우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연출과 CG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뭐 하리웃(..)영화에 비하면 못 미치는 면도 있겠지만 국산영화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로 내기엔 더할 나위 없는 자료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이만큼 할줄 아니까 더 많이많이 투자해달라] 뭐 이런 메시지가 느껴졌네요.


+

위와 같은 의미에서 차태현의 김자홍은 주역이라기보단 도구에 가까웠다 생각합니다. 빨리빨리 저승의 여러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저승재판상 흠결을 찾기 어려운 의인 소방관이어야 했고, 관객의 보편적인 감성(신파)을 건드려야 했기 때문에 가족사와 과거가 좀 지나치게 불행했죠.

영화 속 김자홍 캐릭터는 의로움과 불행이라는 양 측면 모두에서 좀 일정 범주를 벗어난(웹툰 속 김자홍과 달리) 캐릭터라는 이야기인데, 뭔가 이건 좀 캐릭터가 영화제작상의 편의 문제 때문에 고생을 훨씬 더한 인상이 있습니다. 


2. 감독은 KJU를 꿈꾸는가.

KJU란 [코리안 저승 유니버스](...)를 말하는 것입니다. 마블 내지 DC 유니버스 같은 거 얘기죠.

이 생각을 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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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하정우의 [슈퍼히어로랜딩]인데요. 보면서 은근 랜딩 포즈를 최대한 멋지게 표현하려고 한 노력이 느껴지더군요.
(랜딩과 더불어 강림-원귀 추격전 및 전투씬은 그야말로 히어로영화 그 자체였다 싶네요-_-;;)

영화는 판타지고 핵심은 신파이지만 사실 감독이 하고 싶었던 것은 한국 저승 기반의 히어로물(...)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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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생각을 더 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이 배트-랜딩] 때문이기도 합니다-_-;;;
(하리웃의 자본주의 히어로 물이 조선 저승물보다 더 슈퍼히어로랜딩을 못하다니- 뭐 그런 느낌)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극중 진기한 변호사가 없어진 것도 강림차사의 [영웅성]을 더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해결사로서 캐릭터 몰아주기?)

사실 진기한까지 해서 4인 체제로 해도 크게 무리가 없었을텐데 강림-해원맥-덕춘 셋만 기용한 것도 뭔가 [3인의 법칙](3인 1조인 경우 주역-개그캐-여캐 형태로 구성되는?? 뭐 그런거)을 지키려고 한 거 아닌가 싶은(..) 그런 생각이 들었죠.

한 몇년 지나면 한국에서도 저승티스(..) 리그나 저벤져스(...) 같은게 나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CG에 공을 많이 들인 이유도 뭔가 이런 쪽에 꿈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싶었구요.


퇴마록(...), 검은 사제들, 곡성 뭐 이런 한국 영화들의 설정들을 두루두루 담을 수 있는 형태의 영화가 나와서 성공까지 한다면, 나름 훌륭한 한국식 서브컬쳐 문화가 형성되리라는 망상도 좀 해봤습니다.

미래에 그런게 제대로 정말 형성된다면, 신과 함께가 아마 KJU비긴즈, 내지 강림차사맨(...)으로 불리지 않을까 하네요.

뜬금없는 타이밍에 뜬금없는 소리만 담아 쓴 후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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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Again
18/03/15 16:49
수정 아이콘
무슨 귀 어쩌구 하면서 자꾸 게임 CG 같은 애들이랑 싸움하는 거 보고, 모바일 게임 만드려고 그러나...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도들도들
18/03/15 16:59
수정 아이콘
코리안 저승 유니버스 좋네요.
이번에 사바하도 잘 만들어져서 흥행했으면 좋겠어요.
김연우
18/03/15 17:29
수정 아이콘
잘나갈땐 안보다가 간만에 도깨비 봤는데

한국 드라마/영화 보는 사람들은 '현대식 한국 저승 문화'에 대해 강한 인상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더라구요.
ioi(아이오아이)
18/03/15 17:51
수정 아이콘
상업영화를 상업적으로
돈 벌기 위해서 영화를 돈 잘 벌게

한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다 때려박은 영화라고 봅니다.
이런 비슷한 느낌 드는 천만영화가 해운대구요
18/03/15 17:53
수정 아이콘
침착맨님과 주호민 작가님의 인터뷰영상에서 주호민 작가가 본인의 작품들이 연결되는 세계관을 만드는게 꿈이라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말씀하신 내용과 연관해서 보니 실현되면 재밌을것 같네요.
하긴 진기한은 지능캐라 영화 비쥬얼적으로 활약하는 영웅이 되기엔 어려울 수 있겠네요.
별개로 영화 손익분기점이 800만이라고 하던데 제작비에 약간 의아함을 갖긴 했습니다.(이게 군함도랑 비슷한 정도인가 싶은..)
코우사카 호노카
18/03/15 18:17
수정 아이콘
찾아보니 군함도 제작비 250억 손익 분기점 820만명
신과 함께 2편 합쳐서 400억 1320만명 편당 약 650만명이라고 하네요.

1편이 2편보다 잘 나갈거라고 예상하고 1편이 800만은 해줘야된다는 생각으로 잡은 모양입니다.
18/03/15 18:31
수정 아이콘
아 2편 고려해서 그렇게 될 수도 있군요 cg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이게 이렇게 비싼건가 싶었는데.. 감사합니다~~
시린비
18/03/15 17:58
수정 아이콘
진기한 변호사 빼고 한 부분은 전 이해가 간다고 생각해요
영화보고 원작을 다시 봤는데, 이건 그대로 영화화한다고 답이 아니다... 라고 느껴졌어요.
1부의 주축이 되는 두 이야기인 a군인이야기와 b재판이야기가 연결고리가 희미하고 왜 동시전개해야하지? 싶은 부분도 있었고
주인공의 재판도 괜찮은 부분도 있었지만 다들 잘리는 손발을 귀한풀 서리해와서 주인공만 붙인다던지 좀 미묘한 부분도 있었기에
그렇기에 영화에서 큰 하나의 줄기로 엮고자한 것은 괜찮았다고 봐요.
다만 그러다보니 b재판의 주인공을 a군인 이야기의 3차사가 데려가는 그림이 되었는데
그럼 수많은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이 안맞으니 '귀인'이라는 설정을 넣어 주인공만 3차사가 데려가는 당위를 넣었죠

문제는 그 귀인이란 설정 들어간 부분부터 조금 어긋난 것 같아요.
재판에 있어 소시민적인 공감도 없어졌고, 그렇다고 지적인 법정공방이 들어간것도 아니고...
이야기를 종반까지 이끌어가는 한 축은 역시 재판인데, 이 재판 부분이 재미없어진 게 큰 단점같아요.
귀인으로 했기 때문인거 같기도 하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더 재미있는 재판을 만들 수 없었는지 아쉬웠던 기억이 나네요.
18/03/15 18:00
수정 아이콘
오 저승유니버스 괜찮을거 같아요. 그 수홍이를 악귀로 만들어서 저승을 혼란스럽게 하는게 무슨 꿍꿍이가 있는 세력에서 일으킨 것이다. 이런식으로? 크크크
18/03/15 21:35
수정 아이콘
걍 저한텐 구리다 못해 쓰레기급 하... 진짜 cg빼면 똥망 영화 그냥 우리가 만든 cg를 봐라 생각은 하지마 걍 울어 끝
[PS4]왕컵닭
18/03/16 08:15
수정 아이콘
저는 저승유니버스 보다 디텍티브스쿼드 생각했었는데
추적자 범죄도시 공공의적 살인의추억 베테랑 ...
천만부터 손익분기점... 되려나...
18/03/16 11: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맞아요. 타겟연령대가 많이 낮은거 같아요. 또는 역으로 고령. 아 타겟이 넓다고 해야되려나.
누가봐도 영화 자주보는 20-30대 젊은이 타겟으로 집중해서 만든 영화가 아니니
해당 계층은 불만족스러울만 하죠.
뭐 명작은 그런거 상관없이 명작이라지만, 그런건 애초에 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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