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2/20 02:33:55
Name 응원단장
Subject [일반] 혼자 떠난 후쿠오카 여행기 上 (수정됨)
얼마 전 후쿠오카를 2박3일로 다녀왔습니다. 여행 다녀오면 여행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재미인데요,
혼자 간 여행에다, 솔로 아재의 여행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들이 많지 않네요.
자주 오는 PGR에 별 거 없는 이야기라도 남겨볼까 싶어서, 무거운 글쓰기 버튼을 누릅니다. 

저희 국장님은 새로운 것에 도전을 좋아합니다. 올해도 새로운 직원 복지 시스템을 도입하셨습니다.
Holiday + Y.O.L.O = HOLODAY. 분기에 하루 휴일을 추가로 줄테니 홀로 나가서, 홀로 하고 싶은 것을 하랍니다.
무엇을 하든 자유지만 출근해서 인사를 하고 가고, 밴드에 꼭 인증샷을 올려야 된답니다.
선배들은 먼저 하기를 꺼려했고, 홀로데이 하루에 휴무2일도 붙여주겠다며 저를 꼬셨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생긴 3일의 시간,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서른 중반이 되도록 혼자 어딘가 여행을 가 본 경험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후쿠오카나 가볼까 하고 2주후 비행기 편을 알아보고,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일본은 대마도, 도쿄, 오사카를 다녀왔었지만, 제가 온전히 계획하고 준비한 건 오사카 3박4일 여행뿐이었습니다.
후쿠오카가 아무리 자유여행 난이도 최하라고 하지만 혼자서 잘 다녀올 수 있을까란 생각에 여행의 설렘보다 걱정이 더 컸습니다.
그 덕에 준비를 대충하고, 계획도 대충 세우고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iWtMdla.jpg
(○ 비행편 티웨이, 대구 ↔ 후쿠오카, 왕복 21만8870원, 좌석지정 1만4천원 추가, 50분~1시간)
 대구에서 저녁 6시에 이륙해서 간단히 물 한잔 마시고, 입국심사 서류를 적고 사진을 몇 장찍으니, 곧 착륙 준비를 한다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역시 가까운 나라네요. 

I6kSdOp.jpg
 공항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타고 본진으로 잡은 하카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버스 옆 쪽 전광판에 친절하게 한글로 '하카타역'이라고 가는 방향이 나오더라구요. 뒤로 탑승해서 버스표를 뽑고 자리에 앉으니 
한글 자막 버스 이용 방법 동영상도 나오고 있었습니다. 한국인지 일본인지...

 멍때리고 있는데 한 정거장에서 사람들이 무지하게 내리기 시작합니다. 놀라서 구글맵을 켜보니 하카타역이었습니다.
얼른 가방을 챙겨 따라 내렸습니다. 친구한테 보이스톡을 해서 잘 왔다고 이야기하며 걷다보니 눈앞에 호텔이 있었습니다.

l0IVpGd.jpg
(○ 숙소: 선라이프 2.3 호텔, 하카타역에서 100m, 싱글룸 2박 세금포함 12만5884원)
거리는 정말 최고였으나, 흡연층이어서 엘리베이터 내리자마자 담배 냄새가 급습을... 게다가 방은 창은 열 수 없는 구조라 
층 투숙객들이 방문을 열고 담배를 피는 관계로 소음과 냄새가 이중으로, 그리고 일본다운 작은 호텔 사이즈, 화장실 사용하는데 발이 
자꾸 문에 닿아서 문을 열어놓고 볼 일을 보았습니다. 저는 혼자였지만 연인과 함께 왔다고 생각하면..
가격, 위치만 생각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다른 호텔을 추천드립니다. 혹여 묵으신다면 꼭 금연층으로...


YhuSedJ.jpg
(○ 이날의 아침 겸 점심 겸 저녁 식사였네요. 라멘 790엔, 차슈 추가 250엔, 계란 추가 130엔, 면추가 190엔)
짐을 풀고 첫 끼를 해결하기 위해 철판 곱창, 스테이크를 하는 식당으로 가려했으나, 대기줄이 세줄이나 꺽여져 있는 것을 보고
쿨하게 포기하고 라멘을 먹으러 이치란라멘으로 발을 돌렸습니다. 이치란라멘은 일본 어지간한곳에 다 체인점이 있어, 항상 저의 일본여행
첫 끼로 수고해주고 있는데요. 항상 한국오면 생각나는 맛입니다. 진한 돼지국밥맛...크아~


원래 계획은 나카스강의 야타이(포장마차)를 가는 것이었으나 이 날 밤을 새고 온 관계로 간단히 하카타역 근처 요도바시카메라
4층 인형뽑기에 3천엔을 기증하고, 편의점에서 쓰린 속을 달랠 맥주와 안주를 사와 첫날을 마무리 했습니다.
첫날은 저녁 7시에 후쿠오카를 도착한 관계로 한 게 거의 없었네요. 오사카가 비행기 시간은 훨씬 좋았으나, 후쿠오카로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가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였기에 2일차에는 영화에 나왔던 다자이후를 다녀왔습니다. 

rZfogdA.jpg

(○ 하루 니시테츠 버스, 100엔 버스 무제한 이용, 하나투어, 1만4천원, 소셜커머스 다른 곳에서 더 싸게 구할 수도 있음.)
다자이후까지는 하카타 버스터미널에서 편도 600엔이라, 하루 후쿠오카 지역+다자이후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그린패스 다자이후'를
한국에서 구입해서 갔습니다. 

하카타 버스터미널은 하카타역 바로 옆에 있습니다. 최적의 숙소 위치라 일어난 지 30분 만에 준비를 마치고 8시10분 버스를 타러 갔습니다. 이 날 눈이 엄청 왔는데 버스가 그 때문인지 많이 지연됐습니다. 40분을 기다려 8시50분이 되어서야 버스가 왔고, 일찍 줄서려 기다린 시간
포함 1시간 기다렸네요... 기다리며 스크린도어에 1,2,3월은 연초 참배객들이 많아 도로가 많이 막히는 점 양해부탁드린다는 글이
'한글'로 붙어 있어 '응. 그래.' 했는데 연초 참배객과 폭설 크리가 더해져 40분거리를 2시간이 넘어서야 도착했습니다.

aPkdfGk.jpg
(○ 여행 토퍼, 1만2천원, 추워서 들고 다니기 힘들었음.)
eXT4rMH.jpg

글이 길어지네요. 폭설 온 다자이후와 모모치 해변, 후쿠오카 타워, 커낼시티, 나카스강 야타이 후기는 다음 편에 또 적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eonBlast
18/02/20 02:53
수정 아이콘
저도 지지난주에 후쿠오카갔다왔는데 나카스 포장마차는 이거 원 사기꾼...

글고 사진보면서 지지난주 일본여행 떠올랐네요.. 크크 100엔스시와 이치란라멘은 계속 먹고 싶더라고요
18/02/20 07:49
수정 아이콘
4월에 후쿠오카 갈 계획인데 참고 잘 되었습니다. 다음 후기더 부탁드려요
18/02/20 08:13
수정 아이콘
후쿠오카는 먹거리도 풍부하고 해서 세 번이나 갔는데도 글 보니 또 가고 싶어지네요.
라멘은 이치란을 많이들 드시는데 저와 와이프한테는 잇푸도가 더 입에 맞더라고요. 다이묘에 본점이 있기도 하고요.
모나크모나크
18/02/20 09:01
수정 아이콘
저도 다음달에 2박3일 일정으로 후쿠오카가려하는데요~ 맛집 많이 올려주세요~~
18/02/20 09:07
수정 아이콘
작년에 갔다왔는데 가까워서 그런지 맘만 먹으면 또 갈 수 있는 느낌(느낌만 그래요 ㅠㅠ)
개인적으로는 다이치노 우동에서 먹은 고보텐 우동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18/02/20 09:42
수정 아이콘
후쿠오카를 두세번 갔는데 모모치 해변은 늘 못 갔네요. 후기 기대하겠습니다요
하루일기
18/02/20 10:02
수정 아이콘
저때 갑자기 후쿠오카 엄청 추워져서 고생하셨겠어요ㅠㅠ
햇돌이
18/02/20 10:25
수정 아이콘
아, 반갑네요. ^^
저도 설연휴 직전에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날씨가 복귀하는 날 풀리는 바람에 고생 좀 했습니다.
가기 전엔 걱정을 좀 했는데 한글 안내가 잘 되어 있어 다니기 편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효탄스시와 텐진 지하상가의 함바그집(사실 저는 가봤지만 아내가 못 가봤어요. 크크), 하카타역 근처를 못 가본 게 아쉬워서 조만간 2박 3일정도로 짧게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살려야한다
18/02/20 10:40
수정 아이콘
복지가 참 좋네요 흐흐
니나노나
18/02/20 10:44
수정 아이콘
아 라멘 ㅠㅠㅠㅠ 부럽습니다!!!
킹갓황전
18/02/20 10:53
수정 아이콘
홀로데이였군요..
잘못 읽어버리고 나서 웃음 터졌습니다..
죄송합니다..
srwmania
18/02/20 15:17
수정 아이콘
댓글 보고, 어떻게 읽었길래... 하면서 다시 보다가 빵 터졌습니다 (...)
현직백수
18/02/20 10:56
수정 아이콘
나카스 말고 그냥 텐진 도심내에 있는 포장마차가세요!!! 안비싸고 맛있습니당

정말 후쿠오카 좋은기억밖에없어서 또 가고싶네요 ^^!@
이상한화요일
18/02/20 11:02
수정 아이콘
묵으신 호텔 저도 지난번에 갔었는데 진심으로 비추하고 싶습니다.ㅜㅜ
로비에서부터 오래된 퀴퀴한 냄새가 나고 화장실은 무슨 방공호 같고....
위치 빼고는 진짜 별로였네요.
1perlson
18/02/20 11:21
수정 아이콘
거의 저랑 다녀온 곳이 일치하시네요. 도쿄에 오사카에 대마도까지 하하 근데 전 이번에 후쿠오카 가려다가 스케줄이 안나와서 남규슈로 다녀왔습니다.
킹갓황전
18/02/20 12:14
수정 아이콘
진짜 저도 후쿠오카는 2번정도 다녀왔는데..
정말 좋은 기억밖에 없는 도시입니다..음식도 맛있고..교통도 좋고..
공항에서 시내도 가깝고..
진솔한설계사
18/02/20 12:39
수정 아이콘
후쿠오카는 한번도 안가봤는데 후기 보기 가보고 싶어집니다
일본라멘 특유의 진한 돼지사골로 우린 국물 먹고싶네요!!
18/02/20 13:58
수정 아이콘
후쿠오카는 뭐만하면 줄을 서야해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5892 [일반] 대학교에서 만난 그녀 上 (소설 주의) [23] 위버멘쉬9343 18/02/21 9343 18
75891 [일반] 현실적으로 사형 집행이 한국에 손해가 되는 이유 [83] Misaki Mei20146 18/02/21 20146 89
75890 [일반] 억울할 때만 눈물을 흘리는 누나였다. [30] 현직백수12058 18/02/21 12058 117
75888 [일반] 어금니 아빠 1심 사형 [31] 미사쯔모13545 18/02/21 13545 1
75887 [일반] 대충대충 쓰는 오키나와 여행기 (6 끝) [23] 글곰7873 18/02/21 7873 15
75886 [일반] 일본제 봅슬레이 썰매 근황... [34] 한쓰우와와16835 18/02/21 16835 11
75884 [일반] 군인 외출 외박 구역 제한 폐지·사관생도 이성 교제 제한 개정 [41] 자전거도둑10789 18/02/21 10789 6
75883 [일반] 북한이 영변 경수로를 재가동하려한다는 기사가 났네요. [12] 홍승식7868 18/02/21 7868 0
75882 [일반] 재채기와 탈룰라 [8] azalea5668 18/02/21 5668 5
75881 [일반] 라스트 제다이는 어떻게 시퀄까지 박살냈나 [72] 공격적 수요12299 18/02/21 12299 6
75880 [일반] 지엠자동차 정부지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32] metaljet14410 18/02/21 14410 3
75879 [일반] 이름모를 강아지를 떠나보내며 [9] VrynsProgidy5521 18/02/21 5521 14
75878 [일반] 혼자 떠난 후쿠오카 여행기 下 (용량주의) [18] 응원단장7587 18/02/21 7587 10
75877 [일반] [뉴스 모음] 박근혜씨 결심 공판 이달 말 유력 외 [17] The xian10766 18/02/21 10766 44
75876 [일반] 교실 공기 청정기 시범 운영 현장 체험 효과 미미에 대한 반박 [32] 아유9713 18/02/20 9713 0
75875 [일반] 흙수저 고딩의 인생이야기 [37] 삭제됨10331 18/02/20 10331 33
75874 [일반] 한국 여권(Passport,旅券)의 영향력 [50] 급진개화파14727 18/02/20 14727 5
75873 [일반] 팀추월 관련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 SBS 반박기사 추가 [90] 길갈23538 18/02/20 23538 8
75872 [일반] [후기] 프랑스의 수도 파리, 짤막한 여행 후기 [42] aurelius9327 18/02/20 9327 8
75871 [일반] 김보름, 박지우 선수와 빙상연맹에 대한 청와대 청원이 역대 최단시간에 2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390] 사업드래군28638 18/02/20 28638 17
75870 [일반] 장수지, 김보름 인터뷰 논란에…“이게 같은 나라 국민들이 할 짓인지” [37] P1us15902 18/02/20 15902 2
75869 [일반] 혼자 떠난 후쿠오카 여행기 上 [18] 응원단장7782 18/02/20 7782 9
75868 [일반] 여자 팀추월 경기. 추악한 사회생활의 민낯을 보이다. [380] mak_ID33642 18/02/20 33642 11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