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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9/01 15:32:08
Name Neanderthal
Subject [일반] 자연수 집합과 짝수 집합 중 원소의 개수가 더 많은 쪽은?...
자연수와 짝수 중 누가 더 원소의 개수가 많을까요? 일단 저 같은 수포자들이 보기에는 자연수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자연수는

1, 2, 3, 4, 5, 6, 7, 8, 9, 10, 11,...

이렇게 진행이 되는데 짝수는 이러한 자연수의 배열에서 하나 건너 하나씩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짝수의 개수는 잘해봐야 자연수 개수의 절반 정도인 것 같습니다. 즉, 보기에 [자연수 개수 = 짝수의 개수 + 홀수의 개수]인 것 같은 거지요.



음...여기서만 보면 자연수의 개수는 18개, 짝수의 개수는 9개...이건 뭐 자연수의 일방적 승리로구만...--;;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어떤 두 집합의 원소의 개수가 같다는 것은 그 두 집합의 원소들을 하나씩 서로 1대1로 대응시켰을 때 어느 쪽이든 대응되지 않고 남는 원소들이 없을 때를 말합니다.






위의 이미지에서처럼 개와 튤립의 집합의 원소들이 모두 1대1로 대응이 되고 어느 쪽도 남는 원소들이 없으므로 개들의 개수와 튤립들의 개수는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지만 만약 짝수에 해당하는 모든 수들과 자연수에 해당하는 모든 수를 1대1로 대응시킬 수만 있다면, 그리고 어느 쪽도 남거나 부족한 원소가 발생하지 않는 다면 이 두 집합의 원소의 개수는 같다고 봐야하겠지요.



뭐지?...속고 있는 듯한 이 기분은?...--;;


그래서 위처럼 대응시켜 보니까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 양쪽은 1대1 대응이 잘 이루어집니다. 짝수든 자연수는 원소들의 개수는 무한하므로 이 1대1 대응은 계속해서 끊어지지 않고 이루어 질 것입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우리는 짝수의 개수와 자연수의 개수는 같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자, 그렇다면 이제 두 번째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분수와 자연수의 집합 가운데 어느 쪽이 원소의 개수가 더 많을까요? 얼핏 생각하기에는 분수가 더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알려면 역시 앞에서의 경우처럼 이것도 양쪽의 원소들을 모두 1대1로 대응시켜봐야 하겠죠. 자연수의 원소들은 그냥 1부터 하나씩 큰 숫자순으로 쭉 배열하면 되니까 상관이 없는데 문제는 분수 집합의 원소들을 어떻게 하나도 빠짐없이 배열할 것인가 하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기발한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우선 분수들을 위의 이미지처럼 격자 형태로 배열합니다. 이렇게 배열하면 여러분들이 찾고자 하는 분수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만약 "243분의 117"을 찾고 싶으면...





우선 117번째 열로 내려간 다음...





243번째 행을 찾아가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은 완전한 분수의 집합이 아닙니다. 서로 겹치는 놈들이 많이 있거든요.





위의 격자를 다시 봅시다. 예를 들어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대각선 방향으로 내려가면 "1/1, 2/2, 3/3, 4/4,..."은 모두 같은 값 (=1)입니다. 이런 놈들은 하나만 취해야 되지요. 그렇다면 이 격자에서 어떻게 값이 서로 다른 분수들만 취할 것인가?





바로 위처럼 1/1부터 대각선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앞에서 나온 것들과 같은 값의 분수들은 건너뛰고 그렇지 않은 놈들만 원소로서 취하면 된다고 합니다. 위 이미지에서 보면 2/2는 이미 앞에서 선택한 1/1과 같은 값이기 때문에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계속 진행합니다...이렇게 하면 값이 같지 않은 모둔 분수들을 뽑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방법을 처음으로 생각해 낸 사람이 독일의 수학자 게오르크 칸토어라고 하네요.





이렇게 해서 뽑은 모둔 분수 집합의 원소들을 자연수 집합의 원소들과 1대1 대응시켜 보면...





이것 역시 위처럼 1대1로 대응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자연수 집합과 분수 집합의 크기는 같은 것이 되는 겁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 자연수와 소수를 비교해 볼까?...--;;)


우리가 막연히 직관적으로 그럴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실제로 대조를 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위의 두 가지도 역시 그런 것 같습니다.

역시 수학은 종이 위에다가 직접 풀어봐야 되는 것 같습니다...--;;



본문은 아래의 동영상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동영상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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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서니색
16/09/01 15:35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공학도인데도 수학은 정말 친해지기가 어렵네요 크크
본문중에 약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 첨부해주신 그림대로라면 117번째 '행'과 243번째 '열'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로를 행이라고 하고 세로를 열이라고 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는건지..ㅜㅜ
낚시꾼
16/09/01 15:41
수정 아이콘
무한에서는 공 하나를 무한히 잘라서 공 2개를 만드는 것과 같이 상식에 반하는 일들이 많이 발생하죠.
마스터충달
16/09/01 15:43
수정 아이콘
제목과 첫 문장을 "자연수와 짝수의 집합 중 누가 더 원소의 개수가 많을까요?"라고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 보고는 원소라는 수 개념이 따로 있는 줄 알았어요;; (하... 생각해보니 바보 같다...)
16/09/01 15:45
수정 아이콘
이쯤되면 철학같기도 하네요.
위원장
16/09/01 15:47
수정 아이콘
제가 처음 수학에서 멘붕했을때가 이거였죠. 자연수랑 짝수가 아니라 자연수랑 정수를 비교했었기는 하지만... 크크
이걸 알려준 선생님이 유리수도 같은데 실수는 또 다르네라고 마무리 지어서 더 멘탈 붕괴... 중2때 들었던걸 대학에 가서 이해하게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개미핥기
16/09/01 15:56
수정 아이콘
고딩 때 '무한론 교실'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 책에 이런 내용이 많이 담겨 있어요. 워낙 오래돼서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무척 재미있고 신기했어요. 무한론 수업을 듣게 된 남녀 대학생이 주인공인 이야기 형식이라 나름 로맨스(!)도 있던 걸로 기억.
pgr-292513
16/09/01 16:00
수정 아이콘
실수는 무리수때문에 계산이 좀 꼬일듯
결론이 어떻게 날까 궁금하네요
낚시꾼
16/09/01 16:07
수정 아이콘
무리수는 소수형태로 표현해서 비교를 하는데 굉장히 재미있는 방법으로 증명합니다. 스포를 하자면 실수가 더 많아요.
Neanderthal
16/09/01 16:13
수정 아이콘
정말 기발한 방법이더군요...난 너랑 딱 한 숫자만 틀리면 되...--;;
16/09/01 16:15
수정 아이콘
놀랍게도..실수와 자연수는 1대1대응을 줄수없다는것을 증명하죠.

그걸로 실수들 다 모아놓으면 자연수집합과 크기가 같을 수 없다는 증명을 합니다.

진짜 유명한 논증이죠.
-안군-
16/09/01 16:01
수정 아이콘
'수'라는 개념 자체가 참 오묘하죠. 공대출신이지만, 아직도 유리수는 빈틈(?)이 있지만, 실수는 빈틈이 없이 메워진다는건 아직도 이해를 못했...
P.S: 네덜란드님... 제목에 오타있어요.. ㅠㅠ
16/09/01 16:12
수정 아이콘
유리수를 걸러내도 빠져나오는 숫자들(무리수) 가 많으니 유리수에는 빈틈이 있는거구요

근데 실수는 빈틈이 없다는건.. 그게 좀 치팅이기도 합니다.

실수라는걸 먼저 별도로 정의해놓고 이러저러해서 빈틈이 없다 이렇게 진행되는게
아니라 빈틈없이 메울수 있으면 그걸 실수라고 이름붙이자.
이런 식이거든요..
Neanderthal
16/09/01 16:14
수정 아이콘
그런데 하나 궁금한 게 있습니다...

[실수 = 소수 = 유리수 + 무리수] 인가요?
16/09/01 16:18
수정 아이콘
네.. 실수에서 유리수 뺀게 무리수라고 정의했으니.. 두번째 등식은 무리수의 정의에 의해 참이고요.. 소수가 뭐냐의 정의를 좀 고민하셔야하지만 소수가 실수입니다..
홍수현
16/09/01 16:27
수정 아이콘
수학교육에서는 자연수 실수 유리수 무리수는 수의 집합을 나타내는 단어이지만

소수 분수는 수의 표기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마 수학에서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6/09/01 16:37
수정 아이콘
정확합니다.

근데 사실 수학자들은 의외로 용어에는 크게 신경을 안쓰기도 합니다.

수학을 타분야에서 써먹을때, 학생들에게 교육을 할때는 통일된 용어가 중요하지만 연구할때는 의미가 중요하지 용어는 큰 상관없거든요. 미리 용어의 의미를 밝혀두는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홍수현
16/09/01 16:32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소수를 소숫점 아래 수를 가진 수라고 정의해도 실수=소수는 아닙니다.

자연수는 무한소수로 (1=0.999...)
음의 정수도 무한소수로

정수가 아닌유리수는 유한소수로
무리수는 무한소수로 나타낼수 있지만

0은 소수로 나타낼 수가 없거든요.


제 친구 과외학생 중간고사에 저문제를 내고 모든 수는 소수로 쓸 수 있다를 답으로 내서 욕좀 한 기억이있네요.
16/09/01 16:40
수정 아이콘
소수의 정의를 소숫점아래 0~9를 무한히 늘어놓은것으로 한다면
0.000000000.. 도 소수라고 할 수 있겠죠.

소수의 정의를 무엇으로 할지 엄밀하게 하기는 약간 피곤한 면이있습니다.
홍수현
16/09/01 16:53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확실히 소수의 정의를 어떻게 할것이냐에따라 답이 달라지겠네요.
와일드볼트
16/09/01 17:04
수정 아이콘
[실수 = 우리수 + 무리수] 이고

실수의 표기 방법으로 [소수] 표기방식과 [분수] 표기방식이 있는거 아닐까요?
16/09/01 16:18
수정 아이콘
C..Cardinality...
이진아
16/09/01 16:19
수정 아이콘
요즘 왜이러세요 ㅠ
Neanderthal
16/09/01 16:22
수정 아이콘
뒤늦게 제가 혹시 수학신동이 아니었나 자가검진 중입니다...--;;
16/09/01 16:43
수정 아이콘
진화에 성공하셨습니다! 다음 닉네임 변경기간에는 호모사이언스로...
Neanderthal
16/09/01 16:45
수정 아이콘
우후훗!...나는야 수잘알!...--;;
16/09/01 16:50
수정 아이콘
system: 네덜란드님이 1차 전직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요새 올려주신 글들 잘 보고 있습니다.
교양수학 듣는 느낌으로 읽고있네요 흐흐
율리우스 카이사르
16/09/01 16:51
수정 아이콘
역시 네덜란드는 수학강국~~!
이인제
16/09/01 17:18
수정 아이콘
실수의 수가 유리수(=정수)의 개수보다 많다(=1:1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죠. 그렇다면 유리수의 개수보다 많고 실수의 개수보다 적은 집합은 존재할까요?
Neanderthal
16/09/01 17:25
수정 아이콘
아...알 수 없다?...--;;
이인제
16/09/01 17:27
수정 아이콘
정답입니다. 근데 심지어 아직 인류가 모르는게 아니라, '존재하는지 안하는지 증명할 방법이 없음'이 증명되어 있습니다! https://namu.wiki/w/%EC%97%B0%EC%86%8D%EC%B2%B4%20%EA%B0%80%EC%84%A4
sway with me
16/09/02 12:32
수정 아이콘
존재하는지 안하는지 증명할 방법이 없다기 보다는, 존재해도 존재하지 않아도 다 말이 되니까, 어느 쪽이든 수학을 하는데 아무 상관이 없다... 이런 거 아닐까요?
귀여운호랑이
16/09/01 17:36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을 보고 혼란해진 국문과생들은 정철의 사미인곡 원문을 읽으면서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는게 사실인가요?
Neanderthal
16/09/01 17:47
수정 아이콘
이 몸 삼기실 제 님을 조차 삼기시니
한생 연분이며 하늘 모를 일이런가...--;;
16/09/01 17:57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그냥 무한대/2 = 무한대... 이걸 말하고 있는거죠?
무한대 끼리의 크기 비교는 의미 없으니.
근데 이걸 크기가 같다라고 표현 할수 있는 건가요?
그럼 실수와 유리수를 위의 방법으로 비교해도 1:1 매칭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어렵네..
NightBAya
16/09/01 18:24
수정 아이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2&contents_id=2083

실수와 유리수(링크는 자연수입니다만)는 1:1로 매칭이 불가능하다는게 증명되어있습니다.
16/09/02 11:27
수정 아이콘
내용을 3번 이나 읽어보 왜그런지 모르겠어요. ^^
본문글의 내용 까지가 한계인것 같아요. 여기서 내려야 할듯..
16/09/01 18:16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보고있어요.
다음 글은 무리수의 개수가 분수의 개수보다 많다는 내용이겠군요??
Neanderthal
16/09/01 18:18
수정 아이콘
일단 제가 이해하고 나서...--;; 5년 안에 된다는 보장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정공법
16/09/01 20:08
수정 아이콘
오 얼마전에 어쩌다어른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똑같은내용이 나왔었습니다
그때도 재밌게 봤는데 역시나 재밌게 읽었습니다
홍승식
16/09/01 20:40
수정 아이콘
분명히 한글로 적혀있는데 왜 이해가 안되지?
마스터충달
16/09/01 23:32
수정 아이콘
네이버캐스트 : 짝수 vs 자연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2&contents_id=1724
네이버캐스트 : 자연수 vs 정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2&contents_id=1830
네이버캐스트 : 자연수 vs 유리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2&contents_id=1956
네이버캐스트 : 자연수 vs 실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2&contents_id=2083

네이버 캐스트에 이런 연재물이 있네요. 결론이 아주 명쾌합니다. 소개팅 자리에서 이런 얘기 하지 말라고 하네요.
16/09/03 09:43
수정 아이콘
참고로 재미를 느끼신분있으면 네이버캐스트의 수학산책글중 정경훈 교수님, 박부성교수님 것은 필견입니다.

대체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수학관련글이 전문수학자의 눈에도 좋아보이게 쓰기는 정말 쉽지않아요. 하지만 이분들이 네이버캐스트에 쓰신 글들은 진짜 훌륭합니다, 해외로 범위를 넓혀도 이정도 내실있는거 찾기 힘들어요.
유애나
16/09/02 00:07
수정 아이콘
글 읽으면서 느끼는건데 글을 재밌게 잘쓰시는것같아요.
항상 잘 읽고있습니다.
워송배틀드럼
16/09/04 10:28
수정 아이콘
수학도로서 이런 글 보니까 반갑네요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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