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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9/04 12:24:29
Name 녹차김밥
Subject [일반] 지난 일주일간의 독일 운전 소감(아우토반, 도로문화)
지난 일주일 독일 여행을 하며
320d 투어링 모델 렌트해서
1700km가량 주행한 소감을 공유해 봅니다.
두서없이 적을 예정이고 다소의 반말과 음슴체 양해 바랍니다.

1.
320d는 충분히 좋은 차임.
렌트카여서 그런지 속도제한이 210~220 사이에 걸려 있는 것도 같았지만
아우토반 차량흐름이 원활할 때, 180 전후의 느린 속도(?)로 달리는 앞차가 있다면
왼깜빡이->차선변경->200이상 가속->추월->오른깜빡이->복귀
이 모든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짐.
그 속도 영역에서 넉넉하게 힘이 남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러운 주행에는 문제가 없음.
잘 알려진 명차답게 거동도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불안함은 없었지만
180~190km 정도부터는 심한 바람소리 때문에 불안감이 가중되는 느낌이 있었음.

2.
독일 차들이 제한 속도를 지키는 것은 '칼 같지'는 않음.
제한속도 표지판이 나타나면 일제히 브레이크등에 불이 들어오거나
50km 도로에서는 누구도 51km로 달리지 않거나
그런 장면도 살짝 기대했지만,
제한속도 표지판이 있을 때는 엑셀에서 발을 떼고 서서히 감속하는 정도
제한속도에서 10% 정도의 마진을 더 넘겨서 주행하는 정도
게르만 형님들도 그런 정도의 유도리는 보였음.

3.
모두가 규정을 지키고, 다른 이들도 다 지킬 것으로 믿음.
우리는 운전 중에 '내가 규정을 지키는 것'과 별개로
혹여나 미친 짓을 할 수 있는 다른 차를 경계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지만,
독일에서는 다른 사람들도 다들 칼같이 지킬 것으로 기대함.
신호가 바뀌면 주위를 살피기도 전에 총알같이 튀어 나가고,
교차로나 회전교차로에서 내가 우선권이 있는 상황이라면
'저기서 접근하고 있는 차가 혹시나 무리하게 들어오지 않을까?'
이런 걱정은 추호도 하지 않음.
저 차는 반드시 멈출 거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돌진함.

4.
잘 알려진 것처럼 추월차선 정말 잘 지킴.
깜빡이도 반드시 켬.
이 또한 유도리는 있음.
무조건 하나 추월하고 들어가고를 기계적으로 하기보다는
우측차선에 느린 차들이 쭉 있을 경우 연속적으로 줄서서 추월하기도 함.
그러다가 교통흐름이 좋아지고 오른쪽이 비면
반드시 오른쪽으로 빠짐.

5.
이분들은 빗길에도 막 밟음.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 2차선에서 150으로 달리고 있으면
1차선에서는 가늠도 안 되는 속도로 쓩쓩 지나감.

6.
도로 진짜 좋음.
좋은 도로 + 좋은 차 + 좋은 운전문화의 삼위일체
도로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수시로 도로공사를 함.
공사하고 있는 구간이 우리 나라에 비해 굉장히 많음.
도로에 뭔가 떨어져 있는 것이 거의 없음.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에 비하면 빈도가 극히 드묾.

7.
속도 제한이 걸려 있는 곳에서는 그냥 속도를 줄이면 됨.
일단 줄이라는 대로 줄이고 나면 잠시 후
'아.. 이래서 줄이라고 했구나..' 하고 이해가 가는 상황이 펼쳐짐.
그리고 그 이유가 사라지면 바로 속도제한 풀어줌.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서 속도를 제한했을 거라는 믿음이 있으니
무리하게 제한속도를 넘어갈 이유가 하등 없음.

8.
독일 명차들(벤츠, BMW, 아우디) 많음. 느낌상 한 절반정도?
포르쉐 매우많음. 이외에는 르노, 시트로앵 등 유럽차들 다수
생각보다 현대/기아차가 많고, 느낌상 일본차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많음.
일본차 중에는 마즈다가 의외로 많았음.
컨버터블 많고, 날씨 조금만 괜찮으면 다들 열고 다님.
일반 세단과 컨버터블의 비율이 거의 같다고 느낄 정도.
투어링/해치백 스타일의 차가 일반 세단보다는 훨씬 많음.
차종도 다양하지만 사이즈가 정말 다양함.
포드 F150같은 큰 차부터 스마트같이 작은 차까지 어우러짐.
뒤에 트레일러 달고 가는 차 매우 많고, 자전거 싣고 가는 차 엄청 많음.

9.
추월차선으로 들어가는 것은 상당한 정신적 피로감을 동반함.
200km 넘는 속도로 주행하면서 뒤에 혹시 더 빠른 차가 오는지 눈치보고
뒤에 누가 붙으면 빠르게 비켜주고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음.
나는 그 속도로 약간 긴장하며 풀악셀 쳐가며 달리지만
더 좋은 차들은 안 힘들고 여유있게 달릴 거라는 생각은 듬.
좋은차 탈맛 진짜 나겠다 싶음.

10.
독일사람들도 땡큐&쏘리 의 의미로 비상등 켜는 것 같음.

11.
이상하게 운전하는 차를 딱 한대 봤는데,
아우토반에서 100으로 제한속도가 감소하는 구간에서
혼자 감속도 안 하고 깜빡이도 안 켜고
칼치기를 하면서 우측추월을 일삼고 있었음.
여기도 이상하게 운전하는 놈이 있구만, 하고 보내주고 나서
잠시 후에 차량 흐름이 뭔가 답답하고 이상해짐.
차가 엄청 많지도 않은데 2차선보다 1차선이 더 빨리 가지도 못하고
한국에서 많이 보던 익숙한 차량 흐름이길래
'이건 분명 아까 그놈 때문이다' 하며 쭉 가봤더니
아니나다를까, 아까 그 차가 1차선에서 혼자 130km 정속주행하면서
뒤에 차들을 엄청 달고 차량흐름을 망치고 있었음.
아마 운전자가 다른 나라 사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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