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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4/26 00:26:00
Name kimera
Subject [일반]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생각 및 의문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생각 및 의문

1년쯤 전부터 사회 여기저기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70년대에 태어나서 90년대에 대학에 들어간 저로서는 참으로 생소한 것입니다. 주변의 사람들처럼 대충 3차 산업혁명 다음에 오는 무언가 인가보다 하고 넘어갈까 하였는데 그러기에는 거슬리는 것이 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기 시작합니다. 가장 쉽게는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말 많은 나무 위키에서 검색하고, 구글에서 검색하고, 책을 몇 권사서 빌려서 읽어봅니다. 그리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러고 나니까 엄청난 의문이 들어버렸습니다.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의견을 구하고 싶어졌는데 그럴만한 사람이 없고, 전문적으로 고민하기에는 생활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좀 덮어놓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유력 대선후보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겠다고 주장하기 시작하고 여기저기에서 또 이슈가 되기 시작하더군요. 제가 내린 결론과 어마어마한 충돌을 일으키면서 말이죠. 그래서 이곳에 글을 쓰기로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집단지성이 가장 날카롭게 움직이는 곳이 바로 여기니까요.

먼저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제가 내린 결론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지금 당장으로선 ‘허구’다.

네이버에서 이 단어를 검색하면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라고 요약됩니다. 자세한 설명을 잘 읽어보면 결국 같은 내용입니다. ‘융합’이라는 단어 말고는 특별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보통 1차 산업혁명을 농업 혁명이라 하고, 2차 산업혁명을 공업 혁명이라 하고, 3차 산업혁명을 정보화 혁명이라고 합니다.(3차 산업혁명도 사실 약간의 허구가 끼어있다고 봐야 합니다. 2차 산업혁명과는 달리 확실하게 보이는 것이 없고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혁명에는 다른 것과는 다른 핵심 단어가 있습니다. 1차는 농업, 2차는 공업, 3차는 정보화입니다. 4차에서는 그런 단어로 꼽은 것이 ‘융합’인 것 같은데 잘 생각해보면 이런 뜬 구름도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각각의 산업혁명이 일어난 다음에는 새로운 혁명의 기조가 하위 혁명과 융합하는 모양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이리저리 떠돌던 인류가 농경생활을 하게 되고, 그 뒤에 오랜 시간이 지나 공업혁명이 일어나 각종 자동화가 일어나자 자연스럽게 농업에도 공업이 도입되었습니다. 각종 농업기계가 그런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보화 혁명이후에도 당연히 IT 기술은 농업과 공업에 적용되어 융합되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 4차 산업혁명의 설명에는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게 됩니다. 여전히 진행 중인 3차 산업 혁명의 모습일 뿐입니다.

이것이 제 4차 산업혁명이 허구라는 생각을 하게 된 제 판단이었습니다.

위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현재 세상을 조용히 관조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몇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떠오른 생각을 이리저리 검증해보다가 나름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 이외의 사람에게 검증을 받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참고로 무척이나 단순화 시킨 개념이기 때문에 예외가 많으며 어설픕니다. 그냥 대충의 개념입니다.

기본 전재는 이러합니다.
‘어떤 산업이든 발달하면 할수록 생산성이 높아져 더 적은 사람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특이점이 있어서 그 순간을 넘어서게 되면 극도로 적은 수의 사람만 필요하게 된다. 이 특이점이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작이 된다.

그러니까 농업의 발달로 인해서 필요한 수준의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사람의 수가 줄어들자 그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게 되었고, 농촌에서 떠난 사람들을 데려다가 공장을 운영한 것이 2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이죠. 노동인구가 농업인에서 공장 노동자로 바뀌는 것이 2차 산업혁명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업이 발달하면 할수록 공장에 필요한 사람의 수가 줄게 되고, 그 사람들이 거리에 나가게 되었고 그 노동자를 수용한 것이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3차 산업혁명은 공장이 자동화 되면서 떠난 사람들을 서비스업에서 받아들이는 시점에서 생긴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지금의 시대가 어떤 것인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IT 기술의 발달로 서비스업이 자동화 되어서 그 노동자가 업장에서 밀려나는 시점입니다.

각각의 산업혁명의 시기를 보면 최악의 어둠이 존재합니다.

농업혁명에서 산업혁명으로 갈 그 시점에 농촌에서 땅을 일굴 수 없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없이 쫓겨서 도시의 걸인이 되어버립니다. 그 걸인들을 싼 맛에 쓴 것이 공장이죠. 이 시점에 농촌에서 떨어져나간 사람들은 어마어마하게 고생을 해야 했고, 처절하게 죽어가야 했습니다. 산업시대에서 정보화 시대로 갈 때도 비슷합니다. 공장이 자동화 되면서 공장일이 줄고 거기서 일하던 사람들은 거리로 내쫒깁니다. 미국의 대형 공업도시의 멸망이 그러했죠. 그렇게 몰린 사람들의 삶은 먼저 시대의 걸인들과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선택하게 되는 것은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의 최전선의 싸구려 노동자입니다. 캐셔, 택배 등등의......

지금 세상은 이 서비스업의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온전히 다 이루어지진 않았습니다. 곧 이루어지겠죠. 더 이상 편의점에 알바가 없어지고, 택배기사가 없어지며, 사람들이 싸게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사라집니다. 동시에 고급 서비스업도 줄 것입니다. 의사, 변호사, 세무사 등 말입니다. 이들이 곧 길거리로 나앉게 되겠지요.

지금 우리 사회는 새로운 산업혁명이 와서 무언가 밝은 미래가 오기 전에 지독하게 어둡고 괴로운 상황에 처해져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생각해보면 각각의 산업이 발달로 인해서 사람이 남아돌고 그 사람들이 갈 곳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 꼭 커다란 전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인구가 확 줄고 나면 또 얼마간 괜찮아지고 말이죠.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농경시대에 커다란 전쟁은 대부분 이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니 저는 지금 당장 정부가 새워야할 경제 정책은 새로운 산업을 위한 발전 정책이 아니라 현재의 산업 발달로 길거리로 내몰릴 국민을 보호하는 정책이라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전 세계에서 종종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기본 소득’이 당장에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여기까지 글을 쓰면서 두 번 정도 그만 멈추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그래도 끝까지 노력해서 썼습니다. 다시 한 번 읽어보니 확실히 비약이 많고 대충 얼버무린 것이 많습니다. 대학시절 마케팅을 공부한 적이 있지만 무척이나 오래전 일이고, 자료를 조사했지만 급하게 대충한 것이라 그렇습니다. 다만 생각을 나누고, 지혜를 구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마무리하여 올립니다.

간당하게 위의 글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 4차 산업혁명은 아직 없다.
2) 각각의 산업이 발달하게 되면 소수의 인원만 필요하게 되고, 잉여인원은 산업에서 축출된다.
3) 지금의 시대는 산업에서 축출되는 사람만 많아지는 시대가 될 것이다.
4) 우리 사회는 그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저의 궁금한 점, 의견을 구하고 싶은 점은 이것입니다.
위의 적은 내용이 많이 틀렸다면 그 점을 자세하게 듣고 싶습니다. 간단하게 적어주셔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제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힌트 같은 것이라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 혹여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다면 그러니까 제가 모르는 어떤 기조가 있다면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궁금합니다.

from kimera

추신: 글을 쓰기 위해서 조사하면서 알게 된 것은.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과 1차 산업혁명, 2차 산업혁명, 3차 산업혁명이 완전히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1,2,3차 산업은 분류법으로서 정의더군요.(여기에선 4차 산업은 아예 있지도 않았습니다. 억지로 나온 것도 사실상 넓은 의미에서 결국 3차 산업이더군요.) 산업혁명 역시 1~2차만 제대로 나누어질 뿐 3차 산업혁명도 정의가 모호한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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