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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2/01 14:21:02
Name 부끄러운줄알아야지
Subject [일반] 어느 역무원의 하루 - 땜빵맨
오늘은 매표 여직원이 쉬는 날.
말이 담당업무가 안내지 로컬이건 매표건 공석이 될 때마다 그 자리를 메꿔야하는 나는야 땜빵맨.
오늘도 최선의 응대로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을 드려야지!는 개뿔..제발 진상 고객만 걸리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오전을 잘 보내고 식곤증이 밀려드는 오후 3시경.
내려앉는 눈꺼풀을 간신히 올려가며 퇴근 후에 소주를 한잔 할까 말까 고민하던 와중에
갑자기 이상기후가 감지되고, 아니나다를까 저기 주출입구쪽에서 강한 저기압을 동반한
이제 삼십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부부가 매표창구를 향해 걸어온다.

아..쉽지 않겠구나. 이번 위기만 잘 넘기면 퇴근 후 꿀맛같은 소주를 마셔야지! 다짐하며
우디르급 태세변환을 통해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와 환한 미소로 고객을 맞이한다.

“어서오세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청량리 두장 주소”
“아..고객님 청량리행 무궁화호 열차가 이제 출발이 3분여밖에 남질않아 승차가 힘드실거같은데 어쩌죠?”
“아 잔말말고 표나 달라고!”

어쭈~ 이런 수박 씨발라먹을거같은 고객님이,, 나이도 어려보이는데 대뜸 반말일세~?
.
.
.
.
.
.
그렇다면 더욱 환한 미소로 응대해야지.

“네 고객님. 그럼 여기 표 두장 받으시고요. 출발시간이 다되가니 바로 승차하셔야합니다”
“승차를 못하실 경우 반환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으니 바로 입장해주세요^^”

아..이 얼마나 완벽한 안내 멘트인가!!
이로써 만만치 않은 고객을 무사히 보내고 나는 다시 평화모드로 돌아가...기는 개뿔!
와이프로 보이는 고객분은 뛸 듯이 걸어가는데 이 남자고객..세월아 네월아 천천히 가네?

제일 먼저 든 생각
‘아..처갓집을 가는건가’
‘아니면 쇼핑센터에 옷이라도 사러 가는건가’

각설하고 저러다 차 못탈텐데..하는 염려가 끝나기도 전에 다시 돌아와 차가 떠났다며 환불을 요청한다.

“네 고객님. 수수료 장당 4백원, 도합 8백원을 제한 나머지 금액 여기있습니다”
“뭐요? 내가 가고 있으면 기차를 멈춰서 타게 해줘야지,,그것도 안해줘서 열받는데 수수료까지 내라고?”
“죄송합니다 고객님. 아까 바로 입장하셨으면 승차하셨을텐데 너무 천천히 걸어가시던데요..”
“아니 그럼 내가 못탈거같으면 표를 팔지를 말던가!!”

분위기를 보아하니 슬슬 3등급 진상파가 발휘될 모양이다.
하지만 여기서 굴복할 내가 아니지.

“네 고객님 죄송합니다. 여기 받았던 수수료 800원입니다. 여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거 일좀 똑바로 하소! 세금받아먹고사는 주제에 수수료나 띵까먹을라하지 말고!”

의기양양해진 고객님은 큰소리를 치며 미안해 어쩔줄 몰라하는 와이프를 데리고 매표창구를 떠난다.

내일은 반드시 소금 한댓박을 가지고 출근하리라.

끊었던 담배가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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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튜니티
17/12/01 14: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진짜 진짜 분하지만!! 더러워서 피하는게 넘나 현실적인것 ㅠㅠ
한지민짱
17/12/01 14:26
수정 아이콘
오늘도'조선'했다
Rorschach
17/12/01 14:34
수정 아이콘
존재가치 없이 산소 낭비하는 종자가 또...
고생하셨습니다.
17/12/01 14:34
수정 아이콘
어우...진짜 글쓴님 닉 그대로 돌려주고 싶네요
회색추리닝
17/12/01 14:41
수정 아이콘
벌레같은 인간이네요
Lord of Cinder
17/12/01 14:48
수정 아이콘
조선이 조선했을 뿐인데 뭔가 문제라도...?
17/12/01 14:56
수정 아이콘
하아...
가만히 손을 잡으
17/12/01 14: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하아...
현직백수
17/12/01 15:03
수정 아이콘
하아...
17/12/01 15:15
수정 아이콘
읽는 제가 혈압이......
Cafe_Seokguram
17/12/01 15:40
수정 아이콘
블랙박스 모아서 보여주는 공중파 프로그램 있듯이, 이런 CCTV 영상 모아서 보여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요?

헬조선스 greatest 헬조서너~

프로그램 마지막엔 오늘의 베스트 헬조서너는 ~ 두둥~ 패널들이 막 뽑고....
페스티
17/12/01 16:51
수정 아이콘
좋네요!
무한방법
17/12/01 18:11
수정 아이콘
오 추천합니당
YORDLE ONE
17/12/01 15:42
수정 아이콘
저런 분들의 문제는 자신의 진상 업적을 주변의 점잖은 지인들에게 전파한다는거죠. ㅠㅠ
17/12/01 16:57
수정 아이콘
뭐? 수수료 800원을 냈다고?
그러니까 니가 호구소리를 듣는거야. 잘 보고 배우란 말야 내가 어떻게 하는지
세츠나
17/12/01 16:24
수정 아이콘
음...저는 세상에 컴퓨터 없었으면 어떻게 먹고살았을까 싶어요. 컴퓨터 상대하는 직업이라 다행이지 사람 상대는 못했을 것 같음
고분자
17/12/01 18:31
수정 아이콘
저런거 정말 처벌 안되나요?
동쪽큰숲
17/12/01 19:02
수정 아이콘
저는 지하철 공익근무할때 역무원대신 저런 진상이랑 싸워주고 역무원은 저를 프리하게 내비두는 윈윈 전략을 썼습니다. 저는 저런 인간이랑 싸우다 민원들어와도 직원분이 커버쳐주면 전 아무일도 없거든요
시간이 넘쳐흐르고 잃을게 없는 공익이 물고 늘어지면
진상이고 뭐고 다 나가 떨어집니다
매벌이와쩝쩝이
17/12/01 19:13
수정 아이콘
선배님 수송 오세요 추운거 빼곤 다 좋은거 같아여 호호
아유아유
17/12/01 22:19
수정 아이콘
朝鮮?
아점화한틱
17/12/01 23:46
수정 아이콘
싸우지그러셨어요 ㅠ... 듣는 내가 다 화가나고 짜증이나네 하... 개진상들은 진짜 어디가서 벼락같은거 안쳐맞나 싶네요. 아니지 벼락은 너무 짧고 고통없으니 다른 어떤...
말머리
17/12/02 00:27
수정 아이콘
저런 인간들에게는 친절하지 않아도 되게끔 제도가 정비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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